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제 대통령-132화 (132/135)

< -- IMF와 고구려 연방공화국 -- >

러시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타이셰트에서 총연장 4천663㎞의 송유관을 타고 수송된 가스와 원유가 LNG선과 유조선에 실려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수출될 최종 출구가 마침내 헬기에 탄 내 시야에 들어온다. 나홋카 인근 코즈미노에 건설 중인 액화천연가스와 원유선적터미널 건설현장을 둘러보는 나는 감회가 새롭다.

처음 개발을 시작했을 때 선적터미널이 건설 중인 나홋가만(灣)의 코즈미노는 아직 도로포장도 안됐을 만큼 매우 한적한 포구였다. 하지만 수심이 30여m달하고 선박이 폭풍우를 피할 수 있는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어 이곳을 가스와 원유선적 터미널로 개발하게 된 것이다.

만 입구 뭍에서 300∼400m가량 떨어진 바다 위에 건설 중인 가스. 원유선적터미널에는 수십 미터 높이의 대형 크레인 5대가 설치돼 각종 철골구조물을 분주히 나르고 있다.

뭍으로부터 원유를 수송할 대형 파이프, 30만 톤급 유조선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건설공사가 한창인 것이다.

또 인근 뭍에서는 터미널로 원유를 보내기 위한 배관 매설공사 등 각종 공사가 진행 중이며 특히 인근 야산 정상부근에서는 가스와 원유를 저장할 대규모 저장탱크와 액화시킬 시설도 들어서고 있다.

헬기에 함께 동승한 대원건설의 이재준 사장은 '터미널에서는 시베리아 송유관을 통해 수송된 가스와 원유를 LNG선과 유조선에 선적하는 시설로 올 연말까지 4천500만 톤, 2003년까지 9천만 톤을 선적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고구려 공화국에는 원유 795억 배럴, 천연가스 47조6천만㎥, 석탄 1천570억 톤 등이 매장되어 있는 자원 강국이다.

이에 따라 각종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출하는 것은 물론 이와 같이 가스와 원유선적 터미널로 한국은 물론 일본 또는 동남아 각국에 수출하기 위해 이와 같은 대규모 공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타이쉐트에서 중국 헤이룽장 모허(漠河)를 잇는 송유관을 오는 2005년까지 건설, 연간 1천500만 톤의 원유를 도입하기로 최근 우리와 합의했고, 일본 역시 사할린 가스와 유전을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받기로 우리와 이미 약정한 바 있다.

아무튼 우리는 이와 함께 나홋카 항 인근 엘리조로프에 모두 140억 달러를 투입하여, 오는 2003년까지 연간 2천만 톤의 원유를 가공할 수 있는, 1,000㏊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또한 건설 중이다. 그냥 원유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부가가치를 높여 판매하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우리가 이와 같이 원유나 가스 판매 시설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은 올해 즉 2,000년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 원유 값이 2,003년부터는 급격히 오르기 시작해, 2,008년에는 1배럴에 140달러 선까지 치솟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나의 주장에 의해, 선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뭐든지 비쌀 때 팔아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튼 이와 함께 우리 고구려 공화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 이민 프로젝트다.

2,000년 대 이후 미국은 자국의 경제를 보호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저 달러 정책을 추진한다. 즉 달러를 마구 찍어내는 것이다.

결국 거품인 이 달러가 어디로 흘러가긴 흘러가야겠는데, 역사에서는 이 돈이 대부분 급속한 경제성장을 거듭하는 브릭스 국가 즉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의 신흥경제 4국으로 투자되어, 그들의 경제발전을 가속화 하게 되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나다. 그래서 우리는 서서히 유입시키던 이민인구를 올해부터는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2,010년에는 현재 3,000만의 인구를, 최소 5,000만에서 최대 7,000만까지 만들 계획인 것이다. 물론 이 인구는 러시아, 중국, 몽골, 북한, 한국 외에 주로 동남아나 인도의 저렴한 인력을 공급받을 계획으로 이민쿼터를 할당 중이다.

특히 동남아나 인도 주변 국가들은 비록 그들이 개혁개방을 실시해 경제가 발전하고 있으나 아직도 인도의 경우 아사자가 연 2,00만 명이 넘고 있다. 여타 동남아 국가도 상황은 비슷해 충분히 아니 너무 많은 지원자가 몰려드는 까닭에 우리는 쿼터로 이민자 수를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젊은 부부 중심의 이 이민자들은, 벌써 20년 넘게 개방을 실시해 임금이 오른 중국보다도, 훨씬 저렴한 노동력들이다. 우리는 이 노동력을 이용해 투자처를 찾는 미국의 달러나 여타 서방국가, 떠 싼 임금을 쫓는 일본과 한국의 경공업 또 우리의 고도화된 산업과 결합시켜, 연 12%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룩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중국 등이 피해를 보아 연 10%가 넘던 경제성장이 7~8%로 떨어지겠지만 이는 내가 바라는 바고 더욱 즐거운 현상이다. 나는 여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국방력을 획기적으로 증강시킬 계획이다.

