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즐감하십시오.^^< -- 무신대전 개막 -- >이렇게 민재와 시아의 얘기가 다 끝나자 예빈은눈을 감고 팔짱을 끼고 곰곰하게 생각에 잠겼다.
“·········하나만 물어 봐도 될까?”
“예? 그러세요.”
“····어째서 바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니? 상대가 강호인, 그것도 무척 악명 높은 악당이라는 것을 너희도 알고 있었잖니?”
“그건········.”
“이 경우 경찰에 사정을 설명하면 모든 일이 원만하게 처리 되었을 거야. 그런데 왜 굳이 시체를 숨기기까지 하면서 일을 덮으려고 했니?”
예빈의 말은 민재나 시아로서는 함부로 대답하기 어려운 예민한 구석을 찌르고 있었다.회하지만 그 정답을 밝힌 것은 의외로 이제까지 얘기를 듣기만 했던 창민이었다.
“정체를 숨기고 세상에 드러나지 않기 위해서 일 거야.”
“예? 어째서요? 왜 정체가 드러나면 안 되는데요? 저 나이에 장비장을 한수에 제압할 정도면 우리 나라에서 창민씨 당신 이후로 최대의····.”
“어쩔 수 없어. ·········누가 하백의 후예 아니랄까봐 하는 짓도 자기 선조하고 똑같이 하는 군.”
이제는 창민의 말에 민재가 놀랄 차례였다.
“····어떻게 알았지?”
“아까 설명할 때 물처럼 스르륵 녹아서 없어지는 신법에 관해서 말했지?”
“······오직 그것만으로? 수령보(水靈步)는 우리 문파의 독문무공이기는 하지만 직접 본 것도 아닌데?”
“아까 나한테 들키지 않고 가까이 접근한 은밀함. 그리고 내가 치우의 후예라는 것을 알아보는 안목까지···.”
“············.”
“쓰리 스트라이크는 아웃이다. 꼬마야.”
“꼬마라고 하지 마.”
“············.”
“········그래 내가 하백의 후예다.”
하백.중국에서는 낙수의 신과 같은 강의 신이라고 전해져오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른 존재였다.중국에서는 황하의 일부를 다스리는 수신으로 전승하고 있지만 원래 하백은 치우와 같이 동쪽에서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의 인물이었다.
물에 관한 권능이 강해서 엄밀히 말하면 강의 신이 아니라 물의 신으로 추앙 받았다.그 힘은 실제로 싸우면 치우나 황제에 못지 않은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다.
그러나 본인은 분쟁을 싫어해서 황제와 치우가 전쟁을 벌이기 시작하자 원래 살고 있는 동쪽 땅을 떠나서 물길을 따라서 세상을 떠돌았다고 한다.그가 황하의 일부 지역을 다스리는 신이었다는 헛소문은 이때 생겨났다.
그는 여행 도중 아내인 복비를 만나고, 복비와의 사이에서 딸 유화를 낳았다.훗날 그 유화는 하백의 반대를 무릅쓰고 해모수의 아이를 임신하여 낳았는데 그 아이가 가우리의 시조인 주몽이었다.
그는 세상과 인연을 끊었다가 나중에 주몽이 위기에 처했을 때 딱 한번 핏줄의 연을 생각해서 자신의 외손주를 구했다고 한다.결국 그는 중국의 황하를 다스리는 신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선주인에 가까운 인간이었다.
영물로 세 마리의 용이 끄는 파도 수레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민재의 기억에 의하면 그의 힘은 치우 이하. 그리고 황제 이상이라고 전해지고 있었다.그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는 시끄러운 세상사를 멀리하고 개인의 평안을 추구했던 것 뿐이었던 것이다.
“그런 하백의 후예가··· 세상에 아직 나아있는 것이 신기한거지. 어쨌든···. 넌 세상에 드러나기 싫은거야. 그렇지?”
“·····맞다. 우리 하백의 후예는 너희들 치우나 황제처럼 내가 최고다. 다 눈깔아라. 라고 하고 다니는 취미는 없어.”
“쿡··. 할 말 없게 만드는군····.”
창민이 실소를 하자 민재는 단호하게 그에게 말했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생활, 그리고 우리의 인생이 있어. 당신처럼 만인의 주목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할 고 싶은게 아니야.”
“········좋아. 그럼 그렇게 알지.”
“············.”
“장비장의 일은 걱정하지 마라. 너 피곤하게는 안 할테니.”
“고맙군. 그 말 믿어도 되나?”
“그래····. 이쪽도 지켜야 할 유훈이 있으니 말이다.”
“··············?”
민재는 몰랐겠지만 창민이 치우의 기연을 얻으면서 심상 공간에서 이어받은 유훈이 몇 개 있었다.일족과 민족을 수호하라.
치우의 이름을 드 높혀라.그리고····. 하백을 화나게 하지 마라.
