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제 대통령-22화 (22/135)

< -- 럭비공 -- >

2내가 쭈뼛거리고 서있자. 이번에는 담임선생님이 호통을 치신다.

"얼른 가보지 안고, 뭘 해!"

할 수 없이 나는 교장선생님 앞으로 가 두 손으로 맞잡는다.

"태민아! 너 그럴 거니? 이 어미를 오늘날 같이 감쪽같이 속이다니........"

이번에는 어머니의 공세다. '아이고, 오늘은 이 무슨 날벼락인 말인가.........!'

"엄마, 내 언제 상세하게 말씀드릴게요."

"됐다, 됐어! 이놈아!"

삐져서 갑자기 돌아앉으시는 어머니시다.

"태민아!"

"네?"

"그건 그렇고, 그렇게 큰 사업을 하려면 아무래도 많이 바쁠 것 아니냐?"

계속되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이시다.

"그건 그렇죠."

"앞으로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학교에 전화만 해라. 그리고 빠져도 된다. 물론 출석일수는 채워야겠지만."

"교장선생님!"

감히 빽하고 고함을 치시는 담임선생님이다.

"왜? 마 선생!"

"그러다 서울대학교 들어갈 인재하나 놓치면 어쩌려고요?"

"그게, 그렇게 되나.........?"

교장선생님이 주춤하는데 거드는 선생님이 계시다. 국어선생님이다.

내가 항상 국어는 만점을 맞다시피 하니 나를 엄청 예뻐하시는 선생님이시다.

"태민이 정도만 되면, 서울대학교 정도는 따 놓은 당상이지. 항상 전교 10등 안에 드는 놈이 못가면, 청주고는 앞으로 문 닫아야지."

"거봐! 태민군! 장차 내 말대로 해. 알았지?"

국어선생님의 응원에 기가 산 교장선생님이 내 등을 두드리며, 빠져도 된다고 말씀하고 계시는 거다.

"네!"

"그러나 저러나, 너 술 한 잔 따라봐라! 장차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경제계의 거목 강 태민군께서 한 잔 따라주시죠."

지금까지 조용히 계시던 교감선생님의 농담 비슷한 말씀에, 너도나도 덩달아 한 잔씩 따르라고 아우성이다.

"우선 교장선생님부터 한 잔 따라 드리고."

"네!"

내민 잔에 나는 조용히 씨버스리갈을 한 잔 따른다.

"너도 한 잔 하련?"

"아, 아닙니다."

"오늘 같은 날은 괜찮아! 자 한 잔 받아!"

"받으면 너 정학이다."

"하하하.......!"

학년주임 선생님의 말씀에 모두 웃으시며 즐거워하신다.

'그러나 저러나 어머니를 어떻게 달래나?'

내 머리에는 그 생각뿐이다.

* * *인생은 다 좋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경제신문 내용.

[은마아파트 강남의 요지로 변신할 터 - 벌써부터 청약 열기 후끈]이라는 제목의 타이틀 기사와 함께 청약을 하려고 붐비는 모델하우스 풍경이 사진으로 실려있다. 그 밑으로는 은마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좋은 점이 죽 나열되어 있다.

훗날 안 일이지만, 사실 이 기사가 나갈 때는 벌써, 정태수 씨가 나 몰래 임의로 자신의 말대로 온갖 곳에다 로비를 해, 그 약발의 작용으로, 그 사람들이 청약을 하러 몰리는 순간을 잡은 사진과 약발의 기사였다.

그 이튿날은 또 다른 경제신문에서 서울대 관악 캠퍼스에 이어 경기고 등 명문 고등학교도 내년 2월부터 이전하기 시작한다는, 학부모들의 교육열을 자극하는 미끼 기사를 싣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어떤 일간지는 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제3한강교(훗날 한남대교로 개칭)를 통하면 강북에서 바로 직행 할 수 있다는 유인성 기사와 함께, 앞으로는 강남이 강북보다 더 발전 할 것이라는 예측기사 까지 싣고 있다.

이런 기사가 일주일간을 이어지다시피 하니, 그 결과는 바로 아이러니 하게도 청약을 하러 달려드는 구름 관중으로 나타난다. 다 좋다.

덕분에 모든 미분양 아파트를 성황리에 분양한 것까지는 좋다 치자. 괘씸하면서도 용서를 하려고 했는데, 다음에 온 그로부터의 한 통의 전화가, 나를 아예 단숨에 서울로 튀어 올라가게 만든다. 하청업자들이 말썽을 피우니 어떻게 해결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전화다.

전화의 내용상으로는 로비분양 즉 특혜분양 시 평당 45만원에 공급한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자신들도 대물로 받은 것을 45만 원씩 계산해서, 그 만큼 아파트 물량을 더 주던지, 아니면 현금으로 더 지급해달고 떼를 쓴다는 것이다. 나는 서울로 올라가면서 정 사장에게 명해, 당장 하청업체 대표자 회의를 소집해 놓으라고 한다. 그래도 학교는 걱정되어 학교에 전화 한 통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괜히 오늘의 결석으로 또 책잡혀 공짜로 퍼주는 것은 사양이니까.

