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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음···?”
정신을 차린 미즈키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그리고 자신이 생전 처음 보는 방에 들어와서 누워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니···. 엄밀히 말해서 방은 아니다.여기는 배달의 나고야 총본부의 지하 감옥이었다.
작은 침대 하나와 벽으로 막혀 있는 화장실 하나 정도밖에 없고 문츤 창살로 막혀 있는 그런 장소였다.‘····내가 잡혀온 건가?’그녀는 황급하게 몸 상태를 체크해 봤다.
다행이 옷은 갈아입혀져 있었지만 여성으로서 욕을 당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인상을 찌푸렸다.
‘주력이····. 전혀 안 움직인다.’주술을 써서 몸을 빼려고 해 봤는데 주술의 근간이 되는 주력이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다.마치 두꺼운 자물쇠를 몇 겹으로 채워놓은 것처럼 요지부동인 주력에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빌어먹을·····.”
“아까도 말 하려고 했지만···. 여자가 욕하면 쓰나?”
그녀의 욕지기에 대답을 한 것은 창살의 밖에 서 있는 정창민이었다.
“정창민······.”
“그런 얼굴로 보지 말아주겠어? 네 옷을 갈아 입힌 것은 내가 아니니까 말이야.”
“············.”
미즈키는 그저 창민을 노려볼 뿐이었다.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반항은 그게 다였다.
“자···. 내가 묻는 말에 성실하게 대답해 주겠어? 그러면 아픈 꼴은 당하지 않을 거야.”
창민의 말은 성실하게 대답하지 않으면 아픈꼴을 당하게 하겠다는 말이었다.창민의 말에 미즈키는 노골적인 비웃음을 띠우고 말했다.
“어디 고문이라도 하려고? 어디 할 테면 해 보라지?”
그녀는 창민이 고문을 해도 콧웃음을 치면서 무시해 주겠다고 다짐했다.무녀인 그녀는 무공을 익힌 무인은 아니다.
그래서 육체적으로는 평범한 여성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는 연약한 여성이었다.다만·····.무녀의 주술을 익히는 과정은 대부분 고통을 동반하는 것들이 태반이었다.
툭하면 피를 뽑고 전신에 주력을 새기고···.그 모든 것이 거의 고문 수준의 고통이었다.그런 그녀에게 있어서 고통이라는 것은 별것 아니었다.
설령 손톱 발톱을 다 뽑고 피부를 벗겨서 소금에 절여 버린다고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창민을 좀 깔보고 있었다.
창민이 평범하게 육체적인 고통만을 주는 그런 고문을 할 리가 없었다.쓸데없이 시간만 들고 먹힐지 말지도 미지수고···.입을 열기 위해서는 좀 더 편하게 일을 처리하는게 창민의 취향이었다.
“무슨 짓이 든지라···. 후회하지 마라.”
창민은 그렇게 말하면서 미즈키를 끌어 당겼다.그리고 그녀의 가슴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창민의 손은 아무도 건드린적 없는 부드러운 그녀의 젖가슴을 비집고 들어왔다.그러자 순간 미즈키는 당황했다.
“무·· 무슨 짓이야!!?”
그녀는 창민이 육체적인 고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설령 팔 다리가 끊어진다고 해도 절대로 굴복하지 않도록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하지만 설마 이렇게 여성으로서 치욕을 주는 고문을 할 줄은 몰랐다.‘일문의 종사라는 인간이····.’미즈키는 이를 악물었다.
어쩔 수 없었다. 혀를 물고 자결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
창민정도의 고수를 상대로는 자결하는 것도 그렇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자신의 맨가슴의 사이로 파고드는 창민의 손길에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프라이드가 강한 그녀였기에 앞으로 있을 치욕이 더욱더 견디기 어려웠다.그때····.
“무슨 생각하는지 대강 짐작은 가지만···. 발랑 까진 생각하지 말고 정신 차리지?”
“·····응?”
미즈키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녀의 가슴속으로 파고든 창민의 손은 그녀의 젖가슴을 쥐고 희롱하는게 아니라 그 사이에 있는 심장에 안착했다.그리고는····.
“흐윽!!!”
