소설리스트

기적의 IT재벌-119화 (119/206)

기적의 IT 재벌 119화

한껏 분위기가 고조된 회식 자리는 물 흐르듯 3차 목적지인 가라오케까지 이어졌다.

일본인 직원들은 저들끼리 다른 방으로 이탈했고 남은 한국인 팀장들은 아버지 세대의 트로트를 열창한다.

2차까지만 해도 슬슬 빼던 신용화도 그 대열에 합세해 어깨동무하고 노래를 불러댄다.

다들 시끌벅적한 가운데 나 혼자 심각한 표정이다.

그만큼 일본에서 지진이라는 건 흔한 자연현상이라는 소리겠지.

하지만 얼마 후 닥칠 대지진은 ‘흔한’이라는 범주를 아득히 넘어서 만오천 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생기고 원자력 발전소가 터져 나가는 대재앙으로 기록된다.

복잡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똬리를 틀자 술의 역한 향이 구역감을 몰고 온다.

비틀비틀 걸어서 시끄러운 가라오케를 벗어난다.

자정이 지난 시각이었지만 밤거리에는 사람들 천지였다. 저마다 울고, 웃고, 떠드는 평범한 사람들.

이들은 앞으로 다가올 재앙을 모른다.

오직 나만이 아는 미래.

문제는 그 미래가 정확히 언제인지도 모른다는 거다.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사건이었지만 사건의 당사자거나, 그때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던 사람이라면 정확한 시점을 기억할 리 없었다.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고.

2010년대 초반이었던 거 같긴 한데…… 정확히 언제였더라? 2010년은 무사히 지나갔으니 2011년인 올해던가? 아니면 2012년?

이번 대통령이 밀었던 원자력발전의 브레이크가 걸릴 정도의 사건이었으니까, 올해에서 내후년 사이에 벌어질 게 확실한데. 대지진이 발생했던 날짜도 가물가물하다.

정리하자면, 나란 놈은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엄청난 사상자가 낸다는 것 말곤 확실히 아는 것이 없었다.

“후…… 젠장.”

괜히 멀쩡한 땅을 발로 찬다.

과거의 내가 IT 계통 말고 시사에도 좀 관심을 가졌으면 오죽 좋을까?

사실 예전의 나를 욕하기도 뭣하다.

예전 내 또래의 강현우였다면 취업준비로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거나, 사회초년생으로 직장 상사들 눈치 보느라 정신이 없을 때다.

내 앞가림도 힘든 판에 옆 나라에서 지진으로 사람이 죽든 발전소가 터져 나가든 알게 뭐냐라는 생각이었을 게 뻔했다.

생각에 심취해 앞으로만 걷다 보니 어느새 인적 드문 도로까지 와버렸다.

다시 돌아가자니 내가 어떻게 여기로 왔는지도 모르겠다.

“크으,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근처를 둘러보니 마침 적당한 와인 바가 보인다.

와인을 마시고 싶다기보다는 앉아서 생각할 곳이 필요했다. 난 망설임 없이 가게 문을 열어젖혔다.

번화가에서 떨어진 와인 바 실내는 한산했다.

적당히 구석진 자리로 가, 추천 와인 한 병을 주문했다.

자리에 앉으니 아까의 생각이 다시 이어진다.

대지진이 발생하는 시점은 2011년, 2012년, 2013년 중 하나.

정확한 발생 일자는 모르고, 정확한 진원지 역시 모른다.

그저, 후쿠시마의 발전소가 터져 나갔으니 그 근처가 아닐까 하는 막연한 추측뿐이다.

일대 사람들은 대피시킬 순 없을까?

의문에 대한 답은 셀프 비웃음으로 돌아왔다.

정확한 발생 시점도 모르는 놈이 무슨 근거로 그들을 대피시켜? 거기다 어떻게 알았냐는 물음엔 어쩔 건데?

아니, 애초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긴 해?

생각이 깊어질수록 돌아오는 답은 막막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만 답답해질 뿐이다.

잔에 가득 채운 와인을 마신다.

와인 특유의 목 넘김에 거부감이 몰려왔지만 그래도 억지로 밀어 넣는다.

“크흐…… 옘병.”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곳엔 눈이 벌겋게 충혈된 꼬마가 날 쳐다보고 있었다.

