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IMF와 고구려 연방공화국 -- >
다시 자리에 앉은 내가 다소 작은 소리로 말한다.
"그런데 말입니다. 각하!"
"말씀하세요."
"우리가 동맹을 체결하는 것을 외부로 표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쓸데없이 북한을 자극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역시 지혜로우십니다."
"별 말씀을...........!"
"이렇게 합시다."
"말씀하세요."
"우리가 동맹을 체결하는 것은 각하와 저만 알고 극비로 합시다. 대신 양국의 국방장관과 외무장관 즉 2+2회담을 정례화 하여 두 나라가 상당히 밀접한 관계임을 대내외에 인식시키면 되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이 소외되어 토라질 우려가 있으므로 우리나라는 그들과도 2+2회담을 정례화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들과는 더 이상의 진전이 없을 것을 단언합니다.
설마 내 부모형제들이 모두 한국에 거주하는데 유사시 북한을 편들리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하하하...........! 그것을 떠나서라도 각하라면 예전부터 국제사회에서 신용 있는 분으로 정평이 나있으니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는 가급적 각하의 재임기간 내에 연방제의 근간이라도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만..........?"
"오늘 처음 각하로부터 그런 제안을 받았으니 우리로서도 이에 대해 좀 더 생각하고 연구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제가 귀국을 답방할 때에 대안을 마련해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대우그룹 문제 말입니다."
"말씀하세요."
"제가 대우그룹을 인수를 하지 않게 되면, 인수할 기업이 없어서, 아무래도 은행에서 일단 그들의 부채를 떠않아 정리해야 되고, 정부는 또 그런 은행들의 부실화를 막기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솔직히 그런 과정까지 모두 검토를 끝내놓았습니다."
"우리 그룹의 연구소에서 예측한 바에 의하면 최소 30조는 공적자금이 투입되어야만, 그나마 모양을 갖출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런 모든 점을 감안하여 저희 그룹이 인수하는데 있어서, 불리함이 없도록 각하께서 신경을 써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당연하죠. 인수해 주는 것도 고마운데, 불이익을 주어서는 절대 안 되죠."
"고맙습니다."
"별말씀을..........! 제가 대통령이 된 후 각하께서는 IMF구제금융 후의 200억 달러 구제금융은 물론 여타 부도난 기업의 인수하며, 금번에 또 양국의 500억 달러 통화스와프도 그렇고 번번이 신세만 지는데, 차후 우리나라나 제가 개인적으로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만 하세요. 그러면 저나 대한민국은 아주 적극적으로 각하를 돕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역시 의리가 있으십니다."
나는 기분 좋게 웃으며 그를 띄워준다. 나의 칭찬을 완이(莞爾)로 받은 김 대통령이 화제를 전환한다.
"대충 6월 중순이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은데 몇 차례 김 위원장을 만나본 각하께서 제게 조언하고 싶은 말은 없으십니까?"
"북한의 김 위원장은 생각보다 통이 크고 남의 의표를 찌르는 발언이나 행동을 잘 합니다. 이를 감안하시면 훌륭한 정상회담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빙그레 웃은 내가 말한다.
"기자회견 시간이 다 되어가니 이만 끝내도록 하죠."
"그럽시다."
우리는 다시 한 번 굳은 악수를 교환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곧 이어 우리 둘은 미리 준비된 기자회견장을 향해 나란히 걸어간다. 걸어가면서 김 대통령이 청와대 대변인에게 공동발표문에 추가 할 것을 구술한다.
말을 하면서도 나의 동의를 구하는지 나와 눈을 마주치는 김 대통령에게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이윽고 우리가 나란히 가자회견장인 춘추관에 나타나자 카메라 플래시가 두 사람의 눈을 못 뜰 정도로 터진다.
기자단의 요청에 의해 잠시 굳게 악수를 교환하는 포즈를 취한 우리다. 나는 곧 손을 저어 빨리 끝낼 것을 종용한다.
이어 청와대 대변인의 공동발표문이 낭독된다.
"양국 정상께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하게 많은 말씀을 나누셨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양국과 정상 간에 합의된 내용을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양국 정부는 명년 즉 2001년 1월1일부터 준비단계를 거쳐 모든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기로 했습니다. 둘째 양국의 국방부장관과 외교부 장관의 회담을 정례화 하여 양국을 번갈아 오가며 해마다 개최한다."
"셋째 양 정상은 양국 국민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 90일 무비자협정을 금번에 체결하기로 했습니다. 또 양국은 더 이상 양국에 IMF와 같은 환란이 없도록 하기 위해, 500억 달러 내외의 통화스와프 약정을 체결할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넷째 양 정상은 고구려 공화국으로 이어지게 될 경부고속철과 호남고속철, 경평 고속도로와 경청 고속도로(서울 - 청진), 또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공사 등 모든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명년에 개통을 앞두고 있다는 것에 대해, 대단한 만족감을 표시하시고, 이의 마무리 공사에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는 당부를 하셨습니다."
