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제 대통령-104화 (104/135)

< -- 제목 미정 -- >

4나는 KGB 안가를 나와 우리가 머물고 있는 호텔로 정 태순 씨를 데리고 와, 때마침 점심 시간이라 식사가 끝나자마자 그로부터 그간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다. 그의 이야기에 의하면 그는 나와 헤어진 후 유럽을 떠돌며 재기의 꿈을 꾸었으나, 한국과는 달리 모든 것이 여의치 않았다한다.

게다가 항상 서방진영에 있으니 금방이라도 자신을 체포하러 올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렸다 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동독인 사업가라는 인물을 만났고, 그와 좀 친해져 자신의 신상 이야기를 하니 동독에서 같이 사업이나 하자해서 동독으로 들어갔다 한다. 거기서 그는 그와 동업으로 무역회사를 하나 차렸는데, 정 태순 씨의 돈이 출자가 되자마자 그는 안면을 싹 바꾸어, 정 씨를 스파이 혐의로 경찰에 신고를 했고 그 다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항과 같았다.

그 후 정 씨는 7년 형을 받고 형무소에서 복역하던 중, 갑자기 부르는 바람에 나와 보니 곧 소련으로 갈 것이니 준비하라 해서, 처음에 입고 간 옷으로 갈아입자마자 그는 특별 군용기편에 태워져 모스크바로 곧장 날아왔다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가 끝나자 내가 묻는다.

"돈도 다 떨어졌겠네요."

"사업 밑천을 동업한답시고 다 털어 넣었으니 이제 알거지지요."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염치없지만 제가 죽고 사는 것은 회장님 손에 달렸습니다. 기왕 구해준 목숨 끝까지 돌봐주십시오."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것과 진배없는 정 씨의 말이지만, 나는 그에게 시킬 일이 있어 말없이 미소를 짓고 있다가 입을 뗀다.

"잘 아시다시피 정 사장님은 여전히 한국으로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여기서 뼈를 묻는다는 각오로 제가 시키는 대로 뭐든지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지요. 시켜만 주십시오. 제 목숨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생명의 은인인 회장님께 보답하고 죽고 싶습니다."

"좋습니다. 그럴 각오라면 제 말을 잘 들으세요. 앞으로 정 사장님이 사는 길은 제 손에 달린 것이 아니라, 아까 정 사장님을 데리고 온 그 푸틴이라는 사람의 손에 달렸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그 사람이 나를 살릴 수도, 죽일 수 있다니?"

"그 사람의 현 직책이 뭔지 아십니까?"

"자세히는 모르나 대단히 높은 신분의 사람 같습니다. 그런데 왠지 음습한 냄새가 나는 것으로 보아 나를 체포한 비밀경찰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 같습니다."

푸틴이 그의 직책상 자신의 신분에 대해서는 전혀 비치지 않았을 것인데도 정 태순 씨는 직감적으로 그의 신분의 거의 맞추고 있다. 이런 재능이 있으니 그렇게 로비에 뛰어난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의 말에 웃으며 대답한다.

"당신을 데리고 온 그 사람의 이름은 정확히 블라디미르 푸틴으로 현 KGB 동독지부장입니다."

"아~! 어쩐지...........?"

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얼추 맞추었음에 기쁜 얼굴이 되는 정 씨다.

"정 사장님의 사명은 그와 나와의 유대가 계속 이어지도록 음지에서 노력하는 것입니다. 또한 현 고르바초프 서기장과도 끈끈한 유대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나와 그들 간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것이 정 사장님의 운명이요, 사명이기도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현 서기장이야 그렇다 쳐도 푸틴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중요한 인물입니까?"

자신만만하게 말하고 의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정 씨다. 내가 답변 겸 묻는다.

"내가 역리학에 일가견이 있고 사람의 관상을 잘 본다는 것은 정 사장님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죠?"

"그야, 그렇습니다만...........?"

계속 말을 이으라고 나를 빤히 바라보는 정 씨다.

"그 사람은 내가 보는 견지에서 대단히 크게 될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한 발 잘못 디디면 나락으로 떨어질 운세를 지닌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되도록 잘 도와주고, 나와의 유대를 돈독히 하는 데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할 일이 무엇인지. 제 전공과 같은 일이군요. 맡겨만 주십시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좋습니다. 일단은 나와 함께 그가 살고 있는 곳으로 가서 선물을 좀 전해야겠는데 무엇이 좋겠습니까?"

"그야 당연히 그의 자녀들을 위한 선물을 사야죠."

