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수가 갑이다-20화 (20/203)

< -- 우물은 항상 을이 파는 법이다. -- >일단 서로 칭찬 합시다 코너로 탐색전을 마친 위원회의 위원들은 본론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럼···. 챔피언께서는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앞으로라니? 어떤 것 말입니까?”

“행후 행보를 말하는 겁니다. 앞으로의 청사진을 알려 주시면 저희가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위원회의 말에 창민은 능청스런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향후라···. 생각해 본 적 없군요.”

물론 생각해 본 적 있다.회

“일단 다음 세계 대회를 겨냥해서 집중 훈련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딱히 집중 훈련 하지 않아도 우승할 자신이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것은 위원회에서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애를 태우는 것이었다.위원들은 서로 눈짓을 하다가 가장 서열이 딸려 보이는 사람이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저기···. 챔피언께서는 혹시 문파를 개파하실 생각은 없습니까?”

위원회의 말에 창민은 겸손하게 웃으면서···.

“문파라···. 전 아직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고 제 자신에 대한 수행도 부족합니다.”

말이야 바른 말들이지만 사실 그런 조건들은 필요 없다.현대에서 문파를 차리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느냐 하나 뿐이었다.그러니 한국 챔피언인 창민이 문파를 차리고 도장을 열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밀려올 것이었다.위원회의 위원들은 창민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러지 말고 생각해 보시는게 어떻습니까? 챔피언 본인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이 국가와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위해서 챔피언의 무공을 두루두루 퍼트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창민의 말에 위원들은 진땀을 뻘뻘 흘렸다.이건 말이 잘 통하지를 않는다.

남들은 삼류 무공만 지니고 있어도 문파를 열기 위해서 그 난리들인데 이 남자는 왜 이런단 말인가?위원회들은 창민을 이해 할 수가 없었다.하지만 이해를 하고 자시고 간에 어떻게든 창민이 문파를 차리게 해야 했다.

안 그러면 청와대에 가서 쓸모없는 무능한 인간들이라고 욕이나 실컷 들어 먹던가 말이다.

“으음··· 만약 문파를 차리신다면 저희들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 드리겠습니다.”

“지원이라? 상세하게 어떤 지원을 말하는 것입니까?”

창민이 슬쩍 흥미를 보이자 위원회는 신이 나서 조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챔피언께서 원하시는 부지에 원하는 만큼 호화로운 도장을 차려 드리겠습니다. 아!! 부담 가지시지 마십시오. 저희들의 순수한 호의입니다.”

“예에···.”

순수한 호의 운운하는 것은 거짓말이었지만 상관없다.정말로 부담 가지지 않을 거니까 말이다.

“그리고 문파를 개파 하면 그 문파에 해마다 지원금이 나갈 것입니다. 물론 나중에 문파가 커져서 경제 활동을 하면 그에 따른 보상금은 물론 모두 챔피언의 문파의 몫입니다. 즉, 저희는 도와 주기만 하는 거죠.”

조건은 정말 좋았다.원래 문파를 만드는 이유는 무인이 무공을 알리는 것과 그것으로 돈을 벌어서 수입을 얻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정부에서 무공을 전수하기만 하면 그 규모에 따라서 일방적으로 지원금을 주겠다는 것이다.심지어는 창민이 나중에 무공을 이용해서 이권 사업에 끼어 들어도 거기에 밥 숟가락도 얹지 않겠다고 언질까지 미리 하고 말이다.

우리 나라 정부에서 이렇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 모드로 돌변하는 것은 정말로 흔하지 않다.당연하지 않은가?항상 그렇게 했다가는 예산이 거덜나 버릴 것이다.

“그거 흥미롭군요. 왜 그렇게 저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하시는 거죠?”

“그거야 당연히 챔피언이 가지신 우리나라 고유의 무공을 진흥을 위해서지요. 그게 우리 부서의 역할이니까요.”

