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적의 IT재벌-43화 (43/206)

기적의 IT 재벌 43화

막상 부산에 도착했는데 할 일이 없다.

누나는 밤늦도록 백화점에서 일하니 얼굴 보기가 힘들었고, 친구들을 불러내 술을 마셔도 허전한 느낌이다.

또래의 고민인 복학이나 취업 걱정이 와닿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내 자아가 서른 후반의 강현우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다음 날.

난 새벽부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당연히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닉스 소프트 본사였다.

모두 휴가를 떠나고 아무도 없을 사무실이지만, 왠지 여기에 오고 싶었다.

“나란 놈. 진짜 일 중독인가.”

깊이 잠들기 위해 와인을 병째로 마셨더니, 아직도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조금 걷자 불 꺼진 사무실이 보인다.

지금은 흔해 빠진 3층짜리 사무실이지만 나중엔 구글 본사 부럽지 않은 건물로 이사시키고 말리라.

“꼭 그렇게 만들고 만다.”

자신에게 다짐하듯 중얼거리며 어스름한 새벽을 걷는다.

저벅. 저벅.

그렇게 도착한 사무실.

웬 커다란 그림자 하나가 입구에서 버티고 있었다.

어딘가 낯이 익은 그림자는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닉스 명패를 쓰다듬고 있었다.

“할 수 있다……. 해내자…….”

나랑 똑같은 증세의 환자 한 명이 더 있었군.

난 조심조심 다가가 그의 어깨를 붙잡는다.

“브릭, 뭐 해요?”

“히익!”

깜짝 놀라 귀신 보듯 날 쳐다보는 브릭.

그는 혼자서 가쁜 심호흡을 반복하더니 소리쳤다.

“보스, 깜짝 놀랐잖습니까!”

“놀란 건 나라고요. 시커먼 사내가 사무실 입구를 틀어막고 있었으니 경찰을 부를까 고민했다니까요.”

“진짜 부른 건 아니죠?”

난 픽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휴가 갔다는 사람이 여기서 뭐 하는 겁니까?”

“헤헤, 그게. 막상 쉬려니까 좀이 쑤셔서요.”

“쉴 땐 확실히 쉬어두는 게 좋습니다.”

휴가를 내고 미국까지 날아온 내가 이런 말을 하니, 영 설득력이 없다.

사무실로 들어가자, 엉망도 이런 엉망이 없었다.

뒤엉킨 전원 코드들과 서류뭉치. 거기에 바닥을 굴러다니는 맥주병까지.

모두 4달 만에 휴가가 떨어졌으니 다들 제정신이 아니었겠지.

맥주병과 과자봉지를 치우고 있는데 브릭이 다가온다.

“보스, 애플에서 편지가 와 있는데요. 뭔가 초대장 같은 느낌이에요.”

“어디 보죠.”

브릭이 건넨 편지엔 선명하게 애플 로고가 새겨져 있다.

축하합니다, 닉스 소프트!

귀사가 앱스토어에 등록한 [닉스 챗]은 앱스토어의 [혁신] [디자인] 부문의 수상자로서, 이번 맥 월드 엑스포에서 홍보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의 번호로 연락해주시기 바라며, 귀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내가 편지를 다 읽어 내려가기도 전에 브릭이 소리친다.

“이거, 이번 맥 월드 초청장이잖아요? 게다가 우리가 2개 부문에서 상까지 받았다니!”

“혁신과 디자인 부문?”

좋은 일이긴 한데 너무 뜬금없기도 하다.

주는 걸 마다할 생각은 없다만…….

내 반응이 미적지근하자 호들갑 떨던 브릭이 의아스럽다는 듯 물어온다.

“이런 대박 소식을 알았으면서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어요?”

“아뇨. 좀 당황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갑자기 맥 월드에다 초대라니.”

맥 월드 엑스포는 매년 1월과 8월에 개최되는 애플의 전시회였다.

행사에선 매번 새로운 애플의 제품이나 소프트웨어를 공개하곤 했는데, 참고로 애플의 역작인 애플폰 1세대도 맥 월드에서 처음 발표됐다.

이번 맥 월드 엑스포는 잡스의 병가 때문에 행사가 4월 초로 연기된 상태였다.

그새 인터넷을 뒤져본 브릭이 소리친다.

“이번 맥 월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대요. 그럼, 기자들도 엄청나게 몰릴 텐데, 이런 행사에서 닉스 챗이 상을 받으면? 크으, 이거 단번에 대박이 날 수도 있겠어요.”

평소였다면 주는 상을 날름 받아먹었겠지만.