이제껏 슈퍼 히어로라도 된 마냥 어깨에 힘을 주고 다녔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아닌 걸 알게 된. 실망해서 주눅 든 꼬마 아이 말이다.

미래를 안다는 것이 마냥 축복일 거라 생각진 않았다.

모든 것엔 명암이 있듯, 내가 짊어져야 하는 것들이 필연적으로 따라서 올 테니까.

하지만 실지로 미래의 어두운 부분을 마주했을 때 이 정도로 견디기 힘들 줄은…… 정말, 정말로 몰랐다.

“후…….”

이번은 그냥 병 채로 들고 마신다.

꼴깍거리는 목 넘김과 함께 머릿속이 말랑해지는 게 느껴진다.

눈이 풀려오자, 꽁하게 얼어있던 내 마음도 풀려온다.

그제야 내 안에 있던 진심이라는 녀석과 마주할 기회가 생겼다.

생명을 보호하는 숭고한 임무?

예견된 재앙을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

까놓고 말해서 그딴 건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잖아.

강현우라는 놈이 성인군자가 아니라는 건 나 자신이 제일 잘 알아.

그저 만오천 명의 사람들이 죽어 나갈 것을 알면서도 어쩌지 못한다는 죄책감, 그 녀석이 가슴을 찌르르 후벼팔 뿐이었다.

어이, 강현우. 담백하게 생각하자고.

내가 뭐라도 된 것처럼 행동할 필요 없어. 그저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그만이야.

적어도 나 자신에게 최선을 다했노라고 자위할 정도. 맞아, 딱 그 정도면 되는 거다.

* * *

[여러분, 반갑습니다. 화제의 기업 코너의 이시하라 이치로입니다.]

[혼마 게이지입니다.]

[혼마 씨, 오늘 만날 기업은 어디인가요?]

[예, 화제의 중심인 기업이죠. 바로 닉스 재팬입니다.]

[닉스 재팬요? 닉스 재팬이라면 한국인인 대니얼 강이 설립한 그 기업이 맞나요?]

[닉스 재팬의 CEO는 한국인이지만 뉴욕 증시에 상장했고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어서, 사실상 미국 기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소식에 앞서, 닉스 재팬에 간략한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예, 닉스 재팬은 닉스 챗과 닉스 서클로 유명한 닉스에서 만든 자회사입니다. 현재 트와일라잇을 서비스하는 SG컴즈가 30%의 지분을 참여 중이기도 하고요.]

[닉스 챗에 닉스 서클. 거기에 트와일라잇까지면 엄청나군요.]

[그뿐만 아닙니다. 이번에는 마켓N이라는 오픈마켓 사업에 진입했는데요. 닉스와 SG컴즈의 전폭적인 지원을 토대로 오픈 100일 만에 아마존 재팬과 맞먹는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이거 한국 기업이 일본 인터넷 시장을 다 장악하는 걸 주의해야겠군요. 아, 이거 실수. 닉스는 미국 기업이라고 하셨죠.]

[실제로도 그런 우려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닉스는 온라인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펼치는 것으로 모자라 오프라인에서도 세를 늘리기 시작했는데요. 그 대표적인 것이 카페와 스마트폰 결제입니다.]

[카페 닉스는 저도 가봤습니다. 줄이 너무 길어서 들어가진 못했지만요. 그런데 스마트폰 결제는 어떤 것인지?]

[예, 바로 이것인데요.]

[그거 어디서 본 거 같아요. QR코드라고 했던가요?]

[그렇습니다. 기존의 QR코드는 웹페이지를 연결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 이것 하나만 있으면 결제를 한 방에 할 수 있습니다.]

[뭔가 대단해 보이지만 굳이 이걸 써야 할까 싶기도 하군요.]

[지갑을 깜빡 잊었을 땐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별도의 가입절차 없이 기존 닉스 포인트나 마켓N에 신용카드를 등록했다면 바로 사용할 수 있죠.]

[그렇군요. 아, 혼마 씨. 닉스가 일본의 재난 방지 부분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있던데. 이건 무슨 일입니까?]

[안티 어스퀘이크 프로젝트(anti earthquake project). 줄여서 AEP라고, 닉스가 사회환원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그 때문에 닉스는 민간 지진 관측 사무소 3곳을 인수했으며 지진 예측 시스템을 위해 미국 IBM사에서 슈퍼컴퓨터 3대를 500억 엔에 사들이기도 했습니다.]

