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원, 그룹으로 거듭나다 -- >
7내가 정희와의 약속 장소인 지하 음악다방에 들어서니 정희는 어두운 실내에 우두커니 앉아 음악을 듣고 있다.
내가 막 성큼성큼 걸어가 그녀가 앉아있는 앞자리에 앉으려 하는데 디스크 쟈키의 멘토가 나온다.
"다음 곡은 윤정희님이 신청하신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윤항기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연속해서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예쁜 아가씨 잘 들으세요."
내가 앉으며 투덜거린다.
"무슨 이렇게 칙칙한 노래들을........?"
"내가 좋은 걸 어떻게 해."
내가 틱틱거리고 있는 동안에도 곡은 흘러 전주가 끝나고 노래 가사가 나온다. 정희는 돌연 눈을 감고 노래에 빠져든다. 나도 할 수 없이 들려오는 노래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너의 침묵에 메마른 나의 입술차가운 네 눈길에 얼어붙은 내 발자욱돌아서는 나에게 사랑한다 말 대신에안녕 안녕 목 메인 그 한마디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음~ 밤새워 하얀 길을 나 홀로 걸었었다부드러운 네 모습은 지금은 어디에가랑비야 내 얼굴을 거세게 때려다오슬픈 내 눈물이 감춰질 수 있도록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이때 레이디가 차를 주문받으러왔기에 나는 커피를 시켜놓고 잠시 화장실에 들른다. 화장실에서 나오니 이번에는 윤항기의 별이 빛나는 밤에 라는 노래가 나온다.
너와 내가 맹세한 사랑한다는 그 말너와 내가 맹세한 사랑한다던 그 말차라리 믿지 말 것은 애당초 듣지 말 것을사랑한다는 그 말에 모든 것 다 버리고별이 빛나던 밤에 너와 내가 맹세하던 말사랑한다던 그 말은 별빛 따라 흘렀네머나먼 하늘 위에 별들이 빛나던 밤그리워요 사랑해요 유성처럼 사라져버린 별이 빛나던 밤에 너와 내가 맹세하던 말사랑한다는 그 말은 별빛 따라 흘렀네.
별이 빛나던 밤에 별이 빛나던 밤에 판이 멈춘 것 같이 계속 맴도는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애절한 멜로디를 흘려들으며, 나는 아직도 눈을 꼭 감고 감상에 빠져있는 정희를 흔들어 깨우며 말한다.
"차는 마셨어?"
"오면 같이 마시려고 아직."
"나는 벌써 시켰는데?"
"치잇, 사람이 어떻게 혼자만 알아요. 나도 커피 시켜 줘."
알았어. 나는 아가씨를 불러 커피를 주문하고 묻는다.
"요새 근무는 할 만 해?"
"소장이 내 눈치를 보니 밑에 사람 전부가 내 눈치를 봐. 많이 불편해."
"자리를 옮겨 줄까?"
"아니 됐어."
"어디 가도 마찬가지 일 텐데 뭐. 그래도 정든 곳이 낫지."
"알았어. 그런데 우리 이번 여름 방학에 어디 놀러갈까?"
"나는 경포대해수욕장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더라."
"알았어. 이번에는 거기로 하는 것으로 하지."
"아이 좋아라! 정말 내 소원을 들어주니 오늘 따라 더 예쁜데?"
"남자보고 예쁘다니?"
"더 사랑스럽다는 말로 들으면 되지, 남자가 단어 하나 하나를 물고 늘어져요."
"그래, 알았다. 알았어."
얘기 도중 커피가 나와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사소한 대화들을 이어나간다. * * *이튿날 출근한 나는 대원알미늄의 김춘길 사장과 면담을 갖는다.
나는 그가 사업을 정상화시키고 많은 물량을 소화 낸 것을 칭찬하자, 그는 공장 증설 문제를 거론한다. 그런데 그것도 대단위로 온산공단에 증설할 것을 건의하기에 나는 이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사업이란 것이 호황이 있으면 반드시 불황도 있으니, 불황에 대비해 지금 주문량의 절반만 소화해 내도 좋으니, 지금 위치한 광주의 여유 땅에 딱 그 정도 물량만 소화해 낼 수 있는 증설을 허용했다. 그러고 나서는 특별한 안건이 없어서 그를 보내고 나니, 이제 전 계열사를 상대로 한 면담을 마친 셈이 되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 날은 바로 퇴근을 하여 학교로 갔다.
* * *세월은 흘러 어느덧 7월도 하순에 접어들었는데,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방학을 맞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여러 교양과목 중에서 한 과목이 D학점도 못 받는 과락의 상태였다.
이 융통성 없는 깐깐한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썸머스쿨을 수강하면 최소 D학점은 주어 과락은 면하게 해준다니 어쩔 수 없이 나는 이를 수강해야 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정희와 약속한 경포대 해수욕장을 바로 갈 처지가 못 되었다. 그래서 8월도 중순에 접어든 시즌이 한가해져가는 시점에 가서야 우리는 경포대를 갈 수 있었다. 둘만 오순도순 가야되는데 이럴 때는 경호원들이 방해가 된다. 그래서 나는 처음에는 그들을 배제하고 우리 둘만 갈 생각으로 설득을 했으나, 완강히 버티며 거절하는 바람에 절충안을 제시해 그렇게 하기로 하고 동해안을 향해 출발한다.
