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제 대통령-66화 (66/135)

< -- 세계를 향한 꿈 -- >

5'마틴 쿠퍼 박사가 좌석을 떠나며 말하길, 우리가 한국 사람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시간 약속부터 잡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해군에서 4년간을 복무했는데, 6.25때는 한국전에도 참전해 해군함정에 근무한 역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었고, 퇴직하고 나면 남은여생을 한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아무튼 이후 슐츠 일행은 쿠퍼박사의 소개로 조엘 엥걸을 만나, 10%의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그의 승낙을 받아, 그가 벨 연소에서의 정리가 끝나는 대로 일행에 합류시키기로 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만한 성과라도 거둔 그들을 거듭 칭찬하고, 점심을 마치자마자 우리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잠시 자주 나오는 스톡옵션(stock option)에 대해 설명하면 이렇다.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정수량의 자기회사의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 주식매입선택권 및 주식매수선택권이라고 한다.

벤처비즈니스 등 새로 창업한 기업에서 자금 부족에도 불구하고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제도는 자사의 주식을 일정 한도 내에서 액면가 또는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해당 상대에게 부여한 뒤 일정기간이 지나면 임의대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하는 것이다.

해당 기업의 경영 상태가 양호해져 주가가 상승하면 자사 주식을 소유한 임직원은 자신의 주식을 매각함으로써 상당한 차익금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사업 전망이 밝은 기업일수록 스톡옵션의 매력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벤처기업이나 새로 창업하는 기업들뿐 아니라 기존 기업들도 임직원의 근로의욕을 진작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내 우리는 차를 대절해 아이아코카의 고향인 알렌타운으로 향한다.

가면서 차 안에서 들려주는 정보요원이 아이아코카와를 만나 면담을 성시시킨 이야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사장에 취임한 이래 머스탱 등의 스포츠카 개발로 창사 이래 포드의 최전성기를 이끈 아이아코카는 포드사의 사주인 헨리2세와의 불화 끝에 쫓겨나다시피 해서 사장직을 사임했다.

그 후 자동차 업계에서는 아이아코카가 미국 자동차 업계의 빅3중의 하나인 크라이슬러사로 입사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래서 요원은 크라이슬러를 찾아갔으나, 그는 아직 거기에 입사하지 않은 상태였다.

다만 크라이슬러가 근간 수년의 막대한 적자로 인해, 인수한 유럽의 3사 자동차 공장을 매각할 것이고, 그래도 경영의 정상화가 어려우면, 곧 정부에 구제 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소문만 들었다는 것이다.

그 후 그의 행적을 쫓다보니 그는 고향인 알렌타운에 칩거하면서, 사방에서 들어오는 스카우트 제의에 면담에만 응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정보요원 또한 그를 어렵게 만나, 한국의 유력한 재벌의 하나인 대원그룹에서 당신을 초정한다고 전하자, 한 번 만나나보자는 차원에서 우리와의 면담 약속이 이루어졌다는 것이, 요원이 전하는 전말이다. 한국에서도 번역 출판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그의 자서전에 의하면, 이쯤에서는 적어도 그가 회장은 아니더라도 사장에 취임했지 않나 싶은데, 그런 상태이니 내 입장에서는 천만다행이다 싶었다.

실제로 원 역사에서 그는 79년 1월에 크라이슬러사의 회장에 취임해, 청문회까지 나가 갖은 수모를 다 당하면서도 정부의 지원을 얻어내, 10년간의 유예기간 중 단 3년 만에, 정부 빚 20억 달러를 다 갚는 신화적인 행적을 보여준다. 이때 21개의 예하 기업은 물론 18만 명의 종업원 중 5만 명의 사원도 감원을 했는데, 그 역시 책정된 36만 달러의 연봉을 마다하고, 1달러 연봉이라는 파격으로 응수하면서, 비상하게 대처하는 등, 범인이 생각하기 어려운 행적을 보여준다.

아무튼 나의 개입 탓인지 어쩐지는 몰라도 그가 나의 면담을 받아들였다는 데 대해서 일의 성패를 떠나, 나는 그의 고향으로 가는 내내 행운의 여신께 감사를 표한다. 우리가 알렌타운에서도 한적한 교외로 빠지니 우람한 성채를 방불케 하는 그의 대저택이 멀리에서도 눈에 띈다.

벌써 그의 외관상의 집만을 보고도 이번 그와의 만남이 순탄치 만은 않게 전개될 것임을 알고, 일행들이 모두 한숨을 불어낸다. 그렇지만 나는 담담한 미소로 이들을 대하며 그와 전개될 대화 내용에 집중을 한다. 공학박사이기도 하면서 심리학에도 일가를 이룬 그와의 접견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미리부터, 그와의 대화내용에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마침내 우리 일행이 그의 대저택으로 빨려들어 가고 나와 슐츠만이 선택되어 그의 서재에서 마침내 그를 만나볼 수 있었다. 물론 이탈리아 이민2세이기도 한 그에게 라니아가 통역으로 적격이었기에, 그녀 또한 나의 선택에 의해 통역요원으로 참여한다.