[에에, 500만 엔이 아니라 500억 엔요?]

[500억 엔이 맞습니다.]

[엄청나군요. 액수를 보니 닉스가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는 느낌이 팍팍 전해져 옵니다.]

[그 외에도 최근 지진이 잦았던 동일본을 중심으로 지진대피소와 재난 시에 쓰일 헬기를 확보해뒀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사회환원이라면 다른 분야가 많은데, 왜 하필 지진일까요?]

[정식 발표는 아니지만, 닉스의 CEO인 대니얼 강이 일본 지진을 겪고서 지시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하, 지진을 겪어보지 못한 한국인이 일본 지진에 혼쭐난 것이로군요.]

[어디까지나 소문 중 하나입니다.]

[닉스의 행보에 시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닉스가 일본 사회에 환원하는 걸 반가워하는 시민들도 있는 반면에, 한국기업이라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혼마 씨는 어떤 쪽인가요?]

[저는 긍정적인 견해입니다. 국내에 들어온 해외 기업이 이런 행보를 보인다는 건 드문 일이니까요.]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이상으로 화제의 기업 코너에 이시하라 이치로.]

[혼마 게이지였습니다.]

영상이 툭 꺼지고 광고가 흘러나온다.

나와 브릭 그리고 옆에서 일본 방송을 통역하던 직원은 커다란 TV 화면을 말없이 지켜봤다.

침묵 속에서 먼저 입을 연 것은 브릭이었다.

“보스, 일본 측에서는 AEP를 달갑게 생각지 않는 거 같은데요. 칫, 우리가 돈을 얼마나 쏟아부었는데.”

브릭은 화가 났는지 주먹으로 손바닥을 두들겨 댄다.

“어쩔 수 없죠. 뭔가를 바라고 하는 일은 아니니까요.”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브릭이 날 빤히 쳐다본다.

“왜요? 뭔가 잘못됐습니까?”

“아뇨, 확실히 보스는 우리 같은 일반인들과는 생각하는 게 다른 거 같네요.”

“무슨 소립니까?”

“노블레스 오블리주. 진짜 이런 보스를 모시게 될 줄이야. 저 완전 감동 먹었습니다.”

“그런 대단한 목적으로 하는 거 아닙니다. 그저 샌프란시스코도 지진에 취약한 곳이니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 투자하는 거죠.”

“이야, 저 겸손함까지.”

계속 얼굴에 금칠을 해대니 낯이 뜨거워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실제로는 죄책감을 덜기 위해 몸부림치는 짓인데 말이다.

난 억지로 화제를 돌리기 위해 업무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그보다 저번에 진행했던 GPS 구조신호 애드온은 개발 끝났어요?”

“물론이죠. 한번 보실래요?”

브릭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닉스챗을 실행시켰다.

“평소엔 백그라운드에서만 실행되다가 재난 사항이 닥치면. 이렇게, 이런 식으로.”

닉스챗 배경화면이 붉게 점멸하면서 [Emergency!!!]라는 메시지를 띄워댄다.

“이게 뜨면 구조대에 신호가 가는 거군요?”

“그냥 신호가 가는 게 아닙니다. 신호에는 2가지 종류가 있어요. 하나는 일반 신호고, 다른 하나는 패턴을 풀어서 보내는 신호죠.”

“패턴을 푼다? 꼭 그런 절차가 필요할까요?”

“필요하고 말고요. 스케일이 큰 재난이 닥치면 구조해야 할 사람을 명확히 선별해야죠.”

“선별?”

“산 사람과 죽을 사람. 간단한 패턴을 못 풀 정도면 이미 가망이 없다는 소리니까요.”

냉정하게 말해서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사람을 구조하는 것보다 확실한 사람부터 우선해서 구조하는 게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대단한데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죠?”

“에헴, 제가 재난영화 매니아거든요. 그 외에도 재난 발생 시 근처의 지도를 보여주며, 재난대피소의 위치까지 표시해준답니다.”

“완벽하군요.”

브릭은 두 손을 허리춤에 얹고 어깨를 편다. 그의 코가 조금은 길어 진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닉스 챗에 AEP 시스템은 언제부터 적용되는 겁니까?”

