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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갑이다-191화 (191/203)

< -- 이탈리아에서 -- >

점점 빨려 들어가는 천화무궁기는 어느새 다 빨려 들어가서 손잡이 부분만 창민이 꼭 쥐고 있었다.

“쿠워어어!!!”

불가살이는 창민 보고 놓으라는 식으로 크게 시위하면서 온몸의 불길을 피워 올렸다.

“크윽···.”

신권으로 만들어진 불꽃은 창민을 순식간에 태워가기 시작했다.전력으로 호신강기를 펼치면 핵융합로에 들어가도 멀쩡할 자신이 있는 창민이었다.

하지만 불가살이의 화염은 그런 창민의 호신강기를 무시하고 창민을 태워가고 있었다.창민은 이렇게 죽는가 싶은 순간 한가지 가능성에 눈을 떴다.

‘만약···. 내 가능성이 맞다면····.’

죽음의 기로에서 문득 든 만약의 가능성.될지 안 될지 확신 따위는 없었다.하지만 불가살이를 잡기 위해서는 어차피 그것 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창민은 천화무궁기에 온 기를 집중 시켜서 질량을 증가 시키기 시작했다.

“호오····?”

“깨달은 모양이군.”

역대들은 창민의 행동을 보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반대로 불가살이는 크게 괴로워 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괴로워 하고 있느냐 하면 그 거대한 몸을 뒹굴뒹굴 구르면서 창민을 깔아 뭉게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창민은 자신의 마지막 생명줄이나 다른 없는 천화무궁기를 절대로 놓지 않았다.

‘내 예상이 맞았어. 이 기회를 놓치면 다음은 없다.’창민 역시 괴로웠다.

불가살이의 거대한 몸에 깔리고 짓눌리는 것도 괴로웠지만 신권으로 만들어진 화염은 이 순간에도 창민의 몸을 태워가고 있었다.그나마 인간의 한계에 이른 창민이 아니었다면 한순간도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타올라서 한줌의 재로 변해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승산은 있었다.이것이 유일한 승산이었다.창민이 발견한 가능성이라는 것은 천화무궁기의 성능에 있었다.

형태를 마음껏 변화 시킬 수 있는 천화무궁기는 마음 먹으면 얼마든지 크게 늘어날 수 있었다.이 불가살이라는 놈이 얼마나 먹어 치울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문자 그대로 무한대의 철을 먹여 버릴 생각이었다.

‘신권이라고 해도 그 권능의 용량 자체는 한정 되어 있는 법.’신권이라는 거대한 능력은 무한하지만 그 무한한 능력을 세상에 발현 시키는 이 불가살이의 육신까지 무한한 것은 아니었다.틀림없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창민은 불가살이에게 한계까지 쇠를 먹여 버리겠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정답이었다.불가살이는 미칠 것만 같았다.

분명 좀 전에는 무척이나 맛있었던 철이 자신의 안으로 들어왔다.이제까지 수도 없이 많은 철을 먹었지만 이렇게 맛있는 철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 철이 자신의 안에서 무한대로 늘어나기 시작하니 형체를 유지하기가 힘들었다.사실 그냥 철이었다면 이렇게 직빵으로 효과가 있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천화무궁기는 그 자체로 신권이 깃들어 있는 신물이다.그런 천화무궁기였기에 불가살이의 용량에 한계를 금방 가지고 온 것이었다.

창민이 먼저 불에 타느냐?아니면 불가살이가 먼저 리타이어 하느냐?한 명의 인간과 한 마리의 마수의 버티기 싸움이 계속 되었다.그러기를 수십여분···.이윽고 승자가 결정 되었다.

“쿠우우····.”

쿠웅!!불가살이의 육중한 몸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리고 그 거대한 몸을 밀치면서 일어나는 창민이 있었다.

“크··으윽···.”

창민은 태어나서 가장 힘든 강적을 상대해 봤다.무공을 익히고 나서 이렇게 강한 상대는 처음이었다. 하지만····그 승리의 보람은 있었다.쓰러진 불가살이는 그대로 육체가 사라지더니 세 개의 구슬만이 허공에 남았다.

“이것이 신권인가?”

창민은 불가살이의 신권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 세 개의 구슬은 빨려 들어오듯이 창민을 향해서 흡수 되었다.

