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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갑이다-103화 (103/203)

< -- 일본의 흑막. -- >‘당당하게 못 들어가면 몰래 들어가면 되지.’어차피 중요한 것은 증거를 찾는 것이다.그러니 그녀가 몰래 들어가서 증거를 찾아오면 그걸로 충분한 것이었다.

모로 가든 도로 가든 서울로만 가면 된다는 이런 막무가내식의 사고방식은 창민에게 전염된 것일 것이다.고급 빌딩을 통째로 빌린 백양교의 보안은 철통 같았다.

하지만 철통이 아니라 만년한철통이라고 해도 화경의 고수가 작정하고 숨어 든다고 하면 막을 수는 없었다.추가현은 여유있게 잠입해서 그대로 백양교의 실체를 파헤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는 않았다.

막상 잠입하고 나니 이 백양교라는 곳은 지극히 평범(?)한 사이비 종교 단체 같았기 때문이다.세상사에 불평불만 가득한 아줌마들의 기도 소리.이상한 구원자 코스프레를 하고 허풍만 쩌는 선교사들···.누가 봐도 평범한 사이비 종교일 뿐이었다.

추가현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건물의 1충부터 10층까지 샅샅이 뒤져 봤다.하지만 그녀가 찾는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잘못 생각한 건가? 그럴 리가 없는데····.’추가현은 고민에 빠졌다.여기에 뭔가가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증거를 찾지 못해서야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은가?그때···.쿵···.아주 작은 소리였지만 화경의 경지에 이른 추가현은 놓치지 않았다.

그녀의 귓가에 들린 소음은 뭔가 육중한 것이 움직이는 소리였다.더구나··. 그 소리가 들린 방향이 이상했다.

겉으로 보기에 이 건물은 1충부터 10층까지.그게 다였다.하지만 방금 들린 소음은 지하에서 들려온 것이었다.

그것도 상당히 깊은 지하에서 말이다.추가현은 수상함을 느끼고 엘리베이터 문을 강제로 열고 밑으로 내려갔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추가현의 예상대로 지하로 통하는 문이 나타났다.아마도 평소에는 엘리베이터로 비밀키를 열어야 갈 수 있는 숨겨진 층일 것이다.

그녀는 억지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는 봤다.

“이런······? 사육장?”

숨겨진 지하로 들어간 추가현에게 보인 것은 놀랍게도 사육장이었다.그것도 인간 사육장.수십개는 될 법한 철장에 인간들이 줄줄이 들어 있었는데 그들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추가현이 가까이 다가가서 상태를 살피려고 하니 마치 짐승처럼 으르렁 거렸다.인간의 의지는 제거 당하고 오로지 투쟁 본능만 남은 상태인 것이다.

추가현은 이 사육장 전체를 둘러봤다.인간들이 가둬져 있는 작은 철장 말고도 중앙에 사방 10미터는 될 법한 두꺼운 쇠창살로 만들어진 철장도 있었다.

그런데 그 철장에는 피로 만들어진 웅덩이와 마치 대충 치우다 남은 것 같은 인체의 육편 쪼가리가 같이 남아 있었다.추가현은 직감적으로 알았다.

저 사육당한 인간들이 여기서 짐승처럼 싸웠다는 것을 말이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이런 짓을 한 거지?”

추가현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어쨌든 이제 증거는 찾았다.

여기를 관리하는 놈들이 이 밀실에 없는 것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이제 이들을 공개적으로 벌할 여건을 갖춘 것이다.추가현은 지금 당장 위로 올라가서 이 백양교라는 곳을 풍지박산 내 버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문득 지나가려던 추가현의 눈에 뭔가 이상한 것이 보였다.다른 철창보다 훨씬 더 두꺼운 창살로 만들어진 사육장에 한 남자가 뭔가를 꾸역꾸역 먹고 있었다.

조심 스럽게 접근해서 살펴본 추가현은 순간 토가 나올뻔 했다.그 안에는 한명의 짐승 같은 남자가 다른 인간의 내장을 파먹고 있었던 것이다.

“큭···. 그만 둬!!!”

생리적으로 혐오감을 느낀 추가현은 그대로 검을 뽑아서 남자를 점혈 하려고 했다.검으로 점혈을 하는 것은 상승의 무학이지만 추가현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래서 너무 방심했던 것일까?남자의 혼혈을 점하려고 했던 추가현의 검끝이 남자의 손에 그대로 잡혀 버린 것이다.

