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제 대통령-44화 (44/135)

< -- 대원, 그룹으로 거듭나다 -- >

6오후에도 계속된 면담에서 오후 들어 첫 번째 면담자는 대원의류의 안병권 사장이다. 그런데 안 사장은 혼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삼십 대 후반의 한 남자와 같이 들어오고 있다. 내가 의아해 고개를 갸우뚱하는데, 내 앞에선 안 사장이 바로 그 남자를 소개한다.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작업복과 청바지를 주로 생산해 60년 대 후반부터 국내에 공급해온 '제일사'의 사장 권종열이라는 분입니다."

무슨 이유에서 그를 데리고 왔는지 모르지만 함께 온 사람을 박대할 수 없어 나는 부드럽게 웃으며 앉기를 권한다.

"일단 앉아서 얘기하시죠."

나의 권유에 안 사장이 바로 앉는데 반해 권 씨는 조금 망설이는 표정으로 주저주저하다가 앉는다. '계속하라'는 뜻으로 내가 턱짓을 하니 안 사장의 말이 이어진다.

"평화시장에서 주로 청바지를 만들어 전국에 도매로 팔아 재래시장의 청바지시장 점유율80~90%로, 거의 독점하다시피 생산 판매하는 청바지에 관한한 박사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집념의 사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의류를 시작할 목적으로 시장을 조사하던 중 이 분을 알게 되었고, 이 분의 소원이 있어 그를 들어주고 우리와 합작을 했으면 해서 이 분을 회장님께 함께 모시게 되었습니다."

"정말 시장 점유율 80~90%라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런 분도 소원이 있나요?"

나의 질문에 권 종열 사장이 아주 결의에 찬 표정으로 말을 한다.

"요즈음 회장님께서 텔레비전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외국 상표를 들여와 아주 대대적으로 광고를 해 기존 백화점 등에서 고가로 팔고 있는 외국산 브랜드가 있습니다. 저는 그게 분합니다.

우리 청바지와 하등 다를 것 없는 품질인데, 단지 텔레비전 광고라는 자본놀음으로 국내 고가시장은 물론 재래시장까지 파고들고 있으니, 자본이 밀리는 저로서는 이것을 지켜보고 있는 게 분하고 원통해서, 저희 제품도 한 번 대대적으로 광고를 해서,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 저희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흐흠.........! 요는 자본을 뒷받침해달라는 이야기인데........ 그런데 청바지 한 벌 값이 얼마나 됩니까?"

"재래시장에서 최저 2천원부터 대개 5천 원 내외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을 타는 외국계 브랜드는 제품면에서 하등 다를 게 없는 데도, 3만 원선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흐흠........! 청바지의 이름이 뭐랬지요?"

"'뱅뱅'입니다."

"뱅뱅 이라..........? 텔레비전 광고비는 알아보셨나요?"

내가 잠시 뱅뱅이라는 청바지에 대해 생각하다가 안 병권 사장에게 묻는다.

"2억 원 돈이면 황금 시간대에 1년 내내 광고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군요. 그런데 지분은 얼마나 생각하고 있습니까?"

내가 권 사장에게 묻는다.

"대충 60:40이면 어떻습니까? 제가 당연히 60이고요."

"흐흠......... 60:40이라........?"

잠시 생각하던 나는 단안을 내려 말한다.

"뱅뱅에 한해서는 지금까지 키워온 공로를 인정해 51:49로 어느 정도 주인임을 인정해 드리죠. 물론 우리가 51%이고요. 그 전에 또한 나는 보나마나 열악할 지금의 생선시설을 기본적으로 크게 확충하고, 아주 복지시설을 제대로 갖춘 공장으로 거듭 나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외국의 저명한 브랜드인 리바이스나 켈빈클라인과 같은 유명도를 유지하도록 만들 계획임을 아울러 밝혀드립니다."

내 제의에 한동안 머리를 감싸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권 씨가 눈을 들어 답변을 한다.

"수용하겠습니다. 단 말씀대로 꼭 해주십시오."

"좋습니다. 대신 광고비를 빼야하니 제품 값은 최소 5천 원, 주 제품은 1만 원 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유명해지기만 한다면 그 정도 이상을 능히 받을 수 있는 아주 탁월한 제품이 저희 뱅뱅입니다. 누구나 가볍게 입고 쉽게 세탁할 수 있어 경제성이 뛰어난 우수한 제품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좋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고, 안 사장은 이 제품을 해외에도 광고해서 세계적인 메이커로 키우도록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하하하.........! 오늘 제가 회장님을 아주 잘 만난 것 같습니다. 제 예상보다 훨씬 배포가 크시고 사고력도 넓으십니다."

나의 세계 시장 진출에 아주 좋아하며 아부성 발언도 서슴치 않는 권 사장이다.

"우리 그룹은 회사 하나 하나는 물론 제품 하나 하나를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의 일류로 키울 예정이니, 이는 당연한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대단히 만족한 심정으로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네. 법적절차는 실무진에서 밟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며 내미는 권 사장의 손을 나는 굳게 맞잡아, 믿음과 신뢰를 주어, 그를 돌려보낸다. 그가 나가도 나와 안 사장과의 대화는 계속 된다.

