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수가 갑이다-55화 (55/203)

그럼 즐감 하십시오.^^< -- 무신대전의 결말. -- >창민의 물음에 추가현은 선선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 죽이는 것은 너무 쉬우니까요.”

“으··· 으그극····.”

성수목 장로는 살아 있었다.사지의 근맥이 끊어지고 양눈이 검으로 반 이상 베이고 그 외에도 수십개의 검상을 입고 있었지만···.아마 빛은 평생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검은 고사하고 앞으로 두 발로 일어서서 걷는 것도 힘들 것이다.하지만 그래도 용케 살아는 있었다.

악인일수록 목숨은 모질게 연명한다는 말은 이래서 생긴 모양이다.회하긴···. 이 경우에는 운명의 변덕이 아니고 추가현의 마음이 원인이었지만 말이다.

“···가능하면 죽이지 말고···. 이대로 지옥을 살아 주었으면 합니다.”

“그래··. 알았다. 그럼 이것 하나만 더 손보지.”

창민은 그렇게 말하고 성수목 장로의 단전을 발로 지그시 밟았다.그러자 더 이상 발버둥 칠 힘도 없었던 것 같던 성수목 장로의 전신이 부들부들 경련을 했다.

무인에게 있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최대치의 고통.단전의 파괴를 겪고 있는 것이다.그렇게까지 하고 난 후에 창민은 추가현을 품에 안아서 머리를 쓸어 주면서 말했다.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거다. 날 믿고 따라와라.”

“····예. 스승님.”

추가현은 창민의 품안에서 안도감을 느끼면서 생각했다.이런 사람이 자신의 스승이라서 다행이라고···.그리고··· 이런 사람이 자신의 스승이라서 안타깝다고·······.모순된 두가지 감정을 그녀는 애써 억눌렀다.

[화산파 성수목 장로 영구 폐인][정창민 문주는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증언][호텔 로비의 양측의 마지막 모습을 목격한 증언 확보.][(단독) 화산파 입장 표명]기자들은 이슈를 좋아한다.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다.

사고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사고를 친다는 말인가?기자들이 보기에 정창민이라는 남자는 특종의 엘도라도 같았다.이 사람 곁에만 있으면 신문기자로서 굶어 죽을 걱정은 없을 것 같았다.

어쨌든 그런 창민이 또 사고를 쳐 버렸다.화산파를 부셔 버리겠다고 하고 나서 사람들이 설마설마 하기는 했지만 화산파의 장로 한 명을 박살내 버린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화산파에서는 길길이 날뛰었다.이제까지 창민을 상대로 수많은 굴욕을 당하면서도 화산파는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해 왔다.

그 이유는 그들에게 명분이 없었고, 또 대문파로서의 체면을 생각해서였다.그들이 보기에는 창민하고 자신들이 투닥 거려봐야 다른 거대 문파들이 보기에는 체면이 떨어지는 장난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애 하고 진지하게 싸우는 어른은 없지 않은가?하지만 이번에는 격이 달랐다.그 애 취급 하고 있던 상대에게 자신들의 문파의 장로가 폐인이 되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 발표를 자제하고 있지만 절정의 매화검수들도 다수 죽었다.이것은 체면을 운운하기 이 전에 실리적으로 큰 손실인 것이었다.

하지만···.문제는 이번에도 그들에게 명분이 없다는 것이었다.지금 창민은 무신대전에 출전 중이다.

거대 문파들 사이에서도 이 대회는 공식적으로 체면 차리지 않고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자금줄이었다.그래서 이 대회에 출전중인 선수에게는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그런데 화산파의 장로라는 인간이 무신대전에 출전중인 창미에게 손을 대었다.그것 하나만으로도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구대문파와 적대적인 오대세가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같은 구대문파들 조차도 화산파에 손을 들어조지 않았다.결국 화산파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대응은····.[무신대전이 끝나면 정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힘.]고작 해야 이게 다였다.

지금은 일단 목소리를 죽이고 그냥 참고 있는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한편 이렇게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창민은···.

“여기는 어쩐 일이야?”