순간 미즈키는 자신의 심장이 욱씬 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크으윽····. 무··· 무슨 짓을 한 거야?”
“글쎄···. 일단 족쇄를 달았다고만 해 두지.”
미즈키는 자신의 가슴팍을 살펴봤다. 그러자 거기에는 붉은 반점 12개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그리고 거기서 심장을 욱신거리게 하는 통증이 지속되었다.
“이게 뭐야? 도대체···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별 것 아니야. 다만···. 앞으로 24시간 후면···.”
“·····후면?”
“넌 영원히 주술을 쓸 수 없게 될 뿐이야.”
창민의 말에 미즈키는 콧웃음을 치면서 말했다.
“하아!! 그러셔? 죽음을 각오한 나야. 그런데 이제와서 이런게 협박이라고?”
“글쎄···. 죽음을 각오했다고 하지만 넌 정작 죽지 않고 있잖아?”
“············.”
창민의 말에 미즈키는 입을 다물었다.
“잘 생각해봐. 그 반점은 대략 두 시간에 한 개씩 사라질 거야. 그리고···. 그게 다 사라지면 넌 영원히 주술을 쓸수 없게 될 거고.”
“······나한테 원하는게 뭐지?”
“글쎄···. 많은 것을 워하지는 않아. 다만···. 너희들의 본거지로 안내만 해 주면 돼. 거기까지 안내만 하면 너에게 걸린 금제를 풀어주지.”
“·············.”
“충분히 생각해서 결정해도 좋아. 그럼···.”
창민은 그렇게 말하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창민이 나가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추가현이 말했다.
“괜찮을까요? 이런 미지근한 방법으로····.”
“미지근하다라···. 그럼 가현이 넌 어떻게 해야 했을 것 같니?”
“스승님의 취향이 아닌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벼운 심문을 겸하면 입을 열 수 있을 겁니다.”
추가현의 말에 창민은 피식 웃으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자가 그렇게 무서운 소리 하는게 아니야.”
“···········.”
“그리고 저 미즈키라는 여자 자존심 때문이라도 고통이나 협박에 굴할 타입은 아니야.”
창민은 잠시 말을 쉬었다가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저런 타입은 고통보다는 희망에 약한 법이지.”
그리고 그런 창민의 예상은 맞았다.희망고문.그 어떤 고통과 역경에도 강력하게 저항하는 인간도 눈앞에서 당근이 아른 거리면 참지 못하는 법이다.
만약에 창민이 처음부터 단번에 미즈키의 주술을 폐기했다면 그녀는 더욱더 독하게 대응했을 것이다.하지만····. 창민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그녀의 주술이 사라지도록 했다.
창민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무인들에게 있어서 무공이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이 듯···.주술사들에게도 자신들이 익히고 키워온 주력은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 주력이 조금씩 조금씩 사라져 간다.그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자신이 본거지가 어디에 있는지 말만 하면 위기에서 일단 벗어 날 수 있다.
아마 미즈키는 속으로 오만가지 생각이 들 것이다.조직을 향한 충성과 자신이 일생동안 키워온 주력에 대한 집착.이 두 가지의 갈등이 수많은 상념을 만들어 낼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이성이 흐려지면 항상 자신에게 유리한 결정을 하기 마련이다.일종의 자기 합리화가 머릿속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미즈키도 마찬가지였다.‘신사로 데리고 가서····. 거기서 제압 하는게 가능하지 않을까? 신사에는 외부인에 대항한 함정도 즐비하고 무엇보다 후유카가 있어. 후유카라면····.’미즈키의 머릿속에서 자신의 주력을 지키기 위한 합리화가 진행되고 그 결정을 내리기 까지 다섯 시간 남짓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녀는 창민에게 말했다.
“우리들의 본거지로 안내해 주겠어. 하지만 나도 조건이 있어.”
“조건이라····. 그걸 달 처지라고 생각하나?”
창민의 말에 그녀는 눈을 똑바로 뜨고 말했다.
“뭐라고 해도 좋아. 하지만···. 조건을 달지 않고서는 절대로 안내해 줄 수 없어.”