"물론 우리가 의류분야를 창업한 이상 청바지 장사만 할 계획은 아니시겠죠? 앞으로의 사업 구상을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나의 질문에 안 사장이 침착하게 답변한다.

"물론 회장님 말씀 그대로입니다. 청바지 같은 경우는 시장 조사를 하다가 우연히 주은 케이스이고요, 저의 구상으로는 우선 티 나아가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늘어나면 우선 하고 싶은 게 우리나라에서는 취약한 여성의 의류정장 일체를 하고 싶습니다.

심지어 외투 까지도요. 가격대는 점차 높여 20만원에서 40만 원 까지 최종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을 받아 내가 말한다.

"좋은 생각입니다. 사실 의류 분야에 대해서는 저는 잘 몰라요. 그래서 모든 일체의 권한을 안 사장님에게 맡기겠지만, 이런 사업을 크게 키우자면 공통적으로 적용할 것이 있겠지요. 예를 들어 창의력이 뛰어난 직원이라든지, 디자인이나 패션 감각이 뛰어난 직원들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대거 연구진으로 확충해 잘 팔릴 만한 옷을 만들고, 이를 또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 대대적으로 선전해 이를 모두 일류 상품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시고 회사를 운영하다보면, 우리 대원의류가 세계 시장을 누비는 날이, 생각보다 빨리 결코 머지않은 장래에,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저를 믿고 맡겨주시고, 세계 일류를 지향한다는 회장님의 말씀에 대단히 감격스럽습니다. 꼭 개발하는 제품마다, 꼭 일류의 상품으로 만드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나는 불타는 신념으로 불타는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머지않아 그의 머리에 들어 있을 제품들이 하나 둘 세상에 빛을 발할 날을 기대해본다. * * *다음은 대원실업의 신 선우 사장이다.

"박 헌도 미주 지사장은 미국으로 떠났나요?"

"네, 이미 현지에 도착해 법인 설립은 물론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보고를 들었습니다."

"이 기회에 내게 하고 싶은 이야기나 건의 사항이 있으면 말씀해보세요."

나의 말에 신 사장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

"저는 이번 기회에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지사는 물론 일본지사, 남미지사. 아시아지사, 아프리카지사 등도 만들어 그 밑에 여타 다른 나라에도 지사를 만들어야 된다고 봅니다. 너무 중동에만 의지하다가 중동의 경기가 식기라도 하면 우리 회사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고, 또한 이유는 내년에는 기필코 종합상사로 지정을 받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해외 지사 수와 종합상사의 지정과 무슨 상관관계라도 있나요?"

"그렇습니다. 75년도부터 시작된 종합상사 제도는 저희 같은 수출기업에게는 그 혜택이 큽니다.

수출 금융을 지원해줌은 물론 수입해오는 원자재 시설재 등의 세금감면 혜택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자면 전제조건이 있는데, 전체 수출액의 2% 이상을 담당해야하고, 30개국 이상에 수출을 해야만 정부로부터 종합상사로 지정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차제에 수출선도 다변화하고 종합상사로 지정받기 위해서도, 금번에 해외지사수를 큰 폭으로 늘렸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램입니다."

"옳으신 판단입니다. 적극 추진하십시오, 그러자면 인재들이 부족할 것 같은데 아닌가요?"

"맞습니다. 그래서 경력직은 물론 신입사원도 대대적으로 공채할 생각입니다."

"하하하.........! 이거 금방 금방 인원이 늘어나니 사무실 문제가 이래저래 큰일이군요."

"한시바삐 사무실 건축 계획을 추진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알았습니다. 금번에 아예 한 사람을 지정해 사무실은 물론 백화점과 호텔도 일제히 착공하는 것으로 하죠? 누가 좋겠습니까?"

"권순호 이사가 어떻겠습니까? 물론 본인이 고사해서 해운 사장직을 물러나기는 했지만, 기분은 과히 좋지 않을 것입니다.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저는 권 순호 씨를 곧 착공될 국내 정유사와 사우디 정유사 사장으로 내정할 생각인데, 어떻습니까?"

"그것도 괜찮은 생각이신데, 그럼 그 분야는 누구를 낙점하고 계신지........"

"강 동운 전무를 점차 그룹의 자금관리에서 손을 떼는 방향으로 하고, 세 개 건물의 건축 및 장차 사장으로 내정하고 싶은데 신 사장님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주로 현금을 다루는 업종이니 좋은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그럼 일단은 그렇게 하기로 하고 본인들의 의사도 들어봐야겠지요?"

"물론입니다."

"다른 안건은 없습니까?"

"현재는 특별히 다른 사항은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나가보시죠. 나는 또 다음 사람을 면담해야 하니 말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알고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소신껏 열심히 해주세요."

"네. 항상 믿고 맡겨주심에 이번 기회를 빌어 회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거 왜 이러 십니까? 신 사장님까지."

"저도 다른 사람들과 느끼는 것은 동일하니까요."

