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제 대통령-114화 (114/135)

< -- 고구려 공화국 -- >

대통령궁에 도착한 우리는 잠시 티타임을 갖고 환담을 나누다가 곧 바로 확대정상회담에 들어간다. 대통령 집무실 옆에 붙은 소회의실에서 우리는 양국의 많은 각료가 참가한 가운데 의제별 토론을 벌인다.

먼저 양국의 가장 큰 현안인 상호방위조약 건에 대해서 양국 국방장관이 각각 양국의 입장을 피력한다. 먼저 몽골 국방장관의 발언이다.

"한동안 우리가 소련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었으나 파기된 작금에 와서는 고구려 공화국만이 우리의 벗이요, 형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귀국의 제의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바입니다.

몽골의 국방장관이 이렇게 발언할 수 있었던 것은 정상회담 전에 양국의 특사끼리 이미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 의견 조율을 거쳤고 요식행위만 남은 상태라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에 대해 고구려 공화국의 국방장관인 세라포프가 받는다.

"우리는 핵잠함은 물론 수호이 27에 항상 탑재되어 있는 소형핵무기 또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대륙간탄도탄미사일로 일단 유사시 귀국을 핵우산으로 보호함은 물론 어떠한 적도 귀국의 영토에는 일체 발을 못 붙이도록 최선을 다하여 공약을 준수하겠습니다."

"각하, 감사합니다!"

감사를 표한 사람은 의외에도 대통령 바가반디다. 그런데 여기서 국방장관 직을 맡고 있는 세라포프를 잠시 소개하면 그는 극동함대 사령관으로 재직하던 사람이다. 당시 소련정부의 지원이 거의 끊기다시피 한 것도 모자라 필요한 부품도 구할 수 없는 처지에서, 잠수함과 함께 최신병기들이 거의 고철화 되어가는 것을 보고, 울분을 참지 못해 때로 나에게 찾아와 하소연하기도 해, 내가 일정 부분을 지원한 것을 인연으로 해서, 고구려 공화국 출범 후 나의 국방장관 제의에 흔쾌히 응한 사람이다.

다음은 고구려 공화국의 자원광업부 장관인 이상백 씨가 발언을 한다. 아시다시피 이 사람은 대원그룹의 원자력발전과 인터내셔널이라는 자원개발회사의 회장으로 있던 사람이다.

"몽골 각 분야의 자원을 각하의 영단으로 공동 개발하고, 그 이익을 향유하게 되어 주무부서 장관으로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 고구려 공화국은 최선을 다해 자원을 적극 개발함은 물론, 여타 사회간접자본과 기반시설 구축에도, 의향서대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하고, 하루라도 빨리 통신인프라도 가설해 주었으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바가반디의 말에 우리 측의 정보통신부 장관이 답을 한다. 전 정보통신 연구실장 이었던 조엘 엥걸이다.

"전화 사업은 물론 이동통신에도 적극 투자하여 최소 3년 안에, 대도시만이라도 휴대통화가 가능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오."

계속해서 감사만 표시하다가 볼일 다보는 바가반디 대통령이다.

"우리 고구려 공화국은 농업 및 축산분야에서도 몽골을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측 농축임업부 장관의 말에 몽골 관련 장관은 뜻밖에도 양돈과 양계 사업에도 적극 지원해 줄 것을 부탁하고, 식료품과 여타 과일류도 싸게 공급해 줄 것을 요청한다. 원래 몽고인들은 소고기를 주로 먹는데, 요즈음 개혁개방의 여파로 부유층과 근로자들이 외국을 자주 드나들다보니, 돼지고기와 닭고기, 계란 수요 또한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그 외 과일과 야채 등의 식품류는 우리나 저희들이나 수입을 해서 먹기는 마찬가지지만 특히 과일류는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지만, 우리야 워낙 무역이 활성화되어 있고 거의 무관세인 까닭에, 이들보다는 저렴하게 국민들에게 공급하니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이어 각부 장관과 바가반디 대통령의 말도 이어지니 원래 1시간으로 예정되어 있던 확대정상회담 시간이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 30분이 더 지나 있다.

시간을 슬쩍 보니 12시 30분이다. 우리는 곧 오찬장으로 이동하여 오찬을 즐긴다.

오찬이 끝나자 나와 반가반디 몽골 대통령은 곧 통역만을 대동한 채 단독 정상회담에 돌입한다. 잠시 입가심으로 차를 마시며 진한 양념 냄새와 양고기 냄새를 지운 내가 먼저 입을 연다.