“흡!!”

창민은 자신의 안에 들어온 불가살이의 권능을 살피고는 크게 만족했다.불가살이는 확실히 거물급이었다.

놈은 세 개나 되는 신권을 가지고 있었다.강철의 신권.화염의 신권.그리고 마지막으로 불사의 신권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창민은 이 세가지 신권을 이용해서 다음 신수를 상대할 밑천이 마련된 것이다.승리한 창민을 향해서 역대의 후인들이 내려와서 칭찬했다.

“수고했다.”

“좋은 승부··. 라고 하기는 좀 그랬나?”

“운빨도 좀 있었으니 말이죠.”

사실 100%칭찬이라고 하기는 좀 그런 말들이었다.창민은 속으로 쫀쫀한 선배들이라고 생각하면서 몸을 일으켰다.

“앞으로 제가 몇 번이나 더 싸울 수 있을까요?”

창민의 질문에 4대가 말했다.

“사실 시간만 있다면 몇 번이고 더 싸울수 있겠지만····. 넌 현계에서 볼일이 있지?”

“예. 그렇습니다.”

“그 시간을 생각하면··. 앞으로 세 번 정도가 한계라고 봐라. 가는 길에 치우께 인사도 올려야 할 테니 말이다.”

“세 번이라····. 알겠습니다.”

“실망하지 마라. 빨리 처리하면 네 번 정도는 싸울 수 있을지 몰라.”

“그 말은··. 시간을 많이 잡아 먹으면 한 번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말이군요.”

“그런거지.”

창민은 어느새 완전히 치유된 몸을 체크하고 선대들을 재촉했다.

“그럼 지금 당장 하겠습니다. 1분 1초가 아쉬우니까요.”

“좋군. 그럼 그렇게 하지.”

그리고 선대들이 문을 열고 창민은 다시 투기장에 들어오는 상대를 맞이해서 싸웠다.그날···.창민은 총 다섯 번의 전투를 치러냈다.집념으로 이뤄낸 결과였다.모든 전투가 끝난 후···.

“이제 떠나는 거냐?”

“예. 가르침에 감사합니다.”

“감사까지야 뭐···. 그냥 네가 알아서 한거지.”

창민은 치우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이제 현계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짧은 시간이었지만 창민은 여기서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한 힘을 손에 넣었다.

신권을 손에 넣는다는 것은 이제 명백하게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것이었다.더구나 염제나 황제와는 달리 치우의 후예들은 그 신권을 자신의 몸에 흡수 시켜서 사용한다.

그렇기에 그 힘은 한층 더 무시무시하다.돌아가는 창민에게 역대의 선배들이 웃으면서 배웅했다.

“다음에 올 때는 죽을때군. 실컷 놀다가 오도록.”

“감사합니다.”

창민에게 가장 배려를 많이 해 줬던 2대의 말을 들으면서 창민은 고개를 숙였다.이 곳은 원래 죽은 치우의 후예들 중에서도 신권을 흡수한 자들만 있는곳.창민은 지금은 돌아가지만 언젠가 죽으면 여기로 와서 여기에 있을 것이었다.그게 싫으면 환생하든가 말이다.

“다음에 올 때까지 건강하십시오.”

“빨리 가기나 해라.”

“몸 조심하고.”

“지지마라. 말 안 해도 그렇게 하겠지만···.”

“옛!!!”

창민은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그대로 현실로 돌아왔다.

“··········이건 여전히 적응이 안 되는군.”

현실로 돌아온 창민은 하루도 흐르지 않은 현실의 시간을 체감하고 몸을 움직였다.창민 정도의 초인이 오래 앉아 있었다고 관절이 저리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무의식 중에 몸을 풀었다.그리고 현실로 돌아온 창민은 자신의 몸에 깃들어 있는 몇 개의 신권을 체크하면서 손을 폈다 쥐었다 했다.

“괜찮군····. 이 힘으로 할 일은 정해졌다.”

치우의 전언이 없었다면 창민은 잭 그랜트가 최후의 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적은 그 놈이 아니다.진짜 적은 배후에 숨어서 몬을 조종하고 있을 서왕모.그 요괴 할망구를 잡아서 족치지 않으면 몇 번이고 이런 일이 반복 될 것이 뻔했다.

