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왕모의 음모 -- >
“어쩔 수 없군·····.”
창민은 힘 빠진 목소리를 하면서 속으로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처음이었다.
무공을 익히고 나서 이렇게 상대의 뜻대로 완벽하게 움직여야 하는 일은 말이다.하지만···.어쩔수 없었다.
아무리 창민이 훌륭한 무공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결국 창민도 한 아내의 남편, 한 아이의 아버지인 것이다.가장이라는 것은 가족을 위해서 힘내서 살아가는 존재지만···.그렇기에 그 가족이 인질로 잡히면 터무니 없을 정도로 약해졌다.
그 법칙은 창민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창민은 어쩔 수 없이 일단은 서왕모가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때···.
“흡!!!!”
쾅!!짧은 섬광이 번쩍인 것과 동시에 무언가가 서왕모를 습격했다.서왕모는 급하게 피했지만 한쪽 팔을 당해 버렸다.
“큭···. 누구냐!!!”
“나다.”
당당하게 정체를 밝히고 나타난 것은 하백의 후예인 민재였다.
“민재 너 뭐하는 짓이야!!?”
창민이 민재에게 뭐라고 말하자 민재는 손을 들어서 창민을 제지하면서 말했다.
“아아···. 대강의 상황은 알겠습니다. 아니 정확한 것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중간부터 보고 있었거든요.”
“그걸 알면서도 세레나를 공격했다고?”
“엄밀히 말해서····. 저게 지금 형수님은 아니죠.”
“몸은 세레나의 것이란 말이다.”
창민의 말에 민재는 목을 좌우로 비틀어서 몸을 풀면서 말했다.
“그래서요?”
“뭐····?”
민재는 서왕모를 흘깃 보면서 말했다.
“지금···. 저 형수님 몸에 있는게 서왕모라고 했죠. 그렇다면···. 지금 제가 죽여 버리겠습니다.”
“이게····.”
창민은 민재에게 다가가서 민재의 멱살을 잡아챘다.
“상황 파악 못하는 거냐? 지금 공격해서 서왕모를 죽인다는 것은 세레이나의 죽음만을 말하는 것이다. 서왕모는 다시 전생체를 찾아서 또 활동 할 것이란 말이다.”
창민은 민재에게 서왕모를 죽이면 안되는 이유를 열변했다.하지만 민재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말했다.
“그건 형의 경우죠.”
“뭐라고?”
“···········.”
우웅···.민재의 손에 뭔가 검은색 구체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그거 뭐야?”
창민은 순간 민재의 손안에 생긴 것이 무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아니 저것은 신권 조차 아니다.뭔가? 뭔가 전혀 이질적인 형태의 능력이었다.
“···제 비장의 카드입니다. 이것이라면··· 설사 영혼이라도 소멸시켜 버릴 수 있어요.”
“뭐라고!!!?”
민재의 말을 듣고 서왕모는 비명 같은 소리를 질렀다.‘있을 수 없는 일이야. 아니 하지만·····.’서왕모는 확실하게 민재의 손안에 있는 것에서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다.저것이라면··.· 정말로 영혼까지 모두 소멸 시켜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정창민!!! 지금 당장 하백의 후예를 죽여!! 안 그러면 네 아내를 죽이겠다!!”
여유를 잃은 서왕모의 말을 듣고 창민은 생각에 잠겼다.이것은 유일한 기회일까?확실히 이대로 서왕모의 손아귀에 이리저리 이끌리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을게 뻔했다.하지만···. 하지만 지금 서왕모를 잡을 수만 있다면···.블랙홀 같은 덩어리를 보고 창민은 다시 한 번 민재에게 말했다.
“그건···. 서왕모의 영혼만 골라서 소멸 시킬 수 있다는 거냐?”
“아니요. 형수님까지 합께 없어질 겁니다.”
“큭·······.”
“형이 생각하는 형수님 성격을 생각해 봐요. 어떤 결과를 바랄지.”
“············.”
