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즐감하십시오.^^< -- 정의맹과 창민. -- >상하이의 높이 50층의 신축 빌딩.이 빌딩이 바로 오대세가가 새롭게 출범한 정의맹의 본부였다.외벽을 전부 강화 유리로 마감하고 화려한 미관을 갖춘 이 건물은 벌써부터 상하이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상하이의 아름다운 야경과 바다의 풍경이 다 보이는 최상층의 스카이 라운지에는 다섯명의 남자가 원탁에 앉아 있었다.
“당가주님. 그는 온다고 합니까?”
“그렇소. 제갈가주. 안 온다고 했을 때를 대비해서 이런저런 수를 많이 준비해 뒀는데···. 생각보다 순순히 오다고 하오.”
“훗, 잘 됐군. 그도 알고 있는거지. 우리하고 손을 잡으면 이득이라는 것을 말이야.”
사천당가의 가주의 말에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펴고 대답한 것은 오대세가 중에서도 가장 과격하기로 소문난 하북팽가의 가주였다.
“큼, 팽가주님····. 오해 말고 들어주시오.”
“···뭘 말이오?”
“후일 정창민 문주를 봤을 때 너무 자극하지 말아주시오. 그는 젋소. 그리고 우리 모두 젊은 시절을 겪어봐서 알 것이오. 그 시절의 자존심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사천당가의 가주인 당중호는 창민에게 함부로 하지 말라는 말을 정말 돌리고 또 돌려서 순화해서 잘 표현했다.그때 가만히 입 다물고 있던 모용세가의 가주가 끼어 들었다.
“하하하···. 당가주님은 사위 챙기기에 너무 여념이 없으신 듯 합니다?”
“하하··. 사위가 번듯하니 아끼는 보람은 넘치더군요.”
악의 없는 모용가주의 말에 당중호는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흐음···. 그 친구 한 여자에 목 매는 성격은 아니라고 알려져 있죠? 최근에도 일본인 중에 한 명을 받아 들였다고 하고····.”
제갈세가의 가주의 말에 다른 사천당가를 제외한 오대세가의 가주들은 은근히 눈을 반짝였다.사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들 사천당가를 부러워 하고 있었다.
최근 50년 사이에 사천당가에 가장 크게 공헌한 것은 현 가주인 당중호가 아니라 그의 조카 딸 뻘이 되는 당화영이었다.그녀가 배달의 문주인 정창민의 여자가 됨으로 인해서 배달은 이제까지 사천당가에 몇 번이고 호의를 보였다.
사실 상호간의 거래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유독 사천당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이에 몇몇 세가들은 단순히 부러움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도···.라는 시도를 하려고도 마음 먹고 있었다.
무림 세가에 아름다운 여성들은 얼마든지 있었다.원래 무공을 익힌 여자들이 보통 여성들 보다 몸매나 피부가 우월하기도 했지만··.가문마다 여성들을 위한 미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무공들도 꼭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힘에 집착하는 것처럼 여성들도 자신의 미모에 집착하는 것은 거의 본능에 가까웠다.창민에게 여자가 이미 몇 명인가 있기는 하지만···.별로 상관 없었다.
오대세가의 가주들 전원이 본처 말고도 첩을 몇 명인가 데리고 있었다.이들은 영웅호색이라는 말로 그런 자신들의 상황을 얼마든지 합리화 시켰다.
사실 영웅하고 호색하고는 별 상관 없는데 말이다.남자는 대부분 호색하다.
다만 영웅이라는 자들이 특히 여자를 많이 거느리는 것은 보통 능력의 차이로 인한 결과일 뿐이다.어쨌든···. 그들 모두가 이번 기회에 정창민을 정의맹에 끌어 들이기로 단단히 마음 먹었다.
그러기 위해서라면 어떤 대가라도 치를 생각까지 하고들 있었다.
“으음···. 여기가 상하이인가?
“와보는 것 처음이에요?”
“그래···. 오래된 서양 건물이 좀 많네?”
창민은 차 안에서 상하이의 거리를 보면서 중얼 거렸다.중국임에도 불구하고 길의 중간중간에 100년은 훌쩍 넘은 것 같은 서양 건물들이 종종 보였다.당화영은 그런 창민의 옆에 찰싹 달라 붙어서 말했다.
