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를 향한 꿈 -- >
10그리고 일주일쯤이 지난 어느 날.
그 동안 나는 내 소유의 은마아파트의 구조 일부를 개조하는 공사를 진행시켜 라니아와 정 윤희 양을 그곳으로 입주를 시킨다.
정 윤희 양이 702호고, 라니아 양은 703호에 입주를 시킨 것이다. 두 호수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통로는 달라도 연이어 붙어 있는 구조다. 그래서 나는 2호와 3호의 벽채 일부를 잘라내고, 그곳에 미닫이 이중문을 해 닫고, 그 뒤로는 각각 미닫이 책장을 놓아 스르르 밀면 이어지게 만들어 놓았다.
마치 대여점의 이중 삼중으로 된 책장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 방들이 모두 그녀들의 안방에 해당된다. 아무튼 이 공사를 모두 끝내고 나는 아파트 명의마저 그녀들의 이름으로 바꾸어 입주를 시킨 것이다. 또 언젠가는 회사를 그만 둘 그녀들을 대비해 남자 비서 넷과 여비서 하나를 충원토록 비서실장에게 긴급 지시해, 남 비서 한 명과 여비서 한 명은 이미 선발이 되어 근무를 하고 있는 중이다.
여 비서는 올해 갓 여상을 졸업해 입사한 풋내기이고, 남 비서는 영어와 일어에도 능한데다, 법무 팀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스카우트 된 케이스다. 그 외에도 경호팀에도 여성 경호 인력을 대폭 보강해, 정희를 비롯한 장차 두 여자의 은퇴에 대비토록 했다.
또 하나의 변화라면 정희의 부모님들이 미국에서 귀국해 한남동 내 집의 2층에 거주하게 된 사실을 꼽을 것이다. 아무튼 내가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오늘은 연이어 외부의 소식이 쏟아져 들어온다.
먼저 비서실장이 들려준 이야기는 이미 설립된 대원컴퍼니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은 아이아코카 자동차 사장이 유럽의 세 나라 자동차 공장을 인수했다는 소식이다. 그와 함께 마땅한 선장이 없는 크라이슬러사는 정부의 지원을 얻지 못하고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에 나는 긴급으로 아이아코카 사장과 통화를 해 크라이슬러사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매입하라고 지시한다. 그와 통화를 끝내고 나니 곧 슐츠 부회장으로부터 미국의 GE와 IBM으로부터 기술제휴를 전제조건으로 한 합작법인을 승낙 받았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온다.
나는 곧 그에게 지시해 지분문제마저도 절충을 하도록 지시한다. 또 하나 GE와 IBM에 전자반도체를 통합한 하나의 회사를 설립했을 때에도 지분 참여가 가능한지 알아보도록 한다. 그런 가운데 기획실장이 들어와 연이어 보고를 한다.
그동안 국내 쪽에서는 전자와 반도체 회사를 겸해 운용하고 있는 아남산업에 대해 우리의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었다. 그것이 결과가 나왔는지 아주 기분 좋은 얼굴로 들어오는 이 주찬 기획실장이다.
내가 그의 표정을 읽고 대뜸 묻는다.
"좋은 결과가 나온 모양이지요?"
"네, 아남의 사장님이 용단을 내려 이제 지분 조율문제만 남은 상태입니다."
하긴 갑자기 잘 운용하고 있는 회사를 팔라고 하니 누가 이에 선뜻 응하겠는가? 그래서 우리가 내건 조건은 공격적인 투자와 대규모 자금의 동원이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으로 반도체 공장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어간다. 그런데 아남에서는 반도체 공장을 세우긴 했으나 아직 자금력이 달려 제대로 된 투자를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내가 그런 지시로 인수 의사를 타진케 했고, 결국 고심하던 아남 사장 김 양수 씨가 이에 응해 지분 조율문제로, 이제 접점이 옮겨가고 있다는 보고인 것이다.
반도체 회사를 이미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외에도 아남에서는 전자 공장마저 운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웬만한 전자 기술은 확보했으리라는 판단 하에, 나는 발 빠르게 워크맨 제작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이 회사 인수를 택한 것이다. 물론 이 회사가 훗날 부도가 나 동부그룹으로 넘어가지만 그것은 90년대의 일이니, 아직 거론할 단계도 아니다.
말이 나온 김에 나는 조선(造船)쪽도 알아보도록 이 실장에게 지시한다. 기존 조선소를 인수해도 좋고, 새로 설립하는 것도 고려해보라는 지시다. 또 유럽 쪽으로 기술 제휴 선사도 알아보도록 지시한다.