창민은 차마 대답 할 수 없었다.자긍심의 덩어리 같은 세레이나가 무슨 대답을 할 지는 안 들어도 뻔했기 때문이다.자신이 죽고 자신의 딸이 위험하다면 혹 모를까?그렇지 않고 그냥 자신의 목숨 하나만으로 끝난다면 그녀는 단호하게 자신의 목숨을 버릴 타입이었다.
“············.”
“알았으면 비켜요. 형이 못하면 제가 합니다.”
민재는 그렇게 말하면서 창민을 지나서 서왕모의 옆으로 다가갔다.
“이익····.”
서왕모는 다가오는 민재를 보면서 처음으로 페이스가 무너진 표정을 지어 보였다.
“포기해라. 남의 몸으로 발휘 할 수 있는 역량은 반도 되지 않을텐데?”
“···········.”
민재의 말 대로였다.서왕모 본인은 고대 시대에서도 하백하고 어느정도 자웅을 겨룰 수 있는 강자였다.
하지만··. 지금 세레이나의 몸을 가지고 그때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은 아무래도 불가능한 일이다.하지만 그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진짜 문제는 지금 눈앞에 있는 상대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이다.‘저···. 능력은 뭐지? 내가 모르는 힘이 있다는 건가? 저놈. 그냥 하백의 후예가 아니다.
’서왕모의 머리가 팽팽 돌아갔다.그녀의 견식 하나만큼은 세계 제일이라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그 견식으로도 지금 민재의 힘은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항상 모든 것이 손바닥 위에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책사에게 있어서 이레귤러만큼 무서운 것은 없었다.‘허풍, 아니면 정말?’한걸음 한걸음씩 다가오는 민재를 보고 서왕모는 민재의 눈을 바라봤다.
그 순간 그녀는 얼어붙어 버렸다.‘진심···· 이야.’그녀 정도로 오래 살아왔다면 진심과 거짓의 여부 정도는 얼마든지 파악 할 수 있었다.
하백의 후예인 민재가 사람을 속이는 것에 주력하면서 살아온 타입의 인간도 아니고···.민재는 정말 진심으로 세레이나의 목숨을 희생시킬 생각이었던 것이다.민재는 서왕모를 보면서 차가운 눈으로 말했다.
“네가 뭘 하든 내 알바 아니다. 하지만 애당초 날 끌어들인 이상은 절대로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
민재는 그렇게 말하면서 그대로 검은 구체로 서왕모를 내려 치려고 했다.그때···.
“거기까지.”
자신의 팔을 잡아서 제지한 창민을 보면서 민재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정말 이러깁니까?”
“그만둬라.”
“싫다면 어쩔 겁니까?”
민재와 창민의 신경전을 보면서 서왕모는 입을 다물고 눈치만 살폈다.사람을 다루는 것에 통달한 그녀였기에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입을 열면 상황은 틀림없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말이다.‘지켜보자. 괜찮아···. 아무리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도 내 운명은 실날 같은 희망을 함께 하니까···.’서왕모는 창민의 변덕으로 생겨난 아주 작은 실날 같은 희망을 자신의 생로로 바꿀 자신이 있었다.
창민과 민재는 서로를 대치하면서 혀 속에 칼날을 숨긴 것 같은 말을 주고 받았다.
“사실은 형도 알고 있죠? 여기서 형수님을 희생 시키지 않으면 형수님 뿐만 아니라 훨씬 많은 것을 잃는다고.”
“머리와 가슴은 따로 움직이는 법이다.”
“형 정도의 위치에 있는 인간은 그러면 안되는 법이죠.”
“입 다물어. 만에 하나 여기서 네가 세레나를 어떻게 한다면···.”
“한 다면?”
“·····난 시아를 표적으로 삼는다.”
화아악!!!!순간 창민과 민재 사이에서 어마어마한 살기의 소용돌이가 솟구쳤다.가까이 있던 서왕모의 호흡이 거북해 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살기였다.
“····저도 선을 넘은 적은 있지만····.”
“··············.”
