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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무사-418화 (416/425)

# 418

<귀환무사 418화>

귀환무사 2부

193화

모두가 경악했다.

팔왕의 주인이라면 당연히 신마 혁련천후다.

“신마께서도 참전하셨습니까?”

“정말 신마께서도 이곳으로 오셨습니까?”

고수들이 확인을 해야 안심이 되겠다는 듯 물어 온다.

조윤이 희미한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왔으면 당연히 그분도 오셨지 않겠소.”

“와아!”

생존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백리추가 흑야에게 물었다.

“그분께서는 왜 따로 움직이시는 겁니까?”

흑야가 남쪽으로 등을 돌리며 말했다.

“잡을 놈이 있어서…….”

조윤이 뒤를 따르며 거들었다.

“마지막 전쟁이 될 것이다. 모두들 사천당문으로 이동한다!”

* * *

사천당문은 모여드는 군웅들로 점차 붐비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구파의 고수들로 이루어진 부대는 다행히 적의 기습을 받지 않았던 까닭에 단 한 명의 이탈자도 없었다.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로 도착한 부대들도 적의 기습을 받지 않았던 까닭에 예정 시간보다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다음부터가 문제였다.

출발 인원이 절반가량 줄어든 부대도 있었고 거의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은 부대도 있었다.

그 와중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곤륜과 청성이었다. 그들은 적의 기습에 장문인들을 잃었다.

지리적으로 북쪽에서 오다 보니 다른 부대의 지원을 받지 못했던 것이 큰 피해를 입은 원인이었다.

고수들의 호위 속에 가장 먼저 사천당문에 도착한 정도맹주 남궁기는 아직 도착하지 못한 부대들의 상황 파악에 주력했다.

정도맹의 첩보를 관할하는 비영전의 무사들이 그의 명령을 받고 사방으로 날아갔다.

뒤늦게 도착한 신기수사 적용백이 남궁기에게 물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곳이 어느 부대요?”

“다섯 곳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소. 다른 곳도 걱정이오만 젊은 아이들이 주축인 청룡단과 질풍대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게 심히 걱정이오.”

적용백의 미간에 수심이 어렸다.

모두가 장차 강호를 이끌어 갈 주역으로 성장할 인재들이 그들이다.

더욱이 청룡단엔 자신의 증손녀도 포함되어 있었다. 해서 그는 남들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신마성에선 소식이 없소?”

“사람을 보냈습니다만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을 보니 아마도 도중에 적에게 요격을 당한 듯합니다. 전서가 되질 않는 곳이니…….”

“화산이 움직였으니 기대를 해 봅시다. 화산에 대한 신마성주의 각별함이야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 아니오.”

“노부도 오직 그것에만 기대할 뿐이라오.”

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도 산발적으로 도착하는 고수들이 제법 있었다.

대부분이 기습으로 인해 부대에서 낙오되었던 사람들이었다.

무사들이 그들에게 일일이 소속을 물었으나 청룡단과 질풍대 소속의 무사는 아무도 없었다.

호법 관승이 낙담한 빛으로 남궁기를 돌아봤다.

남궁기가 침통한 빛을 억지로 지워 내고는 모두를 향해 힘주어 말했다.

“희망을 가집시다. 화산오웅이라면 충분히 그 아이들을 무사히 이곳까지 데리고 올 것이오.”

하지만 누구 하나 낯빛을 펴지 못했다.

막상 두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기 전에는 도저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남궁기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제발 무사하기를…….”

꽈르릉…….

쩌저적!

갑자기 하늘이 천둥번개를 몰아치며 비를 쏟아 내기 시작했다.

습한 기후를 보이는 사천에서 이런 경우는 매우 흔한 것이라 모두는 미리 준비한 천막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사천당문의 본가에 사령실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부대들 때문에 모두는 바깥을 지켰다.

쏴아아아…….

내리는 비는 기다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특히 연고가 있는 사람들은 더더욱 초조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오는 자, 아무도 없었다.

정보를 알아보러 떠난 비영전의 고수들도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다들 당했단 말인가.”

군웅들의 낯빛이 점점 절망감에 물들어갔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 모두가 지쳐 갈 때, 전방 숲에서 일단의 무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누군가가 소리쳤다.

“오대세가의 고수들입니다!”

“뭣이!”

모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남궁기도 벌떡 일어나서는 다가오는 사람들을 살폈다. 순간 그의 얼굴이 돌처럼 굳어졌다.

가장 강력한 부대들 중 하나였던 그들이 보고된 인원의 절반가량밖에 나타나지 않은 까닭이었다.

기대감으로 물들었던 표정들이 이내 어둡게 가라앉았다.

남궁기가 탄식을 쏟아 냈다.

“설마, 저들이 반수 이상을 잃어버리는 피해를 당했단 말인가?”

“맹주! 뒤쪽에 더 있소이다!”

적용백이 소리쳤다.

남궁기의 고개가 뒤로 돌아갔다.

그랬다.

오대세가의 고수들 뒤쪽에 다른 사람들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다시 외쳤다.

“시, 신마성입니다!”

“뭣이! 신마성!”

집결했던 고수들이 들썩였다.

어지간한 남궁기와 적용백마저도 큰 소리를 낼 정도였다.

“어서 가 봅시다.”

“예, 맹주.”

남궁기와 적용백이 빗속을 헤치고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신마성은 아무리 맹주라도 가만히 앉아서 맞이할 곳이 아니다.