"아니 부인도 아니고 왜 그의 자식 선물을 삽니까?"

"하하하.............!"

나의 말에 비로소 그의 입에 자신만만한 미소가 어린다.

"부인에게 선물을 해서 부인이 기뻐하면 남편도 기뻐합니다. 마찬가지 이치로 자식들이 선물을 받아 기뻐하면 부모는 당연히 기뻐하니 자식에게 선물을 하는 것이 최고지요."

"잘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푸틴, 그의 부인과 자식까지 전부 선물을 사는 것으로 하죠."

"가장 이상적인 형태입니다."

"하하하..........! 그러나 일에는 순서가 있으니 우선 그에게 전화부터 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겠지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나는 바로 그가 알려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건다. 마침 푸틴이 전화를 받는다.

내가 그가 있는 곳을 방문하고 싶다니 흔쾌히 동의하지도 않지만 거절도 않는다. 이에 나는 그의 전화번호로 그가 거처하는 곳을 알아내니, 그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그는 있었으며, 유감스럽게도 결혼은 했으나 아직 자녀는 없었다.

이는 내가 고르바초프와 이임 인사 차 10분 간 짬을 내어 만났을 때, 떠나기 전 감사의 인사라도 전하고 가고 싶다고 해서 얻어낸, 그의 신상정보에 의해 알게 된 사실이다. 아무튼 나는 이후 고르바초프에게 그러했듯이 푸틴에게도 선물을 주는데, 고르바초프에게는50만 달러를 주었지만 푸틴에게는 10만 달러만 보은 인사조로 주었다.

그것도 두 사람 다 억지로 맡기다시피 해서 주었다. 처음부터 너무 큰 금액을 주면 그들의 의구심만 사, 될 것도 안 된다는 정 태순 씨의 조언에 따른 결과였다. 그리고 고르바초프와 푸틴의 부인들에게도 5만 달러 내외의 보석이 박힌 목걸이를 선물로 주고 나는 소련을 떠난다.

크게 빼먹기 위해 미리 살짝 기름을 치는 것이다. 그 전에 나는 소련을 떠나기에 앞서, 우리 그룹의 소련지사 건물로 사용할 건물을 임차했다.

크레물린 궁이 위치한 붉은 광장 앞에 마침 빈 사무실이 있어 5층 전체를 임대했고, 임시로 그곳의 관리를 정 태순 씨에게 맡긴 상태였다. * *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나는 지금까지 공들여 키운 소련전문 인력 15명 외에도 세일즈에 재능있는 인재 15명을 추가로 소련지사로 발령내 근무케 한다. 그리고 나는 본격적으로 공산권에 진출하기 위해 몇 가지 사항을 기획실에 알아보도록 지시한다.

우선 중국에 진출하기로 하고 몇 가지 사항을 확인한 나는 최종 결심을 하고, 슐츠에 전화를 걸어 중국 지도부에 나의 의중을 전달한다. 그 결과 83년도 저물어가는 12월 20일 마침내 나는 북경 공항에 도착한다.

나는 공항에서 나를 마중 나온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란다. 훗날 덩샤오핑에 이어 국가주석에 오르는 장쩌민(江澤民)이었기 때문이다.

하긴 지금 그의 직책이 국무원 전자공업부장(장관)이니 나의 투자와도 관계가 있어 나온 것이지만, 나는 그를 국가주석으로 착각하고 깜짝 놀란 것이다. 아무튼 그를 보니 왠지 전생의 학습효과 때문인지 구면인 듯 친숙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가는 내내 그와 스스럼없이 구니, 그도 나를 아주 신기한 동물 보듯 하면서도 친밀감을 느끼는 듯 매사가 부드럽다.

어느덧 그와 대화를 나누다보니 중국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중남해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내린 나는 장쩌민의 안내로 현 중국의 황제인 덩샤오핑을 만나러 근정전으로 향한다.

이곳이 그가 집권하면서 떠오른 중국 최고 실세가 근무하는 곳이다. 중남해는 중해와 남해라는 두 개의 큰 호수가 있는데, 근정전은 두 호수를 가로지르는 육교 같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

3층 건물에 날일자로 남해 쪽을 바라보고 있는 근정전을 올려다보면서 나는 희심의 미소를 짓는다.

-----------------------------============================ 작품 후기 ============================이것이 3시간 동안 쓴 내용입니다.

요즘 환절기라서 그런지 굉장히 피곤감을 느끼네요!

^^좀 양이 작지만 양해하시길.........!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 3종 셋은 작가를 크게 위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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