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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갑이다-198화 (198/203)

< -- 물의 하백 -- >

‘신경이라는 것 자체가 없는 건가? 그럴수도 있겠군.’자세히 보면 놈의 몸의 구조는 인간관는 좀 다른 것 같았다.물의 칼날에 베인 장소에서 흘러 나오는 것은 피가 아니라 검은색의 진득한 진흙 같은 것이었다.

그나마도 흘러나오다가 재생하는 몸에 의해서 어느새 아물어 버리지만 말이다.‘후우···. 자신있게 나섰는데 이러면 말이 아니지···.’민재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자 민재를 휘감고 있는 거대한 물의 덩어리가 다시 한 번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그리고 뇌전이 더욱더 강맹해지면서 하나의 뇌전의 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냥 그런 뇌전의 구가 아니었다.뇌전이 물과 혼합하더니 하나의 거대한 에너지체를 만들기 시작했다.

“저건··· 뭐지?”

창민은 지금 민재가 만든 것이 뭔지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하지만 어느정도 과학에 식견이 있는 자라면 저것을 보고 깜짝 놀랄 것이다.

한 명의 인간이 플라즈마를 만들어 냈으니 말이다.그것도 거의 작은 섬 만한 크기의 거대한 플라즈마였다.

지구상에 저런 것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가능할지 안 할지 의문스러울 정도였다.민재는 한손을 위로 들어서 그 플라즈마 덩어리를 손에 쥐었다.

거대한 플라즈마는 작은 구슬만큼 작아지더니 그대로 민재의 손안에 쥐어졌다.작아졌다고 해서 플라즈마의 에너지가 작아진 것은 아니다.

베네치아를 환하게 밝혔던 거대한 플라즈마 에너지가 민재의 손안에 들어갈 정도로 압축된 것이다.방금 민재가 보인 에너지 덩어리는 궤도상에서 맴돌고 있던 위성에서 관측될 정도였다.

그 막대한 에너지가 한 인간의 주먹에 집중되어 있었다.

“····저 자식···.”

창민은 소름이 오싹 돋는 것을 느꼈다.저것은··. 저것은 대단했다.

창민이 전력으로 방어하고 거기에 신권을 이용한 상쇄를 곁들인다고 해도 저것을 막을수 있다는 확신은 들지 않을 정도였다.‘왜 몰랐을까? 저 공호민이라는 놈 이상으로··. 민재 저 놈이야 말로 훨씬 이상한 놈이라는 것을···.’하백의 후예라는 말 하나만으로는 민재의 강함을 설명 할 수 없다.

이제 고작 20대 초반의 나이인 저 놈이 어떻게 저런 힘을····.실험체로 인해서 마인이 된 공호민 보다.선인체질이라는 특이 체질로 태어난 은하나 잭 그랜트 보다··.훨씬 더 상식을 초월한 것은 저 박민재라는 남자였다.

“으아아아!!!!!!”

민재는 그대로 거대한 에너지를 주먹에 품고 돌진했다.더 이상 민재를 감싸고 있는 물은 없었다.절대 방어에 드는 힘까지 모두 공격으로 전환해서 단 일권에 최강의 공격력을 깃들인 것이다.

“좋다!! 와라!!!”

공호민도 처음으로 크게 일갈하면서 양팔을 크게 움직였다.그러자 이제까지보다 훨씬 더 거대해진 검은 날개가 나비처럼 날개짓 하면서 공호민과 함께 날아갔다.

여기서부터 둘이 격돌하기 까지 걸린 시간은···. 현실의 시간으로 치면 그야말로 순간의 순간도 되지 않을 것이다.이미 찰나라는 말로도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짧고 짧은 이 순간이었지만···.이 자리에 있는 창민과 민재 그리고 공호민은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상황을 파악 할 수 있었다.

둘의 격돌이 시작되려는 찰나에 창민은 이대로 부딪히면 틀림없이 민재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둘 다 방어를 버리고 필살의 공격력만을 가지고 돌격하고 있었다.

창과 방패의 싸움이 아니라 창과 창의 싸움.이런 경우 싸움의 공식은 간단하다.서부극의 총잡이들처럼 먼저 쏘는 쪽이 이기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먼저 공격하는 쪽이지만 말이다.‘이대로 가면 민재가 이긴다.

’창민은 민재의 승리를 확신했다.고수간의 승부는 초수가 곧 종수인 것이다.