이미 밝힌 대로 10만 톤급 항모 3척을 더 건조하는 외에도, 항모전단을 이룰 이지스함급 수상함과 함재기 여타 정찰 위성 등을 좀 더 확보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를 파악하려 계획 중이다. 지금은 돈이 없어 제대로 운영을 못하던 러시아 위성을 우리가 돈을 대고 공동으로 운영해 획득한 정보자산에 의지하지만, 앞으로는 좀 더 우리만의 독자적인 위성 수십 대를 발사해 운용할 계획이다.

아무튼 원유선적터미널을 둘러본 나는 곧 블라디보스토크로 기수를 돌린다. 이곳에서 역사적인 극초음속 무인기인 'X-51A 네이버 라이더'의 4차 시험비행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곧 해군사령부에 도착하니 러시아 투플레프 사가 개발한 장거리 전략폭격기 TU-95의 날개에 매달린 X-51A로 명명된 극초음속 무인기가 보인다. 곧 나의 명에 따라 육중한 TU-95가 굉음을 내며 이륙을 시작한다.

이어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장거리 폭격기 TU-95다.

다음부터의 상황은 두려움과 경이로움이 담긴 시선으로 이를 보도한 뉴욕 타임지의 글을 인용해보자. 고구려 공화국 공군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인기 'X-51A 네이버라이더'가 마침내 최장거리 극초음속 비행 신기록을 수립했다.

공군은 수호이사(社)에서 제작한 X-51A가 스크램제트 엔진을 가동해,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속도로 약 3분30초 동안 날았다고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 1일 태평양 상공에서 이뤄진 시험비행에서 X-51A는 6분여 동안 230해리(약 426km)를 주파했다.

고구려 공화국 공군연구소 항공우주시스템의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담당관은

"완벽한 임무 성공"

이라고 이번 실험 결과를 평가했다. 그는 'X-51A 네이버 라이더'에서 얻은 모든 결과가 장래의 극초음속 연구와 극초음속 비행체 실용화를 위한 토대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을 통해 고구려 공화국 공군은 3억 달러(약 3천300억 원)를 투입해 거의 7년간 진행한 극초음속 비행 시험을 성공리에 마무리 짓게 됐다. 극초음속기가 개발되면 지구상 어느 곳이든 몇 분 안에 공격할 수 있다는 게, 고구려 공화국 측의 설명이다.

시험비행을 위해 X-51A는 TU-95 폭격기 날개 아래에 매달려 블라디보스토크 해군기지의 훈련센터를 이륙했다. X-51A는 고도 약 1만5천m에 오르자 TU-95 폭격기에서 분리되어 고체연료 로켓추진체의 도움을 받아 마하 4.8까지 가속했다.

이후 로켓 추진체를 떼어낸 X-51A는 스크램제트 엔진을 점화하고 고도 1만8천m에서 마하 5.1까지 속도를 올렸다. 240초 만에 연료공급이 끝나자 X-51A는 태평양에 착수할 때까지 원격 데이터를 보낸 다음 계획대로 파괴됐다.

고구려 공화국 측은

"실용화한 극초음속 스크램제트 엔진을 이번에 선보인 건 역사적인 쾌거"

라고 강조했다. X-51A는 1993년 5월 첫 시험비행을 시작했으며, 이번이 4차례로 예정된 시험 중 마지막이다.

첫 번째 시험비행에서 X-51A는 마하 5에 육박하는 속도로 거의 200초간 날아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2007년 6월과 작년 8월의 2차와 3차 시험에선 실패를 맛봤다.

고구려 공화국 공군 측은 X-51A가 기술전시 프로그램으로 무기체계를 위한 시제품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X-51A는 미래 극초음속 무기와 극초음속 첩보-감시-정찰기, 우주선을 제작하는 길을 열어줄 전망이다.

이와 같은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고구려 공화국의 최첨단 무기의 발전을 경이와 두려움에 찬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세계인들의 평가는 당연한 귀결이라는 것이다.

그간 소련연방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고구려 공화국은 제 일순위로 소련 연방은 물론 동구권까지 망라한 광범위한 나라에서, 최고수준의 과학자들은 물론 최고 수준의 기술진을 대거 자체 연구소로 끌어들였다. 그 뿐만 아니라 여기에 미국의 군수산업에 종사하던 최고 권위의 연구진들과 엘리트들까지 망라했으니, 고구려 공화국이 앞으로 어떤 더 놀라운 연구 성과를 세상에 내놓아도 당연한 귀결이라는 반응이다.

