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수가 갑이다-180화 (180/203)

< -- 3년후 -- >처음에 세레니아와 잭이 부딪힌 그 순간.지극히 자연스럽게 혈마의 식귀도가 천마의 머리를 노렸다.천마는 그 공격을 가볍게 피하면서 혈마에게 말했다.

“성급하군.”

“아니 오래 참은 것이다. 배신자를 바로 옆에 두고도 말이야!!!”

“훗, 유감이군. 너라면 훌륭한 장기말이 되었을 텐데 말이야.”

“죽어버려!!!!”

혈마가 천마에게 정면으로 도전하기 시작하자 검마와 도마도 자신의 무기를 들었다.사실 혈마의 실력은 천마보다 확실하게 하수였다.

카이저에서 그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다만 그것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결투도 비무도 아닌 실전.굳이 일대일에 고집할 필요는 없었다.

배신자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 검마와 도마는 주저 없이 천마를 향해서 검을 휘둘렀다.삼대일의 협공에 천마는 조금씩이지만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원래 혈마는 천마라고 해도 200합은 싸워야 제압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강자였다.거기에 화경, 그 화경 중에서도 특출난 편인 검마와 도마가 옆에서 거드니 조금씩이지만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세레니아와 잭의 싸움은 이들이 어떻게 할 수준이 아니었지만 금방 끝날 것 같지는 않았다.세계 최강의 남매 싸움에 끼어 들기에는 이들의 수준은 아직 한참 부족했다.

‘주군께서 결착을 짓기 전에 이 배신자를 죽인다.’혈마는 그렇게 마음 먹고 식귀도를 해방했다.

“하아앗!!!!”

과거 정창민과 싸울때도 쓰지 않은 식귀도의 특수 능력.그것을 전력으로 사용해서 순식간에 승부를 내려고 하는 것이다.창민의 천화무궁기 만큼은 아니지만 식귀도 역시 상당히 뛰어난 무기이다.

식귀도.문자 그대로 인간이나 요괴를 먹어버리는 칼이다.한명의 인간을 죽일 때 마다··.그리고 한 마리의 요괴를 죽일 때 마다 그 안에 생명력과 요력을 흡수해서 힘으로 전환 시킨다.

다만···. 이것을 그것은 한 번 써버리면 처음부터 다시 쌓아가야 한다.현대의 혈마가 식귀도를 계승하고 나서 그 능력을 쓴 적은 한번도 없었다.

정창민과 싸울 때 쓸뻔 하기는 했지만 참았다.이 힘은 개인의 비무나 결투를 위해서가 아니라 주군의 목적에 부합될 때만 휘두르려고 남겨놓은 힘이었기 때문이다.

‘단번에 끝낸다.’-끼야아아아아아아!!!귀식도를 개방하자 도가 울었다.

그냥 진동으로 인해서 울리는 그런 병기의 음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귀곡성처럼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울어버리기 시작했다.

“우웃·····.”

“웃···.”

옆에서 그걸 지켜보고 있던 검마와 도마가 위축될 정도의 사기가 혈마를 자욱하게 휘감았다.이 일격이라면 천마는 틀림없이 저승행이었다.그렇게 확신한 찰나에···.

“좋은 먹이감이군.”

갑자기 혈마의 뒤에 나타난 푸른 머리칼의 남자가 귀식도의 날에 손을 대었다.

“누구냐!!!”

혈마는 신속하게 뒤를 향해서 귀식도를 휘두르려고 했다.하지만 그것은 마음 뿐.귀식도는 상대의 손에 찰싹 달라 붙어서 떨어지지를 않았다.그뿐만 아니라 귀식도의 안에 있는 힘이 상대에게 흡수되는 것이 느껴졌다.

“안 됐군. 혈마, 확실히 귀식도의 능력은 무섭지만 이쪽에서도 대응책은 마련하고 있었거든?”

천마의 조롱을 들으면서도 혈마는 대답할 수 있는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마치 한방울의 물이 사막에 흡수되는 것 처럼···.초고속으로 빨려 들어간 귀식도의 기운에 혈마의 생기마저 같이 빨려 들어가 버렸다.

