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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갑이다-120화 (120/203)

< -- 홍면파천대 2기 소집 -- >

“흠····. 각 하나는 예술이네.”

시험장을 겸한 연병장에 모여 있는 국방부 지원자들을 보고 창민이 한 첫말이었다.누가 군바리들 아니랄까봐 줄 서 있는데 GPS로 배치라도 한 것처럼 질서정연했다.단상의 위에 올라간 창민은 시험생들을 보고 말했다.

“반갑다. 난 배달의 문주 정창민이다.”

군인들을 대할때는 처음에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선을 확실하게 그어야 했다.어차피 군인이 아니라도 창민이 반말 한 것 가지고 뭐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하지만 군인들에게 일부러 이렇게 아래로 깔아보듯이 말하는 것은 상호간의 서열을 확실하게 하려는 창민의 생각이었다.

“·············.”

“·············.”

“·············.”

대답 없이 각만 잡고 있는 그들에게 창민의 말이 이어졌다.

“오늘부터 한 달. 난 너희들을 갈구고 갈구고 또 갈굴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이겨낸다면···. 그때는 합격시키고 홍면파천대의 2기생으로 받아 들일 것이다. 알겠는가?”

“예!! 알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목청 하나는 예술이네···.’

“좋다. 혹시 라도 질문이 있는 자는 지금 해라. 이 후로는 허락하지 않는다.”

창민의 말에 잠시 동안 망설이던 와중에 한명이 입을 열었다.

“한 달 동안 남기만 하면 합격인 것입니까?”

“그렇다.”

“····만약에 한달 후에 20명 정원을 넘어서 남으면 어떻게 됩니까?”

훈련생의 말에 창민은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걱정하지 마라. 약속은 지킨다. 20명이 넘어선다고 해도 그들 모두 합격 시키겠다.”

창민의 말에 몇몇 대원들은 주먹을 불끈 쥐면서 전의를 다졌다.그들 모두 군인들이다 갈굼에는 가해자로도 피해자로도 경험을 만렙까지 찍은 자들이었다.그 어떤 격한 훈련이라도 견뎌낼 자신이 있었다.그때 창민의 말이 이어졌다.

“단, 한 달 후에 전원이 낙오자가 20명 이하라고 해도···. 정원을 위해서 낙오자 중에 합격자를 뽑는 일은 없을 것이다.”

창민의 말에 몇몇 사람들은 그제야 분위기를 파악했다.이것은 상대 평가가 아니라 절대 평가였던 것이다.

정원이 정해졌음에도 절대 평가로 하겠다는 말은····.‘이번 시험에서 뽑히는 사람은 절대 20명이 넘지 않아?’‘한 10명이나 뽑히겠군.’수험생들이 긴장하는 기색을 보이자 차인도 이제 본격적으로 굴릴 마음을 먹었다.

“그럼···. 이제부터 시작하지.”

창민의 얼굴에는 사악한 미소가 떠 올라 있었다.

“·······으음····.”

“이런······.”

“제길···. 이런 빌어먹을····.”

창민이 갈구겠다는 말을 했을 때 대원들은 뭔가 육체적인 고통을 생각했다.아니면 신병 갈구 듯이 욕설이나 하면서 인격적으로 깔아뭉개고 복종의 멍에를 씌우거나.군에서 내리는 훈련이라는 것은 대부분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창민은 문자 그대로 수험생들의 정신력을 시험했다.창민은 미즈키를 이번 시험에 조수로 붙였다.

후유카 만큼은 아니지만 미즈키도 간단한 환술 정도는 펼칠 줄 알았다.그렇게 해서 얻어낸 첫 번째 시험이··.바로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이었다.

커다른 수영장의 한 가운데에 깃발이 부표에 꽃혀서 둥둥 떠 다니고 있었다.그리고 그런 수영장의 옆에서 창민이 메가폰을 들고 말했다.

“저 깃발을 가져오는 인간은 첫날의 합격이다. 어때? 쉽지?”

“·············.”

“·············.”

“·············.”

