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제 대통령-131화 (131/135)

< -- IMF와 고구려 연방공화국 -- >

인도와의 전투기 판매는 새로운 변수로 난항에 부딪쳤다. 부시 행정부의 노골적인 간섭이 그것이었다.

SU-50과 동격인 미국의 F-22랩터는 1997년 첫 시험 비행한 이래, 미국 공군에는 아직 한 대도 배치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2006이나 되어야 본격적인 시제품이 미 공군에 인도된다. 그런데 미국도 감당할 수 없는 최신 전투기를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가까운 인도에 판매한다는 것은, 국제 역학 관계상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지만, 우리의 군용기 독점을 두려워하는 속내도 깔려있다.

아직도 내 기업의 반 정도는 미국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다, 세계 최강 미국을 무시하다가는 무슨 보복을 당할지 몰라,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나는 결국 인도에 SU-50은 팔 수 없고, SU-35를 판매하는 대신 인도국민의 고구려 공화국에 대한 이민쿼터를 대폭 늘려주기로 합의를 보았다.

인도는 애초 100대 구매 예정 계약에서 42대로 절반 이상 낮추어 구매요청을 했고, 그 대신 쿠단쿨람에 50만MW의 원자력 발전소 2기를 대원원자력에 발주 의뢰했다. 우리는 그 대가로 애초 이민쿼터 수를 300만 명에서 500만 명으로 크게 상향조정하였다.

이 밖에 우리는 인도와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맺고 2+2회담을 정례화 하기로 했다. 또한 고속철건설의 타당성 검사도 의뢰를 받아 착수했다. 이 소식이 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보도되자 즉각 중국의 장쩌민 주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가 전화를 받으니 흥분한 그의 숨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잡힐 듯이 들려온다.

"통령 각하 정말 그러실 것입니까? 이웃인 우리에게는 그렇게 팔라고 해도 팔지 않던 수호이 35를 우리와 영토분쟁이 상존해 있는 인도에게는 42대씩이나 팔다니요? 우리에게도 100대 만 파십시오."

우리의 이웃이 강해져봐야 좋을 것이 없으므로 나는 많은 양의 주문도 달갑지 않다.

가능한 안 팔았으면 해서 지금까지 미루어왔던 것을, 금번 인도의 판매를 기점으로 해서 팔긴 팔아야만, 그간의 선린우호 관계가 저해되지 않겠는데, 너무 많은 물량이라서 당황한 내가 잠시 더듬거리다가 답변을 한다.

"그게 글쎄............. 인도와 같은 42대 정도면 어떻겠습니까? 주석동지!"

"지금 우리와 인도를 동격으로 취급하는 거예요? 이번에는 무조건 100대를 파세요. 그러면 제가 덤으로 북경-상하이 간 고속철도 가급적이면 귀국에 발주할 테니까요."

"허허......... 참...........!"

난감한 내가 헛웃음을 웃다가 일단은 확정적인 답변을 피하고 뒤로 미룬다.

"일단 검토는 해보도록 지시하겠으나 너무 믿지는 마세요."

"안 됩니다. 통령각하! 이번에는 기필코 100대를 팔아야 합니다."

"일단은 내각에 지시해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고집을 피우는 장쩌민 주석에게 나 또한 끝까지 확답을 주지 않고 유예하자 몸이 달았는지 장쩌민 주석이 최후의 카드까지 꺼내든다.

"민항기 100대까지 함께 발주하면 되겠소?"

'이래도 안 줄래?'

하는 심리적 저변이 느껴지는 그의 하오체 물음이다.

"하하하..........! 그렇게 까지 하는데도 안 팔면 정말 우의에 금이 가겠소이다.

5년 안에 모두 인도하는 것으로 하죠."

"가급적 기간을 3년으로 단축해줬으면 좋겠소이다."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만 좀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소한 4년 안에는 군용기이든 민항기이든 모두 인도하는 것으로 하죠."

"좋습니다. 그렇게 하시고, 언제 한 번 각하의 얼굴을 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조만간 한 번 찾아뵙고 정식으로 문서화하죠."

"좋습니다. 저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로써 통화가 끝났지만 너무 빠르게 중국이 부상하는 것을 내심 견제해오던 나로서는 참으로 진퇴양난이었다.

고민하던 나는 이번에 번 돈으로 최신예기인 수호이 50을 100대 더 발주할 것을 결심한다. 현재도 100대가 발주되었으니 우리는 300대의 최신예기로 무장할 것을 생각하니 위안이 된다.

