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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갑이다-177화 (177/203)

즐감하십시오.^^< -- 3년후 -- >아이들의 보챔에 창민은 어쩔 수 없이 놀아주기로 했다.

“뭐 하고 놀까?”

“술래잡기. 우리가 아빠 잡을래?”

“잡을거야. 잡을거야.”

아이들의 말에는 꼭 잡고 말겠다는 의지가 역력했다.

“그래 알았어. 아빠가····.”

띠리리. 띠리리.

아이들과 막 놀아주려는 순간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전화를 확인해 보니 문자가 날아와 있었다.[지금 당장 방으로 와요.]

“세레이나가? 무슨 일이지?”

“아빠 놀아!!!”

“놀아. 놀아. 놀아.”

아이들은 예민하게도 창민이 안 놀아 줄 것이라고 직감하자 때를 쓰기 시작했다.

“이런···. 아빠 가봐야 하는데?”

“이잉···.”

“잉····.”

아이들은 아예 작정하고 아빠의 다리를 붙잡고 늘어졌다.그리고 잠시후···.

“···데리고 온 거야?”

“차마 때고 올 수가 있어야지.”

세레나는 창민의 뒤에 올망졸망하게 숨어있는 아이들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무슨 일 때문에 불렀어?”

“주현이 개정 대법. 오늘 당신 차례야.”

“아아···. 그랬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세레이나에게도 변화가 있었다.우선 남자 같은 말투가 대폭 사라졌다.

카이저의 문주로서의 위엄은 여전했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남자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뭐랄까?위엄이 넘치는 여왕님?그런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의 가장 큰 변화는 나이었다.

가장 큰 변화는 그녀가 이제는 어머니가 되었다는 것이다.요람에 앉아서 나무로 만든 장난감 단도를 가지고 놀고 있는 아이의 이름은 정주현.이제 한 살이지만 창민과 세레이나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다.

치우와 황제의 합작품이라고 해야 할까?창민의 모든 아이들이 축복 받은 환경 속에서 태어났지만 이 아이만큼 강한 축복을 받은 아이는 없었다.사실···· 주현이가 태어났을 때 창민은 나름 걱정을 하고 있었다.

왜냐 하면 주현이가 딸로 태어났기 때문이다.간절하게 아들을 원하던 세레이나는 딸이 태어났다는 말을 들었을 때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심지어는 태어나고 열흘 동안 젖 한번 물리지 않았다.창민은 그런 세레이나가 못 마땅 했지만 그녀의 오빠의 비사와 그녀가 짊어지고 있는 환경을 생각해서 참았다.

무엇보다 이제 막 산고를 끝낸 아내와 부부싸움이라니 도저히 남자가 할게 아니었다.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세레이나를 어떻게든 해야 한다고도 생각하고 있었다.

당시 주현이는 엄마의 젖 대신에 비슷한 시기에 역시 딸을 출산한 미즈키의 젖을 먹고 있었다.그러기를 열흘이 흐르고 창민이 뭔가 슬슬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때.세레이나는 스스로 자신의 딸을 찾아갔다.

그리고 미즈키의 품안에 안겨서 옹알 거리고 있는 자신의 딸과 미즈키의 딸을 바라봤다.

“세레이나 언니?”

“···누가 내 아이니?”

“이 아이요.”

미즈키는 자신의 딸 정주아를 잠시 내려 놓고 옹알 거리고 있는 주현이를 세레이나에게 안겼다.

“우아····.”

태어나고 열흘 만에 엄마의 품에 안긴 주현이는 마치 자기 엄마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처럼 좋아했다.그런 어린 딸의 미소를 보자 세레이나는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인정하지 않을 생각이었다.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심지어 실패했다고 까지 생각했다.죽은 오빠를 볼 면목이 없다고 생각했다.