군웅들은 선두에서 걸어오는 흑야를 발견하고는 떠나가라 함성을 질렀다.

“와! 살왕께서 오셨다!”

“창왕도 오셨다!”

그 뒤를 따르는 조윤도 한눈에 알아보았다.

전쟁으로 인해 드리웠던 지독한 암울함이 걷히는 순간이었다.

남궁기가 두 손을 뻗어 흑야의 팔을 잡았다.

“어서 오시오, 살왕.”

“오랜만입니다, 맹주님!”

“허허! 창왕께서도 오셨구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맹주님!”

무사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그들은 둘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가깝게 보기 위해 다툼을 벌일 정도였다.

부상당한 고수들은 재빨리 사천당문의 본관으로 옮겨졌다.

흑야와 조윤은 간단한 인사치레를 마치고 자신들만의 공간으로 이동했다.

그들이 번거로움을 싫어하는 것을 알고 있었던 남궁기는 물어볼 것이 무척 많았지만 더 이상 그들을 괴롭히지 않았다.

모두의 관심사는 신마성주가 직접 이곳으로 오느냐에 있었다.

흑야와 조윤이 그 부분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는 그가 올 거라는 추측만을 할 뿐이었다. 팔왕과 신마성의 무사들이 움직였다면 당연히 그도 움직일 거란 판단에서였다.

어둠이 몰려온 사천당문은 묘한 적막감에 휩싸였다.

최소한의 경계 병력만이 혹시 모를 적의 기습을 경계할 뿐 다른 모두는 각자의 거처와 천막으로 돌아가 눈을 붙였다.

남궁기와 적용백은 사천당문이 특별히 내준 가주의 거처에서 미리 도착한 각파의 수장들과 향후 작전 수립에 몰두하고 있었다.

하지만 흑야와 조윤은 신마성의 무사들과 별도의 공간에서 머무를 뿐, 작전엔 일절 관여를 하지 않았다.

꽈르릉!

뇌전이 몰아치는 속도가 더더욱 빨라졌다.

하늘을 흘긋거린 조윤이 중얼거렸다.

“꼭 몬스터들이 준동할 때처럼 몰아치는군.”

“설마 놈들이 이곳까지 올 수는 없겠지. 와 봤자 별다를 것도 없지만…….”

“그나저나 놈을 어떻게 찾지? 반드시 중원에 있으란 법도 없고 말이다.”

“없으면 그만이고 있으면 찾아내어 죽이면 되지 않느냐?”

“그렇게 쉽게 생각하기엔 놈의 존재가 너무 거슬려. 주공께서도 그런 눈치시고…….”

말끝을 흐리는 조윤을 흑야가 슬쩍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한마디 툭 던졌다.

“갈수록 징징거리는 걸 보니 너도 이제 다 늙었구나.”

“그러는 네놈은 젊어서 참 좋겠다.”

“너보다야 젊지, 후후후.”

흑야의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에 조윤은 그를 가볍게 노려보았다.

“속 편해서 좋겠다, 망할 놈.”

그때 백리관이 술과 음식을 가져왔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그는 여전히 흑야를 아이처럼 좋아하며 따랐다.

매형이기 이전에 그는 백리관의 우상이었다.

해서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떠날 줄을 몰랐다.

백리관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당문에서 전서를 빌려 방금 세가로 소식을 보냈습니다. 매형께서 오셨다고 말이죠.”

“다들 잘 지내고 있겠지?”

“그럼요. 누나만 살이 쭉 빠졌습니다. 당연히 매형께서 책임지셔야죠.”

옅은 미소를 머금은 흑야의 눈에 숲에서 빠져나오는 한 인물들이 보였다.

술로 목을 축인 조윤이 씩 웃었다.

“후후! 조용하게도 들어오셨군.”

“보지 못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적이었다면 다 죽었다. 어리석은…….”

나타난 인물들은 혁련강과 북궁천소, 그리고 혁련소와 청룡단원들이었다.

당연히 소란이 일어야 정상인데 사위는 매우 조용했다.

외곽을 경계하던 무사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오셨습니까.”

“다들 무사했구나.”

“위협이 될 만한 놈들이 없어 놔서…….”

“허허허. 그 자신감들은 여전히 보기가 좋군.”

“모시겠습니다.”

흑야와 조윤은 혁련강을 자신들이 머무는 곳으로 모셨다.

마침 그곳으로 들어서던 백리추가 크게 놀라며 허리를 숙였다.

“백리추가 어르신을 뵙습니다.”

백리관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천하의 혁련강을 이토록 가까이에서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수고들 많았구나. 다른 아이들은 아직 소식이 없는 게냐?”

“곧 도착하신다고 했습니다.”

조윤이 술잔을 건네며 조심스럽게 잔을 채웠다.

혁련강이 술잔에 입을 가져가기도 전에 남궁기가 뛰쳐나왔다.

누군가 소식을 전한 모양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노야.”

“허허허, 다들 무고하셨소?”

“어찌 기별도 주지 않으시고…….”

“전시에 기별을 하고 말고가 있겠소. 어쨌든 이렇게 만났으니 되지 않았소, 허허허.”

적용백이 머리를 조아렸다.

“노야께서 친히 찾아 주시니 강호 동도들을 대신하여 심히 감사를 드립니다!”

“허허! 나 같은 늙은이가 짐이나 되지 않았으면 좋겠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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