이를 악물고 강한 눈을 하고 있는 그녀를 보고 창민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제법 대단한 강단이군. 너 같은 여자가 근성을 보이면서 까지 의리를 지킬 정도로 너희들이 숭고한 목적을 가진 단체인가? 인체 실험이나 하는 것들이?”
창민의 도발에 미즈키는 발끈하면서 말했다.
“네가 뭘 안다고 지껄여!!!?”
“모르지? 알고 싶지도 않아. 아니면 네가 알면 뭔가 마음이 변할 정도로 거국적인 목적이라도 있는 건가?”
창민은 살살 유도심문을 해 봤다.그녀는 어리석은 편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흥분이 지나쳐서 이지가 살짝 흐려져 있었다.그래서 자신의 본심을 말했다.
“조직의 목적 따위는 아무래도 좋아. 그런건 내 관심 밖이니까?”
“호오? ······그럼 왜 이렇게 의리를 지키는 거지?”
창민이 의외라는 듯이 묻자 미즈키가 말했다.
“어려서 연쇄 살인마에게 부모를 잃은 날 거둬준 유일한 장소가 거기야. 그들이 나의 가족이야.”
“············.”
“난 은혜를 갚을 거다. 거기에 이유 따위는 필요 없어.”
“·····훗, 그런가?”
창민은 그냥 웃어 버렸다.그리고 그녀를 살짝 보면서 말했다.
“너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여자군.”
“····무··· 무슨 수작이야?”
남자에게 면역이 없는 미즈키는 창민의 갑작스런 말에 얼굴을 붉혔다.하지만 창민은 그런 그녀를 보고····.
“수작이 아니라 그냥 칭찬이다. 자의식 과잉녀.”
“············이익.”
창민의 말에 미즈키는 입을 앙 다물었다.이 정창민이라는 남자와 대화를 하면 할수록 페이스를 빼앗겼다.덕분에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조건을 말해라. 그럼 들어주지.”
“하나는···. 지금 당장 내 주력을 묶어두고 있는 금제를 풀어줘.”
“좋다.”
“···조··· 좋아. 두 번째는···.”
안 해준다고 하면 이런저런 핑계로 댈 이유를 10가지는 넘게 준비했던 그녀였다.그런데 창민이 쿨하게 풀어준다고 하자 오히려 당황해 버렸다.
“큼··· 두 번째는···. 우리 본거지에 가는 것은 너 하나 뿐이야.”
“좋아. 그렇게 하지.”
이번에도 창민은 쿨 하게 대답했다.하지만 이번에는 옆에서 추가현이 태클을 걸었다.
“이 년이····. 노골적으로 함정 이라는 말이잖아?”
“가현아. 진정하렴.”
“···········.”
추가현이 평소보다 훨씬 무섭게 눈을 부라리면서 말했다.자신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남자를 사지로 유인하는 암여우가 눈앞에 있었다.그녀는 창민이 말리지만 않았다면 단칼에 목을 날렸을 것이다.
“스승님. 하지만 이 년이 하는 짓이 너무 발칙하지 않습니까?”
“흐음···. 뭐 별로. 사실 함정이라도 상관없으니까···.”
창민의 말에 미즈키는 눈썹이 꿈틀 거렸다.함정이라도 상관 없다는 말은 설령 함정이라도 힘으로 돌파하겠다는 말이었다.
즉····.‘우리를 완전히 졸로 보고 있다는 거지····.’까드득.미즈키는 이를 갈면서 창민을 노려봤다.‘과연 네가 후유카의 앞에서도 그럴 수 있는지 한 번 보지.’미즈키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금은 분함을 꾹 눌러 참았다.
============================ 작품 후기 ============================함정이라고 부르고 공략과정이라고 쓴다.그쯤은 해야 진정한 갑.창민이 미즈키를 성고문 하는 장면을 바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하지만 그런건 주인공이 악역이어야 자연 스럽게 넣을 수 있는 장면입니다.
제 전작인 노예상인 처럼요.아니면 이전에 있었던 공호민 챕터라거나....어쨌든 창민이 아무 여자나 막 건드리는........ 으음... 제 주인공인데 별로 변호할 건덕지는 없군요. 이미 여자만 셋이니...^^;;;뭐... 무녀 스토리는 아직 좀 더 남았습니다.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