최근 들어 애플에서 나를 대하는 태도가 심상치 않았기에 도리어 찝찝한 느낌이 든다.

잡스가 병가를 내고 요양에 들어간 다음부터, 활발하게 진행되던 디자인 미팅에서 내 명단이 빠지기 시작했다.

더불어 조언을 구하던 선임 개발자들의 연락도 뜸해졌고 말이다.

“아무래도 이상한데요. 이제 막 출시된 앱에 상을 주다니. 앱스토어 홍보가 목적이면 인기 앱에 상을 줬을 거 같은데 말이죠.”

“닉스 챗이 상을 받을 만하니까 주는 거 아닐까요? 아니면 스티븐 잡스의 추천으로 수상이 결정됐을 수도 있죠. 그는 우리 앱을 좋게 평가했잖아요.”

잡스의 추천이라면 이해가 간다.

하지만 닉스 챗은 애플폰에 선탑재될 예정이라서 홍보가 필요 없다는 걸 잘 알 텐데…….

“흐음…….”

“보스,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상을 공짜로 준다는데, 우린 고맙게 받으면 그만이라고요.”

그의 말대로 내가 너무 예민한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다.

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는데, 선물 꾸러미를 안겨주면 의심부터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우리끼리 끙끙 앓아봐야 답은 안 나온다. 일전에 매형이 소개해줬던 ‘그곳’을 알아봐야겠다.

* * *

닉스 챗 베타 버전은 애플 자체 심사를 거쳐 앱스토어에 정식 등록됐다.

앱이 올라갔다고 해서 극적인 결과는 없었다.

일일 다운로드 수는 열댓 명 수준.

그나마 닉스 직원들이 있었기에 백 명 정도의 실사용자를 모을 수 있었던 거지, 그마저 없었다면 테스트 자체가 불가능했을 거다.

저조한 다운로드 수는 홍보를 일절 하지 않았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게다가 모바일 메신저 앱 특성상 다수의 사용자가 모였을 때나 파급력이 나타나는 것이지, 소수의 사용자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도 한몫했으리라.

“시간 참 빠르네요. 벌써 4월이라니. 닉스 챗 개발에 착수한 게 엊그저께 같은데 말이죠.”

오랜만에 밖으로 나온 브릭이 크게 숨을 들이켠다.

나 역시 근래에는 모니터만 쳐다봤던 터라 눈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든다.

“저기가 맥 월드 행사장이군요.”

산호세의 머스컨 센터.

행사장 규모도 컸지만, 여느 행사보다 기다리는 인파의 숫자 단위가 다르다.

역시 애플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벌써 두근두근하는데요. 저희, 잘 되겠죠?”

그는 연신 마른 입술을 핥아 댔는데, 얼굴에 나 긴장했어요. 라고 쓰여 있는 것 같았다.

“물론입니다.”

“하하,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보스의 그 자신감은 정말 미스터리 하단 말이죠. 근거가 없다는 걸 아는데도 진짜 될 거 같다는 착각이 든단 말이에요.”

“근거가 없긴 왜 없어요. 다 될 거 같으니까 하는 말이죠.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줄이나 서요.”

홍보에 돈을 쓸 생각은 없었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수상과 동시에 상영될 홍보 영상은 업계에서 최고로 치는 곳에 의뢰했다.

실력도 최고, 커미션도 최고.

그 덕분인지 홍보 영상은 짧은 영화를 보는 것처럼 근사하게 뽑혔다.

“아 참. 보스는 이번 맥 월드에 공개될 신제품이 뭔지 알고 있죠? 분명 디자인에 참여했을 테니까요.”

“대충은 알고 있죠.”

“어떤 건가요. 소문으로만 듣던 애플폰 신형? 아니면 애플에서 시험적인 신제품을 낸다는 소리도 있던데.”

“신형 애플폰을 공개하긴 시기가 너무 이르죠. 지금 공개하면 애플폰3G의 판매량이 뚝 떨어질 테니까요. 아마 이번 맥 월드에서 발표하는 건 새로운 디자인의…….”

시선이 느껴져 말을 하다가 멈추고 주변을 둘러본다. 이미 수많은 눈길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듣는 것뿐만 아니라 녹음기를 꺼내 들었거나, 아예 수첩을 꺼내 들고 받아 적을 준비를 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맥 월드에 입장하려고 대기 중인 사람은 대부분이 IT업계 기자들이었으니 무리도 아니다.

“이야기는 여기까지. 자, 어서 들어가죠. 이러다 늦겠습니다.”

내가 말을 할 듯하다가 돌려버리자, 뭐 하나 건져보려던 기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들려온다.

