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하루 이연참을 합니다.즐감하십시오.^^< -- 최후의 적과 준비하는 창민. -- >결투가 끝난 후···.
“후후····. 과연 내 동생이구나. 신수의 공격을 막아내고 말이다.”
“마···. 말도 안돼···. 천문이 닫기면서 신수는 모두 하늘로 돌아갔을 텐데····.”
“아··. 그래. 그렇게들 알고 있지. 황제가 천문을 닫고 전욱이 하늘과 지상을 갈라서 영원히 단절 시켰지. 너보다 내가 더 잘 안단다. 난 직접 봤지 않니?”
“·············.”
“하지만 말이다.”
뜸을 들인 염제는 씨익 웃으면서 세레이나에게 말했다.
“최초에 그 천문을 열고 지상에 불을 베푼 것이 누군지는 알고 있니?”
“아····!!”
세레이나는 그제야 모든 것을 알 것 같았다.어째서 잭이 수많은 고대 무맥의 전승자를 손에 넣었는지···.어째서 잭이 이차원에 있어야 할 신수를 부리는지···.이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뿐이었다.
“천문을···· 천문을 열었어? 그 질서의 문을?”
“원래 내가 관리하던 문이다. 못 열 것도 없지.”
“오빠는····. 아니. 당신은 완전히 미쳤어.”
“훗, 곧 정신을 차리고 나면 내 위대한 뜻을 알 거다.”
염제는 그렇게 말하면서 세레이나의 수혈을 짚어서 재웠다.그것이 검마. 미첼 프란스가 기억하는 마지막 세레이나의 모습이었다.
“그 후에··· 나는 놈들에게 전언의 역할을 부탁 받고 이렇게 온 거요.”
“··············.”
창민은 그의 말을 들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세레이나·····.’최근 몇 년의 세월동안 창민에게 일어난 수많은 변화들.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것을 뽑으라면 단연코 세레이나의 일이었다.
그녀가 하루하루 달라지고 여성스러워 지고, 어머니가 되어가는 모습이 창민에게 깊숙하게 박혀있던 어두운 무언가를 제거하는 기분이었다.한명의 여자로 인해서 남자가 어디까지 구원 받을 수 있는지 창민은 여실하게 깨달았다.
그냥 여자가 아니라 여자 이상의 존재.창민에게 있어서 세레이나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이다.그런데 그런 그녀가 잡혀갔다.
그것도 죽은줄 알았던 그녀의 친 오라버니에게 말이다.창민은 이 순간 할 수만 있다면 세계를 다 부셔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마음을 추스르고 또 추스렸다.‘진정하자. 진정····.’세레이나의 힘은 창민과 거의 비슷했다.
상호간에 대련을 할 때 전력을 다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세레이나의 실력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그런 그녀가 손쉽게 제압당할 정도라면 창민이 지금 이탈리아로 간다고 해도 결과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창민은 검마를 보면서 말했다.
“놈들이 너를 전언자로 보냈다고 했지? 들은 말을 해봐라.”
“······아내를 구하고 싶다면, 혼자서 이탈리아까지 와라. 그렇지 않으면·········.”
“그만, 됐다.”
미첼은 입술을 깨물면서 차마 뒤의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듣지 않아도 무슨 말인지 대강은 알 것 같은 창민이었다.검마는 입술을 꼭 깨문채로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닦에 박았다.그리고 나를 향해서 간절하게 말했다.
“면목도 없고, 당신에게 정도 없다는 것은 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탁 드립니다. 저하고 같이 이탈리아로 가 주십시오.”
“············.”
‘마지막 자존심을 버렸나?’검마를 바라보는 창민의 시선은 지극히 담담했다.이전부터 알고는 있었다.
이 남자가 세레이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자신이 세레이나를 바라보는 시선하고 닮았다는 것을 말이다.그런 남자가 자존심도 뭐도 모두 버리고 세레이나를 위해서 창민에게 머리를 숙였다.
아마도 지금 미첼의 머릿속에는 자괴감과 자책감으로 가득할 것이다.그런 그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고 있는 창민이었기에 창민은 그에게 말했다.
“비행기를 타고, 모레 날짜로 이탈리아로 가도록 하지. 그동안 나도 준비할 것이 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네 팔도 그때까지 어떻게 하도록 해라.”
창민의 말에 검마는 씁쓸한 얼굴을 하고는 말했다
“양팔이 모두 떨어져 나간 검사요. 이제 쓸모 없는 폐물일 뿐이오.”
그런 검마를 보고 창민이 담담하게 말했다.
“검은 팔로 휘두르는게 아니다. 너 정도 무인이라면 알고 있을 텐데?”
“·············.”
