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제 대통령-135화 (135/135)

< -- 대단원 -- >

손님이 모두 돌아가고 난 후 10일 후 나는 장기 외유를 떠난다. 인도를 필두로 4개 국 순방길에 오른 것이다.

각 정상과의 회담내용은 생략하고 그 결과만 간략히 언급하면 이렇다.

인도 협상 결과: SU-35, 48대 판매키로 양국 국방장관 및 외무장관 즉 2+2의 정례화. 100만 kw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 수주. 고속철 타당성 조사. 이민쿼터 10년 동안 500만.

베트남: 퇴역 수호이-35, 32대 판매키로. 일산 50만 배럴의 정유공장 2개 건설 수주. 원자력발전소건설에 대한 타당성조사. 이민쿼터 10년 동안 400만

인도네시아: 50만 kw 석탄발전소 및 가스발전소 2기 수주. 원자력잠수함 2척 수주. 이민쿼터 10년간 300만.

중국: SU-35 4년에 걸쳐 100대 판매하기로. 민수용비행기 100대 포함. 북경 - 상하이 구간 고속철 수의 계약.

내가 이렇게 바삐 움직여 연 12% 이상의 고성장을 견인하는 동안 어언 15년이 흐른다.

2015년 12월 초.

우리나라 나이로 내 나이 60을 목전에 둔 59세다.

어찌됐든 고구려공화국은 인구가 7,600만에 일인당 국민소득이 45,000달러로 세계 최고 부국의 하나가 되었다.

남한은 23,000달러로 우리의 절반 수준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중성자탄이 실전배치 완료되었으며, 극초음속 무인기도 실전배치를 완료하여 지구상의 어느 나라도 2시간30분이면 소리 소문 없이 타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었다.

내 입장에서는 민간을 태울 수 있는 극초음속기의 개발이 지연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군용무인기 만이라도 실전 배치된 데 대해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었다.

북한은 그동안 김정일이 죽고 아들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되어 3대 세습체제를 완료했다.

그간 핵을 개발하여 핵을 손에 움켜쥐고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결과 서방의 포위에 갇히는 결과가 되었다. 이에 남한과 미국을 향해 연일 큰소리를 치지만 미친개가 달을 보고 짖는 형용으로, 고립만 가속화되어 주민들의 생활만 나날이 궁핍해졌다.

군사적으로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남한과는 이미 3년 전에 개성공단을 폐쇄함은 물론 대륙으로 연결되는 고속철과 고속도로의 통행 또한 일방적으로 끊었다. 이에 따라 남한과는 일체의 모든 경제교류가 단절되었다.

그 결과 북한은 중국과 우리에게 전적으로 매달리지만 중국은 그럴 형편이 못되고, 우리는 기 투자 외에 더 이상의 투자를 않고 현상유지만 하고 있는 상태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은 우리나라가 인도 및 동남아의 저렴한 인력을 받아들여 그들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자, 연 6~7%의 경제성장에 머물러 경제총량 면에서 이제야 겨우 일본의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그래도 그들은 오랜 동안 추구하던 도광양회 정책을 버리고 굴기를 선언함과 동시에 일본과 센카쿠열도를 두고 다투고 있는 작금의 상태다.

일본은 보수 정권인 아베가 집권하여 엔화 평가절하 덕택에 모처럼 살아난 경제 덕분에 3년째 집권중이고,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여 그의 임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은 여자 대통령의 집권 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중국 또한 시진핑이 후진타오의 뒤를 이어 집권하고 있다.

이런 정세 속에서 북한의 김정은은 돌연 남한에 생트집을 잡아 남한으로 공급되는 원유와 가스 파이프라인을 잠근다.

이에 남한은 난리가 난다. 주로 수도권의 난방과 발전소에 공급되던 가스와 원유가 갑자기 끊어지니, 한겨울 추위에 남한국민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고, 여 대통령은 북한에 강력히 항의하지만 김정은은 마이동풍이다.

급기야 남한의 여 대통령이 나에게 중재를 부탁하는 지경에 이른다.

나 또한 원천공급자인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기도 해서 김정은에게 빨리 가스와 원유를 공급을 재개하도록 압박한다. 그러나 김정은의 대답은 남포의 자동차공장과 전자공장의 폐쇄에 이은 나진청진자치시의 물자반입 불허였다.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는데 대한 보복성 조치였다. 나는 이 사태를 맞아 모든 외교채널을 동원하여 원상복구를 요구하지만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는 김정은이다.

이에 나는 긴급 비상 내각회의를 소집하여 중대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전군에 비상계엄을 하달한 나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발한다.

무력도 불사하겠다는 나의 김정은에 대한 최후통첩이 그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설마하고 안일하게 생각하는지 아무런 조치가 없다.

