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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갑이다-156화 (156/203)

즐감하십시오.^^< -- 창민의 고민. -- >

“뭣이? 뭐가 어쩌고 저째!!!?”

창민의 말에 미첼은 당장이라도 싸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따졌다.

“호오, 나하고 하려고? 정말?”

창민은 그런 미첼을 보고 여유만만하게 웃었다.안 그래도 기분도 심란한데 미첼 프란스 정도면 딱 적당한 장난감이었다.한편 미첼은 예전에 자신에게 패배를 안겨준 정창민이 눈앞에서 자신이 한 눈에 반한 여자를 옆에서 끼고 자신을 비웃고 있자.소위 꼭지가 돌아 버렸다.

“네 이놈!!!!!”

콰콰앙!!!미첼의 검이 무시무시한 검강을 품고 창민의 머리를 쪼개 버리기 위해서 내려쳐졌다.당연하지만 실내에서 이렇게 강력한 공격을 시도하면···.

“꺄악!!!”

“으와앗!!!”

“홀리 몰리!!!!”

······마지막에 외친 사람은 정신세계를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이걸로 창민을 어떻게 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공격의 충격파로 1층 로비의 창문이 전부 산산조각이 났지만 정작 창민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재롱 한 번 귀엽게 부리는 구나.”

“이익···.”

미첼은 다시 한 번 횡으로 검을 휘둘러서 창민의 목을 날려 버리려고 했다.하지만 창민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다.오히려 재미있다는 얼굴을 하고 미첼을 상대하려고 했다.‘짜증 제대로 였는데 잘 됐다.’한참을 농락하면서 화풀이를 하려고 하는 창민이었지만 그때····.

“이게 뭐하는 짓이지?”

미첼 프란스는 자신의 검이 마치 바위에 깊숙하게 박힌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랬다.그렇게 된 이유는 자신의 검 끝을 살며시 잡고 있는 세레이나의 검지와 엄지 때문이었다.

마치 티스푼을 들 듯이 아주 살짝 잡고 있는 그녀였지만, 미첼의 입장에서는 바위속에 박힌 엑스칼리버라도 쥐고 있는 기분이었다.

“아···. 아니 레이디 이건 그러니까····.”

스으윽···.

“··············.”

여기서 미첼의 기억은 끊어졌다.그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차가운 세레이나의 눈동자와 마추친 순간까지. 그 후에는 세계가 거꾸로 돌았다는 것과 나중에 알고 보니 자신이 허공에서 몇 십 바퀴 돌다가 바닥에 쳐 박혔다는 것.그리고 기억이 들었을 때 런던 브릿지 최상층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는 것이었다.

미첼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난 후에 방에 들어온 창민은 세레이나에게 투덜 거렸다.

“내가 처리 할 수 있었는데····.”

“그건 나도 안다. 하지만 외부인이인 그대가 손을 쓰는 것 보다는 내가 손을 쓰는게 더 보기 좋다.”

“어차피 그 놈들이 보기에는 너도 외부인이잖아? 지금 너는 여자로서 차려 입고 있으니.”

“··············.”

창민의 말에 세레이나는 미처 그건 생각하지 못했다는 얼굴을 했다.‘생각보다 얼빠진 구석이 있는걸?’창민은 그런 그녀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어쨌든····, 이제 난 잘거야. 너도 그만 내 방으로 가지 그래.”

창민의 말에 세레이나는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한 얼굴을 하고는 창민을 바라봤다.

“보통···. 데이트가 끝날때는 남자가 여자를 집에 보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래서?”

“그런데 그대는 내가 내 방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군.”

“그렇지.”

“·················섹스는 하지 않을 건가?”

“크윽····. 태연한 얼굴로 그런 대사 하지 마!!!!”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말에 ‘아니 할 거야.’ 라고 할 뻔 한 창민이었다.

“흐음. 이상하군. 남자들은 보통 아름다운 여성을 보면 항상 성적인 충동이 생긴다고 들었는데···. 혹시 내가 아름답지 않은건가?”

“·····아니. 그건 아니지.”