“상하이는 오래전부터 유럽의 상선들과도 교류가 활발했거든요. 개방 당시에는 중국에서도 유행과 교류의 첨단을 달리는 도시였죠.”
“흐음····.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임시정부도 여기 있었지?”
“보러 갈까요?”
“나중에···. 지금은 우리 기다리고 있는 오대세가의 가주들부터 보러 가야지.”
“후후후···.”
당화영은 창민의 팔에 찰싹 달라붙어서 기분 좋은 고양이 같이 굴었다.항상 다른 여자들하고 창민을 나누고 있는 그녀였지만 이렇게 중국으로 여행 올때는 가이드를 겸해서 그녀가 따라 왔다.
그리고 이렇게 창민을 완벽하게 독점 할 수 있었다.이런 둘만의 시간이 그녀는 무척이나 소중했다.
그리고···.‘오늘밤은···· 꼭····.’그리고 여자는 가끔씩 남자의 살결이 무척이나 닿고 싶은 날들이 있었는데··.당화영의 경우는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솔직히 지금 그녀의 심정으로는 빨리 저 해가 뚝 떨어지고 둘이서 잡아놓은 상하이 오성급 호텔의 최상층 스위트 룸에 들어가고 싶었다.
사실 스위트 룸에 각종 장비가 다 있어도 침대 말고는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말이다.그녀는 창민의 팔에 찰싹 달라 붙어서 창밖의 해를 보면서 속으로 중얼 거렸다.
‘빨리 떨어져. 빨리·····. 지금 당장 떨어지란 말이야.’멀쩡한 대자연에 시비거는 당화영이었다.창민과 당화영을 태운 차는 이윽고 정의맹의 본부에 도착했다.
“정창민 문주님이시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중하게 창민을 맞이한 자는 중년의 신사로 보이는 남자였다.‘무공 좀 익혔는걸? 절정의 상급 정도인가?’아마도 오대세가의 장로급 중에 한 명 같았는데 이렇게 직접 나와서 창민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만큼 오대세가에서 창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안내를 받아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올라가자 거기는 넓은 방에 원탁 하나와 의자 여섯 개만 놓여 있었다.
그리고 원탁에 앉아 있던 다섯명의 남자들이 창민에게 와서 말했다.
“오랜만에 보는군. 정창민 문주.”
“오랜만에 뵙습니다. 당중호 가주님. 그리고···. 나머지 분들도 직접 인사한 적은 없지만 모두 유명 인물들이시군요.”
“하하···. 모두 고리타분한 아저씨들이지. 소개함세. 여기 이 친구가 정창민 문주. 아시아의 새로운 신성이지.”
당중호는 창민을 다른 세가의 가주들에게 소개했다.그러자 그들도 창민에게 정식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남궁세가의 가주. 남궁진천이라고 하오.”
“제갈세가의 가주 제갈가욱이라고 하오.”
“하북팽가의 가주 팽번조라고 하오.”
“모용세가의 가주 모용사수라고 하오.”
그들 모두 창민보다 훨씬 더 오랬동안 무림에서 활동해온 선배들이었지만 창민을 대함에 있어서는 예의를 지켰다.배분이나 경력을 떠나서 똑같은 한 문의 문주로 취급한 것이다.
물론···. 아무 문파의 문주라고 해서 모두 오대세가의 가주들에게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었다.한국과 일본을 아우르고 스스로의 경지가 현경이라고 알려진 정창민이기에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이었다.
창민을 포함해서 그들 모두가 자리에 앉자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방에 들어와서 테이블에 요리를 서빙했다.‘···뭐 중요한 일인가 싶었는데···. 이 원탁 정말로 식탁이었던 건가?’창민은 사람 불러놓고 식사부터 대접하는 이들의 행동에 약간 얼이 빠졌다.
하지만 이건 창민이 몰라서 하는 말이었다.중국인들··. 특히 황하 이남의 남쪽의 중국인들은식(食)에 관한 비중이 높았다.
