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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갑이다-16화 (16/203)

^^< -- 갑의 편린을 보여주마. -- >이건 심각한 오해다.무지무지하게 관료적인 사고방식의 전형이었다.

나라를 등에 업었다고 그들이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은 아니다.모든 사람들이 그들에게 무조건 적으로 협조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그들은 창민을 오해하고 있었다.창민의 무공은 창민이 죽을 고비를 넘겨서 되찾은 고대의 무공이다.

그런데 그것을 당연하게 뿌리채 가져다 바쳐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개인의 존재를 철저하게 무시한 것이다.예빈은 이런 관료들의 사고방식을 잘 알고 있었기에 창민에게 일단 버틸 것을 권했던 것이다.

우선은 누가 갑인지를 알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원래 대한민국 공무원들은 상위의 감사원들을 제외하고 민간인을 상대할 때는 항상 자신들이 갑이라고 생각하느게 보통이니까 말이다.

회하지만 이번에는 상대를 잘못 골랐다.공무원이라고 큰소리 치면서 상대 하기에는 창민의 패가 너무 좋았으니까 말이다.

위원회의 간부들은 일단 기다리기로 했다.그들도 바보가 아니다.

지금 창민이 자신들을 상대로 기 싸움을 하고있단 것을 알고 있었다.그리고 그들 입장에서 그걸 알면서도 바로 아쉬운 소리를 하면서 창민에게 쪼르르 달려갈 수는 없었다.

어차피 언젠가는 창민이 아쉬운 소리를 하기 위해서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적어도 이때는 말이다.

“사천 당가의 사람들을 한 번 만나보지 그래요?”

예빈의 말에 창민은 의외라는 듯이 살짝 눈썹을 치켜세웠다.

“어째서?”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 창민씨가 신경 쓸 이유라면····. 빚은 바로바로 갚는게 안 찝찝하고 좋잖아요?”

“··········그렇게 하지.”

창민이 보기에 예빈은 정말로 말을 잘 한다고 느꼈다.단 한마디로 자신을 움직이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창민과 사천당가의 빚.그건 다른게 아니라 창민의 데뷔전의 얘기를 말하는 것이다.사천당가의 선수가 독에 당해서 출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보결로 출전했던 것이 창민이었다.

원래 2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승격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실적이 필요했지만 그때의 행운 덕분에 창미는 시간을 단축 할 수 있었다.비록 사천당가의 입장에서도 마냥 기권패 하는 것 보다는 창민의 힘을 빌리는 것이 나은 선택지였다고 해도···.그래도 빚이라면 빚이었다.

나중에 구질구질한 소리 듣기 싫으면 미리 청산해 두는 편이 좋았다.창민에게 만나자는 소리를 들었을 때 조병호는 다급하게 움직였다.

“오늘? 오늘이라고? 왜 하필이면····.”

그는 연락을 받고 안절부절 했다.끊어진 한국의 무공의 명맥을 이었다는 것이 알려지고 최근에 한층 더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창민이었다.만나면 하고 싶은 말.하고 싶은 제의도 잔뜩 있었다.그러니 만나자면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왜 하필이면 오늘 아냐고?”

그는 짜증이 벌컥 났다.왜냐 하면 오늘 오기로 한 VVVIP의 손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늘 사천당가의 한국 지부에 방문하기로 한 손님.그것은 사천당가 본가의 인물들이었다.특히 그 중에 한명은 유명한 인물이다.

당화영.사천당가의 꽃이라고 불리는 여자로 세 가지로 유명하다.우선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는 사천당가의 가주의 핏줄이다.

지금 이 시대의 기준으로 보면 어지간한 나라의 공주님 부럽지 않은 핏줄인 것이다.그 중에서도 그녀가 특히 유명한 이유는 우선 아름다운 미모가 유명했다.

중국인들은 항상 순위 매기는 것을 좋아했고, 이름 붙이는 것도 좋아했다.그래서 중화칠미(中和七美)라는 시덥잖은 것을 모아놓았다.