훌륭한 후계자를 생산하는 것 말고는 가치가 없는 자신인데 그것 조차 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풀이 죽었다.창민이 그런 자신을 보고 안타까워 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마음을 추스를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도 이 마음이 가라 앉을 것 같지는 않았다.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이렇게 무력하고 작고, 사랑 스러운 생명의 미소 하나에 그녀의 패배감과 자괴감은 저 멀리 사라져 버렸다.그 대신에 모성애로 인한 성취감과 행복감이 다가왔다.

자신이 뱃속에 고이고이 데리고 있다가 세상에 낳은 보물이었다.실패작 취급 하는 것은 당치도 않았다.

‘누나 하나 정도는 있는게 더 좋을지도 모르고 말이야.’뭐···, 아들을 낳는 것을 포기 한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그 후로 세레이나는 주현이를 극진히 키웠고 지금에 와서는 매일매일 개정대법을 하고 있었다.

태어나서 한 번만 하면 되는 개정대법을 왜 그렇게 반복하는지 모를 일이었다.창민이 보다 못해서 같이 하자고 해서 교대로 하고는 있었지만 이러다가는 애 혈맥이 불순물 결벽증이라도 걸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어쨌든 매일매일 세레이나가 개정대법을 행하게 하는 것 보다는 나았다.

“자··. 주현아. 아빠 왔다.

“아우····.”

주현이는 명백할 정도로 아빠보다 엄마를 좋아했다. 그리고 심지어는 아빠보다도 오빠 누나들을 더 좋아했다.그리고 다른 아이들도 막내인 주현이를 무척이나 예뻐했다.

다만 지금 이렇게 얌전한 것은 아이들이 세레이나를 무서워 하기 때문이다.세레이나가 다른 아이들을 차별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마냥 상냥하기만 한 다른 엄마들하고 달리 일문의 문주다운 위엄이 풍기는 세레이나는 아이들에게 있어서 군기반장이었다.

“나 당분간 영국에 가야 해요. 그러니 며칠간 애 좀 부탁할게요.”

“영국에?”

“예. 천마가 불렀어요. 그리고···. 이제 슬슬 배달과 카이저의 합병도 얘기해 봐야 하고요.”

“아아····. 꼭 합병해야 하나?”

“지금도 사실상 합병이나 마찬가지인데 질질 끌어서 뭐 해요?”

“하긴···. 얼마나 걸리는 거야?”

“사흘 안으로 돌아 올 거에요.”

“··············.”

창민이 대답을 하지 않자 세레이나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뭐죠? 그 너무 빠르지 않아? 라는 눈빛은?”

“하하하··. 그렇게 보여? 오해야. 오해.”

창민은 서둘러 얼버무렸다.뭐···. 하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들 알지 않은가?아내를 사랑하는 것과 항상 붙어 있는 것은 좀 다른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귀여운 내 딸 보기 위해서라도 금방 올 거에요. 아이들 잘 돌보고 있어요.”

“응.”

일단 대답은 얌전하게 하는 창민이었다.전용기를 타고 런던에 도착해서 카이저의 본거지인 건물에 도착한 세레이나를 반기는 것은···.

“어서 오십시오. 주군.”

“어서 오십시오. 주군.”

“어서 오십시오. 주군.”

정렬하고 힘차게 대답하는 부하들이었다.한국에서는 배달의 문주인 정창민의 아내이지만 영국에 오면 그녀도 일문의 문주다.

비록 대부분의 업무를 심복인 천마에게 맡기고 있었지만 그녀의 본래 위치는 정창민의 아래가 아니었다.어디까지나 대등한 위치였던 것이다.

집무실에 도착한 그녀는 오랜만에 과거의 심복들을 보면서 말했다.

“오랜만이군. 모두들 내가 없는 공백을 지켜주기 위해서 수고 많았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고개를 들어라. 내가 없는 동안 보고할 일이라도 있었나?”

확실히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 많이 부드러워 진 그녀였다.과거에 남장을 하고 냉철한 카리스마로 이끌었던 그녀의 과거를 알고 있는 심복들은 감회가 새로울 정도였다.그만큼 그녀의 모습에서는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자상함이 보이고 있었다.별 다른 특이사항은 없냐는 세레이나의 말에 천마가 말했다.