창민의 말대로 쉬운 일이었다.수영장에 헤엄치고 있는 상어때만 없다면 말이다.아까 창민이 질문은 받아 들이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결국 한 명이 손을 들고 말했다.

“···문주님? 이 시험은 도대체 무엇을···?”

“14번 탈락.”

“·············예?”

“내가 질문은 아까가 마지막이라고 했을 텐데?”

“···········.”

창민의 말에 그는 억울하다는 얼굴로 항변하려고 했다.하지만 창민의 한마디에 그는 어깨에 힘이 쭉 빠졌다.

“네 동료들 까지 연좌로 탈락 시키고 싶나?”

“················.”

그는 쓸쓸하게 고개를 숙이고 퇴장할 따름이었다.창민은 남은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

“말했지? 내가 곧 법이다 라고. 저기 저 깃발을 가져오거나? 아니면 떨어지거나? 둘 중에 하나다.”

창민의 말에 시험생들은 안색을 굳혔다.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창민은 훨씬 더 강압적이었다.

단순히 말대꾸 하나만 해도 불합격 이라는게 아니었다.아까 질문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한 경고.그 지나가면서 슬쩍 한 경고 하나를 어겼다는 것을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 들이고 불합격 시킨 것이다.

이건 꼬장이 아니라 경고였다.나에게 복종하라는 절대적인 경고 말이다.

결국 질문이고 뭐고 간에···. 저 부표를 가져 올 수 밖에 없었다.‘될까?’‘차라리 포기 하는게 좋지 않나?’‘어쩌면 이건 불가능과 가능을 갈라보는 판단력을 시험하는 것인지도 몰라. 그러니 방금 전에도 질문에 관해서 과민 반응 한거야. 힌트를 주지 않기 위해서···.’‘뭔가 방법이 없는 걸까?’수험생들의 갖가지 상념을 보면서 창민은 이미 사람들이 몇몇 부류로 나뉘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도 우수한 인간들이 많군. 하긴 국방부에서 이미 한 차례 걸러서 보낸 사람들이니까····.’창민이 이 시험에서 보고 싶은 것은 두 가지였다. 용기와 판단력.힘이 부족하면 키워 줄 수 있다.

충성심?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합기운형진을 거치고 나면 너무 과하게 생기는게 충성심이었다.그러니 걱정 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인간이 기본적인 멘탈은 합기운형진으로 써도 바꿀 수 있는게 아니다.홍면파천대가 되면 부하들을 거느리고 싸워야 할 때가 많다.

특히 여기 이 사람들은 배달에 들어와서 군대의 계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첩보의 최전선에 뛰어들어야 한다.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와 판단력이었다.

이 두 가지 만큼은 무공하고 별개로 창민이 키워 줄 수가 없었다.지금 시험생들이 보고 있는 수영장의 상어는 당연한 얘기지만 환술이다.

미즈키의 도움을 받아서 만든 환상의 상어였다.만약에 그걸 눈치채는 인간이 있다면 그건 정말로 120% 합격이다.

주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으면서 그걸 알아낸다면 그건 대단한 통찰력인 것이다.그렇게는 아니었지만 몇몇 시험생들은 이 상황에서 정답을 추리해 내려는 자들도 있었다.

수영장 주변을 맴돌면서 상황을 살피고 끊임없이 뭔가를 관찰하고 있었다.그리고 그 중에 한명이 드디어 결심했다.

“좋아!!!”

가장 먼저 결심을 한 것은 한명의 여군이었다.어설픈 사내들 보다 훨씬 더 배짱이 두둑 할 것 같은 그녀는 뭔가 결심을 한 듯이 말하더니 상의를 훌렁 벗어 버렸다.그러자 검은색 탱크톱만 입고 있는 볼륨있는 그녀의 상체가 드러났다.순간 창민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뱉었다.

“호오····.”

여성의 몸이 아름다운 경우는 많이 봐온 창민이었다. 하지만 여성의 육체를 저렇게 완벽하게 단련 시킨 경우는 처음 봤다.우락부락 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체지방이 여성의 평균보다 적었고, 그 대신에 근육의 비율이 높았다.