창민의 말에 미첼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잠시 후에는 뭔가를 깨달았는지 결연한 얼굴을 하고는 일어났다.
“이틀이라···. 그 동안 가능한한 준비는 해보자.”
과연 그는 무슨 결심을 한 것일까?이탈리아로 가기로 한 창민은 우선 가족들을 모두 불러 보았다.그리고 그들에게 지금의 상황을 말했다.
“세레나 언니가요?”
“믿을 수 없어···. 어떻게 언니 실력에···.”
“무사는 해요? 창민씨?”
보통 정실이 벼락을 맞으면 첩들은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한다고들 한다.하지만 창민의 경우는 세레이나의 위치가 워낙에 공고했고 또 처첩이 모두 친자매처럼 친하게 지냈다.그래서인지 모두들 세레이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들 있었다.
“모두들 진정해. 세레나는 일단 무사한 것 같으니까. 하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더 생길지 몰라. 그러니 예빈아.”
“예. 일본에서 가현이를 부를게요.”
“그래. 그리고 아이들 보호도 확실하게 부탁해.”
“예. 걱정 마세요. 전 세계에서 여기보다 더 안전한 걷은 없는 걸요?”
예빈의 말은 맞았다.절정과 초절정의 고수들이 몇 천 명이나 지키고 있는 배달에서 창민의 가족을 해하는 것은 백악관에 나이프 하나 들고 가서 미국 대통력을 죽이는 것 보다 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단도 하나로 미국 대통령을 죽이는 것 정도는 손 쉽게 할 수 있는 인간들이다.그러니 창민은 만에 하나를 대비해서 한가지 보험을 추가하기로 했다.
배달의 문주나 직계 제자가 아닌 이상은 이용 할 수 없는 연공실.그 연공실의 안에 몇 달째 폐관 수련을 하고 있는 은하가 있었다.두꺼운 철문을 열고 안에 들어간 창민은 눈을 감고좌선에 열중하고 있는 은하를 발견했다.
‘더욱더 강해졌구나.’은하를 바라보는 창민의 눈에는 은은한 감탄이 서려 있었다.창민의 첫 번째 제자인 추가현.그녀 역시 최근에 현경의 경지에 오르기는 했지만 그래도 은하의 성취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었다.
근 3년 동안 어린 소녀였던 15세 소녀는 이제 18살이 되었다.꽃도 부러워 고개를 숙일 정도로 아리따운 아가씨로 성장한 은하의 모습을 보고 세간에서는 중화칠미는 비교도 안 된다고 극찬을 아끼고 있었다.
그런 은하가 근 2년 사이에 진지하게 무공을 익히기 시작했다.이전에 있던 장난기를 싹 지우고 철저하게, 마치 귀신이라도 된 것처럼 무공에 매진하는 은하를 보고 창민은 어딘지 모르게 측은한 기색까지 보였다.
‘그 일을···. 아직도 자책하고 있는 건가?’은하가 저렇게 된 것은 2년 전에 일어난 사고 때문이었다.그때 이후로 은하의 성격은 완전히 변해 버린 것이다.
창민은 은하가 스스로 눈을 뜰 때까지 기다렸다.그리고 몇분 지나지 않아서 은하는 눈을 뜨고 창민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오셨습니까? 스승님.”
“음···. 성취가 늘었구나.”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정숙한 은하의 태도에서는 예전과 같은 장난기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그런 그녀가 기특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창민이었다.어쨌든 창민은 은하의 성취를 보고 안심했다.지금의 은하라면 설사 적의 핵심 간부가 쳐들어 온다고 해도 능이 막아낼 것이 틀림 없었다.
“은하야. 난 당분간 자리를 비울 것이다. 그 동안 내 가족과 문파를 네가 지켜라.”
“스승님이 자리를 비우신다면, 그 공백은 누구도 감당 할 수 없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민재 오라버니 정도는 되어야···.”
“오래 자리를 비울 일은 아니다. 그리고 민재도 나하고 같이 비울 거야.”
창민의 말에 은하는 눈을 반짝였다.예전과 같은 장난기는 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눈치 하나는 초고수인 은하였다.
“·········민재 오라버니까지 같이 움직인다는 것은···. 놈들을 찾았다는 건가요?”
“음·······.”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 창민의 얼굴에는 ‘제길 역시 들켰네.’라는 표정이 떠 올라 있었다.
“지금 이 시기에 갑자기 찾았다는 것은···, 유럽으로 가신 사모님의 일이겠군요? 어디입니까? 유럽 어디에 그 놈들이 있는 겁니까?”
“진정해라. 은하야.”
“··············.”
너무 흥분해서 온몸에서 황금빛 투기를 피워 올리는 은하를 창민은 급하게 진정 시켰다.
