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수가 갑이다-10화 (10/203)

그럼 즐감하십시오.^^< -- 넌 갑이다. 하지만 난 더 갑이다. -- >

“흐음···. 충분히 넓군····. 그럼 시작해 볼까?”

훈련을 위해서 이런 저런 도구들이 잔뜩 있었지만 정창민은 눈길도 주지 않았다.현대 과학의 정수를 모아서 고수들의 외공 수련을 백업하기 위해서 만든 초고급 헬스 장비들을 그에게 필요 없는 것이었다.

‘껍데기만 단단하게 만들어도 아무 의미 없지. 중요한 것은 외부와 내부의 조화····.’정창민이 기억하고 있는 치우시대의 고수들은 모두들 그랬다.한번 검을 휘둘러서 산을 무너트리고 바다를 가르는 진정한 고수들 중에 우락부락한 헐크 타입은 한 명도 없었다.

그는 몸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서서히··· 아주 서서히··, 그의 움직임에 파리가 앉을 정도로 천천히 느렸다.

그는 이제까지 쭉 심상의 세계에서 정신으로 수련해 왔다.회물론 평범한 심상 풍경이 아니라 육체도 수련하는 만큼 연동되기도 했지만···.그래도 몸을 직접 움직일 때는 어딘지 모르게 위화감이 들었다.

그것은 마치 막 출고한 신차의 부품들이 아직 매끄럽지 못하게 움직이는 것과 같았다.충분히 길을 잘 들여야 매끄럽게 움직이는 신차처럼 정창민도 자신의 몸을 서서히 길을 들여야 했다.

남들이 본다면 마치 무공을 모르는 중국의 건강체조 태극권을 익히는 것처럼 보이는 정창민이었다.누군가가 봤다면 절대로 비무 대회의 1부 리그 선수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그것은 안목이 없는 자들의 경우에만이다.어느 정도 경지에 이른 자들이라면 지금 정창민의 수련을 보는 것 만으로고 한 단계 위로 올라갈 실마리를 잡았을 지도 모른다.

불행이도 지금 여기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말이다.

“후우~~~.”

약 두 시간에 걸쳐서 서서히 뭄을 움직인 정창민은 천천히 움직였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그는 흠뻑 젖은 자신의 트레이닝 복을 보고 피식 웃었다.

‘섹스 후에 옷 안 갈아입고 오길 잘 했군.’문득 그는 자신도 예전과는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과거의 자신이라면 그런 눈이 번쩍 뜨이는 여자와 아무런 정신적 교감이 없는 엔조이 섹스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남자들한테 보수적이라는 말을 종종 듣던 그는 여성을 그렇게 성적인 대상으로만 보는 것을 싫어했다.하지만 홍미영에게 배신당하고 한 번 인생의 바닥까지 떨어졌던 후에는···.여자를 좀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생겼다.

정신적인 후유증이라면 후유증인데···, 아마 진정한 사랑을 만나기 전에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수련을 마치고 아레나를 나온 그는 적당히 허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근처의 국밥집으로 들어갔다.

“순대국밥 하나.”

“알겠습니다. 말아 드릴까요?”

“예.”

할머니 한 명과 손자 한 명이 운영하는 것 같은 시골 국밥집은 그럭저럭 맛이 괜찮았다.호텔의 식사는 고급스럽고 완벽한 장인의 맛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그런 고급스런 음식만으로는 금방 질려버리는 법이다.이런 구수하고 뱃속을 든든하게 해 주는 국밥 한그릇이 땡기는 것이 한국인의 속성인 것이다.

‘맛있네. 자주 와야 겠어.’정창민은 오랜만에 뱃속이 든든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맛있게 국밥을 먹었다.그런데····.

“어이 할멈~. 장사 잘 되슈?”

“어이구~, 손님 많네?”

척 봐도 양아치 끼가 충만한 놈들이 가게에 들어와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 시작했다.국밥을 요리하고 있던 할머니는 인상을 쓰고 양아치들에게 소리 쳤다.

“이 놈들아~!!! 또 무슨 수작 부리려고 여기에 왔어~~!!?”

“어이~. 소리는···. 국밥집에 국밥 먹으로 왔지. 뭐 하러 왔겠수?”

“맞수다. 우리도 국밥이나 말아 주쇼.”

놈들은 그렇게 말하고는 기존에 손님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 가서 털썩 앉고 위압적으로 말했다.