사실 속내는 정치적으로 자신들의 실적이 필요하기 때문에 창민이 가지고 있는 무공을 광고탑으로 쓰는게 진짜 목적이었다.항상 세금 도둑이라는 말만 듣다가 제대로 한 건 올려서 부서의 위치를 향상 시키려고 하는 것이다.그걸 순수한 호의라고 포장하는 것을 보면 이들도 뱀은 뱀이었다.

“흐음···. 그렇게까지 원하신다면 저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겠군요.”

이제 애태우기는 충분한 것 같았다.정부에서 원하는 대답은 끌어냈다.

원래 문파를 개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현대에 국가의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꼭 문파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허가를 해 주시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문파에는 정파와 사파가 있다.지금의 정파와 사파는 과거와는 개념이 달랐다.

정파는 국가에 정식으로 등록하고 일을 하는 자들이었다.구대문파와 오대세가는 당연하지만 여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외에도 자잘한 정파들이 제법 있기는 했지만 그것들은 사실상 있으나 마나한 것들이었다.그리고 사파는 국가에 등록을 하지 않고 자기들 끼리 일을 하는 자들이다.

당연히 세금도 없고 하는 일도 공개적으로 수주 받은 일이 아니다.소위 말하는 무공 쓸 줄 아는 조폭.그게 사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무공을 쓸 줄 아는 범죄자. 이건 일반 경찰 병력으로는 상대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니 무공을 쓸 줄 아는 대항마가 필요했다.즉, 이 세계에서 정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아이러니 하게도 사파의 무인들을 상대하는 것이었다.

무공을 무공으로 제어한다.그게 이 세계에서 치안을 유지하는 방법 중에 한나였다.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한 문파가 필요했고, 결국은 중국의 구대문파와 오대세가가 세계 각국에서 막대한 제화를 끌어 들인다.이게 지금의 세계의 시스템이었다.

여기서 만약에···.만약에 정창민이 문파를 세우고 그 문파가 커져서 자국의 치안을 완전히 책임 질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진다고 생각해 보자.그렇게 하면 지금 구대문파에 주고 있는 보수를 똑같이 줘도 그 돈은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고 국내에서 도는 돈이 된다.국가에서는 그것만 해도 어마어마한 이득이 될 것이다.

막대한 외화의 유출 원인중에 하나를 틀어 막을 수 있는 것이다.그러니 창민에게 아무리 퍼주고 키워줘도 결국은 국가에는 막대한 이익이 돌아온다.

그러니 한국 무공 진흥 위원회에서는 무조건 적으로 창민에게 무공을 만들라고 밀어주고 있는 것이다.일단 창민은 확답은 주지 않고 두리뭉술하게 긍정적으로 생각만 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위원회의 위원들이 단체로 똥 마려운 강아지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창민은 무시했다.창민이 방으로 돌아오자 태블릿으로 뭔가를 살피고 있던 한예빈이 말했다.

“어땠어요?”

“80~90%는 네가 예상한 대로 굴러가더군. 일단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확답은 주지 않았어.”

“잘했어요. 상으로 어때요?”

예빈이 입술을 슬쩍 핥으면서 가슴팍을 슬쩍 어필했다.하지만 창민은 피식 웃으면서···.

“상은 필요 없어.”

“어머? 나한테 달라는 거였는데요?”

“·············.”

너무 열정적인 여자도 때로는 피곤할 때가 있는 법이었다.어쨌든 지금은 그녀의 아름다운 여체가 주는 쾌락 보다는 그녀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현명한 지혜가 필요했다.

“어때? 이쯤에서 정부의 의견을 수용 하는게 좋을까?”

창민의 말에 예빈은 조금 생각하다가 말했다.

“글쎄요···. 더 이상 정부에서 얻어낼 건수는 일단 다 뽑아냈지만···. 사천 당가쪽에서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사천당가? 거기가 무슨 상관이야. 내가 그쪽에 넘어갈 것도 아닌데 말이야?”

창민이 사천당가에 접선한 것은 일종의 은혜 갚음울 겸한 페인트였다.사천당가에 긴밀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위원회의 엉덩이에 불을 놓았던 것 뿐이다.

