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수가 갑이다-200화 (200/203)

< -- 정창민 VS 잭 그랜트 -- >

“끝난 것인가?”

사실 잭 그랜트도 저 가면을 쓴 여인의 정체와 능력을 몰랐다.다만 소환하는 것에 있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기에 막대한 위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만 하고 있었던 것 뿐이다.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이야·····.”

저 한방으로 사실상 승부가 났다고 생각한 잭 그랜트는 그대로 시체도 남지 않았을 창민을 생각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동생 녀석이 삐지겠지?”

세상에 무서울 것도 아쉬울 것도 없는 잭 그랜트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생하나 만큼은 아쉬워 했다.사실상 단 하나 남은 혈육이 아닌가?

“이제 하백의 후예만 처리하고··· 응?”

잭 그랜트는 그대로 민재를 처리하기 위해서 움직이려고 했지만 그때··.갑자기 자신이 소환한 신수들 중에 거대한 드래곤이 그대로 반으로 갈라져 버렸다.그렇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니라 정창민이었다.

하지만 창민의 모습이 뭔가 이상했다.얼굴은 흉악하게 일그러져 있었고 하늘을 날아 다니는 창민의 등에는 두 개의 팔이 더 돋아 있었다.

총 여섯 개의 팔을 하고 있는 창민은 그 여섯 개의 손에 모두 무기를 들고 있었고 느껴지는 살기는 신수들 마저 위압시킬 정도로 짜릿한 것이었다.

“이것들이···. 감히 누구에게 덤벼!!!”

쩌렁쩌렁하게 외치는 창민을 보고 잭 그랜트는 저것이 무엇의 신권인지 대강 알 것 같았다.

“아수라····. 대담한 권능을 쓰는군.”

아수라.불교에서 말하는 수라도의 귀신으로 지옥의 귀신들 중에서도 전투의 화신이라고 불리는 존재이다.

세 개의 얼굴과 여섯 개의 팔에 각각 다른 무기를 들고 싸우는 존재는 그야말로 싸움을 위해서 살아가는 존재였다.치우가 전투의 신이라고는 하지만 그것만을 위해서 사는 존재는 아니엇다.

치우에게 있어서 전투는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외적을 물리치는 수단이었다.하지만 아수라의 경우는 전투 그 자체가 삶의 목적이고 존재 이유였다.

심상 세계에서 창민은 아수라와 싸우고 약간의 부상 끝에 그를 제압하고 신권을 흡수하는 것은 가능했다.아수라의 신권은 창민을 단 번에 몇배로 강하게 만들었다.

팔이 세배로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어색함은 조금도 없었다.전투에 있어서 무공의 고하도 중요하지만 그 무공의 고하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무공을 이용해서 싸우는 자의 센스.이른바 전투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했다.아수라를 사용하면 창민은 그야말로 전투의 화신이 되어 버린다.

문제는···.너무나 호전적으로 바뀌어 버린다는 것이다.성격이 난폭해지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적으로 인식한다.

싸움 그 자체가 삶의 목적인 아수라이다 보니까 어쩔수 없는 것이었다.일종의 광전사라고 할까?아수라의 권능을 사용한 창민은 눈에 보이는게 없어서 역대 선배들에게 덤벼 들기도 했다.

역대들은 그런 창민을 보고 눈에서 아주 헤드라이트 하이빔을 키고는 다구리를 놨다.치우의 싸움은 일대일이 기본이다.

하지만 후배 버릇 고쳐 주는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졌다.창민은 비록 심상세계라고 해도 최초로 치우의 후인에게 다구리를 맞아보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이었다.

“이게 어디서···.”

“후배가 주먹 고픈가 보군···.”

“허허허··.”

그렇게 무려 치우의 역대들을 상대하면서도 아수라의 권능을 발동 시켰던 창민은 물러섬이 없었다.그만큼 어마어마한 파워업을 가져온 것이었다.

창민이 그 권능의 발현을 망설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아무리 강해진다고 해도 힘의 방향을 정하지 못하면 그냥 미친개일 뿐이 아닌가?하지만···.미친개고 뭐고 간에 일단 이기고 봐야한다.

지면 죽도 밥도 되지 않으니 말이다.

“····이 놈들···. 모두 죽여주마!!!”

창민은 그렇게 말하면서 신수들을 향해서 달려들었다.가장 먼저 거대한 소가 창민에게 뿔을 앞세우고 돌격했다.창민은 그놈을 보고 눈을 부릅뜨고는··.