바로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7명을 말하는 것이다.그녀가 바로 그중에 한명인 흑빙화(黑氷花)였다.

검고 차가운 꽃이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그녀는 까칠하기 그지 없는 성격이었다.사천당가의 여자들 자체가 어려서부터 까칠하게 교육 받는다고는 하지만 그녀는 그 중에서도 한 층 더 각별하게 까칠했다.

그야말로 퀸 오브 까칠의 타이틀에 적합한 여자였다.그런 그녀의 일화로 이런 말이 있다.

10대 시절에 그녀는 이탈리아의 지부에 가서 몇 년간 지도를 하기로 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10대였지만 사천당가 본가의 출신인 그녀는 그때부터 이미 사범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강하고 아름답고 도도하기까지 한 그녀는 이탈리아 남자들에게 선망의 시선을 받았다.원래 이탈리아 남자들 하면 바람둥이. 혹은 로맨티스트로 유명한 남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대시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전혀 요동도 하지 않았다.아무리 감미로운 세레나데도.화려한 보석도.아름다운 꽃도.그녀의 까칠함에 막혀서 아무런 빛을 발하지 못했다고 한다.

밀어도 안 되고 당겨도 안 되면 자빠뜨려라.어디를 가도 항상 이런 생각을 하는 미친놈이 나오는 법이다.

이탈리아 지부의 어떤 놈팽이가 간도 크게 그녀의 음료수에 약을 탓다고 한다.후일 이탈리아 지부에 대대로 최대의 병신 짓 거리중에 하나로 꼽히는 행동중에 하나였다.

사천당가는 독과 암기로 유명하다.채찍이나 검을 쓰는 경우도 있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사천당가하면 독과 암기다.

그런 집에서 자란 그녀에게 수면제 따위가 통할 리가 없었다.바로 들통이 났고 그녀는 대응했다.

그녀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어떻게 해보려고 했던 남자의 사지를 분지르고 단전을 폐해 버렸다.그로 인해서 촉망받던 신진기예의 이탈리아인 청년 하나가 평생 휠체어 신세만 져야 하는 신세가 되어 버린 것이다.

사천당가의 여자는 자격이 없는 남자에게 안기지 않는다.이것은 사천당가의 여자들 사이에만 대대로 전해져오는 일종의 불문율이었다.

자격도 없는 놈팽이가 함부로 수작을 부릴 시에는 100배로 갚아주라는 부록과 함께 천년이 넘게 내려온 것이었다.예로부터 독과 함께 의약에도 관심을 가져온 사천당가의 여성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피부미용 등등에도 성과를 보였고 미인이 많았다.

그랬기에 강호인들 중에서도 남자들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았고 사천당가의 여자들은 날카로운 가시를 품게 자라온 것이었다.어쨌든 그 후에 이탈리아에서 그녀에게 수작을 부리는 남자는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두려움의 대상으로 벌벌 떨면서 시한폭탄 다루듯이 조심 스럽게 대했다고만 한다.그런 그녀가 한국에 찾아오는데 접대에 소흘함이 있었다가는 나중에 무슨 책을 잡힐지 모른다.

그러나 오랫동안 연락을 기다리던 창민과의 접선도 중요하기는 마찬가지였다.아니···. 엄밀하게 공적으로 판단하면 창민과의 만남이 더 중요한 일이었다.

사천당가의 함국 지부의 사범을 맡고 있는 조병호는 머리를 싸매고 끙끙 앓았다.그러는 그에게 제자가 말했다.

“스승님. 차라리 둘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것이 어떨까요?”

“뭐? 그게 무슨 말이쟈?”

“어느 한 쪽도 소흘이 할 수 없는 손님들이라면···. 차라리 한 자리에 모아서 서로를 소개하는 자리로 해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사천당가에서도 새롭게 나타난 타국의 무공이라면 관심을 보일지 모릅니다.”

“·····그렇군···. 내가 왜 진작에 그 생각을 못 했지?”