“자리가 없으니 합석 좀 합시다.”

“아~. 우리는······.”

“뭐요? 싫다 이거요? 사람 이렇게 야박하게 굴어서야 쓰나···?”

본격적으로 행패를 부리는 놈들을 보면서 할머니는 빽빽 소리를 질렀다.

“이 놈들이 어디서 행패야? 행패는~!?”

“아~. 거 할망구 손님한테 너무 하네···.”

난리치는 난봉꾼들과 할머니를 보면서 정창민은 조용히 침묵했다.‘어떻게 할까····?’도와줘야 할까? 말아야 할까?지금 여기서 도와주느냐? 마느냐? 에 따라서 앞으로의 자신의 행동 팬턴이 결정 될 것 같았다.

예전의 그라면 이런 상황속에서 정창민 자신이 할 수 있었던 일이라면 경찰에 몰래 신고하는 정도일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직접 나서서 저 할머니를 도와줄 힘이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될까? 내가 뭐라고? 정의의 영웅이라도 되고 싶은 건가?’스스로 자문해 봤지만 그럴 생각은 없었다.그는 정의의 영웅이 아니라 그냥 자신을 바닥으로 떨어트린 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이 힘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이 힘을 이용해서 세계의 정점에 올라가 주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복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그 여정에 정의의 영웅 놀음 따위는 예정에 들어있지 않았다.

그때 양아치들 중에 한 명이 할머니를 밀쳤다.

“에잇~. 할망구가 시끄럽게.”

“어이쿠···. 어이구야···. 어이구····.”

쓰러진 할머니를 보고 꾹 참고 있던 손자가 눈에 불똥을 튀기면서 소리쳤다.

“야~ 이 새끼들아~!!! 너희들이 그러고도 강호인이야? 힘없는 노인을 폭행해~!!?”

손자의 말에 양아치들 중에 한 명이 나서서 말했다.

“어이~. 상황을 보고 말해라. 아가야. 너네 할망구가 손에 식칼 들고 있는 것 안 보여?”

“이 씨발 새끼가····.”

손자는 이를 빠드득 갈았다.할머니가 들고 있는 식칼은 요리를 위해서 손에 들고 있는 것 뿐이다.

무엇보다 명색이 무공을 익힌 강호인이 노파가 든 식칼 하나를 무서워 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자신에게 힘만 있다면 이런 놈들 다 박살내 버리고 싶었다.하지만 그에게는 그런 힘은 없었다.

다만 억울해서 이를 갈 뿐이었다.

“이렇게 양아치 짓이나 하면서 집에 가서 네 마누라랑 자식한테는 협객이니 지랄이니 하겠지? 밤벌레 쥐새끼만도 못한 것들이···.”

“허어~, 이 좀만한 새끼 말하는 싸가지 좀 보게····.”

아무리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해도 자기 가족을 걸고 넘어지면 신경에 거슬리는 법이다.양아치들은 손주를 손봐주기로 작정했다.그때····.

“확실히····. 일반인을 상대로는 그리 보기 좋지 않군.”

정창민이 나섰다.나설지 말지 고민을 많이 한 정창민이었다.

하지만 결국은 나서기로 했다.그러기로 결심한 이유는 저 손자 때문이었다.

정창민이 보기에 척 봐도 무공을 익힌 흔적은 없다.그런 일반인이 자신의 할머니를 위해서 강호인들을 상대로 싸우려고 하는데 그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정창민이 익힌 치우시대의 무공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당당하고 신념이 가득한 삶을 살았다.그런데 자신이 저 노인과 손자를 외면했다가는 역대 최초로 치우의 이름에 먹칠을 한 쓰레기가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나선 것이다.

“어이~, 거기 형씨는 뭐야?”

“혼자서 겁도 없이···. 죽고 싶다 이거지?”

놈들은 껄렁껄렁 거리면서 정창민을 둘러쌌다.아마도 그의 태도가 너무 여유만만하니까 뭔가 있는 것처럼 생각 했는 모양이다.‘눈치 하나는 좋군.’정창민은 그런 놈들을 상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어? 정창민?”

“정창민인면·····. 1부 리그의?”

“그래···. 저 얼굴 인터넷에서 봤잖아?”

놈들은 그제야 정창민의 얼굴을 알아봤다.최근 국내 1부 리그의 폭풍의 핵으로 떠오른 정창민은 유명인사였다.정창민을 알아본 놈들은 자기들 끼리 눈치를 보더니···.

