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제 대통령-102화 (102/135)

< -- 제목 미정 -- >

2아침에 내가 회장실로 출근하자마자 미리 출근해 기다리고 있던, 이 주찬 제1기획실장이 나를 보자마자 황급히 보고한다.

"소련서기장 체르넨코가 어제 사망함에 따라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당 서기장에 취임했습니다. 이것이 우리 그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확히 판단할 수가 없어서, 우선 회장님께 보고부터 드립니다."

"그래요? 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로 군요."

고르바초프가 개방에 나서는 것을 이미 역사를 통해 알고 있던 내가 무심결에 뱉어놓고는 내심 움찔한다. 할 수 없이 나는 내 말에 대한 변명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에 레이건 정부의 등장으로 촉발된 군비경쟁에 불안을 느낀 소련이 79년 갑자기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지 않았습니까? 이 침략에 일종의 항의시위 성격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계는 물론 중국 등 66개 나라가 80년 소련의 모스크바올림픽을 보이콧해, 공산권 그들만의 잔치로만 끝난 반쪽올림픽이 되었고요. 이제 남은 것은 누가 집권하더라도 상식이 있는 자라면 군비경쟁으로 피폐해진 소련 경제를 재건하는 것뿐인데, 그러자면 서방세계에 화해제스처를 쓸 수밖에 없을 테니, 나는 반가운 소리라 한 것인데, 어떻습니까? 내 분석이 틀렸습니까?"

"명쾌하십니다. 과연 우리의 회장님다우십니다. 1기획실에서도 찬반양론이 팽팽한 것을 단 칼에 무 자르듯 결론을 내시니 속이 다 후련할 정도입니다."

"저도 회장님의 견해에 동감합니다."

이 실장에 이어 미리 출근해 듣고 있던 비서실장의 말이다.

"제 견해가 틀리면 어쩌려고 모두 아부만 하고 있습니까?"

"누가 아침부터 무슨 아부를 했기에 회장실이 떠들썩합니까?"

이제야 출근하는지 회장실로 들어오며 뱉는 김재익 2기획실장의 말이다.

"소련에 체르넨코가 사망하고 미하일 고르바초프라는 새로운 인물이 서기장에 취임했다는데 김 기획실장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과연 그가 서방세계에 화해의 제스처를 취할 것인지, 아니면 계속해서 미국과의 군비경쟁을 이어나갈 것인지, 이를 두고 화제로 삼고 있는 중입니다."

내 말에 김 실장이 답변을 한다.

"그가 제대로 된 인물이라면 화해의 제스처 정도로 소련이 살아날 수 없으니,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함은 물론 개혁 개방에 나서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이는 내가 너무 빨리 나간 견해인가요?"

김 기획실장의 말에 나는 내심 깜짝 놀라면서도 표정관리에 들어가 평소와 다름없는 어투로 묻는다.

"김 실장님의 말대로 그가 전격적으로 개혁개방에 나선다면 어떤 변화가 벌어질 까요?"

나의 물음에도 모두 거기까지는 생각을 안 해봤는지 모두 말이 없다. 그래서 내가 묻고 내가 답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거덜난 소련 정부는 돈이 없고, 계획 경제에 길들여진 국민들의 정체성을 일깨우려면 기업은 기업, 농장은 농장대로 국가 전체를 사유화하고, 경쟁으로 내모는 수밖에 달리 길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돈이 되는 것이라면 모든 것을 시장에 내다 팔려할 테니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기 될 수도 있죠."

나의 말에 생각이 길어지는 그들이다. 그래서 나의 말이 이어진다.

"게다가 이제 중국도 개혁개방에 나서서 개방이 본궤도에 진압하지 않았습니까? 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차제에 중국과 소련은 물론 장차 동구권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우리가 그간 공들여 키운 인재들을 이제는 현지로 보낼 때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련에서는 그들이 보유한 군사기술입니다.

