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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갑이다-188화 (188/203)

< -- 정창민 최종 업그레이드. -- >

결국 고민하던 서왕모가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지금의 황제였다.생각해 보면 다행이었다.

치우를 선택했다면··. 아마 지금 이 자리에 서왕모는 살아 남지도 못했을 테니 말이다.‘지모를 중시하는 나하고는 절대적 상극에 있는 존재지. 그러니 치우여··. 그대는 오늘 죽어줘야 겠다.

’서왕모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들어서 신호를 보냈다.치우를 죽음으로 인도하기 위해서 미리 준비했던 비장의 한수가 작렬하려는 것이었다.

치우와 세 마리의 신수의 전투로 인해서 엉망진창으로 변한 것은 기상상황도 마찬가지였다.하늘의 구름은 멋대로 찢어졌다가 갈라졌다가를 반복했고, 바람은 사나웠다.

천둥번개로 인한 굉음은 멀쩡한 사람의 청각도 엉망으로 만들 정도로 사나웠다.그런 상황 속에서···.

구름을 가림 삼아서 몰래 치우의 후방을 점한 것이 바로 황제의 또 다른 신수.응룡이었다.응룡은 황제가 특히 아끼는 용으로 그 능력은 폭풍을 일으키는 용이었다.

그런 응룡이었기에 사납게 날뛰는 하늘속으로 완벽하게 숨어 있을 수 있었다.마치 물이 물에 숨듯이.바람이 바람에 숨듯이 말이다.

그리고 천하의 치우도 눈치채지 못한 상황에서 응룡은 그래도 날카로운 발톱으로 치우의 심장을 낚아챘다.

“쿨럭····. 젠장···. 이 놈이.”

치우는 자신의 심장이 응룡의 발톱에 관통당한 그 순간 무엇에 어떻게 당했는지 깨달았다.어째 매일 황제의 마차를 끌던 응룡이 안 나타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치우는 뒤를 보고 자신의 심장을 뚫어낸 응룡의 눈을 봤다.황제에게 사역당한 그 불쌍한 용은 치우와 눈이 마주친 순간 눈을 덜덜 떨고 있었다.

‘···쯧, 가는 길에 미꾸라지 한 마리 잡아서 뭐 할까? 한 번만 봐 준다.’치우는 생명이 꺼져가는 이 와중에도 이판사판으로 날뛰어서 이들 네 마리의 신수 정도는 소멸 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벌벌 떠는 응룡을 보아하니 그러기도 귀찮아졌다.죽어가는 와중에도 약자를 괴롭히는 것은 그다지 내켜하지 않는 치우의 귀차니즘이 응룡의 목숨을 살렸다.

그 후로 치우의 목을 거둔 응룡은 황제에게서 치우의 목에 대한 대가로 자유를 받았다.원래 같으면 자유를 받았으니 천문을 열고 그 안으로 돌아가야 했지만···.혹시 그 안에서 치우를 다시 만날까 두려운 그는 황제의 손에 닿지 않는 남쪽으로 향했다고 한다.

그 후에 황제는 자신의 천하를 선포하고 지배를 이어가며 이후에도 몇몇 신인들의 도전을 물리쳤다.치우 이후로는 황제에게 대항한다고 해도 그만큼 애를 먹인 상대가 없었기에 그의 지배는 영원할 것 같았지만···.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그를 몰아낸 것이 바로 인간이었고, 그 후에 세상에서 신인은 사라지고 강호인들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떠냐? 이 진실들을 본 소감이.”

“·········.”

고대의 기억에서 깨어난 창민은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랬다.마치 화면을 휙휙 바꾸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식이 치우의 대궐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좀 놀랬습니다.”

“흠, 뭐··. 내가 이걸 왜 보여준 것인지는 알겠나?”

“예. 신수라고 하는 것들의 힘을 보여주시기 위해서 몸소 수소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이탈리아에 있는 잭 그랜트는 천문을 열고 신수를 얻었다.그런 잭 그랜트를 상대한다는 말은 신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말과 같았다.

창민은 그 점을 위해서 신수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체감하라고 치우가 그런 영상을 보여 줬다고 생각했다.‘으음···. 그게 아닌데····.’사실 치우는 그냥 후인이 자신의 잘 나가던 시절을 알려 주고 싶었을 뿐이다.

뭐···. 초롱초롱한 창민의 눈초리를 보아하니 별로 오해를 풀어주고 싶은 기분은 안 들었지만 말이다.