혈마의 손은 평범한 초로의 노인처럼 자글자글 주름이 가기 시작했고 두꺼운 근육으로 팽팽하던 팔 다리도 마치 장작개비처럼 가늘어져 갔다.

“혈마님!!!”

“혈마님!!!”

검마와 도마가 그런 혈마를 돕기 위해서 귀식도를 들고 있는 상대를 공격하려고 했지만···.

“너희들 상대는 나다.”

둘의 앞에 아까 검은 가면을 쓰고 있던 안내인이 나타나서 둘을 보면서 안경을 스윽 올리며 말했다.

“비켜!!!”

“죽엇!!”

검마의 찌르기가 목과 심장을 노리고 도마의 베기가 사방의 방위를 다 점했다.항상 티격태격하는 둘이 맞는지 읜심 스러울 정도로 완벽한 합공이었다.다만··. 화경의 고수가 합경을 펼친다고 해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상대가 좋지를 않았다.

“소개하지 내 이름은 블랙, 소호의 무맥을 이은 자다.”

그렇게 자기 소개를 함과 동시에 블랙이라는 남자의 몸은 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그리고 다시 그의 모습이 둘의 뒤편에서 드러난 순간···.파파팟!!몇 번의 섬광이 번뜩이고 그것과 동시에 둘은 만신창이가 되었다.도마는 한 순간에 열십자로 갈라져 버렸고 검마는 양팔이 날아가 버렸다.

“크윽·····.”

“하나 정도는 살려 두는게 좋겠지?”

쓰러져서 피를 흘리고 있는 검마를 보면서 블랙이라는 자는 검마의 혈도를 짚었다.피를 멈추고 마혈을 짚어서 행동도 완전히 정지 시켜버린 후에 그는 검마를 보면서 말했다.

“분한가? 억울한가? 어쩔 수 없다. 이게 실력의 차이라는 것이니까 말이다. 우물안 개구리여.”

“·············.”

검마는 분통이 터져서 주화입마가 찾아올 것만 같았다.놈의 말에 뭐라고 반박할 말이 없었다.

뭐가 카이저의 실세고 뭐가 화경의 고수란 말인가?적의 단 일수도 막아내지 못했는데 말이다.하지만 사실 당연한 얘기였다.

블랙의 무맥이 되는 근원은 소호.염제의 부하들 중에서도 급이 다른 몇몇 인물중에 한명이었다.제준의 아들이며 새들의 신이라고 불리는 그는 정작 싸우면 하백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장담하고 있을 정도였다.

뭐····. 치우나 황제가 아니라 싸움을 싫어하는 하백을 상대로 장담하는 것이 어째 좀 눈에 뻔히 보이기는 했지만 말이다.어쨌든···. 검마나 도마가 합공으로 어떻게 해 볼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했다.

그렇게 검마를 비롯한 모든 부하들이 패하자 세레이나의 심정이 복잡해졌다.‘내가 너무 방심했어.’만약을 대비해서 배달의 원조가 오기 위해서 천마에게 조치를 취하라고 했지만····.아마 천마는 조치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 상황에서 도움이 될만한 사람은 세명 정도 밖에 없다.남편인 정창민과 박민재, 그리고 이은하.이렇게 세 명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전력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홍면파천대가 온다고 해도 고래등에 으깨지는 새우꼴이 날 뿐이다.상대는 최강의 적수.그리고 주변에는 하나같이 강력한 적군들 뿐.이런 상황에서 이기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나 어려웠다.

“슬슬 상황을 파악했으면 그만하지 않겠니? 세레나.”

“··········.”

까드득.적이 되어버린 오빠의 말은 들은 세레이나는 이를 악물었다.질 수는 없다.

이제 절대로 질 수는 없다.논리가 아니었다. 논리를 뛰어넘어서 이제는 자존심 때문이라도···.쓰러져간 부하들에게 강한 주군으로 기억되기 위해서라도 절대로 질 수는 없었다.

세레이나는 일을 악물고 오빠를 향해서 덤벼 들었다.그러나···. 그녀는 공방을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절망만을 느낄 뿐이었다.