"다섯 번째 고구려 공화국 통령각하께서 김대중 대통령을 초정하신바 김 대통령은 편리한 시기에 고구려 공화국을 방문할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여섯 번째 고구려 통령 각하께서는 대원그룹 총수의 자격으로 대우그룹 전체를 이번 기회에 인수하겠다는 언질도 김 대통령께 주셨습니다."
"이 외에 양 정상 간에 양국의 경협을 더욱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이야기가 오고가셨습니다만, 시간 관계상 이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다음 순서로 질의 응답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이 있는 분은 먼저 손을 들어 허락을 구하고 질문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MBC의 조동만기자입니다. 고구려 공화국의 통령 각하께 한 말씀 여쭙겠습니다. 모처럼 만의 서울 나들이로 아는데 입국소감 한 마디와 함께, 양국의 무관세 협정 체결이 항간에는 대원그룹이 여러모로 한국을 도운데 대한 시혜라는 말이 있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 말씀 해주십시오."
"입국소감은 그냥 한국의 발전상을 칭찬해달라는 말로 들리는데 그러면 그렇게 해야죠."
"하하하..........!"
나의 조크에 장내에 가벼운 웃음이 인다.
"IMF환란에도 온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외화에 한 푼이라도 도움이 될까하여 돌반지라든지 심지어 결혼반지까지 들고 나와 희사하는 한국인의 눈물겨운 애국애는 전 세계인을 감동시킨바가 있습니다. 이 정신이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한 대한민국은 더욱 부강한 나라가 될 것이고, 그렇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모처럼 서울나들이에서 똑똑히 느끼고 있으며, 모국을 한국으로 둔 저로서는 한국을 아주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기자분의 다음 질문에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카메라 조명 등으로 실내가 더워 잠시 손수건으로 이마를 찍어 누른 내가 다시 답변을 시작한다.
"조 기자님의 질문대로 무관세 협정이 체결되면 저나 고구려 공화국이 좀 재미를 봅니다.
나의 말이 여기까지 이어지자 장내가 잠시 수군거리는 소리로 소란스럽다. 잠시 진정되기를 기다렸던 나의 답변이 이어진다.
"한국에서 남아도는 쌀이나 채소 등 온갖 농산물을 세금 한 푼 안 붙이고 거저 갔다먹으니 우리로서는 남는 장사지요. 그렇지만 역으로 우리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가스며 원유 등을 대한민국은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습니다. 또 좀 전에 공동발표문에도 언급이 되었습니다만, 고속철과 고속도로가 이북을 관통하여 양국을 잇게 되면 이는 우리 시장뿐만 아니라 1억4천만의 러시아시장까지 무관세로 장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저는 한국국민에게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과연 이것이 저만의 이익을 위해 아니 대원그룹의 이익만을 위한 행위겠습니까?"
"단견을 버리십시오. 아니 그런 말에 귀 기울이지 마십시오. 아니죠! 똑똑한 한국 국민은 절대로 그런 말에 현혹되지 않으리라 보고 답변에 가름하겠습니다."
"조선일보의 방 인혁 기잡니다. 양국이 정례화 한다는 2+2회담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주 구체적이고 상세한 답변을 고구려 공화국 통령 각하께 부탁드립니다."
"문자그대로입니다. 양국의 국방장관과 외무장관이 매년 정기적으로 만나 외교부분이나 군사부분까지 모든 현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양국이 긴밀히 논의하여 상호 대처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럼, 이것이 양국 국가 간에 군사협력을 의미하는 것인지요?"
"앞으로는 보충 질문도 손을 들어 허락을 받은 다음에 행해주세요."
보충 질문을 한 조선일보 기자가 청와대 대변인으로부터 종크를 먹는다. 그 사이 생각을 정리한 내가 답변을 한다.
"좀 전에 제가 말씀드렸습니다만 양국의 군사협력도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 사안은 사안입니다."
"앞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것입니까? 이북과의 관계는 또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거듭 질문을 하다가 크게 질책을 당하는 방 인혁 기자다.
"앞으로 지켜봐달라는 말씀 밖에 현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추후 이 사안에 대해서는 더 이상 답변을 드리지 않겠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리도록 하죠."
나의 답변이 끝나자 갑자기 김 대통령이 나서서 답변을 자청한다. ============================ 작품 후기 ============================많은 분들의 성원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도 3종 세트로 격려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