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IT 재벌 71화
따각. 따각.
신용화의 걸음에 맞춰 경쾌한 구둣발 소리가 울린다.
딱 맞는 고급 정장과 눈에 띄는 진홍색 넥타이, 거기에 강렬한 인상을 위한 날카로운 안경테까지.
완벽한 의상은 무대에 오르는 배우의 기본 소양이다.
쭉 뻗은 복도를 따라가던 그가 멈춰선다.
오크 색 문 사이로 흘러나오는 목소리들.
“오성에서 이번 갤럭시스A에 거는 기대가 많습니다. 통신사분들이 협조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해드려야죠. 그런데 SG에서는 사람이 안 올라나요? 벌써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 말이죠.”
“허허, 안 올지도 모릅니다. SG텔레콤은 요즘 애플폰으로 재미를 많이 보고 있잖습니까. 이번 신제품을 건너뛸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용화는 문손잡이를 붙잡고 심호흡을 한 번 했다. 그러곤 단번에 열어젖힌다.
“안녕들 하십니까. SG텔레콤의 신용화 전무입니다.”
거칠게 문이 열리자, 방 안에 있던 사내들이 놀라서 돌아 돌아본다.
하나같이 나쁜 짓이라도 하다가 들킨 표정이다.
시계 방향으로 KT의 표인수 상무, 유플러스의 오진오 상무. 마지막으로 오성전자의 최대민 이사.
‘저 음흉한 늙은이가 나왔으니, 안 봐도 뻔하군.’
신용화는 슬쩍 고개를 숙이곤 빈 의자를 찾아 앉았다.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신용화 전무님.”
먼저 말을 건넨 건 오성의 최대민의 이사였다.
그가 자리를 만들었으니 예의상이라도 그렇게 말을 꺼낸 것이다.
“덕분에 좀 그랬습니다. 아, 그 앞에 재떨이 좀 주시죠.”
급의 차이가 있다곤 하지만 삼십 대 젊은이가 일흔의 노인에게 시킬 짓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대민은 묵묵히 재떨이를 가져다줬다.
“하시던 이야기마저 하시죠. 저는 상관하지 마시고요.”
“신제품 물량을 배정하는데, 어찌 SG텔레콤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출시 일정이 공교롭게 됐지만…….”
최대민의 말을 신용화가 자르고 들어간다.
“저희 엿 먹이려고 지금 타이밍에 찔러 넣는 거 아니고요?”
흠칫 놀란 그가 재빨리 표정을 수습하고 말을 받는다.
“신 전무님이 무슨 억하심정으로 그런 말을 하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오성도 애플폰이 국내를 휘젓는데 눈 뜨고 당할 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적어도 프로모션 기간에 언플은 자제하셨어야죠? 대놓고 훼방 때렸으면서 누굴 병신으로 아시나.”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KT의 표인수 상무가 나섰다.
“자자, 진정들 하세요. 우리가 언쟁이나 벌이려고 모인 건 아니잖습니까?”
“표 상무님 말이 맞습니다. 과거는 과거고, 지금은 신제품인 갤럭시스A의 물량 공급문제를 결정하기 위한 자리 아닙니까? 업무에만 집중합니다.”
신용화는 오진오 상무까지 나서자 별수 없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다시 분위기는 회의로 넘어갔고.
흐름을 주도하는 건 자리를 만든 오성 측이었다.
“샘플을 받아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이번 갤럭시스A는 기존의 스마트폰과는 태생부터 다릅니다. 외관의 변화는 물론이고 답답하던 윈도 모바일 대신 안드로이드OS를 탑재했습니다.”
신용화를 제외한 다른 두 사람은 고개만 끄덕였지 최대민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이해할 필요가 없었다는 게 맞겠지.
어차피 국내에선 오성전자의 신제품이라고 광고만 해대면 불티나게 팔릴 게 뻔했는데, 안드로이드니 뭐니가 대수겠는가?
이들이 할 일은 물량을 최대한 많이, 저렴하게 확보하는 게 전부였다.
최대민도 그걸 알고 있었기에 디테일한 설명은 생략하고 바로 본론으로 넘어갔다.
“내달 출시되는 신제품은 프로모션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기존 제품과 다르다는 걸 확실히 어필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말인데…….”
그는 서류를 꺼내서 한 장씩 나눠주곤 말을 이어나갔다.
