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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갑이다-94화 (94/203)

그럼 즐감하십시오.^^< -- 사천당가에서.... -- >

“창민씨이이이이이···· 없네?”

일본에서 대형 일거리를 따내고 한국에 돌아온 예빈은 창민에게 칭찬과 포상을 받기 위해서 밝은 얼굴을 하고 돌아왔다.그런데 문파에 있어야 할 창민이 눈에 보이지 않고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그녀에게 한 장의 메모가 보였다.거기에는·····.[사랑하는 예빈아. 나 잠깐 화영이하고 사천당가에 좀 갔다 올게. 나 없는 동안 문파 일 좀 잘 부탁해. 문주 정창민.]

“····호오·····, 그래····. 이랬단 말이지·····.”

예빈은 메모지를 그대로 구겨 버리면서 중얼 거렸다.

“죽었어.”

누구는 일본에서 동분서주하면서 일하고 있었는데 누구는 사이좋게 여행을 간다고 하니····.여기서는 빡치지 않을 도리가 없는 예빈이다.그런데···. 어째서 갑자기 창민이 사천당가에 간다는 것일까?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몇일 전으로 시간을 돌려봐야 했다.

“저기 창민씨····. 제가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뭔데?”

당화영이 어렵게 얘기를 꺼내자 창민이 의외라는 얼굴을 하고 말했다.기본적으로 순종적인 성격인 그녀가 먼저 부탁이라는 말을 꺼내는 경우는 좀 드물었다.

“에···. 저기 그러니까···. 저하고 우리 본가에 한 번 가주시면 안 되요?”

“너희 본가? 사천당가에?”

“예. 안 될까요?”

“···············좋아.”

“알았어요. 그럼 본가에는 안 된다고 말··· 예?”

“간다고. 무슨 문제 있어?”

창민의 말에 당화영은 오히려 얼떨떨한 표정을 했다.사천당가의 본가에서 창민을 꼭 보고 싶다고····. 그러니 한 번 데리고 오라고 말은 했지만 그녀는 사실상 그게 어렵다고 생각했다.

일문을 대표하는 문주이기도 한 창민을 그렇게 쉽게 오라 가라고 할 수는 없었다.그저 그런 문파라면 모를까? 지금 배달의 위상은 사천당가보에 비해서도 절대 꿀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앞선다고 해도 좋았다.그래도 본가의 정이 있어서 한 번 말이나 꺼내보는게 예의려니··. 해서 말했는데 이렇게 손쉽게 허락을 받을 줄은 짐작도 못한 그녀였다.

“그럼···. 언제 갈까? 지금?”

“저기··. 그렇게 쉽게 결정해도 되요?”

“안 될게 뭐 있나? 심심하던 차에 잘 됐네 뭐···. 여행가는 샘 치고 가자고.”

“·····예.”

창민의 긍정적인 말에 얼떨떨하던 당화영도 이제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고 대답했다.자고로 여자에게 있어서 남자와 관련되어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몇 번 있다.

하나는 능력 있고 좋은 남자를 잡았을 때.그리고 또 하나는 그 능력 있는 남자를 세상에 자랑할 때.그때 여성은 행복감과 우월감을 동시에 느낀다.남자들이 거리에서 아름다운 여자들과 함께 있음으로 인해서 주변의 시선을 흡입 할 때의 우월감과 비슷하다고 판단하면 될 것이다.

두 사람은 바로 움직여서 증흥적으로 출발했다.원래 보통 사람들 같으면 해외에 나가기 전에 이런저런 준비에 한참이 걸리는게 정상이지만···.이 둘의 경우는 그냥 몸만 움직이면 되었다.

필요한 것은 현지에서 구입해도 충분하니까 말이다.사천당가는 오대 세가중에서도 독으로 유명한 가문이었다.

은원을 끊고 맺는게 확실해서 한번 맺은 원한은 손자의 대에 가서라도 갚아야 하는게 이 집안의 특성이었다.그런 이미지 때문에 사천당가는 정파치고는 좀 잔인하고 엄격하다는 이미지가 있었지만···.정작 창민이 직접 와서 도착한 사천당가는 보통의 다른 문파들과 별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부터 이미 사천 당가의 영역인거지?”