"우리 민족과 몽골민족은 유전자 상으로도 이 지구상에서 어느 민족보다도 가까울 것입니다. 몽고반점이라 해서 태어나서 엉덩이에 푸른 반점이 있는 민족은 아마 우리와 귀국의 국민뿐일 것입니다.

이 뿐입니까? 무슨 인연인지 귀국의 역사 중 최 전성시대의 이름이 '대원제국(大元帝國)' 아니었습니까? 한자로 써도 우리 그룹명이 대원(大元) 그룹으로 같습니다. 하여튼 이런 저런 이유로 본인은 귀국과 형제 이상의 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하하...........! 하여튼 각하의 친밀감에 나는 더욱 기쁨을 느낍니다. 우리는 아시다시피 바다가 없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바닷길을 내어 준 나라는 귀국이 유일하고, 우리의 자원을 적정의 이익으로 개발해 향유하려고 하는 국가도 귀국이 유일합니다. 나머지는 전부 도둑놈들입니다.

광산까지 가는 곳의 인프라 건설도 안하고, 어떻게 공짜로 주워 먹을 수 없을까 하고 눈이 벌개니, 기가 차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두 나라가 서로 공생협력 관계를 구축함은 물론 더 나아가 경제가 통합되는 길로 나아가는 것이, 양국을 위해서도 저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우 고무적인 이야기입니다. 양국이 진정으로 선린호혜의 관계를 구축함은 물론 동일 경제권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 두 사람이 힘과 지혜를 모아 봅시다."

"각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단독정상회담을 마치고 함께 기자회견장으로 나란히 가 일문일답 형식의 기자회견도 갖는다.

그리고 우리 일행은 바로 수호이사와 록히드사가 공동 개발한 100석 기준의 최신 중형여객기인 SU-100을 타고, 이곳 울란바토르에서 동쪽으로 120km 떨어진 '바가누르'라는 곳으로 향한다.

노천탄광이 있는 곳이다. 초원이 끝나고 황무지가 시작되는 이곳저곳에 흙무더기가 쌓여있다.

대규모 갈탄매장지로 흙만 걷어내면 전부 석탄이라, 들판 전체가 석탄광인 셈이다. 나는 이곳을 둘러보고 자원의 방대함에 속으로 혀를 내두른다.

'과연 10대 자원부국답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아무튼 다시 수도로 돌아온 나는 다음날은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 중국과의 국경에 근접한 고비사막으로 향한다.

'타반톨고이' 탄광을 돌아보기 위해서다. 품질 좋은 유연탄이 9억 톤 매장되어 있어 중국의 인구가 장장 50년을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석탄매장지이다.

이 외의 광물자원도 55억 톤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어 우리는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 '오유톨고이'라는 세계 최대의 미개발 금 및 동 광산에 도착한다.

IMF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광산을 개발할 경우, 이 광산에서만 초기에 매년 18.4톤(65만 온스)의 금과 45만 톤의 동을 생산해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양만으로도 몽골 경제 GDP의 1/3을 차지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인데다, 전성기에는 최대 년 90만 톤의 동을 생산해 내, 전 세계 생산량의 6%를 이 광산 단독으로 점할 것이라 보고서다.

이를 둘러본 나는 내심 부럽기도 했지만 개발을 하려니 막대한 투자비가 우선 걱정이었다. 이 몽골의 인구는 기껏 300만 명 남짓이지만, 크기는 한반도 면적의 7배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기반시설이라 해봐야, 구소련 시절에 깔아준 남북횡단철도와 2차선 도로, 그리고 동서 2차선 도로가 전부다.

광산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발한 자원을 운송할 수단이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나는 이곳에 시설을 투자하려니 내심 한숨이 나왔지만 어찌할 것인가.

'몽고 놈들은 전부 금을 깔고 앉은 빈털터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오유톨고이의 금과 동의 매장량이 엄청난 것을. 몽골이 1992년 이후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세계는 내륙에 위치한 이 고도(孤島)를 아무도 주시하지 않고 있다. 10년만 더 흘러도 경제가 성장한 중국은 물론 일본, 러시아, 호주, 캐나다, 미국까지 전 세계가 이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낸다. 그러기 전에 우리가 이때에 기간산업에도 투자를 해주며 이들의 자원을 독점해야한다.

나는 내심 이런 생각을 하며 마음속의 결의를 굳힌다.