“이번 갤럭시스A는 기존의 보조금과는 별도로 프로모션 지원금이라는 부분을 신설했습니다.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발주량에 따라 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해 드리는 제도입니다.”
신용화는 서류를 슥 훑었다.
요약해보면 발주량을 10% 늘릴 때마다 프로모션 보조금을 10%씩 추가로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기본 보조금이 낮게 책정됐기에 사실상 말장난이나 다름없었다.
급격한 변화였지만 신용화의 눈썹이 잠시 꿈틀했을 뿐, 다른 이들의 표정 변화는 없었다.
그럴 수밖에. 이 부분은 SG텔레콤을 제외한 KT, 유플러스와는 이미 사전 조율이 끝난 상태였으니까.
“자, 천천히 확인해 보시지요.”
최대민은 신용화의 굳은 표정을 감상하며 생각했다.
‘물량을 최소만 발주한다면 기존보다 2배나 비싸게 기기를 받게 되는 시스템이지. 흐흐, 애송아. 뒤통수가 따가울 거다.’
그는 속으로 실컷 웃어준 후 목소리를 높였다.
“초기 생산 물량은 30만대입니다. 차후 20만대는 1월 중순까지 생산일정이 잡혀 있지요. 자, 필요하신 수량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치고 들어 온 것은 KT의 표 상무였다.
KT는 애플폰4 유치에 실패한 전적이 있었기에 이번은 무조건 물량을 확보해야 했다.
“KT는 25만대를 발주하겠습니다.”
평소 30%를 배정받던 KT가 50%인 25만대의 발주를 한 건 파격적인 행보였다.
최대민은 그의 손은 맞잡는다.
“허허, 표 상무님 힘을 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우리는 동지 아닙니까.”
이어서 손을 든 것은 유플러스의 오 상무였다.
“저희는 15만대를 발주하겠습니다.”
“어이쿠, 유플러스까지 지원사격을 해주시니 감개무량할 지경입니다.”
“힘들 땐 서로 도와야지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물론이지요. 제가 부회장님께 오 상무님 이름을 꼭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기분 좋게 웃어대는 두 사람.
모르는 사람이 보자면 오 상무가 오성전자 쪽 사람인지 착각할 정도였다.
가만 상황을 지켜보던 신용화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지금 뭣들 하십니까?”
갑자기 분위기가 딱딱해진다.
신용화는 개의치 않고 말을 이어간다.
“우선 협상권은 점유율 1위인 SG텔레콤에서 하는 게 관례 아니었습니까?”
사실, 업계 점유율 순서대로 발주를 넣는 건 수년간 지속된 이들만이 규칙이었다.
하지만 매번 출고량을 조율하던 신석호 대신, 신출내기인 신용화가 왔기에 은근슬쩍 돌출행동을 한 것이다.
방금까지 활짝 웃던 오 상무가 헛기침을 해댄다.
“SG텔레콤은 이번 신제품에 관심이 없다고 들었는데요.”
그의 말에 표 상무도 거들고 나섰다.
“이미 애플폰을 잘 팔고 계시잖습니까. 우리 KT의 몫까지 말이죠.”
뼈 있는 말이었지만 신용화가 노려보자, 그는 싱겁게 시선을 피해 버렸다.
잔챙이들이 입을 닫자 시선은 오성의 책임자인 최대민으로 향한다.
“최대민 이사님, 참으로 섭섭합니다. SG텔레콤이 애플폰을 유통하긴 했지만, 그게 오성전자와 등을 돌린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얼마나 물량을 발주하실 것인지요.”
최대민은 입을 사선으로 비튼다.
‘기껏해야 20% 내외겠지. 그보다 더 많은 물량을 받아버리면 애플폰의 프로모션을 진행할 여력이 없어질 테니까.’
하지만 이어지는 대답은 그의 예상을 한참이나 벗어난 것이었다.
“이번 갤럭시스A, 저희 SG텔레콤에서 전량 발주하겠습니다.”
“뭐, 뭐요?”
당황한 최대민이 눈이 동그랗게 떠진다.
기겁한 건 표인수와 오진오도 마찬가지였다.
KT와 유플러스로썬 안 그래도 애플폰4 때문에 피해가 컸는데, 이번 갤럭시스A까지 넘어가면 점유율 타격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50만대는 전량은 좀 심했나요? 그럼 초기 물량만 SG에서 배정받고 1월 생산분은 KT와 유플러스에게 양보해드리죠.”