그들의 군사기술을 원용하면 첨단 민수제품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뛰어난 과학자나 연구원들도 차제에 대폭 초빙이나 고용하는 형식으로 해서, 군수산업과 여타 산업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를 이용할 수 있는 공장이나 여타 일찌감치 그들의 국내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상품을 현지인과 합작생산 판매하는 방식을 한 번 알아보는 것도 좋겠고요. 동구권은 나라마다 그 특색이 있으니, 여기서 한마디로 언급할 수 없겠으나, 각 나라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합작 내지는 기술을 얻을 수 있으면 얻는 방법으로, 진행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일사천리로 이어지는 나의 말에 모두 입만 쩍 벌리고 듣기에 바쁜 셋이다.

"위에 내가 말한 사항들을 참고해서 대책들을 제시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말에 비로소 생각에서 깨어나 정신없이 고개를 주억거리나 나는 벌써 소련과 중국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내심 염두를 굴리기에도 바쁘다. 나의 지시에 의해 곧 공산권 대책에 기획실장들이 골몰하는 가운데 나는 나대로 동서증권과 국제상사의 프로스펙스 그리고 연합철강을 키울 생각으로 바쁘다.

나는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두 기획실장과 비서실장을 불러들여, 이 문제에 대한 협의를 한다. 모두 자리에 앉자 내가 먼저 입을 연다.

"아시다시피 국제그룹을 우리가 인수받았지만 그것은 대외적인 것이고, 실질적으로 우리가 인수한 것은 옛 연합철강과 그 자회사인 연합물산, 해운, 개발 등 네 기업과 동서증권과 국제상사의 신발부분입니다. 이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해서 여러분들의 의견들을 주시고, 나머지 기업도 정부의 구제금융 성격의 융자가 있기는 하지만 이 또한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의견을 말씀해 주시죠."

나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미리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듯 김재익 2실장이 발언을 한다.

"우선은 우리 그룹에 속할 기업이든 아니든 실사를 통해 기업의 세밀한 경영 상태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이겠습니다. 그 결과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자금을 투자해도 희생이 불가능한 기업은 도태시키고, 희망이 있는 기업에 한해서 선별적으로 정부의 금융이든, 우리그룹의 자금이든 투입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 우리 그룹에 편입되는 것과, 아닌 것에 대해서는 엄연히 차별을 두어, 아닌 것은 현상유지 정책을 취하고, 우리 그룹으로 편입되는 기업은 그룹의 정책대로 국내 제일, 세계1등 정책을 펴나가야 될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또 다른 분..........?"

"저도 김 실장님의 판단에 동의합니다. 다만 동서증권을 본격적으로 키우는 김에 차제에 보험회사도 하나 설립해서 종합금융의 면모를 갖추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봤습니다."

비서실장의 발언에 나는 고개를 끄덕여 수긍하고, 나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아직 발언을 하지 않은 이 실장에게로 향한다.

"저 역시 두 분의 말씀에 동감하면서 회장님이 국제상사의 신발부분을 고집할 때에 느꼈습니다만, 과감한 투자로 세계 제1의 메이커를 만들 수 있도록 광고 예산을 대폭 늘림은 물론, 품질 향상에도 철저를 기하고 보다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이 부분 즉 운동역학이라든가 이런 분야의 연구소를 설립하여, 보다 기능이 향상되고 품질도 만족스러운 제품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하하하...........! 이제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추다보니 이제 모두 제 마음속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처럼 제 마음을 잘 헤아리시는 군요. 아무튼 세 분의 말을 종합하면 결론이 나옵니다. 여기에 제가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금융부분에서, 한미은행과 동서증권 보험회사인 가칭 대원생명, 여기에 가칭 대원투자금융을 하나 더 설립해, 우리 그룹의 남는 자금을 전문적으로 투자할 곳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모두 입은 다르나 한 목소리로 알겠다고 복명을 하는데, 정 양이 내게 다가와서 속삭이듯 말한다.