“예. 이 도시 바체가 우리 가문의 관리하에 있는 도시에요.”

“흐음·····.”

지금 창민이 도착한 곳은 한국으로 치면 중소규모의 도시 정도는 되는 규모의 도시였다.문파를 첩첩산중에 지어놓고 고고한 신선 놀음을 하는 구대문파들과 달리 오대세가들은 민중의 마을에 자신들의 본가를 만들었다.

그게 대를 이어서 계속해서 내려오다 보니 마을은 점점 커졌고, 지금에 와서는 상당한 규모의 도시가 되어 버린 것이다.더구나 이 도시는 중국 정부에서 관리를 하는 국가 소유의 도시가 아니었다.

치안 뿐만 아니라 법령, 인구의 호구 조사, 토지의 관리 등등.이 도시 자체가 사천당가라는 한 개인의 왕국이나 다름 없었다.오대 세가들은 모두 이렇게 하나의 영역에 뿌리를 내리고 그 지역을 깊숙하게 동화되어 왔다.

이미 지배를 넘어서 동화에 가까워진 이들을 상대로 물러나라고 해도 얻을게 없는 중국 정부는 그냥 이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대신에 여러 가지로 부수입을 얻어내고 있었다.어쨌든···. 사천당가에서 관리하는 도시는 척 봐도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관광객들이 많아서 돈이 많이 돌기 때문일까? 거리에는 그런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장사들이 즐비했고, 영업도 괜찮아 보였다.그리고 길에는 아이들이 활기차게 뛰어 놀고 있었다.

“와아!!!! 난 피카츄 가면이다!!!”

“싫어. 내가 피카츄 가면 할 거야.”

“안 돼. 넌 했잖아. 내가 할 거야.”

길에서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것을 보니 사천당가가 이들을 딱히 억압하거나 착취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사람들인 사는 도시를 지나서 사천당가의 본가에 도착한 창민은 휘파람을 불었다.

“휘유!!! 큰데?”

“그렇죠? 안에 사는 사람이 워낙에 많아서 어쩔 수 없어요.”

“얼마나 살고 있는데?”

“수련 제자와 이런 저런 인간을 다 합하면····. 아마 5만명 정도는 살고 있을 걸요?”

“···········.”

배달에 등록되어 있는 인간을 다 합하면 아마도 5만명이 조금 안 될 것이다.문파 내부에서 항상 상주하면서 살고 있는 인원을 그 중에서도 4,000명 남짓이고 말이다.

거기에 비해서 이 사천당가는 항시 상주 인원만 5만이 넘는다고 하니····.‘다른건 몰라도 인구 수 만큼은 정말 게임이 안 되는군····.’다른건 몰라오 중국의 인구수는 정말 따라갈 수가 없었다.뭐···. 그 방대한 인구 수가 국가의 평균 생활 수준의 발목을 잡고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사천당가의 본가 안으로 들어가자 창민은 수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저 사람이?”

“아···. 화영 아가씨의 연인이라고 하더군····.”

“화영 아가씨를 누가 데려가려나 싶었는데····. 설마 외국인일 줄이야.”

나름 창민에게 들리지 않게 한다고 조심조심 말들 하고 있었지만···.그래도 창민에게 들리지 않을 리가 없었다.아니···. 어쩌면 들으라고 저러는 것일지도 몰랐다.

‘흠····, 이 세상에는 두 가지 사위감이 있다고 하지만···. 난 어느 쪽일까?’이 세상에 사위라는 것은 항상 두 종류 밖에는 없다.마음에 드는 사위.마음에 안 드는 사위.창민의 경우 정식으로 결혼한 것도 아니고 당화영과의 관계는 그냥 연인 관계일 뿐이지만··.그래도 사천당가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무시 할 수 없는 사윗감중에 하나일 것이다.