"어서 오시오!"

거실에조차 나와 보지 않는 그의 처사에 내심 불만을 품고 있던 나는, 그의 양팔을 벌린 환대에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나의 실태를 곧 깨닫고는 같이 포옹과 함께 등을 두드린다.

"동양에서조차 나를 면담하고자 할 줄은 내 미처 몰랐소. 내 존재가 동양의 작은 나라에 까지 유명했던가? 하하하..........!"

나는 그의 말에 웃으며 답한다.

"쫓겨난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하하.........!"

"뭣이.........?"

분노를 표출하려던 그가 내 말이 농담이라는 것을 알고 웃으며 농으로 받는다.

"쫓겨난 자를 또 만나러 오는 당신은 또 뭐요?"

"같은 바보멍청이 과가 아닌가 합니다."

"하하하.........! 그럴지도.........."

농담 한 마디에 동질감을 느낀 우리는 곧 나에 의한 슐츠의 소개가 이어지고, 동양의 작은 나라에 닉슨 행정부에서도 막강한 예산국장과 재무부 장관을 지낸 거물까지 영입한 것을 보고, 뭔가 있긴 있구나 하는 기대감을 품은 그의 눈에 묘하게 열기를 띠어간다. 그런 것을 보며, 잠시 슐츠와의 환담을 나누던 그가, 곧 나와 진지한 대화에 임한다.

"당신 그룹에 자동차 회사가 있소. 내 이미지로는 한국에는 자동차를 만들 만한 실력 자체가 없는 것으로 떠오르는 데........?"

"조그마한 회사가 2개 있으나, 세계적으로 보면 아직 미미한 존재지요."

"그럼, 그렇지. 내 기억이 전혀 잘못될 리는 없지. 그래? 그 중의 하나가 당신 소유요?"

"아닙니다. 금번에 새로이 자동차 공업을 탄생시키고자 함입니다. 어디 마땅한 곳이 있으면 인수하려고 세계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던 참입니다."

"그래, 자본은 충실하고?"

"35만 달러의 누적 적자에 허덕이는 크라이슬러 정도는 인수하고도 넘칠 만큼의 재력은 됩니다."

"저런........! 너무 크라이슬러를 비하하진 마시오. 역사와 전통을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이 있는 회사니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곳에 가지 않는다면, 나는 그 회사가 곧 파산에 처할 것이라는 것을 장담할 수 있습니다."

"하하하.........! 나를 그만큼 높게 평가해주는 것은 좋으나, 크라이슬러의 저력을 당신은 너무 저평가하는 군."

"우리말에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당신의 참여 없이는 전적으로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나를 거듭 칭찬하는 것은 좋은데, 우리의 대화가 겉돌고 있소. 그래, 당신이 내게 제의하고 싶은 내용은 뭐요?"

"저는 금번에 크라이슬러사가 내놓은 유럽 3사의 자동차 공장을 먼저 인수하려 합니다. 그 다음에 당신의 참여가 없어 결국 파산 상태에 직면한 크라이슬러사를 인수해 세계적인 명품 회사로 키우고자 합니다.

이 뿐 아닙니다. 궁극에는 포드와 제너럴 모터스를 넘어, 세계 제1의 자동차 왕국을 건설하고자 하는 것이 저의 솔직한 포부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꼭 빠지지 않아야 될 것이, 총괄 사장에 임명된 당신의 활약상입니다.

"하하하.............! 좋소, 좋아! 꿈 한 번 웅대해서 좋소! 거기에 나에 대한 지나칠 만큼의 신뢰도 내 마음에 쏙 드오 만.........? 내게 주는 반대급부가 총괄 사장 외에 또 뭐요? 제시할 것이 있으면 한꺼번에 다 제시해보시오."

"곧 인수할 크라이슬러사의 사장 외에 내가 차츰 인수할 전 자동차사의 확실한 총괄 사장, 그리고 내가 장차 이룩하게 될, 내 자동차 왕국 내의 10% 스톡옵션이오."

"10%의 스톡옵션이라..........?"

그 말을 연방 되 뇌이며 연신 방안을 서성이는 아이아코카다. 그리고 잠시 후.

"그런데........ 내가 당신의 무엇을 믿어야겠소?"

돌려 말하나 내 정체와 내 말의 진의를 아직은 신뢰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에 내가 대뜸 내 가슴을 힘차게 두드리며 말한다.

