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구려 공화국 -- >
다음 날 나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와 애플컴퓨터의 스티브 잡스를 접견한다. 아시는 바대로 나는 마이크로소프트사 지분 33%를 여전히 갖고 있다. 그러나 애플컴퓨터(이때는 상호가 변경되어 애플컴퓨터사가 아닌 그냥 애플컴퓨터다)의 지분은 그동안 변경사항이 있었다.
1983년도에 스티브 잡스가 한동안 어려움에 처한바, 내게 도움을 요청한 바가 있다. 그래서 나는 200만 달러를 더 투자하고 겨우 지분 8%를 더 얻었다. 처음에 비해 돈을 더 투자하고 지분이 조금 오른 것은, 그만큼 애플이 어려움에 처해있다 하더라도 규모가 커졌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양사 공히 3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아무튼 애플은 84년도에 매킨토시를 출시한 후 점점 성장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사 역시 내년에 윈도우95를 출시하는 것으로, 바야흐로 그는 물론 나까지 돈방석에 앉게 해줄 것이니, 이 아니 기쁜 일인가! 나는 그들의 등에 가만히 업혀가기만 하면 되니, 격려성의 차원에서 나는 그들을 만나고, 가끔 한담도 나누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나는 오늘도 그들과 사업은 물론 개인적인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들을 보내고 다시 휴식을 갖는다.
내가 휴식을 갖는 동안에도 북한의 김일성을 상대하는 비서진과 정보부는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내가 원하는 사항을 관철하기 위해서다.
그런 그들의 노력 덕분에 나는 그 이튿날 바로 북경을 거쳐 평양의 순안 공항을 향해서 곧장 날아갈 수 있었다. 내가 공항에 도착하니 김일성 주석을 대신해, 1993년도에 북한 국방위원회 위원장에 오른 아들 김정일이 나를 영접 나와 맞이한다.
"어서 오십시오. 통령 각하!"
"반갑습니다. 김정일 동지!"
내가 손을 내밀자 특유의 파마머리에 금테 안경을 낀 김정일이 거침없이 손을 내밀어 나의 손을 맞잡는다.
공식 방문이 아닌 비공식 방문인 관계로 나는 곧장 그들이 제공하는 방탄차량을 타고 주석궁전으로 향한다. 주석궁 정문에는 향년 82세의 김일성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맞는다.
"어서 오시라요. 통령 동지!"
"반갑습니다. 주석 동지!"
그가 나를 그렇게 부르니 나도 그렇게 호칭한다.
둘은 가벼운 포옹과 함께 열심히 손을 맞잡고 흔들다가 그의 안내로 그의 집무실로 향한다. 때는 10시 반쯤이지만 시차로 나는 고생을 하고 있다.
기내에서 약간 자기는 했지만 그와의 회담이 신경 쓰여 이를 준비하느라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 아주 맑은 정신은 아니다. 그렇지만 지금 그럴 게재가 아니다. 나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나이 관계로 보청기를 낀 그의 말은 실내가 울릴 정도로 상당히 크다.
"오시느라고 고생 많았수다레. 이왕 오신 것, 내 집 마냥 편안히 계시다가 가셨으면 좋겠소이다.
가능한 한 오래 머물다 가셨으면 좋겠고, 좋은 합의도 많이 했으면 좋겠는데, 통령 동지는 이를 어찌 생각하십니까?"
말이 오락가락하는 김일성이다. 배석한 김정일이 그런 그를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다.
나의 청으로 완전히 후계자 자리를 굳힌 김정일이 옆자리에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김정일은 이미 일부의 국방과 외교 분야의 중요한 사안을 빼놓고는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상태다.
거기에 김일성의 수(壽)가 얼마 안 남았으므로, 그의 사후, 둘의 합의가 휴지조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나의 고육책이기도 하다. 내가 답변을 한다.
"다 좋은 말씀입니다만, 기어코 핵무장을 하셔야겠습니까?"
서두에 많은 좋은 인사말 놔두고 갑자기 치고 들어가는 나의 공세에, 당혹한 김일성이 입만 딱 벌리고 있는데 반해, 옆에 있던 젊은 김정일이 바로 반론을 제기한다.
"우리는 핵을 개발한 일이 없습니다. 영변의 원자로도 다, 전기를 얻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습니다."
"삼척동자도 믿지 않을 그런 말로 호도하지 말고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어떻게 하면 기 추출한 플루토늄을 폐기하고, 영변의 핵 원자로 가동을 멈추겠습니까?"
나의 계속되는 공세에 김정일마저 깊은 생각에 잠기고, 나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꼴이 되어 발언을 계속한다.
"요구조건이 있으면 말씀해보세요."
"우리의 사정을 잘 아는 통령 각하이시니 복안을 갖고 오셨을 줄 압니다. 먼저 듣고 판단하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만만치 않은 김정일이다. 남의 패부터 보자고 하니.
"나는 그 대가로 식량도 주고, 중유도 공급해 줄 의향이 있소이다. 어떻습니까?"
"그거이, 얼마 준다는 양을 얘기해야 하지 않겠수다레?"
김일성이 저음으로 끼어든다.
"우리가 그 발전소를 가동하는 목적이 전기를 얻기 위함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어찌 발전소 이야기는 빼놓는 것이오?"
김정일이 가세해 하는 말이다.