“꺼져!!! 이 불고기 거리가!!!”

창민이 사납게 여섯 개의 팔을 휘두르자 거대한 소가 몇조각으로 갈라져 버렸다.그리고 창민은 그 기세를 몰아서 소의 뒤편에 있던 마그마를 뿜던 도마뱀도 함께 썰어 버렸다.그때 쇠 가시로 무장한 생물이 다시 맹렬하게 회전하면서 창민에게 어택해 왔다.아까부터 몇 번이고 창민에게 강력한 일격을 먹였던 놈이었다.

“이 놈이!!!”

창민은 눈에서 불꽃을 튀기면서 여섯 개의 팔을 사납게 휘둘렀다.그러자 창민을 중심으로 거대한 강기의 회오리 바람이 생겼다.그러자 남은 신수들이 단체로 창민의 회오리 바람에 휘말렸다.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믹서에 갈리는 사과 조각마냥 곤죽이 되어 버리는 신수들을 보고 잭 그랜트는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무슨 말도 안되는···.”

회오리 바람이 그치고 나서는 시체도 제대로 유지하고 있는 붉은 곤죽들 만이 신수들이 있었다는 흔적을 증명하고 있었다.

“크하하하하!!! 이 건방진 것들. 이제는 좀 자기 주제를 파악 하겠냐?”

창민은 호쾌하게 광소를 퍼트렸다.이런 모습은 이제까지 창민에게는 없었던 모습이었다.

전투로 인한 승리감에 도취된 창민의 모습은 이제까지 없었던 허점을 잠시나마 보였고, 그 허점을 고치지 않고 가면을 쓴 여인이 뒤에서 접근했다.그리고 어느새 작은 단도를 양손에 들고는 창민으리 목을 쳐버리려고했다.

쇄액!!!그녀의 날카로운 단도가 창민의 목을 날려 버리려고 했다.하지만 창민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허리를 숙여서 그녀의 공격을 피했다.

“크크크·····. 감히 그걸로 나를 이기려고 하는 것이냐?”

창민은 그녀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자세히 보니 그녀도 전신이 상처 투성이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상대적으로 인간과 같은 크기를 하고 있었기에 창민의 공격에서 약간 몸을 피할 수 있었던 모양이지만 상당한 데미지를 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가면을 쓴 여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단도를 휘둘러서 창민을 공격해 갔다.

“호오··. 이 기술은? 인도쪽의 영령인가? 너 이름이 뭐지?”

“············.”

여전히 대답이 없는 여성은 그대로 이를 악물고 창민을 향해서 공격을 해갈 뿐이었다.통틀어서 신수라고 칭하고는 있지만 잭 그랜트는 신수 뿐만이 아니라 이름없는 영웅들의 영혼도 부릴 수 있었다.

따지고 보면 창민이 가지고 있는 권능중에서 아기 장수 역시 짐승이라기 보다는 인간에 가까운 존재였으니까 말이다.그리고 보통 그런 영령들은 어지간한 신수들 보다 훨씬 강했다.

이 이름 없는 가면의 여성도 정체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강력했다.인도식의 단검술에 가까운 그녀의 기술은 그 근원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창민이 보아하니 치우시대에 준하는 시절의 기술 같았다.

‘그 시절의 천축이라면···. 일본 이상으로 마도였지?’일본이 치우와 황제에게 밀려난 요괴들로 인해서 마도를 이루고 있었다면 천축은 마인들의 천국이었다.염제는 다른 존재들에게는 관대했지만 마인들에게는 철저했다.

죽이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영역에 있는 것도 용납하지 않았다.그래서 마인들이 살 수 있는 땅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당시의 천축.지금의 인도 부근에 해당하는 지역이었던 것이다.

아마도 그 시절의 이름 없는 마인 같은데··. 이 정도면 현역 시절에도 충분히 이름을 날렸을 것 같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가 없다는 것은 아마도 스스로 수련만 하다가 죽은 구도자였을 가능성이 컸다.

어쨌든···. 그녀로서는 죽어서 이렇게 이용 당하는 것이 불쾌하겠지만 그나마 창민의 상대도 아니었다.

“잘가라!!”

단도 두 개를 피한 창민은 이제 놀기 지겨워 졌다는 듯이 그대로 여섯 개의 팔을 휘둘러서 그녀의 양손에 들려 있는 단도를 날려 버렸다.그리고 그 상태로 그녀를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일단 고맙다. 네 덕분에 딱 맞게 만족 한 것 같으니까 말이야.”