지금 현재는 일본이 수주잔량이나 모든 면에서 조선쪽을 휩쓸고 있지만, 기술로 따지면 아직도 고부가가치의 일은 유럽선사들이 할 정도로 그 부분에서는 역량이 뛰어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의 제일의 조선사인 미쓰비시의 나가사끼 조선소처럼 조선 백성들을 강제 징용해 군함을 제작하는 등 이차대전의 전범들에게 많은 조선소들이 협력한 사실을 알고 있기에, 유럽 쪽을 택한 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들과의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어 택한 조치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면 중간에 불협화음이 생길 것은 자명한 이치가 아닌가. 아무튼 이렇게 되면 나는 10대 유망 업종으로 선정한 분야 중 이미 설립되어 있는 건설과 엔지니어링 말고도 자원개발과 원자력 발전을 담당하고 있는 대원인터내셔날이 있다.
여기에 금번에 창업이나 인수를 통해 설립된 '대원정보통신'을 근간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컴퓨터에 지분을 통한 창업에 동참했고, 이어 전자반도체가 지금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다 오늘을 기해 조선쪽도 오늘 알아보라고 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세 분야다. 신약, 금융, 우주항공 분야다.
나는 이 세 분야는 아직 조금 이른 감이 있어, 계속 이 분야의 정보수집에 주력토록 한다.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판단되어 훗날로 미루되,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얼마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나에게는 기쁜 소식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한다.
전자와 반도체 분야가 국내나 해외에서 일괄 타결 되어, 본격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제품을 주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내 애초의 의도대로 전자와 반도체를 통합하되, 내가 5백억 원을 대주주로서 출자하고, 기존의 아남산업은 가칭 '대원전자반도체'에 흡수 통합되데, 24%의 지분을 주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GE와 IBM은 각각 1/10인 50억씩을 투자하되, 그들과의 기술제휴 대가로, 2.5%의 추가지분을 인정하는 것으로 최종 의견 조율이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500억 원을 투자하는 대원이 51%의 지분을 갖고, 아남산업은 기존 생산설비와 기존 투자를 인정하는 대가로 24%의 지분을, 제너럴일렉트릭과 IBM은 자본은 각각 10%인 50억만 투자하지만, 그들의 기술력을 인정해, 각각 12.5%의 지분을 주기로 최종 결론이 난 것이다. 나는 이를 기화로 즉각 GE와 IBM전자 사업부에 다음과 같은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슐츠 부회장을 통해 주문을 한다.
즉 녹음 기능이 없는 재생 전용기기 즉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되, 자체적으로 소리를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도 내장하지 말고, 헤드폰을 사용해야만 들을 수 있도록, 제품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인 제품을 제작해 달라고 한다. 다시 말해 모든 기능을 재생에만 집중하는 대신, 고음질의 스테레오 음향을 들을 수 있되, 크기를 주머니에 넣고, 걸어 다니면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작게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었다.
기존 제품들은 녹음기능에, 스테레오 음향, 거기에 재생기능 까지 있으니, 크기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었겠지만, 재생만 전문으로 하여 고음질의 스테레오 음향을 즐길 수 있는 제품, 즉 워크맨을 미리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었다. 이들이 이를 승낙하자 나는 전 아남산업 사장 즉 지금은 대원전자반도체 사장으로 내정된 김 양수 씨에게 지시해, 이 제품의 견본이 나오면 금방 이 제품을 복재해 라인을 개설 할 수 있는 준비를 단단히 하도록 한다.
이어 나에게 전권을 위임받은 자동차 부문 총괄사장 아이아코카로부터도 유럽3사에 이어, 크라이슬러사까지 인수했다는 기쁜 소식을 듣는다. 아이아코카의 활약에 힘입어 나는 35억 달러의 누적된 적자를 승계하는 조건으로, 돈 한 푼 안들이고, 미국의 빅3중 하나인 거대 자동차를 내 소유로 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꼭 좋아할 일만도 아니다.
35억 달러의 빚을 갚아야 함은 물론 강성 노조와 숫하게 쌓여 있는 재고품도 처리해야 하고, 여기에 내 개인 돈을 쏟아 붓기로 말한다면 천문학적 돈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분기당 1억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어, 아이아코카의 판단으로는 총 20억 달러의 자본이 투입되어야만 회생될 수 있다는 보고이다. 그러나 말미에 우선 정부의 구제 금융을 얻어 볼 테니, 너무 낙심하지 말라는 위로의 말도 전한다.
아무튼 나에게 전권을 위임받은 그는 크라이슬러-대원자동차로 명명된 내 그룹의 자동차 부분 총괄사장이 되자마자, 그는 워싱턴으로 날아간다. 그리고정계에 지금 크라이슬러사가 파산하면, 당장 13만 명의 실업자가 생긴다고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전국 535개 선거구에 퍼져있는 대리점을 통해, 정관계 인사들을 설득케 한다. 그리고 본인 또한 스스로 TV광고에 출연해 연일 미국 국민들에게 호소한다.