아무리 그래도 그걸 부정 할 수는 없었다.세레이나는 누가 봐도 아름다운 여성이었다.그리고 창민의 눈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보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나를 돌려 보내려는 건가? 이건 불합리하다.”

“불합리고 나발이고····. 에잇, 정말····.”

창민은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만약에 지금 이렇게 말한 것이 중화칠미중에 누군가였다면···.그랬다면 창민은 그냥 쿨하게.‘그럼 자고 가던가?’ 라고 말하면서 그녀를 안았을 것이다.

대신에 다음날에 이제 책임져요. 같은 말을 하면 그대로 쫓아 보내겠지.하지만···. 세레이나를 상대로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그녀를 상대로는 그냥 하룻밤 즐기고 다음날 잘 가.

라는 관계를 가지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그녀를 품에 안고 그녀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싶은 욕망은 정말 간절하기 짝이 없었지만···.그래도 지금 그녀를 무작정 가지기에는 뭔가 마음에 걸렸다.

여기서 그녀를 한 번 안아 버리면 그 다음부터는 다시는 그녀에게서 벗어 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창민은 내심 영국에 온 것을 조금 후회했다.

‘쳇, 황제의 후예라고는 짐작했지만 이렇게 골치 아픈 상대라는 것을 알았다면 무턱대고 영국으로 오지 않았을 것을···.’창민이 잠시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세레이나는 자연스럽게 침대에 앉아서 창민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난 이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 이유가 없다면, 지금 나를 안아주기 바란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창민에게 태연하게 자신을 무방비하게 드러냈다.이건 야생으로 비유하면 통통하게 살찐 가젤이 사자한테 와서 ‘사자님. 전 맛있는 톱슨가젤이랍니다.

맛잇게 냠냠쩝쩝해 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제길, 진짜 사람 죽이는군.’창민은 자신의 야생 본능(?)을 억누르면서 간신히 자제했다.

“첫 데이트부터 바로 섹스? 그런 남녀 관계를 혜프다고 하는 거야.”

창미의 말은 일단 정론이기도 했다.

“하지만 남자들은 그런 관계를 좋아한다고 들었다.”

그것도 정론이기는 하다.창민은 잠깐 당황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모든 남자들이 그런건 아니야.”

“그럼 몇 번째 데이트에서 그대가 나를 안아주는 건가?”

“한····. 아니 그게 아니고!! 어쨌든 지금은 네 방에 돌아가!!!”

창민이 그렇게 빽하고 소리쳤다.하지만 상대는 창민에게 비해서 그다지 꿀릴게 없는 황제의 후예였다.

“싫다. 그대의 말은 불합리하다. 나를 안아주기 전에는 절대로 나가지 않을 것이다.”

세레이나는 억지 춘향 모두에 들어갔다.보통 이렇게 남자에게 억지 춘향 모드로 ‘오빠가 책임져.’ 라고 매달리는 경우는 여자가 좀 모자란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모가 딸리거나 짊어진 짐이 많다거나··.하지만 상대는 카이저의 문주.창민에 비해서 딸리기는커녕 배경만 봤을때도 이 보다 더 잘어울릴 수는 없었다.그런 그녀가 이렇게 억지 춘향으로 달라 붙으니 창민으로서는 남은 선택지가 얼마 없었다.

‘어떻게 하지? 힘으로 쫓아낼까? 아니면 그냥 확····.’힘으로 쫓아내는 것은 아마 어려울 것이다.아까전에 미첼을 한 수에 날려버린 기술은 창민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을 정도로 훌륭했다.

그런 그녀와 창민이 정면으로 붙으면 이 건물만 다 부서지고···.아니 이 거리 자체가 박살이 날 지도 몰랐다.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딱 하나···.

“안아만 주면 나갈거지?”

“그렇다.”

“한 입으로 두 말은 안하겠지?”

“물론이다.”

“좋아···.”

창민은 그렇게 확답을 받고 그녀에게 다가갔다.그녀는 침대에서 태연하게 창민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이제부터 자신을 안아주러 오는 남자를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었다.그것은 마치 은행에 통장 만들러 가는 일반인의 표정 만큼이나 태연했다.

‘쯧, 이러니 내가···. 응?’창민은 그런 그녀의 태도를 보고 약간 실망했다가 문득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세레이나의 시선은 태연했다.