“당장 적용해도 문제는 없지만, 만에 하나라는 게 있으니 테스트를 더 해볼 생각입니다.”

“그럼 테스트를 일본 지역에서 먼저 해주세요.”

“일본 어디 지역요?”

“일본 전체요.”

브릭은 살짝 당황한 듯했지만, 이내 휘파람을 불곤 말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니 바로 적용하죠.”

“고마워요, 브릭.”

“뭘요.”

브릭이 빠져나가고 집무실에는 일본어를 통역하던 여직원과 나만 남았다.

방금 했던 일본 방송의 평가에는 부정적인 뉘앙스도 섞여 있었기에 그녀는 통역하는 내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

“통역분도 이제 나가보세요.”

“알겠습니다.”

TV를 끄려고 리모컨을 찾는데 나도 모르게 한숨이 흘러나왔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따위의 의미가 담긴 한숨이었다.

그때, 문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 저기…….”

방금 문밖으로 나갔던 여직원이다.

그녀는 긴장했는지 손을 파르르 떨어 대면서도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대표님, 감사합니다.”

“예?”

“그, 그게…… 저희 집이 최근에 지진이 났었던 미야기현에 있거든요. 그래서…… 아, 죄송합니다. 제가 무슨 말을.”

“흠, 미야기현이라…….”

미야기현은 잦은 지진으로 피해가 큰 곳이다.

2005년에는 지진으로 100명 이상이 다쳤으며, 2008년에는 강도 7.2 규모의 지진이 일어나 10명이 죽고 12명이 실종됐다.

그리고 얼마 후 동일본 대지진의 직격탄을 맞는 곳이기도 하다.

“이름이 뭐죠?”

“예?”

겁 많아 보이는 커다란 눈이 더 크게 떠진다.

“이름이 뭐냐고요.”

“스, 스즈키 시노입니다.”

“흠, 스즈키 씨.”

“예.”

그녀는 호명 당할 때마다 긴장해서 몸을 바짝 세운다.

“혹시 가족분들, 아직도 미야기현에 살고 있나요?”

“예, 본가는 운 좋게도 지진이 일어난 곳과는 멀어서요.”

“이런.”

내가 상을 찡그리자 의아스러운 눈빛이 나를 향한다.

내 주변에 대지진의 직접적인 피해를 볼 사람이 있었다니. 두 발 뻗고 자려면 지금이라도 말 해줘야겠지.

난 헛기침을 몇 번 하곤 입을 열었다.

“스즈키 씨, 지금 휴가를 줄 테니까요.”

“휴가요?”

“예, 그러니까 가족들 데리고 다른 곳으로 이사하세요.”

“에엣?”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표정이다.

그래 이해한다. 갑자기 휴가를 던져주고 이사 가라면 누구라도 이런 식으로 쳐다볼 것이다.

“닉스에서 지진 관측하는 거 아시죠?”

“아, 예.”

“최근 들어 조짐이 보입니다. 엄청난 대지진이 발생할 거 같은 조짐요.”

“저, 정말인가요?”

당연히 거짓말이지. 그런 걸 관측할 수 있었다면 지진 한 방에 만오천 명이나 죽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다.

“아직 확실한 건 아니라 발표할 단계는 아닙니다. 그래도 확률이 높아졌다는 건 사실이니까, 스즈키 씨 가족들과 잘 상의해 보세요.”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표님.”

그녀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방을 빠져나간다.

동시에 몸에서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다. 사이비 무당의 심정이 딱 이럴 것이다.

“사람이 할 짓이 못되네. 정확한 날짜만 알았더라도.”

혼자 중얼거리며 리모컨을 찾는다. TV를 딱 끄려는 순간.

위잉-! 위잉-!

불길한 사이렌 소리가 집무실에 울려 퍼진다.

사이렌이 흘러나온 곳은 아까부터 켜뒀던 일본 방송에서였다.

“어? 어?”

[긴급 지진 속보입니다! 강한 흔들림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긴급 지진 속보입니다!]

[미야기현 먼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미야기현, 이와테현, 후쿠시마현, 아키타현, 야마가타현에는 짧은 시간 안에 진동이 전해질 것입니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십시오.]

[다시 한번 알립니다. 긴급 지진 속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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