이미 둘의 격돌에 있어서 타이밍이 민재에게 더 유리했다.민재의 공격이 아주 조금이지만 공호민보다 먼저 작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엇? 어째서?’민재의 공격 타이밍이 왔는데도 민재는 주먹을 뻗지 않았다.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금 이렇게 길게 표현되는 순간들은 극히 찰나에 찰나에 찰나에 가까운 순간이었다.

하지만 창민의 머리속에는 이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어째서?왜? 민재가 유리했는데?민재가 지는 건가?이런? 어떻게 하지?도와야 하나?창민이 무공을 익히고 나서 이렇게 조마조마하게 지켜본 승부는 또 없을 것이다.

마치 1초 남고 동점상황에서 빗나간 프리드로우처럼.월드컵 결승 후반 루즈 타임에서 얻어낸 프리킥이 빗나간 것처럼.WBC결승전에서 홈런 친 공이 바람으로 크게 휘어서 파울이 되는 것처럼.창민은 순간 심장이 덜컹하는 기분이었다.사실 걸린게 걸린 것이다 보니 앞에서 열거한 스포츠 경기들 보다 훨씬 더 가슴 떨리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공호민의 날개짓이 민재를 태워 버리려는 순간.민재는 주먹을 뻗었다.하지만 빠른 것은 공호민의 날개짓이었다.

그 죽음을 부르는 날개짓은 아까까지는 민재에게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했다.하백의 무공은 방어적인 면에서 안정적이다 보니 민재가 물의 방어막을 치고 있는 동안에는 어쩌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민재는 맨몸.저게 직격되면 끝장이었다.그리고 공호민의 검은 날개짓이 민재에게 닿은 순간···.화아아악.그대로 날개는 허무하게 부서져 버렸다.

그제서야 창민은 봤다.처음에 날아온 날개짓은 페인트였다.

나비가 환상을 보여주는 것처럼 처음은 페인트. 진짜는 후방에서 전방의 페인트에 숨겨진 진짜에 걸려 있었던 것이다.그 진짜 공격에 대해서 민재의 뻗어나온 주먹이 최적의 타이밍으로 파고 들어갔다.

콰지직!!!민재의 주먹은 공호민의 심장을 관통하고 그대로 놈의 근간이 되는 기간을 부셔 버렸다.이미 진정한 마인이 된 공호민은 내장이 박살 나도 머리가 날아가도 죽지 않는다.

놈을 죽이는 방법은 단 하나.철통같은 방어막 안에 있는 마인의 근간이 되는 핵을 부셔 버리는 것 뿐이었다.그 사실은 민재가 머리로 알고 했는지 아니면 무인의 본능으로 느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민재는 해 냈다.

‘젠장···. 저 자식 가슴 졸이게 하고 있어.’여기까지의 길고긴 시간은 그야말로 아주 짧은 순간이었을 뿐이다.승부가 끝난 후.공호민은 죽어가면서 민재에게 말했다.

“처음의 허초···. 내가 생각해소 회심의 한 수였는데 어떻게 알았지?”

공호민은 그 허초에 관해서 자신이 있었다.어느새 결투에 빠져 있던 그에게 있어서 그 일격은 마인의 본능에 자신의 무인으로서의 경험까지 깃들어서 만들어진 그의 인생 최고의 한수였다.실제로 직접 상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창민까지 속이지 않았는가?하지만 민재는 그것을 꿰뚫어 봤다.

“내가···· 그냥 순수하게 하백의 무인이었다면 네놈의 승리였을 지도 모르지.”

“쿨럭···. 무슨 말이냐?”

“알게 뭐야? 지옥으로 꺼지기나 해.”

민재의 입장에서 공호민의 궁금증을 풀어줄 의리는 개미 눈꼽 만큼도 없었다.죽어가면서 공호민은 중얼 거렸다.

“지옥이라····. 천국에 잠시라도 들렸다 가면 좋으련만····.”

“웃기지 마셔.”

“············.”

‘그래야 스승님한테 사과하지······.’공호민.그도 어떻게 보면 기구한 운명속에서 태어나서 기구하게 살아온 남자의 쓸쓸한 최후였다.승부가 끝난 후에 민재는 다 지쳐서 바닥에 누워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그런 민재에게 다가간 창민이 말했다.

“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냐?‘

“박민재. 나이는 21세. 그리고···. 하백의 후예고 형이 피카츄 가면으로 종종 하청으로 부려 먹은 인간이죠.”

“·······뭐, 적어도 네가 서왕모의 끄나풀은 아니겠지?”

“서왕모? 그 아줌마가 왜요? 그 아줌마 후인도 있데요?”