“크르르····.”

뒤로 갑자기 돌아선 남자는 추가현의 검을 맨손으로 잡아서 손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짐승 같은 살기로 추가현을 노려봤다.그리고 그대로····.

“크아아악!!!!!!!”

놈은 짐승같은 울음소리와 함꼐 추가현을 향해서 돌진해 왔다.중간에 놈과 추가현의 사이를 가로 막고 있던 창살은 마치 스티로롬으로 만들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그대로 부서져 버렸다.

“칫!!”

추가현은 천방지축으로 돌진해오는 남자를 보는 순간 그대로 신형을 움직여서 피했다.그리고 다시 검을 들어서 남자를 제압하려고 했다. 그런데···.

“크르르···· 르르······.”

남자를 마주한 순간 추가현은 자신도 모르게 소름이 쫙 돋는 것을 느꼈다.화경의 경지에 이른 후 그녀가 이렇게 심각한 공포를 느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크아아아!!!!!”

상대는 정말 짐승 같았다.추가현이 움츠려 들었다는 것을 느끼자마자 사납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추가현은 선수를 빼앗겨서 당황한 나머지 약간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하지만 그곳도 처음의 한 두수 뿐.조금씩 안정을 찾아간 추가현은 차분하게 적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상한 점을 느꼈다.영락없는 미친놈에 짐승 같은 이 남자의 기세와 달리 쓰는 기술은 무척 정중한 정파의 초식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건···. 아미파의 오라경연장? 칠절중수까지?’상대가 쓰는 무공은 아미파 안에서도 상위권의 제자들이 아니면 가르쳐 주지 않는 절기들 뿐이었다.지금 눈앞에 있는 미친 것처럼 보이는 광인은 그런 절기들을 무척이나 능숙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몸에 익은 초식들은 하루 이틀 급조된 것이 아니었다.그녀는 이 광인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꼴이 거지 꼴을 하고 있어서 이 상태로는 얼굴도 안 보이고····. 일단 제압한 다음에 알아 볼까?”

그녀는 그렇게 말한 다음부터 검에 강기를 불러 일으켰다.그리고 작정하고 상대를 몰아 붙여 가기 시작했다.

콰쾅!! 쾅!!일격 일격에 지하의 밀실이 무너질 정도로 강력한 충격이 터져 나왔다.광인은 강기를 상대로도 용케도 위태위태하게 나마 버티고 있었다.

‘끈질기군. 좀 더 몰아붙여 볼까?’20합이 지나도록 끈질기게 부티자 추가현은 강기에 힘을 잔뜩 실어서 상대의 양 팔을 향해서 휘둘렀다.그대로 팔 두 개 정도는 베어버릴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때···.깡!!!강기로 내리쳤는데도 불구하고 상대의 양쪽 어깨부분은 베어지지 않았다.그러기는커녕 쇳소리가 나는 것이 뭔가 특수한 금속으로 인체를 감싸 놓은 것 갑옷이 드러났다.

아니··. 갑옷이라기 보다는 마치 생선의 비늘에 가까운 것이었다.

“크아아!!!!”

상대는 추가현이 큰 공격을 가하고 순간적으로 생긴 빈틈을 보고는 필사적으로 공격을 가해다.작정하고 휘두른 공격이 어이없이 막힐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추가현은 그만 상대의 공격 한 방을 허용해 버렸다.쩌정!!!

“크으윽····.”

추가현은 상대의 장법을 한쪽 팔로 막기는 막았지만 자신의 팔이 부러진 것을 느꼈다.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눈꼬리가 사납게 올라갔다.

“감히····.”

이 순간 그녀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팔이 부러졌다는 것이 아니었다.창민에게 배운 무공을 가지고 한낮 광인에게 공격을 허용해서 팔이 부러졌다.팔의 뼈가 부러진 통증 따위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그녀의 가슴이 욱씬거렸다.

“아아아아앗!!!!!!”

퍼어어엉!!!추가현이 크게 일갈하고 그녀의 전신에서 창민이 일전에 보여준 적 있는 것 같은 황금빛 강기가 서렸다.그 상태로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광인에게 말했다.

“원래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지만···. 이제부터는 각오해라.”