제자의 말에 조병호는 손뼉을 치면서 좋아했다.생각해 보면 단순한 일이었다.

하지만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단순한 생각이었기에 미처 도달하지를 못했던 것이다.‘흐음···. 괜찮겠지? 본가의 인물이 도와주면 정창민을 우리 사천당가로 품는 것도 쉬울지 몰라.

’과연 그럴까?그건 당일이 되어 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조병호를 만나러 사천당가의 한국 지부에 가면서 정창민은 생각에 잠겼다.

빚은 갚는다.이해득실이 좀 오가서 생긴 빚이기는 했지만·····. 하지만 그 빚은 빚이다. 다만 청산을 해도 어느 정도 선으로 청산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아마도 사천당가에서는 정창민 그 자체를 원할 것이다.국내 리그의 챔피언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독자적인 무공을 지닌 인간.이 세계의 가치로 판단하면 거의 걸어 다니는 미개발 유전이다.

그만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창민은 사천당가에 들어가서 예속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한때는 구대문파나 오대세가에 들어가기 위해서 노력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상황은 변했다.지금 창민은 한족의 진정한 무를 이은 유일한 계승자였다.

그런 그가 사천당가에 머리를 낮추고 들어간다면 역대 치우의 후예들에게 얼굴을 들 수가 없을 것이다.‘가장 좋은 것은 앞으로 좋은 관계를 가지고 우호적인 관계로 남는 거지.’오기 전에 예빈도 그랬지만 창민 스스로 생각해도 그 정도 선이 가장 좋았다.

앞으로 창민이 가는 길은 기존의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자들을 밀어내고 자신이 거기에 올라가는 여정이다.상호간의 윈윈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맞아 떨어지고 상호간의 합의점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지금 창민이 가는 길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하지만···.기존의 기득권자들 전부는 무리라도 아주 일부만이라면 손을 잡고 함께 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었다.

창민은 사천당가와의 인연을 그렇게 유지 하는게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사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생각이었다.

왜냐 하면 창민의 하고 있는 생각은 자신과 사천당가 전체를 대등하게 보지 않고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사고방식이었기 때문이다.창민 이외에 다른 사람이 이런 생각을 했다가는 그냥 미친놈 취급 밖에는 받지 못할 것이다.

다만 지금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핫이슈인 창민이기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물론····.창민은 사천 당가를 자신과 대등하게 생각하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그는 자신이 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 왔습니다.”

“음···.”

사천당가에서 보내준 리무진은 어느새 사천당가의 한국 지부의 지하 주차장에 들어왔다.구대문파들은 보통 명산이나 풍광이 좋은 자연 환경 속에 건물을 세우고 터를 잡는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오대세가들은 도심의 한 가운데 일등지에 건물을 세우고 들어간다.그것도 최신식의 현대적인 건물들로 말이다.

애당초 세가라는 것은 세상과 어우러져 사는 가문이라는 개념이 더 강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어쨌든 창민이 차에서 내리자 사천당가의 인물들이 양쪽으로 다가와서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안내하겠습니다. 이리로 따라오시죠.”

“···········.”

창민은 고개만 까딱 거리고 그들의 안내를 받아서 이동했다.과묵하고 오만한 행동이었지만 사천당가의 인물들은 개의치 않았다.

똑같은 언행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그 의미는 크게 변했다.소심함은 신중함으로···.천박함은 솔직함으로····.오만함은 당당함으로····.좀 불합리 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세상사는 이치였다.

철부지 10대도 아니고 이들도 그 정도의 이치는 알고 납득할 나이들이었다.============================ 작품 후기 ============================남이 하면 진상.주인공이 하면 품격 높은 여유.세상은 항상 주인공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법이죠.여기까지가 소설로 치면 딱 한권 분량 정도입니다.

앞으로 연재 주기는 매일 연재를 기본으로 하겠지만 간간히 연참이 들어가는 식으로 가겠습니다.매일매일 연참은 이제 슬슬 버거워 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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