솔직히 지금 당장은 이 황금덩어리를 보고도 채산성을 따지면 낮은 현재의 자원 값으로 인해 채산성이 썩 좋지는 않다. 그렇지만 2000년대로 접어들면 폭등하는 자원시세로 인해 얘기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모든 것을 떠나 내 속셈은 우리의 경제에 이들을 통합시켜 궁극적으로 우리의 연방 내에 끌어들일 생각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당장은 손해를 보지만 장래를 위해 남북철도의 복선화 사업과 4차선 고속도로 사업, 그리고 동서를 잇는 단선철도와 4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해주겠다고 제의한 것이다. 물론 이들은 절대적으로 찬성했고, 우리는 이 사업을 10년 동안에 걸쳐 완공할 것이며, 이는 공공차관 형식으로 우리가 먼저 건설해주고, 나중에 자원으로 받아가기로 이미 양국 간에 협의가 끝나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약정서도 체결했다. 그런데 위에 열거한 광산 말고도 형석, 우라늄, 몰리브덴, 아연광 등 수많은 광산을 더 개발해 주기로 했는데, 조건은 거의 51:49다.

이는 나중에 설령 이들의 민족주의가 대두해도 정당한 거래였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이들에게 우리가 자원을 착취했다는 인상을 안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세계의 일반적 추세에 따를 수밖에.

아무튼 나는 다시 울란바토르로 돌아와 1박을 하고 다음 행선지인 중국의 북경으로 출발을 한다.

내가 10시 30분에 북경 공항에 도착해 트랩을 내리자 리펑(李鵬) 총리가 영접을 나와 있다가 나를 반긴다. 둘은 굳게 악수를 나누고 예포 21발이 울려 퍼지는 속에서 의장대를 사열한다. 그리고 우리는 곧장 중국의 심장부 중남해로 향한다.

달리는 리무진 차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연도의 가로수에는 연록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날씨는 화창한 가운데 따듯하다.

이를 보고 리펑 총리가 말한다.

"날씨마저 각하를 환영하는 듯 아주 좋습니다.

"두 나라의 선린 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라는 뜻이겠죠."

"하하하.........! 그렇게 말씀 하시니 저도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각하! 하하하...........!"

근엄한 사진과는 달리 웃음이 많은 리펑이다.

"북경도 이제는 많이 발전했군요. 올 때마다 새롭습니다."

"옛날에 비하면 상전벽해가 되었지만 그래도 아직 멀었습니다. 선진 도시를 따라 잡으려면 인프라라든지 모든 것이.........."

"이만 해도 국제도시에 손색이 없으니 너무 조급해 마십시오. 급히 먹는 밥에 체한다고........"

"'만만디'라 해서 예전에는 대륙적 기질로 느긋했는데, 이제는 한국의 '빨리 빨리' 문화가 옮겨왔는지 아주 매사가 조급합니다."

"하하하.........! 다 일장일단이 있으니 뭐라 답하기 어렵습니다만, 역시 대륙인은 대륙기질 대로 호방하고 느긋한 면모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옳으신 말씀입니다. 우리는 자꾸 그것을 잊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각하께서 상기시켜 주시는 군요. 그런데, 각하!"

"네, 말씀하시죠."

"금번에 저희들이 수호이25(SU-25), 32대를 구매하기로 했습니다만, 최근 고구려공화국에 배치하기 시작한 수호이35(SU-35) 모델은 정말 판매가 불가능 합니까?"

"하하하..........! 역시 그 말씀이군요. 그 문제는 우리의 안보 문제도 있지만, 국제역학 관계상 짚고 넘어가야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서,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하긴 스텔스기능, 근접전투능력, 무기장착능력, 항속거리 등 모든 것이, 미국의 F-15나 16에 필적하는 기종이라 평가를 하니........ 미국의 압력도 만만치 않겠네요."

"이해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러나 조만간 귀국에 판매할 날이 오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밀제작 명 T-50을 우리는 이미 개발해 모든 테스트를 마쳤으니, 조만간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는 안 줄 걸..........!

"내 속셈이다.

"감사합니다! 각하!"

그것도 모르고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꾸벅 감사의 인사를 하는 리펑이다, 나는 그런 그를 향해 미소를 띠고 손을 저어 만류하는 제스처를 취한다. 그러나 이미 리펑의 인사는 끝난 다음이었다.

'힘이 만사다!'

우리 고구려 공화국의 힘이 있으니까 이런 인사도 받는 것이다. T-50 같은 경우 시험제작 테스트 결과 장차 미국이 생산하게 될, F-22랩테에 필적할 만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이런 인사도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 작품 후기 ============================어제는 딸 이름을 '아지'로 지었다가 댓글로 아주 혼이 많이 났습니다. 제가 애완견 2마리를 기르고 있고, 개를 아주 좋아합니다. 그러다보니 그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올렸다가 '개 새끼'라는 놀림까지 당할 것이라는 주장에, 짖굿은 아이들은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강 나래' 로 수정을 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 3종 세트로 많은 격려 부탁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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