나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사장실에서 정 사장과 함께, 미리 대기하고 있던 하청업자들의 대표자 5인과 대면한다. 내온 커피를 가볍게 한 잔 비운 내가 운을 뗀다.

마음속으로 분노를 삭이면서.

"그동안 차질 없이 공사를 진행시켜주셔서 여러 대표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문제의 이야기는 사장으로부터 들었습니다. 그런데, 분양은 누가 하는 것입니까? 내가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평당 30만원에 주든, 공짜로 퍼주던, 그것은 내가 알아서 할 일이지, 여러분들이 관여할 일이 아니잖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그건 맞습니다만, 이렇게 성공리에 분양을 할 수 있게 된 데에는, 누구보다 우리의 공적이 크다고 봅니다. 그런데 누구는 혜택을 주고, 누구는 제 값을 다 받으니, 이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냐 이 말입니다."

"실례지만, 무슨 직종 이죠?"

"네, 골조입니다."

"흐흠..........!"

나의 무거운 침음에 찔끔하는 골조사장이다.

"여러분들한테도 나는 많은 편의를 봐드렸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대물이라도 선선히 주는 것을 봤습니까? 달랑 6개월짜리 어음 한 장 주지 않습니까? 미리 현금화 시킬 수 있는 물권까지 주면 됐지. 지금 와서 뭘 어쩌라고요? 정 사장님!"

"네!"

나는 잠시 분노를 진정하느라 미리 준비된 물을 한 잔 먹는다.

그리고 말한다. 목소리도 일부러 한톤을 낮춘다.

"지금 이 시간부로 대물이 싫다는 사람들은 전부 회수해서 기성(일한만큼) 결산해서 다달이 현금으로 지급하세요. 그리고 종전처럼 대물로 하겠다는 사람들은 대물로 내버려두고요. 더 이상의 조치는 없습니다. 분양가는 애초부터 여러분들이 입안에 올릴 사안도 못됩니다.

이도 저도 싫은 사람은 공사 포기각서 쓰세요. 그럼 우리는 바로 다른 업자 선정해서, 미처 시공하지 못한 분야, 시공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기분 같아서는 모두 6개월짜리 어음으로 주고 싶으나 그것은 아니다. 나도 전생에서 하청을 해봐서 안다.

내가 정말 궁색하다면 모를까,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 나의 말이 끝나자 모두 입은 벙긋벙긋 하나 제대로 말 한 마디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들이 되는 대표자들이다.

2,100세대라는 물량의 하청을 따기가 그렇게 쉬운 노릇인가? 지금까지 아파트 공사 중 최대 물량이다. 이들도 그쯤은 알기 때문에 내심 불만이 있어도 더 이상의 언급을 못하고,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강골도 있어 이런저런 이유로 불만을 제기한다. 하지만 나는 들은 척도 않는다.

싫은 사람은 조용히 공사 포기하면 된다면서. 그러나 내 기분도 좋을 리 없다. 나는 5분 정도 그들의 말에 대거리하다가, 일방적으로 미팅을 끝내고 밖으로 나온다.

나는 그 길로 명동으로 직행한다. 그리고 보석가게를 기웃거리며 반지 두 개를 맞춘다.

정희와 나의 커플링이다. 그리고 그길로 대원실업에도 들렸다가 오후 늦게 서야 청주로 내려간다.

내려가기 직전 나는 정 사장에게 전화를 해서 반납하는 물건 중에, 5개는 분양하지 말고 비워놓으라고 한다. 내가 쓸 것이라고.

----------============================ 작품 후기 ============================오늘은 연참을 못했습니다.

내리 3일 동안 자료조사만 하느라고 1회분도 쓰지 못한 까닭입니다.

요는 현 시점이 아니고 과거이다보니 자료조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데, 직장인으로서 참으로 시간이 많지 않아 난감합니다. 그리고 글이 짧다는 댓글 내용이 많은데,그것에 대해 이실직고하자면, 1회분 쓰는데도 독수리 타법으로 꼬박 3시간 걸리니, 님들께서 그 점은 넓은 아량으로 양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렇습니다.

이제 조금이라도 써놓은 비축분도 없고 해서, 잘 써지는 날은 연참을 할 것이고, 그렇지 못한 날은 최소 1회는 올리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너무 빠른 시간에 너무 많은 성원에 매 검향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그런 의미로 닭살스런 멘트 하나 하겠습니다!

"독자님! 사랑합니다!"

'고객님, 사랑합니다!'

보다는 낫게 들리죠?

내내 행복하세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3종 아니 4종 세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