중요한 손님이 왔을 때는 없는 살림 이라고 해도 최대한 좋은 요리를 대접하기 위해서 노력했다.상대를 향한 존중심을 보이기 위해서 특이하고 진귀한 요리를 대접하는 것은 이들에게 있어서 당연한 일이었다.
괜히 중국인들이 네발 달린 것이라면 책상이랑 의자 빼고는 다 먹는다고 하는게 아니었다.창민은 몰랐겠지만 지금 배달되는 요리들은 소위 황제의 정찬이라고 알려져 있는 만한전석이었다.
오대세가의 가주들이 특히 신경써서 상하이 최고의 요리사에게 한달 전부터 재로를 모으고 조리를 하게 해서 최고의 요리를 준비한 것이었다.실제로···. 음식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 창민 역시 전체로 나온 수프를 한 입 먹더니 살짝 놀랬다.
“호오···. 이거 정말 좋군요?”
“하하하.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군. 불도장이라는 걸세. 50년 된 건화를 구해서 이번에 조리하게 했지.”
“건화요?”
“아··. 말린 해산물을 말하는 거네.”
“아아··. 마른 오징어 같은 거군요.”
“···뭐···. 그런거지.”
창민의 말에 당중호는 그냥 어색하게 동조했다.중국인들이 말하는 건화라는 것은 전복이나 해삼 등을 말린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중국인들이 매우 높은 가치로 평가하는 요리재료이며 시간이 오래되면 오래 될수록 그 가치를 높이 쳤다.특히 50년 이상이 되었다고 하면 같은 무게의 금을 준다고 해도 그렇게 쉽게 구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뭐···. 창민에게 있어서는 마른 오징어하고 동급으로 취급 받고 말았지만 말이다.그 후에도 한 접시에 어지간한 중형차 값이 왔다갔다 하는 요리들이 나왔다.
이름도 모르고 재료도 모를 요리들이 수두룩 했지만 한가지 공통점은 무진장 비싸다는 것이었다.이 코스 요리 6인분이 다 끝나면 어지간한 BMW한대가 여섯 명의 위장속으로 사라지는 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요리가 다 끝나고 나서 창민이 만족한 듯 하자 제갈가욱이 입을 열었다.
“요리는 입에 맞았소? 정창민 문주.”
“예. 괜찮더군요.”
사실 창민은 음식을 가리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이번에 나온 요리는 정말 맞있었다.
“다행이군···. 그럼 이제 우리의 미래에 관해서 조금 얘기를 하고 싶네만···. 괜찮겠소?”
제갈가욱의 말에 창민은 슬슬 올게 왔다고 생각했다.‘이왕 얘기 할 거면 밥 먹기 전에 얘기 할 것이지··. 내가 돼지냐? 먹이고 잡아먹게.’다시 한 번 말하지만 문화의 차이라고 말하겠다.어쨌든 창민도 할 얘기가 있다면 빨리 듣고 싶었다.
“말씀 하십시오.”
“음, 그대의 성격상 내가 잔머리를 굴리면 굴릴수록 역효과겠지. 그러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
“·············.”
“우리 정의맹에 들어와 주지 않겠소?”
“들어가면 뭐 해 줄 건데요?”
“··············.”
“··············.”
“··············.”
창민의 말 한마디에 분위기는 그야말로 쩌저적 얼어 붙었다.아무리 젊은 혈기라서 막 나간다고 해도 일문의 문주라는 위치가 있지 않은가?그런데 저렇게 노골적이고 직설적으로 말할 줄은 그들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멘붕에서 가장 먼저 회복한 제갈가욱은 창민에게 말했다.
“아···. 물론 그대에게도 정의맹의 이름으로 이문이 돌아갈 것이오.”
“구체적으로 어떻게요?”
“···············.”
‘역시····.’침묵하는 제갈가욱을 보면서 창민은 속으로 그럼 그렇지 라는 생각을 했다.창민이 중국에 오기 전····.============================ 작품 후기 ============================이번 화는 예약으로 올리는 것입니다.
지금 시간이 새벽 4시가 되어가는데... 다행이 쓰기는 썼습니다.이제 다음화 분량도 예약 걸어 놓고 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