한 번 화나면 황제보다 더 까다롭다.물론 치우 본인이 남긴 유훈이 아니고 중간 다리를 몇 번이고 거친 다른 치우의 후계자들이 남긴 유훈이기는 하다.
하지만···.그 치우의 후계자들이 꺼려 할 정도로 하백의 힘은 강력했다.신화나 전승에는 그저 유유자적한 물의 신으로만 나올 뿐이지만 그 진정한 힘은 치우의 전승을 이어받은 민재만이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지금 싸우면 나한테 이길지 질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평온하게 살게 놔두는게 제일 좋은 거지.’창민은 진심으로 민재가 평온하게 살기를 바랬다.그래서 민재에게 전격적으로 협력하려고 했다.
“어쨌든····, 이번 일로 네가 피곤할 일은 없을거다. 내가 알아서 처리하지.”
“···고맙군.”
“아, 그 대신이라기는 좀 뭐하지만 조건이 있다.
“··········.”
창민이 조건 운운하자 민재는 눈썹을 찌푸렸다. 무리한 요구를 하면 바로 들이받으려는 모습은 어른들에게 사사건건 반발하는 여느 10대들하고 별 다를바 없어 보였다.그래서 창민의 눈에는 오히려 귀엽게 보였다.하백의 후예건 뭐건 간에 일단은 그냥 10대 꼬맹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조건은 별것 아니다. 너 나이가 몇이지?”
“···18.”
“난 27이다.”
“···········.”
“해야 할 말이 있을 텐데.”
“쯧···, 째째하기는····.”
“민재야.”
옆에서 시아가 민재를 향해서 뭐라고 하자 민재는 머리를 긁적이고는··.
“알았어. ·····죄송합니다. 반말해서.”
“좋아.”
창민은 어째 철없는 동생이 한 명 생긴 것 같아서 마음이 흐뭇해졌다.그리고 그 동생에게 호의를 보이는 의미에서라도 이번 장비장의 사건에서는 깨끗하게 일을 처리해 주려고 했다.
“놈은 내가 처리한 것으로 하겠다. 그렇게 해도 되겠지?”
“···고맙습니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십시오.”
“············.”
민재는 창민에게 그렇게 말하고 잠깐 집 안으로 들어갔다.그리고 천으로 둘러 쌓인 물건을 가지고 왔다.
“민재야 그건····.”
“지금은 내가 하백의 정통 후계자야. 내 마음대로 처리해도 되겠지.”
민재가 가져온 것을 보고 시아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저 천에 칭칭 둘러 쌓인 것 안에 뭐가 들었는지 창민도 궁금해졌다.
“선물이랄까···. 어차피 당신이 가지는 것이 어울릴 것 같아서 드립니다.”
“··············.”
창민은 민재가 가져온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면서 천을 풀어서 안을 봤다.안에서 나온 것은 붉은 쇠 막대기였다.누가 봤으면 어디 녹슨 울타리나 쇠파이프를 때어 놓은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하지만 그것을 본 창민은 두 눈을 부릅 뜨고는 크게 놀랬다.
“이건·····? 천화무궁기(千化無窮器)? 어째서 이게···.”
“황제와의 전쟁에서 치우가 계략으로 사망한 후에 황제가 거두어갔다···. 라고 되어 있는데 그 후에 어떤 과정에서인지 우리 하백의 후예들이 거두게 되었죠.”
“··········.”
“어차피 당신의 손에 있지 않고는 그냥 우라지게 단단한 쇠막대기일 뿐이니까···. 가지십시오.”
“··········.”
창민은 미처 대답을 하지 못할 정도로 감회에 젖었다.이 무기의 가치는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다.
천화무궁기.치우가 쓰던 하나뿐인 치우 전용의 무기이며 형태가 자유자재로 변하는 천변의 무기이다.중국인들은 치우를 병기의 신.즉 병주신으로 모시기도 하는데 그 유래는 이 천화무궁기라는 무장에 있었다.
전쟁터에서 검, 창, 도끼, 방패, 그 형태를 자유자재로 바꾸며 싸우는 치우를 보고 병기의 신으로 모신 것이다.더구나 이 무기는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다.
보통 신물(神物)이라고 해서 대문파에서 애지중지 하는 무기들이 있다.소림의 녹옥불장이니 무당의 태청검이라던가··. 이런 무기들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들이 신물 취급 받고 있는 것은 그 대문파의 개파조사인 달마나 장삼풍이 직접 만들고 사용하며 그들의 의념이 깃들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 문파의 문인들이 그 신물을 들고 사용하면 더욱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이 신물의 원형이 되는 것들이 있다.바로 신격무장(神格武裝)이라는 것들이다.
문자 그대로 인간이 만든게 아니라 신, 혹은 신의 후예인 반신들이 만든 무기인 것이다.이 천화무궁기는 그 신격무장이었다.
아마도···. 전 세계에 남아있는 신격무장은 이것 하나 뿐일지도 모른다.아무나 사용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창민의 손에 들어오면···.‘구대문파를 통째로 상대해도 이길 수 있을지도···.’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무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창민은 민재를 보고 크게 감사하며 말했다.