그중엔 용감하게 질문해오는 기자도 있다.

“디자이너 대니얼 강 맞으시죠? 이번 신제품을 알고 계시는 겁니까? 코멘트 좀 해주시죠.”

아직도 내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구나.

“잠시 후면 알게 될 겁니다. 포장지를 열어보기도 전에 내용물을 알면 재미없잖습니까.”

“그래도 힌트를 좀 주시죠.”

난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입을 열었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은 역대 최고 판매량을 경신할 거라 확신합니다. 그 정도로 잘 빠진 녀석이죠.”

“그럼 기존에 있던 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겠군요?”

“신제품의 코멘트는 여기까지. 아, 그리고 이번에 제가 만든 앱도 정식으로 공개되니까 기사에 잘 써주세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는 기자를 뒤로하고, 행사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행사장 입구는 몰려든 기자들로 발 디딜 틈 하나 없을 정도였다.

애플폰으로 역대급 히트를 친 애플의 신제품 발표였기에 어쩌면 당연한 광경이라고 할까.

우린 게스트가 아니라 초대장을 가지고 왔기에 줄을 서지 않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서늘한 4월이지만 몰려든 인파 덕분에 행사장 내부는 후덥지근한 온실처럼 느껴졌다.

브릭이 음료를 사러 간 동안 난 행사장 입구를 둘러보려 했다.

그때 들려오는 익숙한 한국어.

“현우 씨?”

응?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아름다운 여인 한 명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수아 씨가 어떻게 여길…….”

“이번 맥 월드에 현우 씨가 만든 앱이 나온다고 해서 구경하러 왔죠.”

평소 닉스 챗의 테스트 핑계로 자주 연락은 했다만, 미국까지 넘어올 줄이야.

“평일인데, 회사는 괜찮은 거예요?”

내 말에 혀를 쏙 내밀고 배시시 웃는 그녀.

“업무에 필요한 행사라고 둘러댔죠. 개인 연차를 쓰긴 했지만요.”

“오호, 이제 연차도 쓸 수 있나 봐요?”

“사실……. 요즘 사내 분위기가 안 좋아서 도망치듯 나온 거예요.”

분위기가 안 좋을 만도 하지.

오성전자의 옴레아는 미완성품인데 많이 팔려서 욕을 먹은 케이스라면. 같은 미완성품인 KG전자의 인사이드는 판매량이 너무 적어서 욕을 덜 먹은 정도다.

“인사이드는 현우 씨 예상대로 완전히 실패했어요. 그 여파로 사내에선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다는 말이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고요.”

“후속작도 준비 안 하는 건가요?”

“다행히 후속작 프로젝트 승인은 떨어졌어요. 다만, 기존 부품을 활용해서 보급형 스마트폰을 만들라고 하네요.”

“그거…….”

유수아는 입술을 질끈 깨문다.

“알아요. 부품 재고 떨이죠. 스마트폰을 접겠다는 경영진의 시그널이기도 하고요.”

미래에서 온 나는 알고 있다.

KG전자의 인사이드 후속작은 전작보다 더 크게 망한다.

아니, 아예 KG전자에서 일체의 홍보를 하지 않았다는 게 맞겠지.

이 시점에서 K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는 사실상 버려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미국에 온 것도, 사실은 너무 답답해서 어디라도 떠나고 싶어서였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저는 단지, 제가 좋아하는 휴대폰 개발을 하고 싶은 거뿐인데.”

그녀의 처지를 생각하자, 나 역시 숨이 막혀온다.

미래를 알았기에 더더욱 말이다.

부서 이동을 하자니 KG전자는 피처폰도 부진에 빠진다.

KG출신이 오성전자로는 갈 수 없을 테고, 남은 곳은 팬틱인데…….

거기는 숨넘어가기 직전에 호흡기만 간신히 붙여둔 상태다.

쉽게 말해, 그녀는 해외로 나가지 않는 이상 외통수나 다름없다는 거다.

내가 별다른 말을 못 하고 끙끙거리고만 있자, 그녀가 싱긋 웃는다.

“저보다 현우 씨가 더 걱정하는 거 같아요.”

“아, 그랬나요?”

“전에 지었던 이 표정이라고요.”

그녀는 양 눈을 쭉 찢으며 미간에 주름을 지어 보인다.

와, 저렇게 했는데도 예쁘다니. 이건 사기다. 사기.

우린 천천히 맥 월드 행사장을 둘러봤다.

그녀는 전시된 애플 제품을 신기한 듯 만져봤지만, 애플 본사에 자주 들락거리던 내 시선을 끌 만한 물건은 없었다.