내 차에 우리 둘만 타서 내가 운전해 가기로 하고 경호원 넷은 별개의 뒤차로 가기로 해서 그렇게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운전석에 앉아 운전을 하고 있는데, 조수석에 탄 정희는 차 앞에 위치한 사물함을 뒤적인다.
테이프를 하나 꺼내더니 오디오에 집어넣는다. 그런데 이곡이 또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곡이라 내가 성질을 버럭 낸다.
"놀러 가는데 칙칙한 곡 좀 치울 수 없어. 송창식의 고래사냥이라던가 뭐든 좀 신나는 곡으로 틀어봐."
"나는 좋기만 한데 왜 화를 내고 그래? 자기야, 응? 그냥 듣자. 응?"
딴에는 애교를 피우며 나름 열심히 나를 설득하려는 그녀다. 그 모습이 마냥 싫지만은 않아 '이번 한 번 만'이라는 조건을 달아 허락한다. 그러다보니 곡은 어느새 3절 가사가 흘러나오고 있다.
미워하며 돌아선 너를 기다리다쌓았다가 부수고 또 쌓은 너의 성부서지는 파도가 삼켜버린 그 한마디정말 정말 너를 사랑했었다고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음~ ................ 그 곡이 끝나자마자 나는 강제로 그 곡을 꺼내게 하고 다른 곡을 틀게 한다.
이렇게 투덕거리며 거의 6시간을 달려서야 우리는 경포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새벽에 출발한 것이 벌써 오후다. 우리는 우선 배가 고파 닥치는 대로 사먹고 해변에 차에 싣고 온 텐트를 친다.
내가 먼저 상의는 전부 탈의하고 수영복만 입은 채 나오니, 부끄러운 시선으로 잠시 나를 바라보던 그녀가 텐트 안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상하의가 붙은 비키니를 입고 나온 그녀를 보고 나는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한다.
예상한 대로 '역시'다. 풍만하지는 않지만 알맞은 B컵 정도 싸이즈에 허리는 개미허리처럼 날씬한데, 엉덩이는 실하게 부풀어 올라 나의 욕망을 은연중에 부채질한다.
나는 나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킨다. 그런 내 모습을 그녀가 본다.
"헤헹~이다."
자신도 비키니 차림에 내심 부끄러웠는데, 나의 그런 모습까지 보자 붉어진 얼굴로 얼른 달아나는 그녀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를 쫓지만 달리는데 열중한 그녀는 전혀 모른다. 나는 사람들이 쳐다보거나 말거나 열심히 달려 그녀와 나란히 하며 말한다.
"더운데 우리 물로 들어갈까?"
"나 맥주병인데?"
"아이고 잘 났다. 깊이 만 안 들어가면 되니, 들어가자."
"그래!"
둘은 손을 맞잡고 씩씩하게 앞뒤로 흔들며 바닷가로 간다. 첨벙거리며 낮은 곳에서 물장구를 치는 그녀를 뒤에서 갑자기 번쩍 안아든 내가 점점 물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당황한 그녀가 소리 지른다.
"안 돼!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나는 개의치 않고 내 목 부근에서 물이 찰랑되는 곳에 그녀를 내려놓는다. 그녀는 거의 머리까지 잠기다시피해 허우적거린다. 내가 그녀를 붙들어 올리자 내 허리에 다리를 칭칭 감고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그녀다.
"하하하.........! 이거 재미있네!"
"뭐가 재미있어? 나는 무서워 죽겠는데........"
와중에도 톡 쏘는 그녀다. 나는 그녀를 억지로 떼어내 또 한 번 물에 잠기게 하니 허우적거리다 물을 먹은 그녀가 콜록거린다.
더 이상의 장난은 아무래도 그녀의 화를 돋울 것 같아 나는 천천히 그녀를 안고 얕은 물가로 나온다. 그러고 나서 시선을 돌려 바라보니 멀리 자그마한 바위에 몇 사람이 앉아있는 것이 보인다. 속칭 '오리바위'라는 곳으로 해변에서 오리 즉 2km남짓 되는 곳에 위치해 그렇게 불리는 모양이다.
수영에 자신이 있던 나는 그 모양을 보자 호승심이 마구 솟구친다.
"내가 저 오리바위까지 헤엄쳐 갔다 올 수 있을 것 같아? 못 할 것 같아?"
"수영을 하기는 해? 나 자기 수영하는 것, 한 번도 못 봤는데?"
"그러니까, 내기를 하자고."
"무슨 내기?"
"내가 저기 갔다 오면 자기가 뽀뽀 열 번 해주기."
"아무래도 내가 이길 것 같은데, 자기가 지면?"
"그럼, 이번에는 내가 열 번 해주는 거지."
"헤헹, 무슨 그런 내기가 있어?"
"할거야? 말거야?"