창민은 그렇게 말한 것과 동시에 그녀의 목을 날려서 더 이상 추태를 보이지 않게 해 줬다.아수라의 권능은 다 좋은데 전투 본능이 너무 강해져서 자칫 잘못하면 주변이 피해를 주기 쉽다.

그런 아수라의 투쟁본능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하나는 치우의 역대 후예들이 한 것처럼 창민을 만신창이로 만드는 것.또 하나는 창민의 안에 있는 아수라의 투쟁 본능을 충분히 만족시키는 것이다.

지금 이 이름 모를 영령은 비록 창민을 이길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창민의 안에 있는 아수라의 사나운 투쟁 본능을 진정 시켜 주기에는 충분했다.

“편히 쉬시오···.”

어느새 팔이 원래대로 두 개로 돌아간 창민은 담담한 얼굴을 하고 사라져 가는 그녀의 시체를 바라봤다.그녀는 원래 이 세계의 존재가 아니다.사라져서 시공의 끝에가서 편안하게 안식을 취하는 것이 그녀를 모욕하지 않는 일일 것이다.

“자···. 그럼 이제····.”

창민은 고개를 돌려서 잭 그랜트를 바라봤다.힘이 거의 다 떨어진 잭 그랜트는 창민이 자신을 바라본 순간 잠깐 움찍 했지만 그것 뿐.자존심이 강한 그 답게 목숨을 구걸한다거나 두려움에 덜덜 떠는 추태는 부리지 않았다.창민은 그대로 그를 향해서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지? 보아하니 비장의 한수····. 라고 할 만한 것은 없는 모양인데?”

“그래. 그렇지. 이 승부는 나의 패배다.”

“깔끔해서 좋군. 그럼 이제···.”

“죽여라.”

“··········.”

창민은 자신의 말을 중간에 자르는 잭 그랜트의 말을 듣고는 짜증 난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 거렸다.

“죽이라고? 내가?”

“난 졌다. 지배자의 자격이 없는 거지.”

“·····남매가 아주 쌍으로 고집 불통이시구만.”

창민은 지금의 잭 그랜트에서 처음에 봤을 때의 세레이나의 모습을 봤다.내 말이 곧 진리요. 내 말이 곧 법.세상의 보편적인 상식이나 관례는 그냥 옵션일 뿐.세레이나의 경우는 좀 많이 나아졌지만 잭 그랜트의 경우는 완전히 고집 불통이었다.

“승자가 패자를 어떻게 할지는 승자 마음이지. 그러니····.”

“거절하겠다.”

“······아직 아무 말도 안했는데?”

“나에게 협조를 구할 생각 아닌가?”

“협조까지는 안 바래. 그냥 좀 얌전히 있으라는 거지.”

“그 말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지금 날 죽이지 않으면 난 나의 목적을 위해서 내 삶을 계속할 뿐이다.”

“····사람 말 좀 들어!!!”

“··········.”

창민의 말에 아예 그냥 씹어 버리는 잭 그랜트였다.‘제기랄···. 어떻게 하지?’창민은 곤란에 빠졌다.

아무래도 말이 통할 타입은 아닌 것 같다.그렇다고 그냥 어느정도 금제를 가하기에는···.‘무리지. 이 정도 능력이면 능력을 금제하는 것은 불가능해.’잭 그랜트의 힘은 엄밀히 말해서 창민하고 대등했다.

그런 잭 그랜트의 능력을 온전하게 금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그에게 협조를 얻어내지 못하는 이상 해야 할 일은 오로지 하나 뿐.그의 말대로 죽이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어찌 되었던 그는 세레이나의 하나뿐인 혈육이었다.그리고 치우의 충고에 딸르면 그는 아마도 서왕모에게 조종당하고 있을 뿐이라면···.그렇다면 그 역시 하나의 희생자일 뿐이었다.

‘어떻게 하지·····?’창민은 망설이고 있었다.죽이는 것은 절대로 할 수 없었다.

하다 못해 뭔가 타협점을 찾아서 잘 설득해야 하는데 상대가 너무 요지부동이었다.결국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는 창민을 보고 잭 그랜트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후우···. 곤란하게 한 것 같군.”

“알긴 아는군.”

============================ 작품 후기 ============================으음... 원래 오늘 쉬려고 했는데 간신히 올립니다.슬슬 신작도 연재 해야 하는데 말이죠.일단 최초 분량은 조금 모였는데 한 번 연재를 시작해 볼까 말까 생각중입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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