그러자 나는 최후의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 중국은 물론 대한민국, 일본, 러시아 공화국에 사전 통보를 한 나는, 그해도 삼일 밖에 남지 않은, 2015년 12월 28일 새벽 6시에 북한에 대한 전면공격 명령을 하달한다.

사전에 인공위성은 물론 정보정찰기로 북한의 핵시설은 물론 미사일, 전투비행장, 해군함정기지 심지어 병참기지까지 사전에 치밀하게 입력된 데이터에 따라, 200대의 극초음속 무인기, 150대의 SU-50, 육상 및 잠수함에 비치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일제히 전략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발진한다.

중성자탄과 벙커버스탄으로 무장한 무인기와 수호이 50에 의해 일차적으로 북한의 핵시설과 미사일기지, 비행장, 해군기지가 정밀폭격을 당하고, 2차로 탄도미사일에 의해 북한 전역의 병참기지와 군수공장, 군부대 밀집지역 등 또한 무차별 융단폭격을 당한다.

남한과의 대치를 이루고 있는 비무장지대 및 전방지역은 대한민국의 협조를 받아, 그들의 무차별적 공격에 의해 방사포진지 등이 100% 파괴된다.

폭격이 끝나자 3만의 특수부대원들이 평양을 점령하기 위해 공수낙하를 단행하고, 6개 사단의 육군은 차량에 의해 각도로 신속히 움직인다.

평안남도에 1사단, 평안북도에 2사단, 황해도에 3사단, 강원도에 4사단, 함남에 5사단, 함북에 6사단이 진주한 것이다. 이 시간 이미 남한과의 대치를 이루고 있는 비무장지대는 대한민국 육군의 북진으로 인해 속속 그들에게 점령당하고 있다.

대대수의 북한 인민군들이 속속 항복하는 가운데 장성택의 항복 성명이 있었지만 이는 원님 행차 뒤의 나팔 불기에 지나지 않았다. 김정은의 행방이 묘연해 계속 추적하던 중 우리는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이어진 비밀탈출구 내에서 그라 판단되는 시신의 일부를 발견한다.

추후 정밀 감식결과 중성자탄의 폭격에 의한 그의 주검으로 정식 확인되었다. 단 사흘 만에 북한의 점령을 끝낸 우리는 곧 세계에 북한이 고구려 공화국의 영토에 포함되었음을 선포한다.

내부적으로는 북한 주민과 군의 이동을 절대 불허하는 속에서 속속 솎아내기 작업에 착수한다. 고위당간부나 군 장성은 모두 체포되어 고구려 공화국으로 이송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재판을 받고 핵심 세력은 처형이 될 것이고, 그보다 경한 자는 소위 저들이 말하는 종신노동교화 형에 처해져 벌목 현장에 근무를 하게 될 것이다.

남한과도 별도의 협상을 벌여 그들이 점령한 기존 비무장지대 북쪽 10km까지를 남한의 영토로 인정하고, 남한과는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어 나는 고구려공화국과 대한민국이 하나의 연방으로 결속하는 연방제를 제안하지만, 시기상조라는 말로 여 대통령에 의해 거부된다.

그렇지만 대한민국과 고구려공화국은 서로를 가로막았던 장벽을 제거하고, 국경을 접하는 좀 더 가까운 사이가 된다. 또한 경제적으로도 기존의 무관세 협정에 의해 하나의 시장경제로의 통합이 가속화 된다. 이런 가운데 나는 2천5백만 북한 인구의 통합에 적극 나선다.

그들의 이동은 통제가 되지만 생활은 자유롭다. 그동안 고구려공화국은 신규이민도 금지된 가운데 경제발전으로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 그렇지만 북한은 아직도 세계 최저 빈국의 하나로 세상의 어느 나라보다도 인건비가 저렴하다.

나는 이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이용한 신속한 경제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에 세계는 안정된 투자환경에 적극 동조하여 각종 경공업은 물론 중공업까지 속속 북한에 투자를 한다.

특히 고구려공화국과 남한의 투자가 두드러진다. 나 또한 이에 발맞추어 남한과 미국에 산재해 있던 노동집약적인 사업 대부분을 이곳으로 옮긴다.

조선, 전자, 자동차, 원전, 고속철, 항공 산업까지 옮겨 고도의 경쟁력을 확보한다. 아니 이 분야의 세계 시장을 석권할 준비를 속속 갖춘다.

또한 저렴한 북한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건설과 엔지니어링은 물론 자원 분야의 개발에 이르기까지 보다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여 세계 시장의 장악에 보다 유리한 고지에 선다.