“특이 사항은 없습니다. 다만·····.”

천마가 한 장의 서류를 가지고 와서 그녀에게 내밀었다.그녀는 그 서류를 살펴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

“이건 정말인가?”

“그렇습니다. 드디어 꼬리를 잡았습니다.”

“그래···. 드디어 말이지···.”

스산한 살기를 비치는 세레이나의 모습에서는 아까 같은 자상함은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그녀가 잡은 서류에는 천마가 오랜 세월동안 조사하고 있었던 그들에 대한 흔적이 드러나 있었다.과거 그녀의 오라버니를 죽인 그들의 흔적이 말이다.

“배달에 연락은 했나?”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들의 주군은 어디까지나 주군이니까요.”

천만의 말에 세레이나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그냥 말 해줘. 그리고 전에도 말했지만 이제 카이저와 배달의 합병에 관해서도 본격적으로 추진해.”

“하지만 주군····.”

“부족한 나를 정말 주군이라고 생각한다면····. 내 말대로 해줘.”

세레이나의 말에 천마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게 군의 명령이시라면···.”

천마는 고개를 숙였고 그런 천마에게 세레이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천마, 당신에게는 감사하고 있어. 진심으로.”

“황송한 말씀입니다.”

“하지만 내 결정을 존중해 주길 바래. 내 나름대로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많은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이니까. 알겠지?”

“전 어디까지나 주군의 명령에 따를 뿐입니다.”

“······그 대신이 이 놈들에 대한 복수는 오로지 우리 카이저의 세력으로 하지. 오라버니에 대한 진혼제를 겸해서.”

“예!! 주군!!”

“예!! 주군!!”

“예!! 주군!!”

세레이나의 말에 힘차게 대답하는 카이저의 심복들이었다.세레이나에게 보고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천마를 비롯한 간부들이 얘기를 나눴다.

“쳇, 우리 주군께서 뭐가 아쉬워서 배달의 정창민 따위에게····.”

“사실 미첼 네가 따위라고 부를 만한 남자는 아니지.”

“말 다했나? 도마.”

“훗···.”

투닥 거리려는 둘을 보고 혈마가 말했다.

“이미 주군께서 결정한 일이다. 더 이상은 토달지 마라.”

“하지만 혈마님.”

“어허···.”

“············.”

부하들을 진정 시킨 태상장로인 혈마는 그대로 천마에게 말했다.

“그럼 전 배달에 이 정보를 전하고 작전에 합류하겠습니다.”

“아··. 그건 내가 알아서 하지. 자네는 작전에 바로 합류하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카이저는 유럽의에 암약하고 있던 그들과의 일전을 앞두게 되었다.실질적으로 유럽 최강의 패권을 가리는 싸움이 될 것이었다.

이탈리아.유럽의 남부에 위치한 장화 모양의 반도 국가는 유구한 역사와 대중들 입맛에 맞는 요리를 가지고 인기를 구가했지만···.세레이나는 이 나라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과거 그녀의 오라버니가 이 나라에서 죽었기 때문이다가능하면 평생 발도 들이고 싶지 않았지만··.그래도 목적이 죽은 오라버니의 복수를 위해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들의 정체를 찾기 위해서 유럽 전체를 뒤지고 또 뒤졌지만 쉽게 찾기가 어려웠다.하지만····.끈질긴 추적 끝에 천마는 간신히 꼬리를 잡았다고 했다.

사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그렇게 찾아 헤매던 그들의 근거지는 세상에 활짝 드러난 곳이었기 때문이다.

로마 카톨릭 교단.바로 거기에 그들이 둥지를 틀고 암약하고 있었던 것이다.이제까지 그들의 자금줄을 겸하고 있는 단체를 찾기 위해서 마피아들과 갱들을 위주로 찾고 있던 것이 오히려 빚나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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