어느덧 시간이 됐고, 본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슬슬 시작하려나 보네요.”

“엣? 벌써요? 구경한다고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자, 어서 들어가시죠.”

미리 스탭에게 닉스 소프트 이름으로 자리 하나를 더 부탁해뒀기에 그녀도 함께 무대 앞자리로 향했다.

자리에 도착하자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날 기다리는 사내가 있었다.

“보스, 절 버리고 어딜 다녀온 겁니까?”

“일이 좀 있어서요. 미안해요, 브릭.”

브릭은 내 옆을 따라오는 유수아를 슬쩍 쳐다보더니 헉하고 놀라는 표정을 한다.

“어, 어디서 저런 미녀를 모셔온 거죠?”

“소개가 늦었네요. 이쪽은 한국의 KG전자 소속 개발자인 유수아 씨입니다.”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고 내 양옆에 앉는 브릭과 유수아.

브릭은 다짜고짜 내 옆구리를 툭툭 치며 속삭였다.

“보스가 여자를 안 만나고 다니길래, 게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었거든요.”

“켁켁!”

갑자기 사레가 들려 숨 쉬는 게 힘들어진다.

내가 어딜 봐서 게이란 말인가? 어쩐지 밤만 되면 팀원들이 나를 슬슬 피하는 눈치던데, 그게 이 소문 때문이었나?

“오늘에서야 알겠군요. 보스는 남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눈이 엄청 높은 거였네요.”

“제발 그렇다고 전해주세요.”

“흐흐, 아쉬워하는 팀원도 있겠는데요?”

뭐?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뜬 게 웃긴지 브릭이 킥킥대기 시작한다.

“그 팀원들 리스트 좀 보내주실래요.”

“개인 프라이버시는 지켜야죠. 아, 전화 오네요. 잠시 실례.”

브릭은 도망치듯 밖으로 빠져 나간다.

잠시 후, 강렬한 인상의 중년인 한 명이 단상에 올라선다. 애플의 현 CMO(Chief Marketing Officer · 최고마케팅책임자)인 제프 베이커였다.

[여러분, 맥 월드 엑스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객석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몰린다.

그는 간단한 인사말을 시작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스티븐 잡스가 있어야 할 자리에 다른 이가 서 있자 묘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무대를 보고 있던 유수아가 작게 속삭인다.

“모두의 예상대로 잡스 대신 제프 베이커가 무대에 섰네요. 그의 병세가 소문처럼 심한 걸까요? 아니면 애플의 발표대로 진짜 휴식을 위한 휴가일까요?”

애플은 잡스가 외딴섬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이라 했지만, 실상은 치료를 위해 간 이식 수술을 준비하고 있었다.

수술이 끝나고 경영에 복귀하는 시기는 대략 6월경.

그는 차기 애플폰 발표에도 회복이 끝나지 않아 불참하게 된다.

난 진실을 알고 있지만, 미래에나 밝혀지는 일이었기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글쎄요. 잡스는 외부 연락을 끊은 상태라 병세가 어떤지는 애플 임원들만 알겠죠.”

“잡스가 빨리 나아서 경영에 복귀했으면 좋겠네요. 그가 없는 신제품 발표를 보고 있자니, 뭔가 허전한 거 같아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때 빠져 나갔던 브릭이 헐레벌떡 자리로 돌아온다.

“이, 이것 좀 보세요.”

“예?”

브릭이 내민 스마트폰에는 닉스 챗의 실시간 상태를 보여주는 개발자 툴이 구동되고 있었다.

“이거 뭐죠? 다운로드 수가 1000명? 아침까진 200명도 안 됐잖아요.”

“저도 어떻게 된 건지……. 이거 때문에 사무실서 난리가 났어요.”

“혹시 버그라도 난 건가요?”

곧 소개 영상이 공개되면 다운로드가 몰릴 텐데, 지금 와서 버그가 터지면 곤란하다.

“아뇨. 다른 기능은 모두 정상이래요. 다운로드 카운트만 이 모양이라네요.”

뭘까? 아직 준비한 영상은 공개조차 하지 않았는데.

나도 폰을 꺼내서 카운트를 확인한다.

역시나 1000이 넘어가는 숫자가 찍혀 있다.

“제 폰도 마찬가지네요.”

“어라? 그사이에 1200명이 넘었어요. 한 번에 다운로드 숫자가 100명씩 올라가는데요? 이제 1600명!”

무서운 기세로 올라가는 다운로드 숫자.

“2000명…… 2500명? 이제는 숫자가 한 번에 500씩 올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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