“당신은 이번에 선을 너무 넘었어.”
민재의 말에서 존댓말이 사라졌다.
“결국···. 우리가 한 번은 싸우는군.”
민재를 바라보는 창민의 시선에서 완벽하게 호의가 사라졌다.이제까지 아무리 건방지게 굴어도 어느 정도 배려를 해 주고 친 동생처럼 여겼던 것이 민재였다.
세계의 정점에 오른 창민에게 있어서 민재나 황재민처럼 자신의 옆으로 스스럼 없이 다가올 수 있는 존재는 귀중한 존재였다.그랬기에 이제까지 그 둘에게는 관대함에 관대함을 계속 보였던 것이었고···.하지만 이제는 그 선을 넘어 버렸다.
“···시작해 보자.”
“와라!!”
쾅!!!결국은···. 하백과 치우의 후예가 격돌했다.초 고대시대에서도 없었던 일이었다.
‘····어느새 힘을 완전히 회복한 건가? 아니면···. 힘을 회복하지 않았다고 해도 저 정도의 기량을 발휘하는 것인가?’민재와 싸우는 창민을 보면서 서왕모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예로부터 고대의 모든 인간들이 알고 있었던 상식 하나.물에서 하백하고 부딪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저 하백의 후예는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다.어떤 의미로는 초대 하백 이상의 강함을 지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무공만 놓고 보면 그럴 리가 없었다.하지만 뭔지 모를 어떤 힘이 그에게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둘의 결투는 순식간에 100여합이 지나갔고, 이 결투의 행방에 의해서 자신의 운명이 결정 되는 서왕모는 그저 침만 삼키고 있을 뿐이었다.
“···과연 어떻게 될까?”
서왕모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창민은 민재와 싸우면서 이상함을 겪고 있었다.‘이 자식····. 뭐 하자는 거지?’창민은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아니 엄밀히 말해서 신권을 발동시키지 않고 오로지 무공만을 이용해서 싸우고 있으니 진짜 전력은 아니다.하지만 그것은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하백하면 물을 써서 발휘하는 신권이 주무기였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신권을 쓰고 있지 않고 있었다.
피차간에 신권을 사용하지 않고 싸우고 있는 둘은 겉 보기에는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어느 정도 봐주면서 싸우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문제는···. 왜 그렇게 봐주면서 싸우냐는 것이다.
‘나야. 만에 하나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 이러고 있는 것이지만···. 민재 녀석은 왜지?’창민은 아까부터 한가지 꼼수를 준비하고 있었다.일종의 다크호스.서왕모 전용으로 준비해둔 비장의 조커를 가지고 있었던 창민이다.
다만 그걸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조건이 필요했기 때문에 사용하기가 힘든 것이었다.그러기 위해서 만에 하나라도 기회를 노리기 위해서 신권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민재는 어째서 그런다는 거인가?신권은 물론이고 아까 보인 그 이상한 힘도 쓰지 않고 있다.‘잘은 모르겠지만···. 그 힘은 정말로 강해 보였어.’그걸 쓴다면 민재도 신권을 쓰지 않고는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때··.민재가 창민을 스쳐가면서 짧은 일격을 날렸다.
“큭!!!”
“넋 놓고 있을 때가 아니지.”
“·····후우··. 그래. 그렇군!!!”
창민은 쓰라린 명치를 부여잡고 다시 한 번 격돌했다.확실히 다른 잡생각을 하면서 싸울수 있는 상대는 아니었다.
창민도 이제 결투에 100% 집중하기 시작했다.============================ 작품 후기 ============================으음.... 이번주 안으로 신연재를 진행하려고 하는데 언제까지 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뭐.... 빨리 해야 하는것 같기도 하고 느리게 해야 하는것 같기도 하고..고수가 갑이다. E북 작업도 이제 슬슬 작업해야 할 때인건 같습니다.
쩝, 이래저래 바쁘네요.이제 완결이 얼마 남지 않은 고수가 갑이다 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잘 마무리 짓겠습니다.그럼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