"좋소! 발전소도 추가합시다. 년 중유 10만 배럴에 옥수수 10만 톤 거기에 1,000MW 용량의 의 경수로 원자력발전소 하나를 건설해 주는 것으로 합시다.
"거, 당대에 자수성가한 인물답게 배포가 보통이 아닙네다만, 쓰는 김에 더 통 크게 쓰기요. 2기를 지어주면 내 당장에라도 응하겠수다레."
털도 안 뽑고 날로 먹으려고 달려드는 부자다.
"지금 장난하십니까? 미국에서 이곳을 폭격하겠다고 핵무기는 물론 수백 대의 전폭기며, 두 척의 항모 전단, 수 백 대의 최신형 탱크에, 5만 명의 미군이 일본까지 와 있는 마당에, 제 최선의 제의를 수락 않고, 덧붙이다니요?"
"올 테면 오라고 하시오. 우리는 겁 안 나니까. 까짓것 남조선을 한 번 불바다로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은 장사 같습니다만..........?"
김정일이 나를 빤히 바라보며 아주 위협적인 발언을 하는데 내심 기가 차지도 않다.
"흥! 정말 내버려둬 볼까요?"
"거 그러지 말고 우리 한 발씩 양보합시다. 내 그동안 고구려 공화국에서 요구해온 몇 가지 요구사항을 다 줄어줄 터이니, 내 말대로 한 기만 더 추가합시다.
애원조로 나오는 김일성이다. 이를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는 김정일이나 별말은 없다.
"이르쿠츠크에서 나오는 가스가 남한까지 연결되도록 북한 영토내의 파이프라인 통과를 허용하시겠습니까?"
"통관료는 주셔야 됩니다."
나의 확인 요청에 김정일이 토를 단다.
"당연히 허락만 한다면 통관료 협상은 별도로 벌입시다."
"좋습니다."
"시베리아철도의 남북한 연결을 허용하시겠습니까?"
"통행료는 주셔야 됩니다."
앵무새 같이 똑 같은 말을 반복하며 돈 뜯어낼 궁리만 하는 김정일이다.
나 또한 앵무새가 되어 말한다.
"당연히 허락한다면 통관료 협상은 벌도로 합시다."
"좋습니다."
"나진, 선봉, 청진의 황금 삼각주의 항구이용권과 개발권을 허용하시겠습니까?"
"그곳에 큰 조선소와 큰 공장들이 들어온다면 허용하겠습니다."
미리 모든 사안을 결정해 놨는지 서슴없이 답변하는 김정일이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저도 전 조건에 동의하면서, 구체적인 것은 실무선으로 일임합시다."
"하하하..........! 잘 됐습니다. 아주 잘 됐수다레, 통령 동지!"
만족한 웃음으로 내 손을 잡고 흔드는 김일성과 조용히 미소를 띤 채 지켜보고 있는 김정일이다.
"저도 만족합니다. 주석 동지!"
"쇠는 뜨거울 때 두드리랬다고 바로 다음 회담날짜를 잡지요."
김정일의 독촉에 내가 손을 저으며 말한다.
"이것을 한 나라가 부담하면 너무 많은 비용이 듭니다. 그래서 나는 이를 우리 고구려공화국은 물론 남한, 미국, 일본, 서구까지 끌어들여 일정 정도 이상을 부담시킬 생각이니, 좀 시일이 걸릴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확실히 제가 뱉은 말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테니, 북조선도 약속을 어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통령님 말씀이 지당합니다. 약속을 어기면 배신자지요."
김일성이 나의 말에 화답한다.
"아무튼 조만간 실무선에서 이를 전부 문서화해야 할 것이니,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상호 양국 간에 대사관을 개설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물론 앞으로 전개될 사업을 위해서라도 그렇고요."
"저는 문제가 없다고 보는데 아버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그 문제에 대해서는 대책이 세워져 있지 않았는지 김일성에게 묻는 김정일이다.
"나는 좋다고 생각한다만?"
"그럼, 저도 동의합니다."
김정일까지 찬성하자 나는 다음 안건을 꺼낸다.
"얼마 전에 제가 한국에 가서 김영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바, 주석님을 한 번 뵙고, 남북한의 모든 문제를 공식석상에 올려놓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던데, 어떻습니까? 의향이 계십니까?"
"죽기 전에 그를 한 번 만나보는 것도 괜찮겠지."
갑자기 이상하게 쓸쓸한 어투로 혼자 중얼거리듯 말하는 김일성이다. 이 말을 들은 김정일이 말한다.
"아버님 생각이 그렇다면 저는 동의합니다."
"김영삼이 보고 북조선에 한 번 올라오시라 하시고, 중간에서 통령 동지가 잘 주선해주기요."
"알겠습니다. 주석님의 뜻을 김 대통령에게 전달하도록 하지요."
"더 할 말 없으면 배도 고픈데 이제 밥이나 먹으러 갑시다."
"못 다 하신 말씀이 계시면 아버님 말씀대로 오찬장에서 하는 것으로 하죠."
김정일마저 채근하자 나도
'그러마!'
하고 그들의 뒤를 따른다. ============================ 작품 후기 ============================이북 사투리를 쓰려니 잘 안 되네요.
어제는 하루를 쉬었습니다.
해량하세요!
^^오늘도 3종 세트 부탁드리면서, 감사합니다!
^^============================ 작품 후기 ============================이북 사투리를 쓰려니 잘 안 되네요.
해량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