“당신이 더 이상 사고 치지 못하게 제가 감시하러 온 거에요.”

“·····그럼 지금 이건 좀 어색한 건가?”

“새삼 무슨····.”

예빈은 그렇게 말하고는 오랜만에 찾아온 창민을 보고는 싱긋 웃으면서 다가갔다.그리고 살짝 입술을 맞추는 그녀를 창민은 거부하지 않았다.자기 애인과 애정 표현하는 것에 망설일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다만 창민과 별개로····.

“언니!! 제가 바로 옆에 있잖아요?”

“아!! 미안. 같이 할래?”

“안 해요!!!”

방금 전까지 창민하고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있었던 당화영으로서는 예빈의 개방적인 사고 방식이 원망 스러울 뿐이었다.‘어·· 어떻게 여자 둘이서 한 남자에게··· 아니 우리가 그렇게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어떻게 동시에····.’명가의 딸로 성적으로 패쇄적인 환경에서 자라는 당화영에게 3P는 딴 세상의 이야기였다.

어쨌든 오랜만에 예빈이 왔으니 창민은 옷을 입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예빈에게 제자로 받아들인 추가현을 소개 시켰다.

“어머? 얘가···. 실제로 TV에서 봤을 때 보다 훨씬 예쁘네?”

당화영은 둘째 치고 추가현하고 만나는 것은 처음인 예빈이었다.하지만···.창민의 첫째 애인이라는 위엄을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말을 놔 버렸다.그리고 추가현도 그런 예빈을 어색하게 여기지 않았다.

“추가현이라고 합니다. 총관님을 뵙게 되어서 영광···.”

“딱딱하기는···. 그냥 언니라고 해.”

“····저기····. 그래서는 위계 질서가····..”

“아아···. 괜찮아. 아무에게나 그런 말 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냥 그렇게 불러.”

“············.”

“불러. 불러봐. 빨리. 지금.”

“어··· 언니.”

“그래··. 아이, 예쁘다···.”

예빈은 추가현의 머리를 아기처럼 쓰다듬으면서 그녀를 귀여워 했다.그런 예빈을 보면서 창민은 내심 혀를 내둘렀다.

‘저런 재주 하나는 진짜 타고 났단 말이야.’말 좀 섞고 나면 어느새 언니가 되어 있다.예빈을 보고 있으면 적을 부하로 만드는 것은 적을 죽이는 것 보다 10배는 이득이라는 치우의 군령이 떠올랐다.

치우는 자신의 군세가 늘어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기 위해서 그런 말을 했다고 하는데···.예빈은 누구에게 지시 받은 것도 아닌데 그런 행동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다.저건 천연이다.

완전히 타고 난 것이다.

“하아···. 뭐 잘 지내면 됐지.”

이제 창민에게 중요한 것은 남은 무신 대전을 잘 마무리 하는 것이다.그리고 나면 미리 열 받게 해 둔 화산파가 알아서 시비를 걸겠지.그때 이전에 공약한 대로 화산파를 부셔 버릴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무신 대전의 마지막 대회날이 다가왔다.정창민 VS 추지장.미첼 프란스 VS 남궁호명.이렇게 두 명이 먼저 싸우고 승자는 약간의 휴식을 가진 후에 바로 시합을 하게 된다.

하루에 두 시합을 연속으로 하는 것은 조금 비공정하다는 의견들이 있었지만···.그래도 그만큼 변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모두들 받아 들이고 있었다.무엇보다 피곤한 것은 선수들이지 구경하는 관중들이 아니지 않은가?한국의 국민들은 이미 충분히 만족했다.

창민이 활약하기를 기대하고는 있었지만 이미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한 16강 정도만 들어도 대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파이널 포까지 남고 이제는 우승까지 노리고 있지 않은가?이미 창민은 국민적인 영웅이었다. 그리고 국민들은 머릿속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들의 영웅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남자가 되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말이다.그리고 드디어 시합이 시작되었다.

창민의 상대는 무슨 악연인지 화산파 소속의 추지장.추가현과 같은 추짜 항렬의 인간이었다.세간에는 그가 문파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 절치부심 칼을 갈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정작 창민과 아레나에서 마주한 그는 창민의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빌어먹을···. 장로를 이긴 인간을 내가 어떻게 이겨?’그렇다.

