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제 대통령-9화 (9/135)

< -- 광산을 운영하다 -- >

4깜짝 놀란 내가 바로 손전등을 켜서 비추어 보니, 소장이하 간부들 역시 나만치는 아니어도 갑작스런 발파 음에 굉장히 놀란 모습이다.

"이곳은 수시로 발파를 합니까?"

나의 물음에 소장이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짓다가 대답한다.

"굴진 막장이나 채광 막장은 발파 시간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으나, 운반조 즉 광차에 원석을 싣는 조에서 간혹 큰 광석이 있어, 사람의 힘으로 들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작게 쪼게 싣기 위해, 저렇게 발파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흐흠.......! 발파는 상당히 위험하다 들었는데 사람이 출입하는 양 끝에 경계는 철저히 세우고 있겠죠?"

"네. 당연한 조치입니다. 만일 이를 어기다 들키면 바로 퇴사 조치토록 사장님께서 엄명을 내려놨기 때문에 어기는 경우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별 것을 다 안다고 나를 멍하니 바라보던 소장이 나의 헛기침에 실례를 깨달았는지 더 열심히 자세하게 설명을 한다.

"탐광 굴진도 병행하고 있겠죠?"

"네. 탐광을 해야 다음 생산할 원석이 확보되는 것이므로 당연히 이를 게을리 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알겠습니다. 우선 굴진 막장으로 가보죠."

"네. 모시겠습니다."

앞장을 서서 안내하는 채광과장을 따라 일행은 점차 착암기(鑿巖機:암석에 구멍을 뚫는 기계) 소리가 요란해지는 곳으로 향한다. 그런데 가는 도중 나는 천정을 면밀히 주시하며 낙반 즉 암석이 떨어질 곳이 없나 유심히 살피는데, 유독 눈에 거슬리는 곳이 있어 점검 망치로 두드려보니, 텅텅 탁하게 울리는 것이 아무래도 빈공간이 있어 보여 가던 걸음을 멈추고 말한다.

"이게 갱도 점검이 제대로 된 모습입니까? 조만간에 떨어지게 생겼지 않습니까? 항내에서는 각별히 낙반 사고에 조심해야 하고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나의 말에 함께 망치질을 해본 셋의 얼굴이 민망할 정도로 일그러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의 잔소리는 이어진다.

"이렇게 큰 게 사람 머리 위로 떨어진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곧 사망 아니면 중상 아닙니까?"

나의 힐난에 더욱 사색이 된 그들이 어쩔 줄 몰라 쩔쩔 매는 것을 보며

'이제 나이가 어리다고 깔보지는 않겠지.'

하는 유치한 생각을 하며 나는 안색을 푼다.

"앞으로 각별히 신경 쓰세요."

"네!"

이구동성으로 군기 바짝 든 군인들답게 큰 소리로 대답하는 셋을 바라보며 내심 흐뭇해하는데 측량과장이 엉뚱한 소리를 한다.

"혹시 광산을 경험하신 적이 있습니까?"

"이 사람아, 부사장님의 나이를 생각해 보게. 지금 한창 공부......... 험, 험!"

더 이상 말하기가 껄끄러운지 입을 다무는 소장에게 내가 말한다.

"명색이 부사장입니다. 최소한 기초적인 것은 알고 사업에 임해야죠. 그렇지 않습니까?"

"네,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렇지만 그게 입으로는 쉬워도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장차 크게 되실 것 같습니다."

채광과장의 긴급 아부에 내가 웃으며 말한다.

"입보다는 눈을 더 많이 써서 안전이 부실한 곳이 없나 신경 쓰세요."

"헙~! 넵~!"

그런 채광과장을 째리며 소장이 선두로 나서서 나를 굴진 막장으로 안내한다. 마침내 굴진 막장에 도착하니 분진이 자욱한 곳에서 착암공은 굴착에 여념이 없다.

뒤에서 작업 보조를 하던 조수가 우리 일행을 먼저 발견하고, 사수의 등을 툭툭 쳐서 착암기를 멈추게 한다. 그제야 소음이 멎고 좀 조용해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 그런데 착암공이나 조수나 입을 보니 방진마스크가 아닌 시중에서 일반 사람들이 쓰는 일반 마스크다.

이에 나는 화가 나서 소장에게 소리를 지른다.

"왜 분진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죠? 저러다가 규폐에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요?"

"그게........ 아직 시중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서........."

"그것을 변명이라고 하십니까? 서울 아니 거기서도 못 구하면 수입이라도 해서 씌어야지 이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지 않을 것 아닙니까? 그리고 간드레는 발파 후폭풍이나 조그만 바람에도 잘 꺼지니, 축전지를 이용한 해드랜턴을 한 번 알아봐 주시기 바랍니다."

"네. 명심하여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이 어린 사람한테 소장 이하 회사 내의 최고 간부들이 벌벌 떠는 모습이 신기했던지 둘의 모습은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가, 눈썹이 반달로 휘는 것으로 보아 웃음을 참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나는 그런 둘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암석면을 살펴보니 천공(뚫어 놓은 구멍)한 모양이 일정한 법칙이 없는 것 같이 조잡하다.

"발파 회당 굴진 거리가 얼마나 됩니까?"

측량을 담당해,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 현장 검측을 실시해, 도면에 반영하는 측량과장을 쳐다보고 물으니, 그가 우물쭈물 대답한다.

