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IMF와 고구려 연방공화국 -- >
9월9일은 북한의 정권창건기념일이다. 그래서 저희들 말로는 '9.9절'이니, '국경절'이라 부르며, 국경일로 정하고 대단한 경축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런 날 굳이 우겨가면서까지 나를 초청한 것은 나를 비롯한 외부세계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나름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나를 통해 세계 언론에 타전하고 싶은 의도가 엿보인다 하겠다.
오전 11시.
나를 태운 고구려 공화국의 공군1호기가 평양의 순안공항에 착륙한다. 나와 정희가 트랩을 내려가려고 비행기 문을 나서니, 예상 밖으로 환영 객중에는 김정일의 모습도 보인다.
그가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자 나 또한 손을 들어 웃으며 답례를 한다. 내가 완전히 트랩을 내려서자 그 밑까지 다가온 김정일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며 과한 제스처로 나를 반긴다.
살짝 포옹까지 하면서 말이다.
"어서 오시오, 통령 각하!"
"잘 지내셨습니까? 보기보다 혈색이 좋아 보이십니다만..........?"
"덕분에 이렇게 살만 찌고 자꾸 배만 뒤룩뒤룩 나옵니다. 하하하...........!"
"풍채를 위해서는 남자들은 배가 좀 나오는 것도 괜찮으나, 너무 과한 것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동감합니다. 가시지요!"
그의 안내로 붉은 카펫이 깔린 길을 21발의 예포가 울려 퍼지는 속에서 걸으며, 우리는 의장대를 사열한다.
그 후 우리는 곧 리무진 방탄차량에 오른다. 둘이 한 차에 동석을 한 채다.
뒷좌석에 나란히 앉은 둘이 주석궁을 향해 가는 내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통령님의 배려로 많은 우리 인민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굶어죽지 않고 살아남았습니다.
수재와 인재가 겹쳐 어려운 요 몇 해에 걸쳐 내가 지원해준 식량과 의료품에 대해, 자신들의 실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내가 고마움을 나타내는 김정일이다. 그 결과인지 몰라도 훗날 통계자료에 의하면 300만 명이 굶어죽었다는 설을 뒤엎고, 30만 명만 아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우리가 이번에 체결하는 조약이 발효되면 더 많은 국민이 혜택을 보아 북한도 보다 잘 살게 될 것입니다."
"저도 그렇게 되길 바라고 금번 조약을 체결합니다만 걱정이 많습니다."
"우리가 귀국에 투자한 이래 나선청진자치구는 전혀 배곯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우리가 조선과 자동차 전자 여타 경공업 투자로 인해 고용한 인원이 그간 꾸준히 늘어 이제는 50만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를 4인 가족 기준으로 본다면 200만 명이 혜택을 보아 북한에서는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뿐입니까? 고속도로와 전철화 사업 또 가스관 공사는 물론 발전소 건설에 동원된 인력이 얼마입니까? 못해도 연 100만 명은 넘을 것입니다.
그로인해 북한에 생기가 돌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더 많은 곳을 개방하고, 더 많은 투자를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잖아도 그간의 성과에 고무되어, 10월1일부터 남한의 현대기업과 금강산관광이나 여타 공단개발을 협의하기 위해, 1차 회담을 열기로 했습니다."
"아주 잘한 일이십니다. 이렇게 우리 민족끼리 손잡고 서로 협력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우리 세 나라가, 어느 강대국 부럽지 않은 대국이 되어 이 지구를 호령할 날이 올 것입니다."
"전적으로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전적으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통령 각하!"
이때만 해도 김정일은 개방의지를 가지고 전부터 마련한 합영법을 손질하고 우리나 남한에 손을 내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각하께서 방문하신 길에 더 많은 투자를 해주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이번 방문을 위해 사전에 우리나라를 방문해 조율한 김유순 아태평화위원장의 말에 의하면 단천과 신의주도 개방할 뜻을 비추 던데, 주석님의 뜻이 반영된 결과입니까?"
"그렇습니다. 기존의 성과에 대단히 만족하여, 추가로 고구려 공화국에 개방을 하기로 한 도시들입니다."
"흐흠..........! 신의주는 몰라도 단천은 우리가 항구와 공업지구로 적극 개발하기로 하죠."
"자금은..........?"
"단천에 있는 마그네사이트와 아연 광을 적극 개발한다면 그 비용은 충당 될 것으로 봅니다만........?"
"그렇게 해서라도 북조선이 더욱 잘 살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입니다."