당연하지 않은가?아무리 시집보내고 나면 출가 외인이라고 명시하는 사천당가라고 해도 가능하면 완만한 관계를 유지하는게 대부분이고···.무엇보다 정창민이다.현재 세계에 떠 오르는 초 고수이자 몇 없는 현경의 고수.더구나 창민은 현 단계에서 사천당가와 무공 제휴를 하고 있지도 않은가?중요도로 따지면 창민과의 관계는 사천당가에게 있어서 특급의 중요도였다.

그런 창민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당화영과 창민은 사천당가의 가주실의 앞에 도착했다.

“큼···· 숙부님. 화영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당화영이 노크를 하고 안에 묻자 안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아···. 들어오렴.”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거기는 사천당가의 현 가주인 당중호가 있었다.창민이 안에 들어가자 그는 보던 집무를 잠시 내려놓고 창민에게 와서 손을 잡고 반갑게 맞이해 줬다.

“하하···. 반갑네.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지. 내가 사천당가의 현 가주인 당중호일세.”

“배달의 문주. 정창민입니다.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사천당가의 가주 당중호.창민도 이름으로는 진작에 알고 있었다.현 10대 고수중에 한 명이며 독공으로 화경의 경지에 이른 드문 인물이니까 말이다.

사천당가의 입장에서는 300년 만에 나온 화경의 고수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뭐···. 그래봐야 창민의 상대는 아니었다.

아니 기본적으로···. 독공은 창민에게 전혀 통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니 상대가 아닌 것을 넘어서 거의 천적이나 다름 없다고 봐야 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당중호는 창민을 반갑게 맞이했다.

“전부터 위명이 쟁쟁한 후배를 꼭 한 번 만나고 싶어서 조카딸에게 간곡하게 부탁했더니···. 이제야 보게 되는군.”

“화영이가 말 했으면 진작에 왔을 겁니다. 하지만 말을 안 하다군요.”

“하하하···. 우리 가문의 딸들이 원래 시집가면 다 헛것들이라고들 하지.”

두 사람의 말에 중간에 끼인 당화영은 그냥 얼굴만 붉힐 뿐이었다.세 사람은 테이블에 앉아서 차를 홀짝이면서 서로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창민이 상대라서 그런 것일까?아니면 원래 성격이 털털한 것일까?당중호는 창민을 대함에 있어서 마치 아들을 대하는 것처럼 살갑게 대했다.덕분에 창민도 그를 정중하게 대우했다.

사실 당화영의 숙부건 오대세가의 가주건 간에···. 하는 행동에 따라서는 멱살을 잡고 바닥에 패대겨 쳐버릴 창민이었다.하지만 상대가 먼저 살갑게 다가오는데 먼저 삐딱하게 나갈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그 덕분에 집무실의 다과회는 화기애애하게 흘러갔다.

“하하하···. 그래서 그랬군···. 그런데 그 피카츄 가면의 정체는 정말 알려 주면 안 되나?”

“스스로 정체가 드러나기를 싫어합니다. 하지만 여기 화영이가 알고 있으니 완전히 비밀로 한 것은 아니라고 하죠.”

“에이···. 우리집 딸들은 시집만 갔다 하면 완전히 남남인 것처럼 굴어서····.”

“숙부님. 자꾸 그러실 거에요? 창민씨도 말하는 것처럼 데리고 왔는데····.”

“흥이다. 넌 나이 100살 넘은 숙부가 삐지는 꼴을 봐야 정신 차리고 효도할 불효녀야.”

“나이 100살 넘은 것은 물론이고 화경의 경지에 이른 일가의 가주가 삐진다는 말 같은 것 하지 마세요. 누가 들을까봐 겁나네.”

“듣기는 누가 들어. 여기 창민군 하고 너 밖에 없는데····. 안 그런가?”

“맞습니다. 제가 트위터를 통해서 소문이라도 내지 않는 이상은 소문날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하하하하···.”

두 사람은 은근히 당화영을 놀리는 맛에 죽이 잘 맞았다.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당중호가 은근슬쩍 입을 열었다.

“그런데···. 사실 자네에게 한가지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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