신용화의 양보라는 말에도 두 상무는 찍소리도 할 수 없었다.
점유율 1위인 SG텔레콤에서 어거지로 독점 출시를 강행한다면 열세인 KT와 유플러스는 손만 빨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최대민 이사님.”
“예? 아, 예.”
“계약서 가져오셨죠? 빨리 도장부터 찍읍시다.”
“아, 그게 그러니까…… 하하, 제가 정신을 어디 팔고 다니는지. 계약서를 깜빡했네요.”
안쓰러울 정도로 거짓말인 티가 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SG텔레콤과 갤럭시스A의 독점 계약을 맺어버리면 보조금을 기존의 2배나 지급해야 했기에 일단 자리라도 피해 보려는 심산이었다.
“빨리 가져오시죠.”
“지, 지금 말입니까?”
“그럼 내일 가져옵니까? 저 오늘 말고는 빈 시간이 없습니다. 한 시간 내로 가져오세요.”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 언행이었지만, 최대민으로선 자리를 피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그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최대민 이사가 황급히 자리를 뜬다.
남은 것은 통신사의 임원들.
다리를 꼰 채로 여유 있게 담배를 태우는 신용화와는 달리, 두 상무는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들의 본 계획은 KT가 50%, 유플러스가 40%의 물량을 확보하고, SG는 최소만 물량을 배정해서 가격으로 찍어 누를 속셈이었다.
하지만 SG가 65%의 물량을 쓸어 담으면 남은 파이는 35%가 고작이다.
이걸 한곳에서 다 삼킨다 해도 65%를 먹은 SG텔레콤과는 가격 경쟁에서 상대가 안 될 게 뻔했다.
그때 신용화가 담배를 비벼 끄곤 일어선다.
“오 상무님, 표 상무님. 잠시, 시간 좀 괜찮겠습니까? 저도 비밀이야기가 있는 데 말이죠.”
“비밀이야기요?”
* * *
오진오 상무와 표인수 상무는 신용화를 따라 인근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어색한 분위기에 표인수 상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최대민 이사에게 연락도 없이 자리를 옮겨도 되겠습니까?”
“최 이사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저를 물 먹이려고 만든 자린데, 뜻대로 굴러가지 않았으니. 지금쯤 작전을 다시 짜기도 바쁠 겁니다.”
두 상무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았지만, 자신들도 공범이었기에 헛기침만 해댈 뿐이었다.
“오 상무님, 표 상무님. 제가 무례하게 했던 행동은 오성을 향한 것이었지만, 행여나 기분이 나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신용화가 갑자기 저자세로 나오자 그들 머리 위엔 물음표가 떠오른다.
같은 임원이지만 그는 재벌 총수의 아들이고, 자신들은 일개 월급쟁이에 불과했으니. 그 갭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그런 상대가 먼저 고개를 숙여 오다니. 고개가 갸웃거려질 수밖에.
“아닙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죠. 애플폰4 발매 사흘 전에 오성에서 신제품 광고를 때려댔으니, 저라도 화가 났을 겁니다.”
오 상무가 먼저 포문을 열자, 표 상무도 거들었다.
“암요. 이번 일은 오성에서 백번 잘못한 일입니다.”
뒤로는 저들끼리 입을 맞췄으면서 잘도 지껄인다.
신용화는 속으로 혀를 차며 말을 잇는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지금 제 입장이 난처하게 됐습니다. 오성이 괘씸해서 단독 출시라고 말하긴 했다만 SG텔레콤 단독으로 30만대를 소화하긴 힘듭니다. 저희는 받아둔 애플폰4도 쳐내야 해서 말이죠. 그래서 말인데…… 두 분이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혹시 하는 마음으로 표 상무가 얼른 말을 받는다.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갤럭시스A의 물량을 조금씩 나눠 가지는 거죠. 기존처럼 50:30:20으로 진행하면 괜찮지 싶은데요. 물론 초기 물량부터 동일하게 말이죠.”
두 상무의 얼굴에 급 화색이 돈다.
“이럴 때 저희 통신사끼리 돕는 것 아니겠습니까. KT는 30%로도 충분합니다.”
“유플러스도 같은 생각입니다. 힘들 땐 서로 밀어주고 땅겨주는 법이죠.”
그들의 말투는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불러 제끼고 있었다.
얼마를 배정받든 초기 물량만 확보한다면 SG텔레콤과의 신제품 경쟁도 꿀릴 게 없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아차, 그런데 말이죠.”