“뭐든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언제든지 말하러 와라. 내가 반드시 도와주마.”
“원래 당신거야. 나 조용히 살게만 좀 해줘.”
민재는 그렇게 말하고 시아의 어깨를 감싸고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그렇게 창민과 민재의 스쳐지나가던 인연은 끝이 났다.이 인연이 다시 이어질지 말지는····.아직은 둘 다 알 수 없었다.퍼펑!!! 펑!!!!
“지금부터··· 모든 세계인들이 기다렸던 무인들의 축제. 무인대전의 개최를 선언합니다!!!!”
“와아아아!!!!”
화려한 축포와 축하가수들의 축가, 그리고 각 국가와 문파를 대표해서 출전한 선수들의 등장.세계 최대의 권위 있는 스포츠 대회인 무인대전이 드디어 시작되었다.개회식이 열린 스타디움의 관중석에는 수많은 귀빈들과 국가에서 단체로 참석한 응원단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열광적으로 태극기를 휘날리는 한국인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었다.이제까지 한국인들도 무인대전에 응원단을 보내기는 했지만 이번만큼 대대적으로 보낸 적은 없었다.
뭐니뭐니해도 한국인 중에서도 한국 고유의 무공을 익힌 대표가 나왔다는 것이 한국인들을 고양시켰다.
“무인답게 정정당당한 승부를·····.”
지루한 무림맹 맹주의 개회사를 끝으로 드디어 모든 식이 끝났다.그리고 창민은····.‘내가 또 여기에 참가하면 성을 간다.
’지루한 것을 싫어하는 그의 성격상 이런 광대놀음은 정말정말 지루했다.이번 대회에서 깔끔하게 우승하고 다음 대회에는 홍면파천대의 대원이나 참가 시켜야겠다고 생각하는 창민이었다.
장비장의 사건이 끝나고 나서 창미은 민재에게서 얻은 신격무장인 천화무궁기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남은 시간을 투자했다.그 사건에 관해서는 박민재라는 이름은 물론이고 장비장의 표적이 되었던 민시아의 이름조차 절대 나오지 않도록 완벽하게 조치했다.
같이 장비장의 제자를 취조했던 형사에게도 압력을 넣어서 완벽하게 입을 막았다.설령 대통령이 직접 물어도 그 사건에 둘의 이름이 나올 일은 없도록 단단하게 처리했다.
천화무궁기는 치우가 직접 사용하던 신격 무장이었다.창민은 치우의 후예니까 사용할 자격은 있었지만···. 완벽하게 사용할 만큼의 역량은 아직 없었다.
그래서 그것을 다루는 훈련을 하다 보니 어느새 훌쩍 시간이 지난 것이다.사실 지금 창민은 계속해서 천화무궁기를 사용하는 수련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 무신대전을 그냥 넘길 수는 없었다.원래 당초의 계획이기도 했고, 국민과 국가의 기대도 강했다.
그러니 참가하고 재빨리 우승해 버리기로 했다.개회식이 끝나고 창민은 선수들을 위한 파티장으로 향했다.
총 512명의 선수들이 토너먼트전에서 싸워야 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서로 웃음을 머금고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창민은 이 파티에 파트너로서 당화영을 데리고 대동했다.
원래는 예빈에게 같이 가자고 했지만 그녀는 이런 자리에는 사천당가의 이름을 등에 업고 있는 당화영이 더 적합하다고 사양했다.‘아니면 귀찮아서 그랬는지도····.’후자가 더 유력하다고 생각하는 창민이었다.
============================ 작품 후기 ============================띠링. 숨겨진 현자를 찾았습니다.에픽 아이템을 얻었습니다.
으음... 민재와 시아의 등장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군요. 황재민의 등장때도 그렇고 역시 과격한 시나리오는 호불호가 갈리는 법인가 봅니다.뭐... 민재의 등장이 자주 나올 일은 어쨌든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계에서 구상해둔 민재의 얘기는 조연으로 진행 시켜서 어찌 해 볼수 있는게 아니라서...이 소설은 '고수가 갑이다.' 입니다. 창민이 주인공이어야죠.단 나중에 '그녀는 나의 애완동물' 패럴렐 월드로 몇가지 얘기를 구상해 뒀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이것입니다.
그때를 대비해서 살짝 맛배기를 보여 드린것입니다.오랜만에 민재와 시아를 보고 반가우셨던 분도 있고, 이 둘이 누구인지 모르는 분도 있었지만... 상관없습니다.
전혀 몰라도 여기서 따로 진행되는 얘기가 있고, 언젠가 그 작품만 따로 나올 것이니까요.너무 길게 끄지 않고 아마도 한권 반, 두권 정도의 분량으로 구상하고 있습니다.쓸것에 관한 욕심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고...저 어쩌면 좋을까요?^^;;;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