"전 대원건설 사장이었던 정 태순 씨라는데 바꿔드릴까요? 말까요?"

뜬금없이 정 사장이라는데 나는 바로 결정을 못하고 되묻는다.

"어딘데요?"

"동독이라는 데, 좋지 않은 상황에 처했나 봐요. 이 양에게 울먹이는 음성으로 꼭 회장님을 바꾸어 달라는 것을 보니."

"참, 내........ 어디가 뭘 할 짓이 없어, 동독까지 가서,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나는 일어나 투덜거리면서도 옛정이 있어, 마지못해 전화를 받으러 간다. 가는 내 걸음을 붙드는 사람이 있다. 정 비서실장이다.

"회장님, 정 태순 씨입니까?"

"그렇습니다."

"가능하면 연루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벌써 모든 것이 청산된 이 마당에."

"그 먼 이국에서 이 사람 하나 믿고 전화를 걸어온 모양인데, 일단은 받아는 봐야죠. 상황을 봐서 나름 대처는 하더라도."

나는 이렇게 말하며 전화기를 든다.

"여보세요?"

"회장님!"

나의 말에 수화기 너머 저 편에서 반가움과 울음 섞인 목소리로 나를 애타게 반기는 정 태순 사장이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글쎄, 그게..........."

"말씀을 하세요, 말을!"

"저 실은 서구를 떠돌다가 인터폴의 추적이 겁나 동독으로 잠입했으나, 스파이 혐의와 외환관리법 혐의로 동독 슈타지에 체포된 상태입니다. 겨우 국제선 하나 빌려 통화를 하고 있는데, 회장님이 저를 안 도와주시면 이 정 태순이는 꼼짝없이 죽은 목숨입니다. 살려주십시오. 회장님!"

끝내는 저 쪽에서 울음소리가 터진다.

"슈타지?"

내가 슈타지를 몰라 재차 발음하며 돌아보니, 정보부 1차장 출신인 이 주찬 실장이 답변을 해준다.

"동독 비밀경찰입니다."

"에이, 잡혀도 더러운 놈들에게 잡혔군!"

나는 정 사장이 들을세라 송화기를 막고 투덜거리다가, 전화 음이 끊어진 듯해 큰소리로 상대방을 부른다.

"여보세요?"

"네!"

바로 대답하는 정 태순 씨다. 말을 않고 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거기가 어디 입니까?"

"베를린입니다."

"베를린 정확히 어디 입니까?"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습니다."

"찾아가면 면회는 가능합니까?"

"그것도.........."

"그럼 나보고 당신을 어떻게 구해내라는 말입니까?"

답답해서 화를 버럭 내며 소리를 지르는 나다.

"회장님이시면 꼭 방법이 있을 겁니다. 살려주십시오."

그것을 끝으로 전화가 일방적으로 끊어진다.

"진짜 이건 안 받은 만 못한데..........."

혼자 투덜거리나 막막한 심정은 도통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자리에 앉으며 내가 묻는다.

"우리가 키운 연구원 중에 동독을 전문으로 연구한 사람들이 있습니까?"

"다섯 명 정도 됩니다. 주로 서독으로 유학을 갔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긴급 불러주시고, 가만 소련 전문가는 얘기할 것도 없이 있겠죠?"

"네, 열다섯 명 정도 됩니다."

"그들도 긴급으로 전부 불러주세요."

"네, 회장님!"

나는 결국 그들을 불러 하나, 하나 면담하는 형식으로 해서, 그들 나라의 자세한 실정과 대처방안을 묻다가, 가장 그럴듯한 방안으로 제시된 안을 일단은 그대로 시행하기로 하고, 곧 모처로 국제전화를 건다. ----------------------------------------------============================ 작품 후기 ============================좀 늦었습니다.

비가 오고 있군요.

요즘 농사짓는 분들은 가물다고 하는데, 반가운 비겠군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고, 3종 셋으로 오늘도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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