“큼···,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우리가 사과하겠습니다.”

“사과?”

너무 순순히 숙이고 들어오자 정창민으로서는 오히려 의외였다.그런데···.

“그럼 저희는 이만····.”

“나중에 다시 뵙겠습니다.”

놈들은 마치 도망치듯이 식당에서 나가려고 했다.보통 소설속의 주인공이라면 여기서 무게를 잡으면서 다시는 오지 말게 경고 한마디만 남기고 끝이다.하지만····.

“동작 그만.”

정창민이라는 남자는 그런 정의에 불타는 평범한 소설속의 주인공은 아닌 모양이다.의심이 많은 그였기에 일단 도와주러 나선 이상 이 놈들을 그냥 내버려 둘 생각은 없었다.정창민은 얼음 처럼 굳어 있는 놈들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너희들 이 식당에 시비건 이유가 뭐냐?”

“····시비가 아니고·····.”

“죽는 수가 있다.”

정창민이 진지하게 살기를 뿜으면서 말하자 놈들은 안색이 파래졌다.강호인이 말하는 죽는다라는 말은 그냥 괜히 분위기 잡으려고 하는 협박이 아니다.보통 죽인다고 하면 정말로 죽인다.강호인들끼리 죽고 죽이는 것은 국가에서도 크게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정말로 빈말이 아닌 것이다.

“그게 그러니까······.”

놈들은 사정을 털어놓기 시작했다.그 사정은 뻔하다면 뻔한 얘기중에 하나였다.놈들의 말에 의하면 이 건물과 근처의 몇 개의 건물을 매입해서 여기에 아파트 부지를 지으려고 한다고 한다.그러기 위해서 건물주를 싸게 몰아내기 위해서 이런 진상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너희들 같은 삼류 사파 나부랭이들이 개발비가 있을 리는 없고·····. 하청이냐?”

“·······예.”

“어디 하청?”

“저기 그건·····.”

“그건 뭐?”

놈들은 정창민의 집요한 추궁에 울상을 지으면서 말했다.

“좀 봐주십시오···. 그걸 말하면 저희들이 죽을지도 모릅니다.”

정창민은 놈들의 말에 피식 웃어 버렸다.‘이 놈들이 장난 치나?’정창민은 손으로 쇠 주전자를 잡았다.그리고 그걸 찰흙조각처럼 떼어 내더니 둥글게 뭉쳐서 손가락으로 튕겼다.핑~.

“흡~~!!!”

자신들의 목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간 콩알 만한 급조한 쇠구슬을 보고 놈들은 기겁을 했다.‘빌어먹을···.’‘잘 못 걸렸다.

’1부 리그의 선수라고 해도 다 같은 1부 리그의 선수는 아니다.거기서도 큰 차이가 났다.

이런 삼류 사파 놈들에게 뭐가 큰 차이가 있기야 하겠냐만····. 그래도 놈들은 정창민이 마음 먹으면 자신들을 파리처럼 눌러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자각했다.정창민은 놈들이 겁먹은 것을 확인하자 다시 한 번 쇠구슬을 조물딱 거리면서 말했다.

픽~.정창민은 놈의 명함을 휘둘러서 놈의 손가락을 베어 버렸다.

“아악···· 아·····.”

“아~ 미안···. 일본의 야쿠자들처럼 보일까 싶어서 새끼 손가락을 잘라 주고 싶었는데···. 검지가 잘렸네?”

“····으윽·····.”

“지금 장난 치냐? 누가 너희들 명함만 달래? 오화 건설의 명함도 있잖아? 안 그래?”

정창민의 대답에 없다고 대답했다가는 손가락이 아니라 목이 날아갈 것 같은 분위기였다.

“여··· 여기 있습니다.”

놈들은 황급하게 명함을 내밀었다.

“어디 보자·····. 오화 건설의 강대수 이사라···. 알겠다. 꺼져라. 그리고 다시 내 눈에 띄면 죽는다.”

“예···. 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놈들은 정창민에게 크게 감사하면서 식당을 뛰쳐 나갔다.============================ 작품 후기 ============================갑에게는 갑의 의무가 있는 법이죠.눈앞의 양아치를 방조하는 것은 갑질의 도덕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추천과 댓글 잘 부탁 드립니다.그럼 즐감하십시오.^^< -- 넌 갑이다. 하지만 난 더 갑이다.