"내 성실한 마음과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한 무한한 열정, 더하여 당신에게 보내는 내 전폭적인 신뢰뿐이오. 지금 내가 당장 당신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충분치 못한 자본을 여기서 들먹였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만 날 것 같아. 아예 그 부분은 빼버리는 나다.

"좋소, 좋아! 다 좋은데........ 15%는 어떻소?"

"12% 이상은 절대 안 됩니다."

"그래요.........?"

돌연히 굳어지던 그의 인상이 서서히 펴지더니 종내는 가가대소를 하며 말한다.

"하하하.........! 내가 맡은 사업이 기사회생할 수 있다면 1달러의 연봉도 감내할 나인데, 그까짓 몇 %의 옵션에 더 연연하는 것도 우습지."

혼잣말인 것처럼 중얼거리며 방안을 서성이던 그가 돌연 고개를 번쩍 치켜들고 말한다.

"당신의 꿈은 그 뿐이오?"

"아니오!"

단호하게 고개를 저은 나의 말이 웅변조로 이어진다.

"내가 이룩하게 될 세계 제1의 자동차 왕국은, 내가 선정한 미래 비전의 한 귀퉁이에 불과하오. 나는 자동차 외에도 정보통신, 반도체 및 전기전자 왕국, 조선, 신약을 비롯한 건강레저 사업, 원유를 비롯한 자원에너지 개발 사업, 건설 및 엔지니어링, 금융, 종내는 우주항공으로 세계 제1의 초일류기업을 기필코 완성시켜, 끝내는 종업원 500만 명 이상에 연 매출이, 전 세계 무역량의 10%를 점하는, 거대한 꿈의 제국을 이룩하고 싶소, 이런 나의 꿈에 당신의 심장마저 두근거리지 않소? 그러면 오시오. 그리고 우리 함께 그 거대한 꿈의 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해 봅시다!"

강한 힘이 실린 나의 굵은 저음을, 악을 써가며, 중성의 목소리로 통역하는 라이나가 더 우스웠지만, 나는 꾹 참고 그의 답변을 인내심 있게 기다린다.

"하하하.........! 좋소, 좋아! 당신의 그 드높은 꿈에 나 역시 동참해봅시다. 그럼, 내가 언제부터 사장직에 임하면 되오?"

"바로 이 자리에서 계약서 작성을 끝내는 순간부터, 당신은 우리 자동차 왕국의 총괄사장으로 전권을 행사할 수 있소. 우선 크라이슬러사가 내놓은 유럽 자동차3사의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이 당신의 첫 임무가 될 것이오. 여기에 덧붙여 말하면 우리 자동차 왕국 건설에 필요한 인재라면 얼마든지 데려다 써도 좋소!"

"좋습니다. 회장님! 내 오늘부터........ 그런데 그룹의 이름이 뭐라고 했지요?"

여기서 내가 웃으면 실례가 될까봐 나는 억지로 꾹 참고 또박또박 말한다.

"대 원 그룹!"

"하하하.......! 다이 원 그룹의, 제국 건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보겠으니, 변함없는 신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 하오!"

나는 그의 큰 손을 굳게 잡아 흔들며, 나의 굳은 신뢰와 감격을 숨김없이 표현한다. 훗날 아이아코카가 술회한 바에 따르면. 역사적인 이 순간 심리학책을 늘 가까이 한 자신의 눈에 비춰보아도, 대원그룹의 회장 태민 강은 역시 뭔가 달라도, 달라보였다고, 자서전에 고백한 바가 있다.

아무튼 나는 아이아코카와의 면담을 성공적으로 끝내자 이 주찬 기획실장에게 지시해, 한국에 있는 법무법인을 곧 불러들여, 즉시 미국 현지법인의 개설에 착수하도록 지시한다. 아울러 대원그룹 내에 정보통신사업부와 자동차사업부를 긴급 창설하도록 지시한다.

그러고 있는데 곧 소식이 날아드니 스티브 잡스와 면담 스케줄을 잡았다는 박헌도 지사장의 보고에 나는 흡족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 작품 후기 ============================어제부터 일등시위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아라에서도 연재가 되었었고, 출판도 된 작품입니다.

지고지순한 사랑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처음 도입부는 좀 그렇지만 회가 거듭될 수록 볼만해 질 겁니다.

이 작품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작품을 써온 이래 처음으로 올린 작품을 다시 써서 올리는 해프닝을 다 벌였는데, 여자의 애정 문제에 관한한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정희를 싫어하는 분도 계시고 좋아하는 분도 계시니, 작가로서는 아주 곤란하죠. 애초의 계획은 정희에 관한한 세드 앤딩이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저도 좀 더 고민해 보겠습니다. 좋은 날들 되시고요!

^^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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