"꼭 우리 차만 사달라고 국민여러분께 부탁드리지는 않습니다. 단지 다른 차와 비교만 이라도 해주십시오."
이런 호소를 하는 한편 정부에 계속적인 구제 금융을 요청한 결과 마침내 아이코카는 10년 상환조건으로 20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얻어내는 쾌거를 이룩한다. 물론 이전에 의회 청문회에 나가 수많은 굴욕과 수모도 많이 당했지만, 목적을 이룬 그의 행보는 거칠 것이 없었다.
우선 35명의 부사장 중 33명의 부사장들을 해고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한편, 종업원들도 18만 명 중에서 5만 명을 대거 해고한다. 뿐만 아니라 임직원은 20%의 연봉 삭감, 종업원들은 5%를 삭감하는 외에도 많은 혜택을 철회한다.
대신 종업원들에 한해서는 회사가 정상화되는 대로 우선적으로 고용할 것을 약속한다. 이 과정에서 강성노조들이 계속 말썽을 피우자, 아이아코카는 최후통첩이라는 비장의 수를 쓰기도 한다.
8시간 내에 내가 취한 조치에 동의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 당신이나 나나, 당장 실업자가 될 것이라는 엄포와 함께, 반대하는 사람의 머리통을 제일 먼저 날려버리겠다는, 공갈 협박도 서슴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아코카가 임직원들과 종업원들에게 밀어부칠 수 있는 원동력은 우선 자신부터 희생을 하고 들어갔기 때문에,그의 말에 힘이 실리고 발언권이 더욱 강화된 것이다.
나에 의해 40만 달러로 책정된 연봉을 마다하고, 단지 1달러의 연봉만 받겠다고 모두에게 선언한 것이 그 예이다. 대신 회사가 정상화가 되면 애초의 약속대로 12%의 스톡옵션을 제대로 지급해달라는 조건을 나에게 상기시키기는 했다.
아무튼 이렇게 하는 외에도 아이아코카는 앞바퀴 굴림형, 고연비 차인 K카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시키는 한편, 고객들에게도 당시만 해도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판매에 돌입한다. 즉 새 차를 산 고객에게는 30일 이내 이거나, 1,600km 이내를 탄 차량에 대해서는, 불만족 시, 업계 최초로 즉각 환불해 줄 것을 약속했을 뿐만 아니라, 보증기간도 5년, 5만 마일(8만km)로 대폭 늘린다.
이런 과감한 조치에 업계는 물론 미국국민 모두가 아연해 할 뿐이다. 여기에 마침내 81년, 대형차 크기의 공간을 갖춘 중형차가 계획대로 전륜구동에 고연비를 갖춘 채 출시되자. 자동차 전문지에 의해 '올해의 차'로 선정됨은 물론, 그동안 시행된 특단의 조치도 상승 작용해, 그 해만 5만대가 팔리는 큰 히트를 친다.
다른 기업이 2차 오일파동으로 인해 모두 적자를 내는데, 유독 크라이슬러-대원자동차만이 공전의 기록적인 흑자를 낸 것이다. 결과적으로 83년도에 우리는 아직도 상환기간이 7년이나 남은 미국정부의 빚 15억 달러를 단숨에 갚아버리고, 감원했던 종업원들도 서서히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5% 삭감했던 종업원들의 연봉도 원래 수준으로 되돌려준다.
미리즘이지만 이것이 장차 아이아코카와 대원자동차가 펼치는 파격적인 행보다. 이 과정에서 나는 유럽 자동차 3사 역시 그 나라 나름의 고객이 있음을 생각해, 그들 나라 명을 먼저 쓰고 대원은 뒤에 붙이는 사명으로 운영을 한다.
예를 들면 에스파냐-대원자동차, 브리티시-대원자동차 등으로 표기하여, 계속하여 그 나라에서 생산 판매를 하게끔 조치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그룹 산하에 본격적인 자동차 공장을 세우기로 하고, 여타 분야와 함께 지금, 정부 내에 대단위 산업단지를 조성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 상태다. 내 계획은 우선 중형차 이상은 크라이슬러사에서 만들고, 소형의 저연비 차를 국내의 싼 인건비에 크라이슬러사의 기술력을 접목시켜, 대량으로 생산할 계획인 것이다.
물론 좁은 국내시장보다는 외국에 거의 전량을 팔 계획으로,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정부와 협의하여 대단위 공단을 조성하여, 자동차 공장도 그 안에 포함되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 작품 후기 ============================어제는 컴퓨터가 속을 썩이는 바람에 연재를 못했습니다.6년을 썼더니 고물이 다 되어서인지. 근간 6개월에 수리비로 20만 원을 잡아먹었습니다.
아무래도 새로 하나 장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짧지만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우선 올립니다!
^^모두 행복한 날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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