이런 대대적인 투자를 위하여 나는 그간 보유하고 있던 33%에 달하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주식을 점진적으로 시장에 내놓는다.

이렇게 5년 세월이 흘러 2020년이 되었다.

그간 남한에서는 4년 중임에 부통령제를 채택한 신헌법에 따라 실시된, 2017년의 대선에서 야당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선거전에서 연방제 안 찬성을 공약으로 내놓고 대한민국 국민의 62%의 지지를 획득함에 따라 자신 있게 연방제 안을 밀어붙인다.

그 결과 연방 안에 3개의 정부가 동거하고 연방대통령은 국방과 외교만 책임지는 일단계의 연방제 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진다. 그동안 몽골공화국은 우리에게 완전 편입되어 있었으나 민족전선연합이라는 야당이 집권하여 이의 탈퇴를 요구해, 1국2체제의 동거형태로 남아있는 상태다.

아무튼 그 결과는 국민 65%의 찬성을 얻어 고구려연방제가 대한민국 국민에 의해 통과된다. 그 결과 연방대통령을 뽑는 총선거가 4월18일 고구려공화국은 물론 대한민국과 몽골공화국 전역에서 실시된다.

그 결과 전체 인구 1억4천5백만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1억1천6백만이 투표에 참여한다. 그 결과 9천2백만 표를 얻은 내가 최초의 고구려연방공화국 대통령에 선출된다.

이에 따라 나는 고구려연방공화국의 대통령 임기 5년의 첫해를 5월1일부터 실시하기에 이른다.

공용어는 한국어와 한글이되, 준 공용어로 몽골어, 러시아어, 중국어, 영어, 인도어, 베트남어 등 광범위한 언어를 채택함으로써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 한다.

국기는 고구려공화국이 채택한 삼족오요, 국명은 우리의 국명이 그대로 채용되어 고구려공화국이 되었다. 또한 나는 고구려공화국의 전 세계에 대한 중립을 선언하고, 미군을 대한민국 정부 내에서 철수시킴은 물론, 러시아공화국과 맺은 상호방위조약도 폐기한다.

미국과 러시아공화국의 반발이 있었지만, 만약 두 나라가 전쟁을 벌인다면 고구려공화국은 어느 나라 편을 들어야겠느냐 하고 응수하며 일축한다.

그렇지만 나는 경제협력은 더욱 강화하여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다른 나라와 대한민국이 맺은 기존의 FTA, 러시아 공화국과 맺은 무관세협정은 존중할 것을 천명한다.

또한 나는 중국은 물론 일본, 인도와도 무관세 협정에 가까운 FTA를 체결할 것을 제안하여, 이들 국가의 찬성을 얻어내고 협상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뿐만 아니라 옛 소련연방에서 독립한 국가와도 무관세협정 체결을 제안해, 그들 국가의 찬성을 얻어 시행에 만전을 기하도록 한다. 이로써 우리는 전 세계 인구의 2/3 이상의 인구와 무관세에 가까운 교류를 하는 유일한 국가가 되었으며, 더욱 발전의 가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되었다.

훗날 이런 나를,하나의 국가가 된 고구려공화국 국민들은, '경제대통령'이라 부르며 역사가 존재하는 한 무한히 기린다.

2030년.74세가 된 나는 연임에 의해 10년의 고구려공화국의 대통령직을 수행하다가, 이를 끝으로 모든 공적 사적 자리에서 물러나 은퇴를 즐긴다.

기업 대부분은 전문 경영인들에게 맡겨졌고, 나의 유일한 아들 강 원전은 미국에서 귀국해 항공우주분야만 관장한다.

그리고 세 부인과 사이에 낳은 세 딸도 모두 출가해 가정을 이루고 잘 살고 있다. 그리고 15년 전 미국에서 완전 귀국한 두 부인과는 한 집에서 살며 서로를 돌보며 산다.

오늘 나는 정희만을 데리고 북방의 온천에 왔다.

나만 늙는 줄 알았더니 같이 늙어 이제 하얀 백발에, 닭의 피부처럼 쪼글거리는 그녀를 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여보, 참으로 인생이 짧지요? 우리 나이가 벌써 칠십 대 중반이니 말이요?"

"네, 하룻밤을 꿈을 꾸고 나니 백발이 된 느낌 이예요. 정말 세월이, 인생이 너무 허무하고 짧군요."

"늙을수록 긍정적으로 삽시다. 당신이나 나나 얼마나 더 살라는지 몰라도 죽는 날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살다가 갑시다."

"당연히 그래야지요."

그렇게 말하며 등을 들이미는 정희의 탄력 잃은 육체에, 나는 말없이 뜨거운 온천물을 끼얹는다. 그녀의 입에 서서히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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