-- >사실 놈들의 입장에서는 목숨이라도 하나 건진 기분이었다.가뜩이나 고수들 중에는 협행을 한다는 핑계로 살인을 쉽게 저지르는 자들이 많았다.

일반인은 건드리지 않고 나쁜 강호인들만 징벌한다는 식으로 말하고는 있지만 사실 일반인들도 가끔씩 당했다.그래도 강호인들에게 함부로 시비를 못 걸어서 말을 못하고 있는 것이었지···.어쨌든 그만큼 고수들의 성질이 더럽다는 말이었다.

물론 안 그런 자들도 있기는 했지만 놈들이 보기에는 정창민도 한 성깔 하는 인간이었다.그러니 차라리 손가락 하나로 끝났으면 다행이었다.

‘이제 지방에 가서 잠수 타는 거야.’‘앞으로 10년은 서울에는 얼씬도 하지 말아야지.’회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짓자.’그날 작은 변두리 사파 하나가 조용히 해체했다.

“자 그럼····. 이걸 어떻게 처리 한다?”

정창민은 호텔로 돌아와서 명함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돌아오는 길에 국밥집의 노파와 손자가 감사를 표하면서 사례를 하려고 했지만 사양했다.

‘어차피 내가 즉흥적으로 나선 일이니까····.’굳이 사례를 받을 목적으로 벌인 일은 아니었다.하지만 이왕 도와주기로 했으면 중간에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정창민은 명함을 들고 생각에 잠겼다.오화 건설이라고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그리 대기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중견급 축에는 들어가는 건설회사였다.

이런 회사를 상대로 혼자 싸워서 이길 수 있느냐고 자문하면····.‘당연이 이길 수 있지.’그렇다. 이길 자신은 있었다.

하지만 이기고 난 후가 문제인 것이다.강호인이 여러 가지로 특별대우를 받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만능은 아니다.

눈에 거슬린다고 기업 하나를 박살내 버리면 그 후에는 어떻게 될까?일단 국가에서 제재를 걸 것이다.경우에 따라서는 강호인을 가두기 위해서 특수 개발한 시설에 들어가서 징역을 살아야 할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대부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대기업들을 강호의 문파와 연계되어 있기 마련이었다.

여차하면 그 문파의 힘을 빌리기 위해서였다.원래 거대 문파들은 세속적인 관계를 끊고 무공의 극의만을 연구한다고 한다만···.그건 폼이다.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고 강호인이라고 해도 돈을 다발로 쌓아놓고 부탁을 하면 안 들어주는 일은 별로 없었다.특히 대문파의 경우는 그런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 기업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 만큼 정창민이 나서서 오화 건설을 박살내 버리면 그 뒤에 있는 문파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그러니 정창민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기업체를 힘으로 짓뭉게 버리는 것은 좀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그럼··· 어떻게 할까?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는데····.’그때 호텔의 문을 열고 한 명의 여자가 들어왔다.정창민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한예빈이었다.

“여기 있었군요. 하루 종일 연락도 안 되고···. 어디에 계셨나요?”

“글쎄···. 알아서 뭐 하게?”

“새침하기는···. 당신이 좋아하는 시합을 잡아 왔는데 그러기에요?”

그녀의 말에 정창민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시합? 누구하고?”

정창민이 흥미로운 태도를 보이자 그녀가 은근한 미소를 지으면서 침대로 다가와서 정창민의 팔에 기댔다.

“역시 당신은 무인이에요. 투쟁을 즐기죠.”

“묻는 질문에 대답이나 하지?”

“칫~, 알았어요····. 제가 준비해온 상대는 랭킹 8위인 김상형이에요. 공동파 소속이죠.”

“랭커라····.”

“저 잘했죠? 1부 리그 두 번째 시합으로 바로 랭커를 잡는 것은 제법 어려운 일이라고요.”

그녀의 말은 사실이다.하지만 순순히 칭찬하기에는 그녀의 반짝 거리는 눈빛이 좀 부담스러운 정창민이었다.

‘결국은 나에게 뭔가 바라는게 있다는 거지··.’여자라는 생물이 새삼 싫어진다고 생각하는 그였다.과거의 상처로 인해서 여자의 진심을 눈꼽만큼도 믿지 않는 정창민으로서는 당연한 말이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 여자가 정말로 유능한 것은 사실이기도 했다.정창민이 아무리 갑자기 유명해진 다크호스라고는 해도····. 고작 두 번째 시합에서 바로 랭커를 잡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유능한 여자라면 그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관해서도 해결책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정창민은 한예빈에게 말했다.