“그래. 그럼 그 신수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은가?”

“·······더 강해지면···.”

“땡!!”

치우는 어디서 가져왔는지 실로폰을 가져와서 실제로 리얼하게 땡을 쳤다.‘도대체 저런건 어떻게 아는 거지?’창민은 최신은 아니지만 그래도 요즘 트렌드를 대강 알고 있는 치우를 보고 참 신기해 했다.

하지만 그 뿐이지 실제로 입을 열어서 그건 도대체 어떻게 아는 거냐고 물어볼 배짱은 없었다.어디가서 꿀리지 않는 절대 갑의 인생을 살아온 창미이었지만 그 상대가 치우라는 얘기가 되면 알아서 좀 숙일 줄 알아야 했다.

“신수를 힘으로 상대해도 소용 없어. 그 놈들은 신권이 있거든.”

“하지만 치우께서는···. 아!!!”

“그래. 나도 신권이 있지. 그게 바로 고대 무인들 중에 신인이라고 자청한 인간들의 이유야.”

신권.문자 그대로 신에 준하는 권능이다.세상의 법칙이라고 해도 좋았다.

불은 뜨겁고 타오른다.물은 차갑고 흐른다.바람은 시원하고 움직인다.

그런 지극히 자연스러운 법칙.그것을 정하고 관리하는 권한, 그것을 신권이라고 했다.지금은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지만 고대의 인간들은 판천에서 천문을 열어서 그것을 자신들 입맛대로 움직였다.

비가 안 오면 비를 오게 하고···.땅이 부족하면 땅을 만들고··.햇빛이 필요하면 며칠이고 계속해서 태양이 빛을 발했다.그런식으로 자연의 법칙들을 자기들 마음대로 주무르는 자들이었으니····.스스로를 신이라고 착각하고 있을법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천문. 혹은 질서의 문이라고 하는 것이었다.여기를 관리하고 지키기 위해서 염제가 만든 세상의 지배자가 거하는 곳.그게 바로 판천이었던 것이다.

“고대에는 신인이 되기를 원하는 자는 염제에게 가서 신권을 부여 받았지.”

“치우께서도 말입니까?”

“아니···. 내 경우는 타고 났다. 신인이라고 해도 인간에서 신인이 된 자가 있고 천문에서 지상으로 떨어진 신인들이 있지. 나와 황제, 염제 등은 그런 타입이었다.”

“···········.”

“참고로 네가 잘 아는 하백은 염제에게서 신권을 받았던 타입이지. 원래는 그냥 인간이었다.

“그랬군요.”

새삼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된다고 생각하는 창민이었다.

“즉, 너 역시 신권을 받으려면 천문에 가서 거기서 누군가에게 수여 받아야 한다는 건데···. 그건 무리지.”

“예···. 천문은 아마도 잭 그랜트가 지키고···.”

“아···. 그건 아니야. 절대로.”

창민의 말을 중간에 자르면서 치우가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말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의아하게 물어보는 창민에게 치우가 말했다.

“잭 그랜트의 말 중에 두 가지 거짓말이 있어.”

“그게 무엇입니까?”

“첫째, 그 놈은 염제의 영혼이 아니다.”

“예!!!?”

창민은 크게 놀랬다.사실 초대 염제의 영혼을 지닌 자가 황제의 육체로 환생했다는 것은 창민에게 있어서 큰 부담이었다.황제에게 손 쉽게 천하를 양보해서 손쉬운 이미지였지만 그 역시 초대 황제, 치우와 동렬로 취급받은 인물이었다.그런 그를 상대해야 한다는 것은 큰 부담인게 당연했다.

“염제의 영혼은 나처럼 이 세계 어딘가에 있다. 뭐····. 워낙에 짱 밖혀 있기를 좋아하는 양반이라서 만나는 일은 드물지만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이따금씩 볼 때는 있지.”

“····그렇군요. 그렇다면 지금 있는 잭 그랜트의 말은 무슨 뜻입니까? 놈은 자신을 염제의 후인이라고 했는데?”

“아아아···. 하나씩 하자고 하나씩. 놈의 거짓말 둘. 놈은 천문을 열지 못했어.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 못 열어. 절대로.”

“············.”

창민은 이제 더욱더 아리송 했다.상황이 하나도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훗···. 궁금하다는 표정이군.”

“예····.뭐.”

“후후후···. 하하하하·····.”

창민의 곤란한 듯한 반응에 치우는 호쾌한 웃음을 터트렸다.그로서는 창민의 저 고민 스러움조차 유쾌해 보이는 모양이다.