"내가 이길게 번하지만 하자!"
"좋아! 다녀올 테니, 잘 보고 있어."
그길로 나는 신나게 개구리헤엄으로 오리바위를 향해 나아가는데, 물길이 왜 이렇게 멀긴 먼가! 중간쯤 오니 힘이 쪽 빠진다. 이제는 오도 가도 못할 처지다.
기왕지사 이렇게 된 것, 오기가 있지 나는 거의 힘이 안 드는 배영 즉 누워서 천천히 그곳을 향해 나아가는데, 돌아보니 이번에는 방향이 잘못되어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다. 그때부터 나는 수시로 방향을 확인하며 천천히 그곳을 향해 나아간다.
결국 한참만에야 오리바위에 안착한다. 이때는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나인지라 그곳에서 한참을 쉰 후, 처음부터 뒤로 누워 치는 영법으로 돌아온다.
이 바람에 시간은 제법 많이 걸렸지만 어쨌든 내기에는 성공한 내가 음흉한 표정을 짓는다. 내 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 그녀가 내가 중간에 오도 가도 못할 처지가 될 때 소리 지른 것과는 천양지차로 냉랭한 표정으로 텐트 안으로 쏙 들어간다.
비록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탐스럽게 익은 복숭아를 방불케 했지만.
따라 들어간 나는 그녀의 표정을 훔쳐보니 절대 화가 나서 그런 것이 아님을 알고, 부드럽게 뒤에서 끌어안는다. 그리고 귀에 대고 속삭인다.
"사랑해! 정희야!"
"나, 나도........!"
새삼스럽게 더욱 부끄러워하며 몸을 움츠리는 그녀다. 나는 천천히 그녀의 얼굴을 돌려 그녀와 마주본 자세가 된다.
그녀는 어느새 붉게 상기된 표정으로 두 눈을 꼭 감고 있다.
내 입술이 천천히 그녀의 입술로 접근한다.
입술과 입술이 맞닿는다.
"으음.........!"
옅은 키스에도 금방 반응하며 오히려 내 목을 휘감아 오는 그녀다.
나의 얼굴이 살짝 옆으로 돌아가며 그녀의 입술을 강하게 빨다가 그녀의 입술을 자꾸 자꾸 두드린다.
나의 뜻을 알아 챈 그녀가 살짝 자신의 입을 벌린다. 나는 천천히 그녀의 혀를 맞으러 나간다.
그녀의 혀를 맞아 부드럽게 부드럽게 더듬고 쓰다듬는다. 몇 번을 이렇게 하자 멈칫거리던 그녀의 혀도 반응해 나의 혀를 희롱하려드는데 무척 서투르다.
내가 갑자기 그런 그녀의 혀를 갑자기 강하게 흡입해 강하게 빤다. 그녀의 떨떨 떨리는 진동을 느끼며 나는 거듭 그녀를 강력하게 빨아들인다.
"아흥.........!"
더욱 흥분이 되는지 희한한 콧소리와 함께 몸을 비트는 그녀다. 아랫도리가 이미 부풀대로 부푼 나는 한 쪽 손으로 천천히 그녀의 가슴을 쓰다듬는다.
비록 밖이지만 감촉이 좋다. 그녀의 거친 호흡과 반쯤 넋이 나간 표정을 흘깃 보며,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의 수영복 안쪽으로 손을 넣어 브레지어를 제치고 있다.
그제야 나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지한 그녀가 살며시 내 손을 덮어 잡으며 고개를 흔든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개의치 않고 그녀의 가슴을 더듬어 내려간다. 이윽고 알맞게 부푼 그녀의 가슴이 내 손 안에 쏙 들어오고 나는 그 정점을 향해 손을 놀린다.
그녀의 작으나 성을 낸 오디가 내 두 손끝마디에 잡혀진다. 빙빙 오디 주위를 맴돌던 내 손가락이 그녀의 오디를 살짝 비튼다.
"아앙~! 아파!"
그녀의 반응에 나는 나도 모르게 들어간 손에 힘을 빼고 다시 천천히 그녀의 유두를 희롱한다. 점점 가팔라지는 그녀의 호흡을 느끼며 나는 나도 모르게 이제 한 손이 그녀의 수영복 하의로 손이 간다. 그런데 무언가 감촉이 이상하다. 불룩 튀어나온 게 정상적인 형태가 아니다.
"나, 오늘이 그날이야!"
'하필, 생리라니........!'
그 말에 기운이 쑥 빠지는 나다. 나도 모르게 손이 저절로 그녀의 하체에서 떼어지고 대신 나는 키스에만 열중한다.
"아흥.......! 자기야, 나 오늘 너무 기분이 좋아!"
나는 입술을 떼어 그녀의 이마와 눈두덩에 가볍게 키스를 한다. * * *경포대에 돌아오니 나를 즐겁게 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
나의 예상대로 삽교천 방조제 공사를 168억 원에 대원건설이 수주를 한 것이다. ------------------------------------============================ 작품 후기 ============================생각보다 차가 막히지 않아 일찍 돌아왔습니다.
즐거운운 연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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