“질문 하나만 하지.”

“뭘요? 뭐든지 하세요. 뭐. 든. 지.”

그녀는 어딘지 모르게 관능적인 표정을 하고 입술을 낼름 거리면서 정창민을 유혹했다.그런 그녀의 모습은 치명적으로 아름답다라는 표현이 실로 어울렸다.하지만 정창민은 그녀를 살짝 밀어내면서 말했다.

“나중에····. 그것보다······.”

그는 그녀에게 오늘 일어났던 일에 관해서 설명했다.그녀는 진지하게 얘기를 다 듣더니····.

“일단 그 조무래기들을 확실하게 짓밟은 것은 잘 했어요.”

“그래. 고마워.”

“하지만 애당초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 자체는 칭찬해 줄 수 없네요.”

“·············.”

별로 한예빈에게 칭찬 받고 말고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정창민이었다.하지만 그녀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 할 말을 계속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강호인에 대한 제재가 느슨하다고 해도···. 당신은 공인이에요. 세간의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고요.”

“그래서?”

“가능하면 모나지 않게 사는게 좋다는 말이에요.”

“············.”

순간 정창민은 화가 났다.모나지 않게 살라고?이전의 삶처럼 적당히 순응하고 납득하면서 자기보다 더 강한 힘에는 무릎 꿇고?

“그런 삶은 절대 사양이다.”

“예?‘정창민은 그녀의 가는 허리를 잡고 강하게 내 품으로 끌어 안았다.그리고 그녀의 눈동자를 뜨겁게 응시하면서 말했다.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앗····.”

“내가 옳다고 생각대로 살 것이다.”

“창···민씨···.”

“절대로 양보는 없어. 절대로.”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를 강하게 침대에 쓰러트렸다.그러자 그녀가 한숨을 쉬면서 약간 몽롱한 시선으로 말했다.

“········일단 나부터 어떻게 해 줘요. 그럼 뭐든지 해 볼게요.”

“딜.”

정창민은 씨익 웃으면서 그녀의 옷을 찢어 거칠게 버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알몸이 된 그녀를 거칠게 안아갔다.아니 안는다기 보다는 범 한다에 가까울 행위였을 것이다.

여성을 향한 배려는 조금도 없는 오로지 정복과 욕망만을 우선시 한 수컷의 행위.하지만 그 수컷의 아래에서 희열에 젖어서 신음하고 있는 암컷은 수컷의 강함에 도취되었다.

“하악~ 하아···. 아아·····.”

“···········.”

그녀는 정창민의 꿈틀거리는 근육질의 몸 아래에서 음란하고 위태롭게 소리치고 몸부림 쳤다.그리고 정창민은 대조적으로 마치 그녀를 깔보듯이··· 도도하게 정복하듯이 여자를 내려만 보고 있었다.

한예빈으로 서는 그런 정창민의 시선에 오히려 중독될 것만 같았다.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한점 가식도 없는 저 강자의 눈빛.그리고 저 강자를 품에 안고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면 그녀의 심장은 터질 것처럼 두근거렸다.

그녀는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요부처럼 몸부림 쳤다.

“미··· 미칠 것 같애····.”

“··············.”

“더··· 더더···· 더···· 날 미치게 해 줘요. 아앙~, 날 당신 여자로 아아···· 만들어줘요. 소유해줘. 아아··· 날 꽉 쥐고 절대로 놔 주지 마. 아악~.”

그런 그녀의 모습에는 유능한 커리어 우먼의 도도한 모습은 눈꼽 만큼도 없었다.정창민은 그런 그녀를 보면서 생각했다.‘····내가 상처받기 전이었다면 이런 여자에게 오히려 잡혀 살았겠지····.’이윽고 그 역시 절정에 도달했고, 성욕의 쾌감을 절정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거칠게 그녀를 밀어 붙였다.

“으읏···. 간다···.”

“안에···. 내 안에 모두 토해내. 절대로 놔 주지 않겠어.”

그녀는 정창민의 가슴에 꼭 안겨서 그에게 애원했다.정창민은 그런 그녀의 안에 자신의 성욕을 토해내고 그대로 그녀를 안고 침대에 쓰러졌다.그녀는 그런 정창민의 품안에 안겨서 잠시 호흡을 고르더니 말했다.