“내가 차분하게 설명해 주지. 난 이미 범인을 알 것 같거든.”

“············.”

“범인은 내가 말한 이야기 속에 있다.”

“············.”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조부님의 이름을 걸어도 좋다.”

“··········.”

“반응 좀 하지.”

“예··? 아··. 예. 과연 누가 범인입니까?”

창미은 참 오랜만에 무공을 익히기 전에 직장 상사 비위 맞추던 시절이 떠 올랐다.유치한 일도 직장 상사가 하면 심오한 일인 법이다.탐정 놀이에 심취한 치우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추리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단서는 세 가지야. 하나, 잭 그랜트라는 놈이 염제의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 둘, 놈이 천문의 문을 열었다고 허풍을 치고 있는 것, 그리고 셋······.”

잘 말하던 치우는 창민을 바라보며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바로 네 안에 있는 청요의 편린이다.”

“·····그게···? 도대체 어떻게 되었다는 겁니까?”

“나와 싸운 후에···. 황제는 한가지 기행을 저질렀지. 그게 뭔지 아나?”

“잘 모르겠습니다만····.”

“바로 황제가 자신의 최고 무기라고 할 수 있는 천문을 닫고 영원히 봉인해 버린 것이지. 그 덕분에 모든 신인들은 신권을 잃어 버렸다. 그 결과 신인들은 더 이상 황제에게 충성을 하지 않았고, 인간들이 신인들을 몰아내기 시작한 것이지. 무공을 좀 익힌 신인들은 나았지만 신인들 중에 태반은 그냥 신권에만 기대던 자들이었거든.”

“그게 어쨌다는 겁니까? 치우님.”

“아아··. 마저 들어. 황제는 이 후에 인간들에게 내몰리는 굴욕을 당하면서도 천문을 다시 열지는 않았어. 그것은 한명의 야심가를 경계했기 때문이지.”

“야심가?”

“그래···. 지금 생각해 보면, 염제도, 황제도, 심지어는 이 치우까지도 그 망할 할망구의 손아귀 안에서 놀아 난 것이나 마찬가지야.”

“할망구····. 서왕모 말입니까?”

“그래···. 황제의 최대 조력자이자 황제가 죽는 날까지 가장 증오했던 상대. 그게 바로 서왕모이다. 그리고···. 아마도 지금 네가 싸우고 있는 흑막 역시 틀림없이 서왕모일 것이다.”

“·············.”

‘도대체 일이 어디까지 번지는 건지·····.’창민은 이제 머리가 어질어질 할 것 같았다.

“흐음···. 차분하게 알려 주마.”

그리고 치우의 설명이 시작되었다.황제의 천하가 공고해진 후.서왕모는 황제에게 한가지 부탁을 했다.

그 부탁이란 바로 천문을 연구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황제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나날이 갈수록 이상해짐을 느꼈다.

서왕모는 곤륜산에 거처를 두고 죽음과 하늘의 재앙에 대한 신권을 가지고 있었다.그런 그녀가 자신의 거처에는 돌아가지 않고 오로지 천문의 앞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맹렬하게 연구만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비정상 적인 집착에 황제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하지만 이제까지 서왕모와 자신의 협력 관계가 있었기에 뭔가를 의심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판천의 궁궐에서 창밖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던 황제에게 파란새의 작은 새가 한 마리 달아들었다.그 새는 황제의 손아귀에 앉아서 뭔가를 계속해서 지지배배 지저귀었다.

황제는 이상함을 느끼고 그 새에게 말의 권능을 심었다.천문을 지배하는 황제에게 있어서 날짐승에게 말을 하게 하는 것 정도는 쉬운 일이었다.

말을 하게 도니 새는 황제가 깜짝 놀랄 말을 했다.작고 파란 새의 이름은 정위.하지만 그것은 원래의 이름이 아니었다.

이 새의 원래의 이름은 요희.염제가 사랑하고 아끼던 딸이었던 소녀였던 것이다.그녀는 염제의 눈이 닿지 않는 동안에 아쉽게도 물에 빠져 죽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새로 변한 그녀의 설명에 의하면 진실은 따로 있었다고 한다.염제의 천하 시절에 그녀는 우연히 서왕모의 거처에 놀러 갔다가 그녀의 야심에 관해서 알게 되었다.

서왕모의 야심.그것은 바로 자신이 신이 되는 것이었다.============================ 작품 후기 ============================업로드가 많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올릴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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