확신에 찬 어조로 말을 하는 나는 실제도 그렇게 할 자신이 있었다.
어쨌든 지금 우리가 언급하고 있는 북한의 단천은 청진과 함흥의 절반쯤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 마그네사이트 매장량이 54억 톤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규모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이는 김정일이 그만큼 개혁개방에 자신이 붙어서, 남쪽으로 그 만큼 개혁개방 도시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또 우리의 입장에서도 그간의 발전으로 항구시설이 포화상태라 새로운 항구가 필요한 시점이니 수요와 공급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하겠다. 나의 말이 이어진다.
"우리는 단천에서 캐낸 마그네사이트나 아연을 원광 그대로 팔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이를 가공해 비싼 값에 팔 생각입니다. 그러자면 이곳에 비철금속단지를 조성해만 합니다.
크고 작은 많은 공장들이 들어서면 이 또한 많은 생산인구를 유발할 것이고, 이는 또한 북한 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발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 때 와아 하는 함성과 함께 밖이 소란스럽다.
내가 창문을 내리고 바라보니 어느덧 우리 차량이 평양 중심가에 진입했는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동원된 군중들이 이북깃발은 물론 고구려 공화국의 국기인 '삼족오(三足烏)' 깃발을 열렬히 흔들며 우리 일행을 환영하고 있다. 내심 나는 박 대통령 시절의 카퍼레이드가 생각나 쓴 웃음을 짓지만 환영하는 군중들에게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라, 나 또한 손을 흔들어 그들의 환영에 화답한다. 그런데 이를 제지하는 김정일이다.
"각하! 그러시면 경호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알겠습니다."
나는 마지못해 창문을 올리며 쓴 웃음을 짓는다.
확대 정상회담이 열리는 자리에서 김정일의 발언이 이어진다.
"금번에 저희 공화국에 통령각하의 특별 배려로 수호이 25를, 그것도 한 두 대도 아닌 24 대나 판매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새삼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말을 끝내 김정일이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정말 내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최신예기에 얼마나 목을 맸으면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드니 내심 나는 우습지도 않다. 우리는 이미 수호이 35를 대량 생산할 채비를 갖췄음은 물론 고구려 공화국 내에는 그보다도 더 최신에 기종인 T-50에서 수호이 50으로 명명된 최신예기로 점진 배치 중이기 때문이다.
아직 미국의 F-22로 명명된 랩터가 배치되고 있지도 않은 시점에서 우리는 그보다도 먼저 100대를 실전 배치해 놓고 있는 실정이다. 수호이 50이야 말로 우리의 방산업체가 총력을 기울인 작품으로 최고시속 2,200km에 항속거리는 5,500km의 스텔스기로, 앞으로 미국의 주력 전투기가 될 F-22보다 앞선다.
게다가 한 대당 가격은 미국의 F-22 가격의 1/6인 수준인 5,400만 달러다. 미국의 F-22가 3억 달러인데 비해 얼마나 저렴한가! 설령 백번 양보하여 F-22보다 어느 면에서 성능이 약간 떨어진다 해도, 그들이 1대를 제작해 상공에 띄우면 우리는 6대를 만들어 대항할 수 있으니,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며 앞으로 전 세계의 군용기 시장은 우리 손안에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고로 인도에서는 벌써부터 이 수호이 50, 100대를 주문해 놓고 팔라고 아우성인바, 지금 여러 조건을 내놓고 인도와 치열한 협상 중임을 밝혀둔다. 아무튼 이런 나의 내심은 아랑곳없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는 김정일을 보니, 차마 그의 인사를 가만히 자리에 앉아 받을 수만은 없어서, 나 또한 일어서서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답례를 한다.
김정일이 자리에 앉자 내가 발언을 한다.
"금번에 양국이 체결하기로 한 '고조 우호통상조약(FTA)'이 내년 1월1일부터 발효되면 양국의 무역량은 급격히 늘어날 것입니다.
이는 양국 국가의 부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소리이니, 이보다 고무적인 현상은 없다고 봅니다. 이를 계기로 양국은 보다 실질적인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합시다.
나의 말이 끝나자 이북 배석자들부터 박수를 치기 시작해 나를 수행한 장관들까지 한동안 박수소리가 끊이지를 않는다. ============================ 작품 후기 ============================어느덧 계절의 여왕이라는 오월이네요.
우리 아름다운 오월을 힘차고 활력있게 보냅시다.
늘 건강하시고요!
^^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요!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