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이 범상치 않다고 느꼈을까?불 맞은 멧돼지처럼 날뛰던 광인이 처음으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그런 광인을 향해서 추가현은 현란하게 슬쩍 검을 휘둘렀다.단 한 번의 휘두름이었을 뿐인데 수십개의 강기의 다발이 그대로 적을 덮쳤다.콰콰콰콰!!!

“크아아아!!!”

광인은 양 팔로 몸을 감싸고 어찌어찌 방어는 해 냈지만 전신에 상처가 투성이었다.만약 이 자리에 사천당가의 인물이 봤다면 크게 놀랬을 것이다.

방금 추가현이 쓴 기술은 사천당가에 무공 제휴를 위해서 가르쳐 준다고 한 풍아라는 기술이었다.그 기술이 검으로도 쓸 수 있다는 것은 세상에 알려지지 못한 사실이었다.

사실 창민이 직접 사용할 때와 비교해서 10분의 1도 채 안 되는 파괴력이었지만 그것은 추가현이 위력을 조절해서일 뿐이다.그녀도 작정하고 날리면 이것보다 3 배는 강력하게 공격 할 수 있다.

“흐음···. 버티다니····.”

비록 힘 조절을 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공격을 받고도 양 발로 대지를 디디고 서 있는 광인을 보고 추가현은 인상을 찡그렸다.하지만 이번 일격으로 누더기 같은 옷이 날아가고 상대의 실체를 확인 할 수 있었다.

어깨, 심장, 복부, 그리고 양 장딴지까지··.상대의 몸에는 이상하게 정체를 알 수 없는 뱀의 비늘 같은 것이 돋아나 있었다.저것이 급소를 감싸고 있었기에 추가현의 공격을 받고도 멀쩡하게 두 다리로 서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 뿐이다.아무리 봐도 상대는 더 이상 반항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추가현은 추가타를 날리려고 다시 한 번 검을 들었다.하지만 그때 뒤에서 의문의 소리가 들려왔다.

“이런이런···. 역시 화경의 경지는 무리인가?”

“누구야!!!”

추가현은 잽싸게 후방으로 검을 휘둘렀지만 거기는 아무도 없었다.대신에 사방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올 뿐이었다.

“내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 그보다···. 너 마음에 든다. 내꺼 안 할래?”

“·····지금 당장 나오지 않으면 박살을 내 주지.”

추가현의 으름장에 상대는 노골적인 웃음기를 띠고 말했다.

“어디 할 수 있다면 해 보렴?”

“···········.”

“호호호··. 허세 부리는 애들은 귀엽···.”

“후회하지 마라.”

추가현은 자신의 가슴 정 중앙에 검을 세웠다. 그리고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는 황금빛 강기가 더욱더 강해졌다.그리고 검을 들어올린 그녀는 있는 힘껏 바닥을 내리쳤다.

“만파천정(萬波天頂)!!!”

추가현의 검이 바닥을 찍은 순간···. 어마어마한 파동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면서 주변을 파괴했다. 그 위력에 지하실을 포함해서 빌딩 자체가 폭삭 주저 앉아 버렸다.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는 적이라면 그 주변을 싹 다 박살내 버린다.전형적인 치우의 후예들의 방식이었다.

“후우······. 음!!”

그녀는 모든 것을 부셔 버린 후에 조금 지나쳤나? 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도 못했다.왜냐 하면 자신의 눈앞에 붉은 무녀복을 입은 여성이 호신강기 같은 방어막을 펴고 있었기 때문이다.호신강기 같다. 라고 말한 것은 아마도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몇 장의 부적들 때문이었다.

“······주술사?”

“흐음···, 너희 중국인들은 그렇게 부르기도 하지.”

“··········.”

추가현은 상대를 보고 살짝 긴장했다.주술사라는 것은 과거 사파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다.

주로 강시를 만들거나 정파의 고수를 납치해서 세뇌해서 꼭두각시로 만들거나···.사파의 인간들 중에서도 특히 비열하고 사악한 존재들이 주술사들이었다.그래서 정파는 오랜 세월에 걸쳐서 그들을 쥐 잡듯이 잡았다.

그 결과 지금 남은 것은 말만 주술사지. 그냥 3류 마술사 같은 인간들 밖에는 남아 있지 않았다.============================ 작품 후기 ============================으음... 업로드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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