기분 좋게 웃으며 나가는 신 사장을 보며 나는 일부 면담 내용을 변경시켜 바로 권 순호 이사를 들이도록 정양에게 지시한다. 말없이 인사를 꾸벅하고 앉는 권 순호 씨를 바라보며 내가 위로를 보낸다.

"서운 하셨죠?"

"아, 아닙니다. 제가 사양한 것인데요, 뭐!"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네."

"이번에 새로 착공할 DS정유와, 이미 착공한 DK정유사 사장을 맡아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한 회사라면 모를까, 두 회사를 겸하여 운영한다는 것은 제 능력으로는 벅차지 않을까요?"

"당분간은 아직 제품이 나오지 않으니 가능하리라 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네, 그도 그렇겠군요. 그럼, 당분간만 두 회사를 겸하여 맡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일단은 그렇게 하시되, 우리 정유사가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후발주자 이다보니 기존 경쟁사를 물리치고, 주유소를 대폭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잇을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저는 국내의 주유소 점유율은 15~20%로 산정하고, 나머지 남는 기름양은 전량 해외 현물시장에서 파는 수출 방법을 구상하고 있습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단은 회장님 생각이 무리가 없는 타당한 방안이라고 사료되어집니다. 그러자면 현물시장의 지명도가 높은 싱가포르나 두바이, 암스테르담에 지사를 내야 될 것으로 보는데 회장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사람처럼 척척 앞으로의 일을 말하는 권 사장을 보니 대견해 보인다. 나는 미소를 띠고 그의 말에 답변을 한다.

"금번에 대원실업에서 무역지사를 대폭적으로 늘리도록 합의를 보았습니다. 해서 그 도시에도 무역지사와 함께 oil만 전문 적으로 취급하는 다수의 주재원을 두기로 하죠. 그런 면에서 본다면 권 사장님이 신 사장과 이 문제를 가지고 긴밀히 상의하여 서로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유류저장 탱크가 완성되는 대로 온산에 설치하여 장차 78년 말경에는 저장탱크마다 정제한 기름으로 가득 채워놓으세요. 특히 이 부분에서는 그 시점에 유의하세요."

"네. 회장님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들었습니다. 꼭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아직은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몇 가지만 더 당부를 드리지요.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 생산 시점이 가까워지면 미리미리 정유사를 운영할 경력직 간부사원은 물론 신입 그리고 많은 기능공들도 미리미리 충원하여, 운영하는데 애로점이 없도록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명심하여 시행하겠습니다."

"전권을 가지고 강력히 실행하여 주세요."

"믿고 맡겨주심에 새삼 감사를 드립니다."

새삼스럽게 인사를 꾸벅하고 물러나는 권순호 정유사 사장이다. 다음에 나는 아예 강 동운 전무도 불러들여 압구정동의 사무실은 물론 호텔과 백화점 신축의 최종 감독을 맡김은 물론 건물의 완공이 가까이 다가오면 미리미리 해당분야의 사원과 종업들도 뽑아놓으라 지시한다. 그리고 대원광업의 경리과장 강철민을 그룹 내 자금담당 차장으로 승진시켜, 그를 잘 가르치는 것은 물론 유심히 지켜보도록 하게 한다.

참 한 가지 빼먹은 사항이 있는데, 얼마 전에 나는 청주로 내려가 어머니로부터 강남의 땅에 세 건물을 지을 계획을 말씀드리고 그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그 대화 내용 가운데 땅이 일부 모자란다는 말에 어머니는 지금까지 벌어놓은 돈을 재투자 차원에서 내게 주셨는데, 나는 그 돈으로 우리 부지 옆의 그러니까 큰 강남대도로변에 접한 우리 부지 뒤쪽을 평당 5만 원 시세에 1만5천 평을 더 사들였다. 그래서 나는 설계도면이 나오는 대로 건축에 착공할 계획으로 이를 대원건설에서 짓도록 지시를 내려놓은 상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우리 사무실 높이를 애초 12층에서 25층으로 변경시켜 도면에 반영하였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더 넓고 많은 사무실을 원했기에 남는 층은 세를 주는 한이 있더라도 그러자며 내가 응해 그렇게 된 것이다. 아무튼 이로서 오늘의 면담을 마친 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퇴근을 서두른다.

괜히 회장이 지체해봐야 직원들이 눈치만 보고 퇴근도 못하고 있으니, 얼른 비켜주는 것이 전생의 경험을 통해서라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막 퇴근을 서두르는데 정희로부터 전화가 온다.

물론 데이트를 하자는 전화다.

대개 1주일에 한 번 정도를 만나는데, 어느 날은 느닷없는 그녀의 전화에 오늘과 같이 예상외의 데이트를 즐기기도 한다. --------------------------============================ 작품 후기 ============================오늘이 민족의 명절 설이네요.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하는 노래가 갑자기 생각이 납니다.

즐거운 명절 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아울러 계획 하시는 일 모두 소원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참, 저는 오늘 새벽에 고향에 내려가, 내일 새벽에 올라올 예정입니다. 그러면 아마 글이 늦어질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이점 양애 해주시길.........!

^^설날 선물로 저에게는 4종 세트가 최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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