내공은 10년 정도 밖에는 없는 것 같았지만 그 이상으로 육체가 무척이나 훌륭하게 단련 되었다.‘실전용 전투 근육···. 이라는 건가? 남자들도 저렇게 완성 시키는 것은 어려울 텐데 용케 저기까지 만들었군.’솔직히 저건 감탄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상의를 벗고 하의도 냉큼 벗고는 속옷 차림이 되더니 그대로 물로 뛰어 들어 버렸다.풍덩!!

“어이!!! 한 소위!!!”

“저런····.”

남자들 중에 몇몇이 깜짝 놀랐지만 그녀는 아랑곳 하지 않고 상어들이 가득한 수영장의 물살을 가르며 수영해갔다.그리고 수영장의 중앙에 도착한 그녀는 부표의 깃발을 잡고는 그대로 다시 수영해서 귀환했다.

상어는 그런 그녀를 보고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유유히 헤엄만 치고 있었다.‘뭐···. 아무리 그래도 환상이라서 사람에게 닿으면 정체가 탈로 나겠지만 말이야.’창민은 속으로 피식 웃어 버렸다.

어쨌든 첫 번째 통과자가 나왔다. 그녀는 깃발을 들고 창민에게 와서 경례를 붙이면서 힘차게 말했다.

“대한민국 육군 소속 한소위 소위. 미션을 완수 했습니다.”

“·····하나 아니 두 개만 물어보지.”

“예!!!”

근육질이 도드라지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타일이 좋은 그녀였다.그런 그녀가 속옷 차림으로··. 그것도 물에 흠뻑 젖어서 눈앞에 있었다.보통 사람이라면 그녀의 물에 젖은 여체에서 눈을 때지 못했겠지만···.창민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그녀에게 말했다.

“어째서 수영장에 뛰어 들었지? 상어가 위험하다고 판단되지 않았나?”

“판단 했습니다.”

“···그럼 왜 뛰어 들었나?”

“깃발을 가져 오는 것이 미션이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명령이라면 죽음도 불사 하겠다는 것이 그녀의 의지였던 것이다.

“······그렇군. 그렇다면 어째서 처음에 바로 뛰어들지 않고 한참을 살핀 후에 뛰어 들었나?”

“안전한 루트를 탐색해 보기 위해서 였습니다. 탐색 결과 안전한 루트는 없었고, 목숨을 걸고 모험을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

창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심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그녀의 말과 행동은 창민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첩보원이었다.목숨을 걸 용기와 상황을 냉철하게 살피는 판단력을 겸비한 것이다.이런 경우는 어디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알겠다. 아! 한 가지 더 물어 볼게 있다.”

“예.”

“이름이 한소위라고?”

“······예.”

“계급도 소위고?”

“·······예. 그렇습니다.”

“····붙여서 부르면 한소위 소위라고? 이거 본명 맞아?”

창민의 말에 그녀는 처음으로 얼굴을 살짝 붉히고는 설명했다.

“····저희 집안이 대대로 군인 집안이었습니다. 오빠의 이름은 한대위고 제 남동생의 이름은 한준위입니다.”

“·····그래. 알았다. 합격이다. 쉬어라.”

“예! 알겠습니다.”

경례를 붙이고 돌아가는 그녀를 보고 창민은 멀리를 긁적 거리면서 중얼 거렸다.

“부모 누군지 참·····. 애들 이름 한 번 인생 고달프게 짓는다.”

약간 동정심이 생기는 창민이었다.첫날 시험의 결과.100명 중에 20명이 탈락했다.

처음에 한소위가 배짱 좋게 깃발을 가져오는 것을 보고 몇몇 시험생들이 뛰어 들었다.상어가 그들을 공격 할지 안 할지는 미지수였지만 그냥 뛰어들어서 한소위가 성공한 것을 보고 자신들도···.라는 생각으로 뛰어든 것이다.

개중에는 여자가 먼저 뛰어 들었는데 남자가 겁을 먹어서야···.라는 생각으로 뛰어든 자들도 있었다.============================ 작품 후기 ============================여러분들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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