‘강하다···. 정말로 강하다.’세레이나는 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강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가장 강한 여자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가장 강한 인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그녀의 남편과 그리고 남편의 몇 없는 지인인 민재군이 그런 오만을 접어버리게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자신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상대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런데 그런 가정이 깨어졌다.

지금 그녀의 눈앞에 있는 잭 그랜트는 그녀보다 확실하게 한 수 위였다.황제와 염제의 무맥을 동시에 이은 상대.거기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수행을 시작했을 것이다.

부모님이 죽고 나서 무공을 익히기 시작한 그녀와 다르게 잭 그랜트는 태어나면서부터.아니 자각을 하고 있던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수련을 하고 있었다.은하의 선인체질이 타고난 것이라면, 아마도 이 잭 그랜트의 선인 체질은 태어나는 과정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것인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강력한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말이다.대결을 시작하고 몇 백합이 흘렀지만 전혀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여유가 만만한 상대에 비해서 자신은 전력을 다하고 있었기에 분노는 더 컸다.

“흠, 많이 강해지기는 했지만, 이게 다라면 이 오빠를 즐겁게 해줄 정도는 아닌가 보구나.”

“입 다물어!!!”

세레이나는 이를 악물고 수를 썼다.이대로 계속싸워도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절초로 승부를 본다.’슬쩍 거리를 벌린 세레이나는 양손을 앞으로 내밀어서 작은 황금빛 구슬을 만들어 냈다.

“호오? 저건?”

잭 그랜트 역시 황제의 무공을 익혔다.그러니 저것이 뭔지도 알고 있었다.

“재미있군. 어디 받아줄까?”

잭 그랜트 역시 한 손을 내밀더니 세레이나의 것과 똑같은 금색 구슬이 나타났다.그리고 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똑같은 초식명이 나왔다.

“황룡천하(黃龍天下)”

“황룡천하(黃龍天下)”

이 초식은 황제의 무공중에서 최강의 파괴력을 자랑하는 것이었다.작은 주먹 만한 구슬에서 수백 마리의 황룡이 쏱아져 나왔다.

저 황룡 하나하나가 현경 정도는 일격에 죽일 수 있는 파워를 지니고 있는 초식이었다.고오오오오!!!!수백마리의 황룡이 서러 얽히고 얽혀서 기 싸움을 했다.

당연하게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던 잭은 자신에게 있는 힘을 다 해서 버티는 세레이나를 보고 살짝 감탄했다.‘제법이군.’잭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어린시절 귀여워 해 줬던 동생의 성장을 기뻐하는 오빠의 미소였다.하지만 그것은 아주 잠시간의 일일 뿐이었다.

양손으로 초식을 쓰고 있는 세레이나에 비해서 잭은 한손으로 초식을 쓰고 있었다.그것은 애당초 여분을 남겨두기 위해서였다.

“바로 이렇게 말이야.”

잭은 그렇게 말하면서 한 손을 들어서 이번에는 붉은색의 불꽃을 만들어냈다.세레이나가 쓴 기술이 황제의 기술이라면 이번에 잭이 사용하는 기술은 염제의 기술이었다.

그 붉은 불꽃에서 날개가 튀어나오더니 붉은 깃털을 가진 새가 한 마리 나왔다.놀랍게도 그것은 기로 만들어진 강기의 덩어리가 아니라 엄연한 실체를 가진 새였다.

붉은 꿩처럼 생긴 그것을 보고 세레이나는 두 눈을 부릅 떴다.

“잘 기억해 두렴. 이것이 바로 적별. 과보산에 사는 불의 정화를 먹고 사는 새란다.”

꾜오오오오오!!!적벽이라는 새는 마치 초음파에 가까운 소리를 내면서 하늘로 비상했다.그리고 그 새가 하늘에서 날개를 피고 만천하가 붉은 빛으로 뒤덮이는 그 순간.승부가 났다.

온 세상을 불로 가득 메워버릴 것처럼.마이 지상에 태양이 강림한 것 같은 열기가 작렬했고, 그 일격으로 바티칸 성당은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린 것이다.

“으····. 쿨럭····.”

세레이나는 적벽이라는 새의 공격을 간신히 막기는했지만 더 이상은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었다.============================ 작품 후기 ============================잭 그랜트 필살기.신수 소환.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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