그리고 결국은 위원회에서는 무거운 엉덩이를 들고 창민에게 와서는 간청을 하기 시작하지 않았는가?그런데 이제 와서 사천당가를 왜 신경 쓰자고 하는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그런 창민을 보고 한예빈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창민씨···. 창민씨가 강한 것은 알아요. 하지만 이 세상은 파트너가 필요해요.”

“··············.”

조금 떨떠름 하기는 하지만 사실이었다.

“사천당가와 어느 정도 협조 관계를 가지고 있으면 한국에 깊숙하게 뿌리 내리고 있는 구대 문파에 대한 견제가 될 거에요. 지금 당장 도움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투자 가치가 있는 관계라고요.”

“흐음····. 하긴. 우리 나라는 대부분 구대 문파가 관리하고 있으니까···.”

각 나라마다 문파의 세력권이라는 것이 있었다.각 나라마다 문파의 세력권이라는 것이 있었다.

같은 정파지만 구대문파와 오대세가는 상당히 치열한 라이벌 의식이 있었는데···.우리 나라에 가장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은 구대문파, 그 중에서도 화산파였다.창민이 제자들을 받아 들이고 가르친다고 해도 지금 당장 숫적에서는 이길 수가 없을 것이다.

뭐···. 사실 창민에게는 비장의 꼼수가 하나 있기는 했지만 적어도 예빈은 그걸 모르고 있었다.그러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기 전에는 따로 견제할 대항마로 사천당가를 세우려고 하는 것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사천당가의 아가씨가 창민씨한테 푹 빠졌으니까····. 잘 하면 되겠어.’그녀의 머리가 치열하게 돌아갔다.그리고 가장 효율적으로 사천당가의 협력을 얻어내기 위한 조건을 찾기 시작했다.

“흐음···. 창민씨? 혹시 암기술 같은 것 할 줄 알아요? 가능하면 화려하고 강력한 걸로?”

“암기술이라···, 엄밀히 말해서 암기술은 아니지만···.”

창민은 암기술은 아니라고 하면서 한 가지 무공을 예빈에게 말해줬다.그리고 그 무공의 설명을 듣고나서 예빈은 입가를 귀에 걸고는 말했다.

“역시 내 남자가 최고라니까. 걱정하지 마요. 사천당가에서 창민씨 말이라면 거꾸러 물구나무 서서 만두를 먹으라고 해도 하게 해 줄테니까.”

“··············.”

‘또 무슨 사악한 수작을 꾸미는 거지?’창민이 아무리 초고수라고 해도 예빈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지까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가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

그녀는 유능하고 똑 부러진 여성이다.이렇게 자신만만하게 말 할 때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낼 것이다.

‘알아서 잘 하겠지 뭐.’역시 요즘 세상에는 여자도 유능해야 남자에게 사랑 받는 법인가 보다.다음날.사천당가의 한국 지부에는 한명의 아름다운 여성이 손님으로 방문했다.

그녀는 접수처에서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간단하게 용건을 말했다.

“당화영씨를 만나러 왔는데요? 안에 연락해 주시겠어요.”

“예?··· 아 예···.”

접수처의 남자는 잠시 예빈의 미모에 넋을 잃었지만 그래도 자기 할 일을 자각하고 안에 연락을 넣었다.그리고 잠시후····.

“이리로 오시죠. 안내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예빈은 우아하게 웃으면서 사뿐사뿐 걸음을 옮겼다.사실 사천당가···.아니 구대문파나 오대세가 전체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 중에 하나가 터무니 없는 오만함들이었다.