여기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우리 공군에 배치되었다가 퇴역하게 될 수호이 35를 팔아먹을 생각으로, 이번에는 내가 직접 베트남 정부 수반에 전화를 걸게 된다. 그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이어서 그들에게 우리 퇴역기 SU-35, 32대를 판매하는 대신, 두 개의 정유공장 건설과 원전건설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의뢰받는다.

나는 그 답례로 베트남인의 이민 쿼터를 400만 명으로 상향조정한다. 그리고 우리는 근간에 정상회담을 약속한다. 이렇게 되니 또 장기 외유를 떠나게 생겼다.

떠나는 김에 아주 동남아와 인도 주변국을 빠짐없이 돌아볼 예정으로 정상회담 의사를 타진하니 모두 환영일색이다. 이에 나는 외교부에 지시를 해 정상회담 날짜를 조정하게 하고, 또한 각국에 우리가 줄 선물과 상대국으로부터도 최대한의 선물을 챙기도록 독려한다.

5월 5일은 고구려 공화국의 건국기념일이자 국군 창건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모처럼 수도인 하바로브에서 성대한 기념식을 갖기로 하고, 군의 열병식과 분열식도 거행하도록 한다. 이날 행사에는 러시아는 물론 대한민국, 북한, 몽골, 중국, 일본, 미국 외에 서방국가, 그 외에 동남아와 인도양의 국가들 그리고 내 사업 초창기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왕도 초대를 했다.

기념식은 새로 조성된 신시가지의 중앙에 위치한 중앙광장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300만 평의 거대 광장은 벌써부터 그 준비로 한창이다.

귀빈들이 열병식과 분열식을 관람할 수 있는 연단을 만드는 것은 물론, 육해공군 및 특수부대 정예요원들이 그에 대비한 훈련에 한창이다. 참고로 여기서 우리의 병력현황을 소개하면 이렇다.

전부 모병제로 육군은 12개 사단 18만 명, 공군이 3만 명, 해군이 3만 명, 특수부대가 2만, 우주전략로켓사령부가 1만 명으로 총 27만 명의 정예 군대를 거느리고 있는바, 무장상태나 질적으로 따지면, 미국을 제외한 세계 제2의 전력을 자랑하는 막강한 군대다. 원자폭탄, 수소폭탄을 보유하고 있음은 물론, 2년 전에 개발에 성공한 중성자탄은 이제 소형 경량화 되어, 항공기 투하는 물론 야포로 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 경량화 되었다.

여기에 세계 어느 곳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수백 기, 여기에 5년 안 즉 미 공군이 랩터를 인도받기 직전까지, 우리는 최신에 전투가 SU-50, 300기를 실전배치해 놓을 것이다. 해군 또한 막강하다.

현재 항모 1척에 이지스함 급이 6척, 수중에서 대륙간탄도탄을 발수할 수 있는 원자력잠수함이 78척, 여기에 10년 내로 항공모함 3척을 차례로 건조하여 배치할 계획이다. 바다에서도 전 세계를 상대로 무력시위를 할 수 있는 규모로 발전시켜 미국과 함께, 세계 2대 군사강국으로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다.

특수부대로는 구소련에서 운영하던 스페츠나츠를 일부는 우리가 그대로 인계 받았고, 일부는 우리가 창설하였다. 그 병력 및 운영상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스페츠나츠의 1개 중대 규모는 135명이며, 15개의 독립 팀으로 작전을 수행한다. 1개 여단은 보통 1000~1500명의 대원에 지휘부, 3~4개의 공수대대, 1개 통신 중대, 지원부대로 구성된다.

대(對)VIP중대라는 것도 있다. 이 중대는 70~80명의 노련한 대원들이 주축을 이루며 임무는 적의 정치적 또는 군사적 지도자들을 찾고, 확인하고, 사살하는 것이다.

해군 스페츠나츠 여단의 경우는 지휘부를 비롯해 2~3개 전투수영대대, 1개 낙하산대대, 지원부대, 대VIP중대, 그리고 원거리 목표까지 전투요원들을 수송하기 위한 소형잠수정그룹도 있다. 아무튼 나는 국방부 장관에게 이 날 행사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을 지시하고는, 원유 및 가스선적 터미널 공사가 한창인 나홋카를 둘러보기 위해 이륙한다.

============================ 작품 후기 ============================토요일만 되면 일이 생겨서 연재를 못하다가 늦었지만 모처럼 한 편 올립니다!

^^즐거운 휴일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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