신용화가 안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든다.
이번에 오성에서 나눠준 갤럭시스A 샘플이었다.
“오성에서 이번 스마트폰에 바이러스를 심어 뒀더군요. 우리와 일체 상의도 없이 말이죠.”
바이러스라는 말에 두 상무의 귀가 번쩍 뜨인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스마트폰에 바이러스라뇨?”
“말 그대로 바이러스입니다. 저희 수익을 좀먹는 프로그램이죠.”
상무들 앞에 갤럭시스A가 놓인다.
실행된 앱은 이번 오성에서 만들어낸 모바일 메신저 ‘챗온’이었다.
“이, 이건 모바일 메신저? 아니, 이게 왜 오성의 휴대폰에?”
메신저 앱을 통신사 임원들이 모를 리 없었다.
닉스 챗 덕분에 일본 통신사들의 문자 매출이 반의반 토막이 났다는 건 벌써 소문이 파다했으니까.
유플러스의 오 상무가 말했다.
“모바일 메신저는 절대 선탑재 불가입니다. 그게 설령 오성이라 해도 절대로요!”
“맞습니다. KT도 이건 반대입니다.”
“우리에게 일체 상의도 없이 이런 짓을…….”
바보 같은 놈들. 미리 샘플을 받았으면서 뭐가 깔렸는지 확인도 안 해보다니.
신용화는 열심히 떠들어 대는 두 상무를 한심하게 쳐다보다 말을 툭 던진다.
“자유롭게 앱을 다운받을 수 있는 안드로이드OS에서 막는다고 해서 막아지는 게 아닙니다. 출시 후에 자동으로 다운로드를 시킬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 신 전무님은 어쩌실 생각입니까?”
“일단 막아야지요. 오성은 저희가 충분히 핸들링할 수 있는 상대니까요. 그래서 말인데…….”
잠시 뜸을 들이자 두 상무가 집중해서 이어질 말을 기다린다.
흐름을 보면 평범한 이야기가 나올 차례는 아니었으니까.
커피로 입을 축인 신용화는 의자를 앞으로 당기고 말을 이었다.
“차라리 저희가 선수를 치면 어떻겠습니까?”
“뭘 어떻게 하신다는 말씀이신지…….”
“통신 3사가 공동으로 새로운 모바일 메신저를 만드는 겁니다. 우리만 힘을 합치면 국내 시장을 먹는 건 순식간에 끝날 테니까요.”
두 상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들은 모바일 메신저가 얼마나 크게 성장할지 모르는 문외한이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국내를 장악한 모바일 메신저의 기대 수익은 연 2조 원이라더군요.”
“2조? 그게 진짭니까?”
“사실 여부는 모릅니다. 이건 오성전자의 내부 문건에서 나온 거니까요.”
2조라는 말에 두 사람은 다시 장고에 들어간다.
먼저 고민을 끝낸 건 KT의 표 상무였다.
“신 전무님의 플랜은 좋습니다만 괜히 이러다 문자메시지 요금만 손해 보는 건 아닌지…….”
그가 눈앞의 실적만 바라보는 임원다운 답을 내놓자.
“어이, 상무님들. 죄송한데, 여기서 제 제안을 거절했다가 오성에서 메신저로 2조씩 벌어들이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 두 분이 책임지실 수 있습니까?”
책임이라는 두 글자에 상무들 표정이 굳어버린다.
임원들이란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월급쟁이다. 이들이 할 일은 회사를 키우는 게 아니라, 자리를 최대한 오래 보존하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책임이란 재빨리 떠넘겨서 피해야 할 짐 덩이에 불과했다.
“신 전무님, 이 이야기는 내부회의를 거치고 답을 드려야겠습니다.”
오 상무가 일어서자 표 상무도 따라 일어선다.
“저희 KT도 신중히 검토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갤럭시스A의 출시가 내달 초인만큼, 가급 적 이른 시일 내에 답을 주셔야 할 겁니다.”
“그렇게 하죠.”
두 상무는 황급히 짐을 챙겨서 카페를 빠져나간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용화는 느긋하게 커피를 마저 마신다.
“쯧쯧, 저런 놈들이 임원이라고 앉아 있으니 회사 꼴이 이 모양이지.”
“그러게 말입니다.”
뒤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신용화는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내가 판은 다 깔았으니까. 이후부터는 알아서 처리하라고.”
“걱정 붙들어 매시죠, 신용화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