자신들은 특별하다.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평범하다.그런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기에 항상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깔 보고 허투루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사천당가의 본가 직계 혈족인 당화영이 이렇게 바로바로 만나는 것을 허락하는 것은 오로지 한예빈의 등 뒤에 있는 정창민의 위광 때문이었다.그 만큼 당화영은 정창민을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 작품 후기 ============================갑은 절대 하나의 을에 하청을 올인하지 않습니다.항상 어장관리하듯이 여러개의 을을 거느리는 법.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연참 분량이 조금이지만 모일것 같습니다.하지만 연참을 하면 화 별로 추천이 떨어져서....ㅠㅠ부디 추천과 댓글 잘 부탁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추천이 저에게 활력을 주고 그 활력이 연참을 부릅니다.그럼 즐감하십시오.^^< -- 우물은 항상 을이 파는 법이다.

-- >

“아가씨는 이 안에 계십니다.”

“고마워요.”

그녀는 안내를 받은 방으로 들어갔다.방의 내부는 화려한 인테리어로 가득했다. 장식품 하나하나가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사방에 고급차 한 대는 살 법한 예술품이 굴러 다니네? 하여튼 중국인들 허영심 하고는···.’예빈은 그런 속 마음을 숨기고 당화영을 보고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라고 하면··· 좀 어색한가요?”

“·······무슨 볼일이죠?”

당화영은 까칠하게 말했다.그녀의 입장에서 봤을 때 예빈의 존재가 반가울 리가 없었다.태어나서 처음으로 남자에게 차였다.그 원인이 바로 눈앞에 있지 않은가? 그녀의 도도한 자존심에 심기가 불편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후후후, 너무 그러지 마요. 좋은 얘기를 가지고 왔어요.”

“좋은 얘기라···. 어머, 당신 불치병에 걸렸나요? 축하해요.”

당화영의 말에 예빈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제 얘기를 다 듣고 일단 판단해봐요. 그정도 인내심은 있겠죠?”

“·········.”

예빈의 말이 너무나 자신만만하다 보니 당화영은 궁금증이 생겼다.

“어디 말이나 해 봐요.”

당화영이 들을 준비가 되자 예빈은 용건을 꺼냈다.

“사천당가와 무공 제휴를 하려고 왔어요.”

“무공제휴? 우리하고 당신이요?”

“엄밀히 말하면 사천당하가고 창민씨하고죠.”

“······사람 우습게 보는 군요.”

당화영은 화가 난다기 보다는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무공제휴.그것은 문파끼리 서로의 무공을 교류하고 또는 함께 연구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서로 간에 어느 정도 격이 맞아야 얘기가 진행되는 것이었다.가장 최근에 일어났던 가장 큰 무공제휴는 사천당가에서 부족한 검술을 매우기 위해서 남궁세가와 무공제휴를 했던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것도 10년 전에 일어났던 것이다.그만큼 무공 제휴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서로간의 밑천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흔하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다.그런데 지금 문파도 아니고 일개 개인일 뿐인 정창민이 사천당가를 상대로 무공 제휴를 하겠다니.솔직히 말해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어서 꺼지····.”

“만천화우(滿天花雨).”

움찔.한예빈의 짧은 말 한마디에 당화영이 말을 멈췄다.

“···그게 어쨌다는 거지?”

“만천화우···. 사천당가의 자존심이고 암기술의 정점에 올라 있는 기술이죠?”

“그래. 설명해 줘서 고마워. 그럼 이제 나가.”

“그 만천화우보다 더 강한 암기술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

당화영의 눈빛이 이제까지 보다 훨씬 더 싸늘해 졌다.‘어머, 무서워라····.’당화영에게서 뻗어 나오는 기세는 무시무시했다.

무공을 익히지 못한 일반인들은 그 기세만으로도 기절 할 수 있을 정도였다.얼마 전부터 창민에게 전수받은 무공을 익히고 있었던 강예빈은 그런 기세를 받고도 담담함을 유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짜릿한 살기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작정하고 살기를 뿜었지만 한예빈은 그냥 태연하게 차만 홀짝이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고 당화영은 살짝 놀랬다.

“제법이군. 무공을 익혔었어?”

“그냥 호신술 개념으로 살짝만요.”

“··········.”

자신의 살기를 받아 넘길 수 있을 정도면 호신술의 개념은 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지금 중요한 것은 다른것 이었다.