“오화 건설이라고 했죠····? 망가트리면 되요?”

“기둥하나 남기지 않고.”

“그렇게 하면 내가 당신한테 쓸모 있는 여자라고 인정해 줄 건가요?”

“············.”

“제발요. 예~.”

정창민이 대답하지 않자 그녀는 그의 목덜미에 키스를 하면서 교태를 부리며 보챘다.정창민은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보다가 대답했다.

“·············그래.”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어째서 자신의 사랑에 애원하는 지는 잘 몰랐다.사실 그는 알고 싶지도 않다.

이 여자의 목적이 자신의 여자가 되는 것이든···.아니면 사천당가의 사주를 받고 자신을 끌어들이는 것이든···.그는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어차피 정은 주지 않을 테니까·····.’방금 살을 섞은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그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오화 건설의 강대후 이사.그는 자신이 하청을 맡긴 철거 깡패들이 연락이 되지 않자 짜증이 났다.

“이 놈들이 왜····? 설마 돈 먹고 튄 것은 아니겠지?”

워낙에 지저분한 일이라서 언제 버려도 괜찮은 3류들을 시키기는 했다.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돈만 먹고 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 전에도 몇 번이고 부려본 놈들이 아니었던가?하는 짓들은 지저분한 놈들이지만 그래도 결과를 내 놓는 놈들이었다.그런데 갑자기 연락이 끊기다니····.그때 문이 열리고 그의 여비서가 급한 표정을 하고 들어왔다.

“저기 이사님···. 누가 찾아오셨는데요?”

“누구라고 하면 알 리가 있나? 누구를 말하는 거냐?”

“그게····· 검찰에서 오셨다고 합니다.”

“뭐? 검찰?”

그는 대번에 눈살을 찌푸렸다.사실 찔리는 건수가 한둘이 아니라서 검찰이라는 말에 좋게 반응하기는 어려웠다.

“지금 내가 바쁘니 나중에 정식으로 요청하면····.”

“미안하지만 급한 일이라거 그렇게는 안 되겠소.”

문을 열고 들어온 검사는 다짜고짜 강대수 이사의 손에 수갑을 채웠다.그리고는·····.

“당신은 묵비권을 주장할 권리가 있으며·····.”

다짜고짜 수갑 채우고 미란다의 법칙을 말하는 검사를 보고 그는 크게 당황했다.

“뭐야? 이거 왜 이래? 영장 없이 이래도 돼?”

“영장이라면 여기 있소. 폭력 교사, 자살 방조, 뇌물 수수, 거기다 미성년자 성매매까지···. 아주 지랄 맞게도 많이 저질렀군.”

“····뭐··· 뭐야? 말도 안 돼? 이거 안 놔?”

그는 격하게 몸부림 쳤다.다른 것은 잘 모르겠지만 미성년자 성매매는 좀 이상했다.

그는 여자가 필요하면 주로 성숙한 여자가 있는곳에 가서 돈주고 놀았다.아직 영글지도 않은 미성년자는 그의 취향이 아니었다.

그러니 그것 만큼은 하늘을 우러러 결백하다고 주장할 수 있었다.원래 찔리는 죄가 많은 놈들일수록 ‘이것만큼은 결백하다.

’ 라는게 있을 때 오버를 하는 법이다.

“이건 모함이야~!!? 잘못 된 거라고~!!?”

그는 밖에서 기자들이 진치고 있는 와중에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추태를 부렸다.냉정하게 생각하면 그게 오히려 더 역효과를 불러올 텐데도 말이다.한편 건너편 2층 카페에서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한예빈은 빙긋 미소 지으면서 중얼 거렸다.

“난리는·····. 하여튼 사내들 머리에 혈압 솟구치면 하는 짓은 다 비슷하다니까?”

============================ 작품 후기 ============================이제까지 제가 만들었던 수많은 여성 캐릭터 중에서 이 한예빈이 가장 성적으로 개방된 성격입니다.전에 술 마시면서 아는 누나가 '어디 날 좀 확 잡아줄 남자 없나?' 라고 하는 말을 듣고 만들었던 캐릭터죠.그 누나도 한 성질 하는데 그러는것 보고 이 한예빈의 설정이 잡혔죠.그런 한 성질하는 여자가 오히려 강한 남자 나쁜 남자에 대한 동경은 더 큰 모양입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PS. 반응이 좋아서 기쁨니다. 추천과 댓글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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