그런데···. 너무 태연했다.시선의 초점도 맞지 않고 그녀의 눈은 창민을 바라보는 듯 했지만 정신줄은 놔 버린 것 같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창민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살짝 닿았을 때···.흠칫.아주 작은 떨림이었지만···.세레이나의 몸은 작은 야생동물이 깜짝 놀란 것처럼 움찔 거렸다.그녀 역시 동요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랬지. 그랬단 말이지····.’창민은 그녀 역시 동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그녀도 자신을 남자로서 바라보고 여자로서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창민의 가슴 속에는 뿌듯한 기쁨과 함께 성취감과 안도감이 동시에 들었다.능력있는 종마 취급만 당하는 줄 알았는데 그녀도 자신을 상대로 충분히 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훗···.”

“뭐··냐? 그 ‘훗’은?”

“웅? 별것 아니야.”

창민은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그리고···. 심호흡을 한 다음에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끌어 당겨서 자신의 품안에 담싹 안았다.

그녀의 가는 허리에 손을 감고 창민은 자신의 품안에 있는 여체의 감촉에 전율했다.섹스를 위한 찐한 스킨쉽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포옹이었다.

남녀 사이에 사랑이 없어도 친근하고 스킨쉽에 거부감이 없는 친구들 사이라면 종종 있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그런데 그녀와의 포옹은 특별했다.

코 끝에 맴도는 그녀의 향기.약간만 힘을 줘서 부러질 것 같은 가녀림.품안에 쏙 들어와 있는 그녀의 부들러움.가슴 깊숙한 곳에까지 파고드는 따스한 체온.그 모든 것이 창민의 사고를 황홀경과 만족감에 물들게 했다.한편.

“으음······.”

일평생 남자를 연기하면서 살아온 세레이나 역시 남자의 품에 안긴 것은 처음이었다.그녀는 내심 수도 없이 되내었다.

섹스라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의무다.훌륭한 아이를 낳기 위해서 훌륭한 남자의 씨를 받아서 다음대의 황제를 만드는 것이야 말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의무다.

라고 말이다.그러던 그녀가 창민의 말에 사랑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 노력하면서···.아주 작지만 철통같은 사고에 금이 갔다.

사랑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섹스나 결혼을 그냥 의무로만 알고 있던 그녀의 사고방식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그래도 아직은 무작정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일까?그녀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면서도 창민을 밀어내지는 않았다.

그리고····.한참의 포옹 끝에 창민은 그녀를 풀어 줬다.

“자. 이제 안아 줬으니까 됐지?”

“···················정창민!!?”

“왜? 어쩌라고? 설마 황제의 후예라는 인간이 자기 입으로 한 말도 지키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

“···········.”

창민이 유치하게까지 파고들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면서 창민을 째려봤다.그리고······.

“아마 그대가 역대 치우의 후예들 중에 가장 치졸한 남자일 것이다.”

그녀의 말에 창민은 어깨를 으쓱 하면서 대답했다.

“세레나 네가 내 선배들을 못 봐서 그래.”

“·············?”

“왜? 왜 그런 얼굴을 하는데?”

“방금·····. 날 뭐라고 불렀지?”

“뭐라니 세레·····.”

말을 하던 창민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확 붉혔다.그녀의 이름을 애칭으로 세레나라고 불러도 된다는 허락은 받았었다.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세레이나는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머금고 창민에게 말했다.

“오늘은 여기서 만족하도록 하지. 하지만 기억해 둬라. 난 황제의 후예. 원하는 것은 반드시 손에 넣는다.”

“·············.”

그렇게 세레이나는 유유히 방을 빠져 나갔고 뒤에 남은 창민은 침대에 머리를 밖고 중얼 거렸다.

“이 쪽팔림에서 날 구할 수만 있다면 누구라도 좋아. 날 죽여.”

============================ 작품 후기 ============================으음... 왜일까요?자꾸 신작 아이디어가 떠 오르는 이유는?다른 밀린 작품들도 잔뜩 써야 하는데 왜? 어째서?욕심만 많은 작가였습니다.몸이 두개 였으면....ㅠㅠ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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