"자세한 것은 통계를 내보지 않아 모르겠으나, 대충 0.6미터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 밖에 안돼요. 화약이 아깝군요, 화약이. 최소 1미터는 되어야지요. 이거 전부 큰일들 이로구만. 어디 봅시다."

나는 앞을 막아선 착암공을 제치고 더욱 세밀히 천공 상태를 살핀다. 그리고는 쯧쯧 혀를 차고는 착암공과 조수들을 손짓으로 불러놓고 말한다.

"이것 보세요. 이렇게 대충 뚫으니 그것 밖에 거리가 나오질 않지 않습니까? 다이아몬드 아시지요?"

"네."

"더 정확히 말해 군대의 소위 계급장을 생각해 보세요. 그것을 생각하고 막장 정 가운데 하나를 뚫고, 이를 중심으로 마름모꼴의 꼭지점에 하나씩 뚫되, 이것을 면 전체에 확대 적용해 보세요. 그러면 최소한 회당, 1미터 이상을 굴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자세한 설명에 곁까지 달려와 설명을 들은 착암공은 물론 소장이하 전 간부들이 놀란 눈빛으로 아니, 존경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러던 중 소장보다도 나이가 많은 채광과장이 또 무식을 자랑한다.

"그런 공법도 있습니까?"

"왜 없어요? 이것이 최근에 나온 굴착법입니다. 공부들을 좀 하세요. 공부들을......."

나의 질책에 멍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는 그들이다.

"내 말대로 시행하면 반드시 효험이 있을 테니 그대로 행해보시고, 소장님은 앞으로 이 공법을 전 굴진부들에게 교육시키시고......... 참고로 묻겠는데, 지금 이들은 일당제 입니까? 아니면 도급제 입니까?"

"너나 할 것 없이 일당제입니다만........."

"가능한 부서는 전부 도급제를 검토해 보세요. 예를 들어 굴진부는 한 달의 굴진 거리로 계산을 해주되, 사전에 미터 당 얼마를 주겠다고 공시를 해야겠지요. 운반부는 당연히 실은 광차량을 계산하면 나올 테고, 채광부들은 한 달간 떨어낸 체적을 계산해서, 세제곱미터 당 얼마씩 계산해주면 되겠네요."

"네. 곧 검토에 착수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벙 찐 그들을 이끌고 채광장과 광석을 싣는 곳을 둘러보고는 항내를 나오며 묻는다.

"지금은 갑방만 운영하고 있나요?"

소장이 대답한다.

"네. 삼백 미터 하부의 수갱굴착 하는 사람들이 을방을 하기 때문에, 지금 현재로서는 갑방체제로만 일을 시키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밖으로 나온 우리 일행은 곧 파쇄장으로 향해 오함마로 원석과 잡석을 구분해 잘게 부수는 것을 구경하다가, 원석만 골라내 모아놓는 선광장을 둘러본다. 나는 수북이 쌓인 몰리브덴 원석을 바라보며 소장에게 묻는다.

"이 원석을 차량에 인력으로 싣습니까? 아니면 기계를 이용합니까?"

"현재는 수작업으로 하지만 장차는 기계를 이용하겠다는 사장님 말씀을 들었습니다만......."

"알겠습니다. 기계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능률적이고 원가가 덜 먹히겠지요."

"이제 다 둘러본 것인가요?"

"공무과와 자재과, 화약보관 창고가 남았습니다만.........?"

"그곳은 다음에 가보기로 하고 이만 사무실로 들어가죠."

"네."

사무실로 들어온 나는 곧 내가 지시한 사항과 보고 느낀 사항을 리포트 형식으로 적어 정 사장에게 제출하니 이를 읽어 본 사장의 입이 벌어지다 못해 다물어지지를 않는다.

"이거, 이거, 내가 부사장을 너무 어리게 보았습니다, 그려. 이 내용을 읽어보니 전문가보다 오히려 낫군요. 그런데 여기서 도급제를 언급했는데 일급제와 뭐가 다를 까요?"

완전히 말투부터 달라진 정 사장을 보며 나는 도급제와 일급제의 장단점에 대해서 조근조근 설명을 한다.

"도급제를 실시하면 문자 그대로 자신들이 일한만큼 벌어가니, 모두 게으름을 피우거나 연구를 게을리 할 수 없어, 인당 생산성이 증가 되겠지요. 그러나 돈을 벌려고 무리를 하다보면 안전문제를 조금은 등한히 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보안을 담당하는 관리자들이 종전보다 배 이상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그렇군요. 그 외 채광방식도 슈트 식으로 언급했는데 이는 채광과장이나 소장도 잘 모르는 모양 아니오?"

"맞습니다. 금번에 새로 학술지에 실린 내용으로 이 채광법을 적용하면 훨씬 더 안전하면서도 많은 채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어 집니다."

"흐흠.........! 좋군요! 그러나 저러나 정말 이제는 다시 보았습니다. 이제는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혼자 끙끙거리기 보다는, 상의를 하는 방향으로 할 테니 많은 조언을 바랍니다."

"내 회사이기도 하니 아는 범위 내에서는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고맙소이다."

내 손을 굳게 잡는 투박한 손에는 일에 대한 강한 열정과, 회사에 대한 애정이 넘쳐나는 듯해 나도 기분이 좋았다. ----------------============================ 작품 후기 ============================고맙습니다!

^^연참을 한 덕분인지 오늘 하루만해도 선작이 170명 늘었군요.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다.

해서 내일도 오전 11시 전후해서 한 편을 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선작, 추천, 코멘을 남겨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늘 즐거운 날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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