“네 예상대로···. 적은 유럽에 있다. 나하고 민재가 직접 갈 것이다.”
“저도 데려가 주십시오. 이제는 저도 한 사람의 몫을 할 수 있습니다.”
“········안돼.”
“스승님!!!”
“여기는 누가 지켜야 한단 말이냐? 나하고 민재가 없으면 누가 지키지?”
“················.”
창민의 말에 은하는 자신의 생살을 씹어 먹은 것처럼 분통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하지만 진아 언니와 수진이 언니의 원수가······.”
“나도 안다. 그러니 민재를 데리고 가는 거다.”
“··········.”
“그리고, 내가 놈들이라면 반드시 내가 없는 틈에 내 가족을 노릴 거다. 즉, 여기에도 적들은 반드시 쳐들어 온다는 말이다.”
창민의 말에 은하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면서 말했다.
“알겠습니다. 스승님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내 말대로 해 줘서 고맙구나.”
“···········.”
은하는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고 얘기를 끝냈다.그런 은하를 보면서 창민은 2년전에 일어난 사고를 진심으로 안타까워 했다.2년전.그 사건을 창미은 결과로만 들었지만 은하는 현장에서 지켜봐야 했다.
“음···. 역시 오랜만의 외출은 상쾌 통쾌하구나.”
은하는 배달로 돌아온 이후로 답답해서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거야 주변에서는 공주님 취급으로 받들어 주고 무공 수련도 순조롭고 모든게 풍족했지만···.사춘기 소녀에게 있어서 사랑하는 남자를 보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고문이었다.
평범한 사춘기 소년처럼 TV에 나오는 멋진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이면 차라리 나았다.어지간히 정신 나가지 않는 이상 어차피 나하고는 안 될 거야. 그냥 나 20살 넘을 때 까지 싱글로만 있어줘요. 라는 가이드라인이 있으니. 또 보고 싶으면 TV에서라도 볼 수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은하의 경우는 그 대상이 현실에서 어느정도 승산이·······있을지도 모른는(어디까지나 은하의 고집 스러운 생각이다.) 상대였다.거기다가 주변에 강력한 라이벌들도 몇몇이나 있다 보니까 이렇게 자리를 비우기가 버거웠다.
수십 번에 걸친 탈주 시도가 있었지만 세레이나의 철통같은 방어라인을 뚫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다가 최근 들어서 간신히 외출을 허락 받았다.안 보내주면 무공 수련 안 할 거라고 초딩 같은 땡깡을 부려서 얻어낸 피 같은 결과물이었다.
사실 그런 땡깡에 흔들릴 세레이나가 아니지만 그 옆에서 창민이 한마디 거들어 줘서 다행히 통했다.
“애 감금 시키는 것도 아니고 외출 정도는 허락해 주자고.”
“····당신이 그렇게 말한다면···· 딱 하루만이야. 알겠니?”
“예. 꺄악!! 우리 스승니 고마워요. 뽀뽀해 줄까요?”
“됐어. 다큰 녀석이···.”
“다행이다. 해 달라고 할까봐 조마조마 했는데···.”
“이 놈이····.”
창민의 이마에 혈관이 살짝 나오려고 하자 은하는 호호호 웃으면서 재빨리 나와 버렸다.이때까지만 해도 은하에게 있어서 무척이나 즐거운 하루의 시작이었다.그러나 민재의 집이 가까워 짐에 따라서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뭔지는 모르겠지만 경지에 이른 무인에게 나타나는 일종의 육감이 위험 신호를 왱왱 울렸다.
“기사 아저씨. 여기 내려 주세요.”
“예? 아가씨 여기는 고가도로 한복판인데?”
“됐으니까 내려 주세요. 여기 돈 낼게요. 잔돈은 됐어요.”
은하는 5만원권 두장을 택히 기사에게 던져주고는 그대로 달리는 차안에서 창문을 열고 뛰어 내렸다.
“어어어····?”
순간 택시 기사는 자신이 9시 뉴스에 나오는 불길한 상상을 했지만 그것은 쓸데 없는 기후였다.작은 택시 창문으로 빠져나간 은하는 마치 한 마리의 새처럼 높이 비상해서 도심의 사이로 빠져 나갔다.
============================ 작품 후기 ============================으음.... 완결까지는 서두르지도 말고 질질 끌지도 말고 자연스럽게 달려가볼 생각입니다.신작 준비에 관해서는 많은 분들이 일단 '고수가 갑이다.'에 집중하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씀을 따를까 생각중입니다.
둘 다 폭풍같이 하라는 분들도 계시지만....죄송합니다. 수행이 부족해서 아직 무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