사실 그는 이 시합에서 승률을 찾으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생각 같아서는 기권 하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멀리 아레나의 귀빈석에는 화산파의 장문인도 보였다.

그가 자신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뻔했다.사실 그는 여기 오기 전에 한통의 격려 편지를 받은 상태였다.

화산파의 장로회에서 준 편지였는데 내용은 빌어먹을 정도로 짧았다.동귀어진(同歸於盡)그게 그 망할 편지에 적힌 내용의 다였다.

그들도 자신이 정창민을 이기는 기적을 바라지는 않았다.하지만 그냥 지고 나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같은 결과를 바라는 것도 아니었다.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느 정도 데미지를 입히라는 말이었다.

여차하면 팔 하나 아니면 하다못해 눈 하나 정도라도 어떻게 가져 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게 화산파 장로회의 뜻이었다.당연한 얘기지만 추지장은 그러기 싫었다.

기껏 고생해서 무신대전에 출전해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했다.그런데 왜 그런 자신이 똥밭으로 굴러 떨어져야 한다는 건가?‘망할···. 빌어먹을···. 이게 다 저 빌어먹을 개 자식 때문이야.’그는 한참 갈등하다가 결국은 마음을 굳혔다.

화산파의 명령을 지키지 않아도 이길 자신은 없다. 하지만 명령을 지키지도 못하고 지면 그 후에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엄중한 문파의 문책이다.하지만 동귀어진을 노리고 무지막지하게 공격해서 어느 정도 상처를 입힌다면···.그리고 가능하면 살아 남기라도 하면 그 후에는 어느 정도 문파에 얼굴이 서고 앞으로의 인생도 크게 걱정할 일은 없을 것이다.

결국 그가 선택 할 수 있는 길은 애당초 하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시합 시작!!!”

“으아아아아아!!!”

심판이 시합의 시작을 알리고 그는 마치 불을 향해서 달려가는 불나방의 심정으로 검에 힘을 잔뜩 실고 달려갔다.동귀어진의 무서운 점은 공방의 신경을 쓰지 않고 달려들기 때문에 방어가 어렵다는 것이다.

모든 무인은 공격할 때 자신의 약점을 보호하고 적과의 거리와 타이밍을 신경 쓰면서 공격한다.하지만 동귀어진의 순간 만큼은 그런게 없다.

심장이 찔려도 머리가 날아가도 자신의 칼끝을 적에게 닿게 하는 것만을 목표로 공격하는 것이다.그래서 동귀어진의 경우는 자신보다 한 단계·· 혹은 두 단계 위의 경지 정도는 뛰어 넘어서 결과를 내기도 했다.

추지장의 실력은 절정 중에서도 상급.그가 마음먹고 동귀어진을 하면 설사 화경이라고 해도 함부로 봐서는 안 됐다.다만···.창민의 경우는 아무 상관도 없지만 말이다.

“귀찮다.”

창민이 그렇게 말하고 천화 무궁기를 슬쩍 휘두른 순간.그게 시합의 끝이었다.

“커어······억····.”

한 걸음···. 두 걸음····. 그리고 털썩 주저앉은 그의 복부에는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언제 어디서 어떻게 베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쾌속한 일격.그것 하나로 시합은 끝이었던 것이다.

“승···. 승자 정창민!!!”

“와아아!!!!!”

“정창민 문주 만세!!!!!”

무신대전의 준결승전에서 단 일합에 승부가 난 것은 처음이었다.추지장은 필사의 각오를 굳히고 달려 들었지만 창민의 머리카락 한 올 스치는 것도 불가능 했다.

그리고 쓰러진 그와 승리자가 정창민으로 결정된 그 순간····.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한반도가 떠나갈 듯이 큰 환호성으로 휩싸였다.============================ 작품 후기 ============================토끼 : 사자야 동귀어진이다 같이 죽자!!!사자 : 시끄러. (콰직)비빌 언덕도 잘 비비고 비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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