“다 넘어가고 본론으로 넘어가지. 넌 우리 사천당가의 자존심을 건드렸어.”

“그런가요?”

“그래. 천년이 천번을 흘러도 만천화우보다 뛰어난 암기술은 없어. 그리고 만에 하나 그런게 나온다면 그것은 우리 사천당가에서 개발되어야 해.”

그녀의 말은 지극히 독선적이었다.하지만 원래 중국인들 중에 태반이 우리가 최고라고 우겨야 직성이 풀리는 최고 병에 걸려있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중요한 것은 사천당가를 낚는 거니까 뭐···.’

“그거 유감이군요. 제가 창민시의 기술을 슬쩍 봤는데···. 만천화우 보다 훨씬 더 강력해 보이던걸요?”

“호오? 그래? 그 기술 이름이 뭐지?”

“이름은·······. 제휴를 해 주신다고 하면 알려 드리죠.”

사실 이름은 듣지 않았다.다만 창민에게 암기술에 관한 설명을 듣고 그게 사천당가에게 좋은 미끼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었다.

“····시간과 장소를 지정해. 그리고 그 잘난 기술을 보여줘.”

“좋아요. 차후에 연락 줄게요.”

“알았어. 다만···. 한 가지. 네가 쓸데없는 허풍으로 우리 사천당가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면 어떻게 할 거지?”

당화영의 말에 한예빈은 웃으면서 말했다.

“뭐든지.”

“뭐?”

“뭐든지 할게요. 어때요?”

“······좋아. 내기에서 지면 넌 그 남자 곁에서 영원히 사라져 줘야 겠어.”

‘훗···. 그래 그런단 말이지?’당화영의 말에 한예빈은 여전히 만면에 여유가 가득한 미소를 띠우고 말했다.

“좋아요. 대신····. 내가 이기면···.”

“나 보고 그 남자 앞에서 사라져 달라는 거겠지?”

“성급하기도 해라···. 난 누구하고는 달리 별로 질투 많은 성격은 아니에요.”

“·············.”

당화영의 입을 다물게 하고 한예빈은 용건을 꺼냈다.

“내가 이기면···. 당신은 나를 언니라고 불러야 해요. 어때요?”

한예빈의 말은 의외의 것이었다.

“언니라고? 내가 당신 한테?”

“예. 싫은가요? 아니 싫기는 하겠죠. 그럼 이길 자신이 없나요?”

“····좋아. 하지.”

“물리기 없어요.”

“여장부 체면에 자기가 한 말은 지킨다.”

그렇게 두 여인의 자존심이 걸린 내기가 진행되었다.호텔로 돌아온 한예빈은 사천당가에서 있었던 일을 창민에게 설명했다.그녀의 설명을 다 들은 창민은 조금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뭐? 그런 내기를 했다고?”

“예. 뭐 문제 있어요?”

“만에 하나 지면 어쩔거야?”

“어머···. 질 거에요? 정말로?”

“·····됐어. 날짜와 장소나 정해.”

“후후··. 알겠어요.”

사실 창민이 내기에서 질리는 없었다.만천화우는 틀림없이 강력한 무공이다.

최고 경지에 이른 고수가 펼치면 경기관총 수십 대가 연사를 한 것 같은 효과가 날 정도였다.하지만···. 그 정도 암기술··.아니 엄밀히 말하면 치우의 시대에는 투척술로 분류했지만 어쨌든 그정도 기술은 치우 시대에는 널리고 널렸다.

창민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미끼로 사천당가를 완전히 애달게 만들어 버리면 다음은 예빈이 알아서 잘 할 것이다.

“그럼···. 쇼 좀 해볼까?”

창민은 별 부담없이 내기에 응하기로 했다.무공제휴를 걸고 사천당가에 암기술을 피로하기로 한 장소는 사천당가에서 제공한 시외의 공터였다.넓은 공터에 당화영을 비롯한 사천당가의 사람들이 모였다.그리고 몇 대의 카메라와 헬리캠까지 이용한 상공에서의 촬영 등을 포함한 기록 장치도 대거 모였다.