“그럼 갈까? 이탈리아로···.”

창민은 그렇게 말하고 이탈리아로 향했다.창민이 떠나는 것을 배웅하는 사람은 창민의 가족들과 직계 제자인 은하들 뿐이었다.가족들도 창민이 이번에 여러 가지를 준비하는 것을 보고 범상치 않은 적이 상대라는 것을 알았다.하지만··. 그래도 그녀들은 믿고 있었다.

“이기고 오실 거죠?”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

“많이 약해 졌는데?”

“응? 예?”

창민은 고개를 숙이고 있던 예빈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천하의 한예빈이 이렇게 약해졌다니···. 이야··. 이거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장난은····.”

창민은 그녀의 머리를 한 번 거칠게 쓰다듬어 주고는 가슴에 끌어 당겨서 말했다.

“금방 갔다 올게.”

“·····올 때··.”

“올 때?”

울먹이는 예빈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억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올···때, 젤라또 좀 사와요. 본고장 것.”

“······하하··. 알았어. 사올게.”

“아빠!! 나 피자!!!”

“그래··. 피자 장인을 아예 납치해 와서 여기서 만들라고 할게.”

창민은 그렇게 유쾌한 웃음을 지으면서 비행기에 올랐다.떠나는 마당에 창민은 마지막으로 은하에게 눈짓을 살짝 하면서 의사를 전했다.

‘믿는다.’‘걱정 마세요.’어느새 철없던 시절은 거짓말 같이 성숙해진 은하는 무척 믿음직스러워 졌다.

이번 싸움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애인이라도 만들라고 해야 할 것 같았다.‘뭐···. 민재놈 아니면 워낙에 흥미가 없는 외골수라고 문제지만 말이야.’창민은 문득 그 민재는 제대로 이탈리아로 갔을지 걱정했다.

‘연락만 닿았다면 갔겠지.’그 점은 순수하게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이제 가셔야 합니다.”

“나도 알아.”

창민은 검마의 부름에 이끌려서 그대로 비행기에 탑승했다.이탈리아의 잭 그랜트의 본거지.거기에서 잭이 자신의 부하들을 모아두고 말했다.

“정창민이 움직였나?”

“예.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대응한다. 아마도 곱게 항복할 매제는 아니니까 적당히 주물러 줘야 겠지.”

“저희에게 맡겨 주십시오.”

“그래··. 그래야지.”

잭 그랜트는 부하들을 믿음직스럽게 바라봤다.그런 잭 그랜트의 옆에서 한명의 여성이 날카로운 눈을 하고 입을 열었다.

“이 무능한 것들로 제 남편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나요?”

“하하하···. 이래봬도 상당히 유능한 자들이란다. 특히 한명은 너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지. 뭐니뭐니 해도 하백의 후예를 이겼을 정도니까 말이야.”

“····새빨간 거짓말.”

“거짓말이 아니다. 뭐···. 믿고 말고는 네 자유다만 말이다.”

세레이나는 잭 그랜트를 못마땅하게 노려 봤다.생각 같아서는 여기서 또 한바탕 날뛰고 싶었지만 이번에 그랬다가는 정말 꽁꽁 구속 당할 것이다.

‘참자··. 지금은 꾹 참는 거야.’세레이나는 그렇게 자신을 다독였다.그리고 한편으로는 생각했다.

자신의 오빠라는 사람은 미쳤지만 이 상황에서 무의미한 거짓말을 할 인간은 아니라고 말이다.그 말은 저 중에 한명은 틀림없이 자신과 동급의 인물이라는 말이다.

‘아마도 그 상대는····.’ 세레나는 처음에는 천마를 생각했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천마가 그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다.

‘숨겨진 실력을 감안해도 그 정도는 아니지···.’세레나의 예상은 맞았다.잭 그랜트가 가장 믿음직 스럽게 바라보는 것은 자신의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는 화이트가 아니었다.

가장 강한 것은 의외로 가장 최근에 영입한 마인 공호민.그가 잭 그랜트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으뜸패 였다.============================ 작품 후기 ============================공호민의 원래 포지션은 성장형 중간 보스였습니다.

당초 설정하고 좀 달라진게 아쉽기는 하네요.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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