하백의 후예인 민재도 서왕모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다.황제의 조언자 정도로만 알고 있는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후인인지? 아니면 본인인지··. 그거야 쌍판 봐야 아는 거지.”

“··············?”

“몸조심하고 있어라. 난 이제 라스트 보스전 하로 간다.”

“조심해서 갔다 오십시오.”

민재는 그렇게 말하면서 누워서 손을 흔들며 창민을 배웅했다.그렇게 민재와 헤어진 창민은 그대로 잭 그랜트가 말한 장소로 향했다.민재는 잭 그랜트가 말한 섬에 도착해서 주변을 살펴봤다.

“무인도라고 하더니···. 사람이 살던 흔적이 있잖아? 제법 크기도 크고.”

민재가 본 섬에는 사람이 살았던 듯한 건물과 정비된 도로가 있었다.하지만 지금 보이는 사람이 없는 것을 봐서는 아마도 다 세뇌해서 쫓아낸 모양이다.창민은 단 한명 느껴지는 인기척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그러자 거대한 유리 조각품 앞에서 조각품을 감상하고 있는 잭 그랜트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세상 마지막 눈요기냐?”

창민의 말에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잭 그랜트가 대답했다.

“그 말을 들어보니 내가 원하는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다는 거군.”

“난 안 미쳤거든. 미친놈 의견에 동감할 리가 없지. 안 그래?”

“훗, 미쳤다. 라···.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세상은 원래 미치지 않고서는 이끌수 없는 것이기도 하지.”

“그럼 그냥 안 미치고 이 끌지마. 이 병신아.”

“·············.”

잭 그랜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짧게 한 숨을 내쉬고는 창민에게 다시 설득하듯이 말하기 시작했다.

“여기가 어딘지 알고 있나?”

“섬.”

지극히 짧은 창민의 말에 잭 그랜트는 웃으면서 말했다.

“섭섭하군. 여기는 유리공예의 정수가 모인 장인들의 섬. 마우이 섬이다.”

“그래. 그렇게 차라리 관광 가이드를 해. 시시하게 세계 정복 같은 것 하지 말고.”

“이 섬에 왜 유리 장인들이 많은지 알고 있나?”

“내 충고를 받아 들인거야?”

“원래는 권력자들이 당시에는 귀중한 돈줄이었던 유리세공 장인들의 이동을 제한하기 위해서 한 곳에 모아둔 것이지. 나름 비인도 적인 목적이었던 것이야.”

“내 말에 대답 좀 해.”

둘의 대화는 철저하게 빗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말이야···. 그렇게 몇몇 지도자들이 이기심을 이유로 유리 장인들을 한 곳에 모아둔 결과. 지금에 와서는 전 세계의 관광객들을 베네치아로 모으는 이유중에 하나가 되어 버렸지. 이게 말하는 것이 뭔지 알겠나?”

“소 뒷걸음 치다가 쥐 잡는다?”

“·············.”

둘의 대화가 처음으로 이어졌지만 그 이어진 대화가 잭 그랜트가 유도한 결과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후우···. 말로는 안 되는 모양이군. 가능하면 힘으로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말이야.”

“말로 안 통한다는 것을 이제 알았냐?”

“아니. 짐작은 했지. 하지만 그래도 내 소중한 동생의 남편이니 최대한 편의를 봐주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이상?”

“원래 넘어가 주려고 했지만 역시 따지고 넘어가야 할 것을 따져야 할 것 같다.”

“따질 것?”

창민은 의아한 표정을 했다.따질 것 이라니? 어떤 따질 것이 있단 말인가?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는 창민을 향해서 잭 그랜트가 말했다.

“너···. 감히 내 동생을 데리고 살면서 다른 여자들도 첩으로 데리고 있겠다?”

“어? 어어····?”

갑자기 나온 뜻밖의 말에 창민은 당황해 버렸다.생각해 보니 잭 그랜트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기분 나쁜 일일 수도 있었다.

보통의 가족이라도 좋다고 하기는 힘든 일이다.심지어 잭 그랜트는 스스로를 세계의 지배자라고 생각하는 중증 중2병.예로부터 공주를 아내로 맞이한 부마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첩을 들일 수 없는게 정론이었다.

“버릇을 고쳐주마.”

“아니··. 잠깐!! 갑자기 그러면 반칙이지!! 계속 중2병으로 있다가 갑자기 그렇게 멀쩡한 이유를···.”

“문답무용!!!”

콰아앙!!!그날.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마우이섬의 유리 공예품이 전부 박살 났다고 한다.한 개에 수천만원 하는 것들이 널렸는데 아깝게 스리 말이다.

============================ 작품 후기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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