아무튼 나는 이 보고를 받고 연구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많은 포상금을 지급한 것은 물론 빠른 시일 내에 초음속 무인기의 시제품을 내놓으라고 독려한다. 만약 이 극초음속 무인기가 실제화 된다면 세계의 모든 나라가 고구려 공화국의 영향권 하에 놓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스텔스 기능을 갖춘 이 무인기 떼에 의해 세계의 어느 나라라도 쥐도 새도 모르게 융단 폭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공포감이라는 것은 상상을 불허할 것이다. 아닌 밤중에 날벼락 맞듯 핵과 일반 고성능 폭탄의 집중 세례를 받고 견딜 나라는 이 지구상에 그 어떤 나라도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미국이라 할지라도.

때문에 고구려 공화국과 나의 말 한 마디는 천금의 값어치가 있고 더욱 권위가 설 것이다. 5월 4일.

창건일 전날 밤.

내일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미리 우리 고구려 공화국을 찾은 국빈들을 위해 성대한 만찬을 주최한 나는 서로 권하는 술에 약간의 취기가 돈다.

만찬이 끝나고 나는 만감이 교차하여 이제야 봄이 찾아온 아무르 강변을 걷는다. '사랑'이라는 뜻의 아무르 강변은 찾아온 봄을 이야기 하듯 파릇한 풀포기로 뒤덮여 있다.

옆에는 나의 아내 정희가 고즈넉이 따르고 있다.

사십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처음 연애하던 시절마냥 내게 머리를 다소곳이 기대고 한 발자욱씩 떼어놓는 정희를 보니 새삼 세월이 무상하다.

이제 완전한 중년 티가 나 머리에는 하나 둘 새치가 나기시작하고, 몸매는 다소 통통해진 그녀지만 마음만은 소녀시절로 되돌아간 듯 사뭇 애틋하다.

"여보, 힘들지 않아요?"

"...........!"

말없이 고개를 흔드는 나다.

왜 안 힘이 안 들까마는 남자는 곧 죽어도 여자가 약하게 보이기 싫은 것이 천성이다.

"원전이는 잘 지내고 있을까..........?"

"쓸데없는 소릴.........!"

그녀의 말을 큰소리로 일축하는 나다. 나도 인간인 이상 멀리 이국땅에 머물고 있는 자식이 그립지 않을 까닭이 없다. 그래서 서로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감정소모가 많은 그런 화제는 될 수 있으면 피하는 나고, 만일 그런 화제가 나오면 얼른 다른 쪽으로 화제를 전환하거나, 전환하게 강제하는 나다.

평소 나의 습관을 잘 알고 있어 나의 한 마디에 입을 다무는 그녀가 또한 오늘따라 안 됐다. 나는 그런 그녀의 손을 끌어다가 슬며시 잡고 말한다.

"사랑하오!"

평소 절대 않던 나의 말에 화들짝 놀란 정희가 새삼 내 얼굴을 올려다본다.

'이 사람이 오늘 뭐를 잘못 먹었나? 새삼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나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표정에는 이렇게 씌어있다.

나는 그 모습이 내심 사랑스럽고 우스워 나도 모르게 대소를 터트리고 만다.

"하하하...........!"

나의 대소에 놀란 북방의 이름 모를 철새들이 놀라 하늘 높이 비행하고, 그녀 또한 새삼스럽게 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말한다.

"밑천 안 드는 말이니 그런 말은 자주 해도 괜찮아요."

"하하하..........! 그럴까?"

"네, 여보!"

"내 볼에 뽀뽀 한 번 하면 그렇게 하도록 하지."

"에이, 여보. 경호원들이 전부 쳐다보는데 남사스럽게 어떻게.........."

"싫으면 말고........."

나는 삐친 것을 가장하여 잡았던 손도 놓고 앞만 바라보며 걷는다.

"잠깐, 고개를 숙여 봐요."

"앓느니 죽지."

"그러지 말고.........."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껑충 뛰어 올라 내 볼에 뽀뽀를 하는 그녀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경호원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험, 험........!'

헛소리를 낸다.

나도 그녀도 이제는 만성이 되어 당연히 그러려니 하고 우리는 또 다시 손을 꼭 잡고 아므르 강변을 산책한다. 우리를 따르는 달빛 또한 금물결 은물결을 연출하며 잔잔한 아무르 강변을 같이 산책한다.

============================ 작품 후기 ============================

새롭게 시작하는 한 주도 즐겁고 유쾌하시기를.........!

3종 세트는 작가를 더욱 신명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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