“오랜만이죠?”

“그렇군. 그런데····.”

창민은 좌우를 둘러보고 당화영에게 말했다.

“잡다한 것들을 잔뜩 끌고 왔군. 자기 눈으로 판단 할 수는 없었나?”

창민의 말에 당화영은 조금 눈썹을 찌푸리고는 말했다.

“전 제 눈으로 판단 할 거에요. 그러니 직접 왔죠.”

“그럼 이 요란한 것들은 뭐지?”

“저는 직접 봐도 본가에 있는 어르신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자료가 필요해요.”

“훗, 좋을 대로 해.”

창민은 피식 웃으면서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말했다.사실 이렇게 많은 촬영 장비를 동원하는 것은 아마도 창민의 무공을 조금이라도 많이 염탐하겠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창민은 괘념치 않았다.창민의 무공은 치우시대의 전설의 무공들이다.

지금의 무인들이 창민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연구해서 어떻게 해 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정창민씨. 준비가 됐습니다. 무공의 시연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촬영의 준비가 다 끝나고 창민은 공터의 중간으로 나아갔다.

“표적은 저희가 준비했어요.”

당화영이 멀리서 말하고 신호를 보내자 창민의 전방에 수백개의 나무 인형들이 보였다.

“정확하게 300개의 표적입니다. 만천화우를 10성으로 펼쳤을 때 모두 격살 할 수 있는 숫자입니다.”

당화영의 설명을 들으면서 창민은 담담하게 앞을 바라보고만 있었다.창민이 그러거나 말거나 당화영은 설명을 계속했다.

“제휴를 받아 들이는 조건은 만천화우와 같거나 그 이상의 위력을 보일 것. 암기는 저희가 여러 가지 타입을 준비했으니 골라 주십시오.”

당화영의 설명에 사천당가의 사람이 수십 종류의 암기를 창민에게 대령했다.침, 표창, 쇠구슬, 뾰족한 가시가 달린 침구슬.그 외에도 별의 별 종류의 암기가 다 있었다.창민은 종이 비행기 같은 암기를 집고는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봤다.‘이건 도대체 어떻게 쓰는 거지?’

“호오~, 접선을 쓰실 건가요?”

창민이 특이한 암기를 집어 들자 당화영은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아니. 그냥 신기해서 봤을 뿐이야.”

물론 창민은 접선인지. 아니면 문방구에서 파는 500원 짜리 스티로폼 비행기인지 모를 암기는 필요 없었다.아니···.

“암기는 필요 없어.”

그렇다. 창민에게는 암기 자체가 필요 없었다.이것은 그런 기술이었으니 말이다.

“암기가 필요 없다고요? 암기술을 보여 주시는 것 아니었나요?”

“암기술의 정의가 뭐지?”

“예?”

“정의가 뭐냐고.”

창민의 말에 당화영은 조금 당황했다.암기라면 어린 시절부터 장난감 대신에 가지고 놀면서 자란 그녀지만 막상 암기에 관해서 질문을 받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망설여 졌다.

“그거야···. 은밀하고 치명적이고····.”

“그럼 됐어. 이제 시작하지.”

창민의 말에 당화영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알았어요. 시작하죠.”

그렇게 모두의 시선을 받으면서 무공의 시현이··.

“아! 그런데···.”

시작되지 않았다.

“뭐죠? 이제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건가요?”

당화영의 말에 창민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럴 일은 없지. 그냥 하나 물어 볼게 있어서 말이야.”

“····말 하세요.”

“표적은 저게 다인가?”

“예?”

“더 없냐고? 더 준비한 여분은 없어?”

창민의 말에 당화영은 옆에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하더니···.

“표적은 1,000개를 준비했어요. 하지만··.”

“다 세워.”

“예?”

============================ 작품 후기 ============================남들이 실패라고 할 때 저는 성공합니다.왜? 저는 주인공이고 갑이니까요.오랜만에 연참입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추천과 댓글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