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38 69. 아마겟돈의 승자 =========================================================================
69. 아마겟돈의 승자
1년 후
드래곤 군단과 대천사 군단의 싸움은 치열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드래곤 군단이 대천사 군단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이는 유저들이 대부분 드래곤의 편에 가담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저들의 전투력이 올라갔고, 결국 대천사 군단은 마지막 전투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그동안 강철은 대마왕 위리놈의 능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발록과 대련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드래곤 로드 넬슨이 대천사 루시퍼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후 루시퍼의 능력을 반 이상 흡수한 후에 루시퍼를 부하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결국 그렇게 되었군.”
테바의 보고에 강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마지막 싸움은 유저군단의 누구의 편에 설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테바는 마계를 정리하면서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중앙제국군의 전력을 높이면서 세력을 팽창하고 있었지만 유저 시스템을 장악한 드래곤 세력에 밀리고 있었기에 뉴월드가 아닌 마계에서 전쟁을 끝내려고 하고 있었다.
“유저들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네?”
강철의 말에 테바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하였다.
“내 직감이다.”
“……!”
강철의 말은 머리를 쓰는 지략가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었다.
“인간들은 욕심이 많다. 그리고 스스로 신으로 부르는 자가 있다고 들었다.”
“예. 때문에 이번 싸움에 유저들이 양쪽으로 분산되어 있을 것이고, 최후의 순간에 그들이 배신을 할 것입니다.”
1년 동안 유저들 중에 마왕급에 접근한 유저들이 몇 명이 나왔다. 강철이나 드래곤이 보기에는 마계 군단장급이지만 유저들은 스스로 대마왕급으로 오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연합하면 대마왕급인 강철이나 드래곤 로드를 제압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넬슨에게 전령을 보내. 우선 유저들부터 정리하자고.”
“그러면 우리가 불리하지 않을까요?”
테바가 망설였다. 중앙제국군에 가담한 유저들의 숫자가 더 많다. 이는 강철의 세력이 드래곤의 세력보다 못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즉, 양패구상이 되기 위해 힘의 균현을 맞추어서 양쪽 세력이 공멸할 수 있도록 유도한 후에 최후의 승자를 제거하겠다는 것이 NWB 회장의 계획일 것이다.
“나를 믿어라.”
“……!”
강철의 말에 테바는 잠시 침묵했다.
“현재 마계는 유저들이 장악한 상태와 비슷합니다. 마족들도 유저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령을 보내도 드래곤 로드에게 전달이 되지 못할 확률이 큽니다.”
“그냥 선전 포고를 해. 그리고 로드와 싸우기 전에 유저군단부터 정리하면 되니까?”
강철의 고개를 끄덕이다가 간단한 작전을 말해 주었다.
“최후의 전쟁이 되겠군요. 만약 드래곤 로드가 폐하의 선택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그러면 네 말대로 우리가 유리한 것 아니냐?”
“계획을 세워 보겠습니다.”
“알았다.”
테바는 작전계획을 세우고 강철의 허락을 받자 최후의 전쟁을 선포하고 강철 군단을 진군 시켰다. 드래곤 로드도 세력을 정비하고는 로드 군단을 진군 시켰다. 이 최후의 전장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은 마스터급으로 한정했다. 그 이하는 전투에 방해만 된다고 판단했고, 마스터급 이하는 흡수해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전쟁에 참여할 자격을 박탈했다. 하지만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처럼 수많은 유저들이 뒤를 따랐다. 수백 명이 마스터급 하나를 유인해서 제거하면 마스터급의 능력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방법으로 수많은 유저들이 마스터급이 되었기에 수억에 가까운 유저들이 하이에나처럼 양쪽 진형을 따라오고 있었다.
“도착했습니다.”
마침내 강철 군단과 로드 군단이 마계 평원에서 마주쳤다. 전령들이 오고 가면서 전투 방법에 대해서 조율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철과 로드가 만나서 전투 방법에 대해서 상의를 하기로 결정되었다.
“갔다 오겠다.”
“조심하십시오.”
강철은 마수를 타고는 앞으로 나갔다. 그러자 거대한 동체를 드러낸 드래곤 로드 넬슨이 하늘을 날아서 강철 앞으로 나섰다.
“마신이여. 반갑니다.”
드래곤 로드 넬슨은 자신을 천신이라 호칭하고, 강철을 마신으로 칭하고 있었다.
“헛소리 그만하고.”
강철은 피식 웃으면서 대꾸했다. 이 전쟁에서 승리한 자가, 4개의 행성을 다스리는 제왕이 되겠지만 그것 가지고 신을 호칭한다는 것 자체가 강철에게는 개그로 보였다. 천계와 마계로 표현되는 두 개의 행성 에너지가 영적 에너지가 충만한 이상한 행성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천신이니 마신이니 하는 것 자체가 말 장난일 뿐이다.
“나를 주신으로 섬기겠다면 마계는 너에게 양보하겠다.”
“후후! 나는 너를 섬기는 마신이겠고, 천계는 루시퍼에게 맡기겠다는 뜻인가?”
“그렇다.”
“그럼, 루시퍼가 천신인가?”
강철이 피식 웃으면서 질문을 하였다. 루시퍼는 전투에서 패배해서 능력이 반으로 줄었는데 직급은 대천사에서 천신으로 오히려 올라간다. 더 이상 말 장난하고 싶지 않다는 표현이었다.
“어리석은 자. 나는 주신이다. 나를 거역한다면 너를 제거하고 발록을 마신으로 삼겠다.”
“마음대로 해. 그 전에 쓰레기들부터 정리하는 것은 어떨까?”
“저런 하찮은 피조물 따위를 걱정하는 것인가?”
드래곤 로드 넬슨은 유저들을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코끼리도 개미 떼에게 물려죽을 수 있다.”
“그것이 걱정이 된다면 던전에서 싸우는 것은 어떤가?”
“미리 준비해 놓은 것인가?”
대마왕급이라도 해도 차원 게이트의 변형인 던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뉴월드에서 동조하는 차원 마법진을 만들고 차원 좌표를 일치 시켜야 가능하다.
“물론이다. 하지만 원하지 않으면 이대로 싸워도 된다.”
‘나를 인간으로 보는 것인가?’
강철은 드래론 로드 넬슨의 제안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다. 강철의 제안은 양쪽이 전투를 시작하면 유저군단부터 공격하자는 것이었다. 강철군단은 로드 군단의 유저들을, 로드 군단은 강철 군단의 유저들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런 후에 몰려든 하이에나들인 유저들을 쫓아버린 후에 최후의 전쟁을 시작하자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로드는 강철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강철이 인간이기 때문에 유저들과 힘을 합쳐서 자신을 공략하려는 계략으로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런 것 같습니다.>
드래곤 로드가 루시퍼와의 싸움에서 이긴 이유가 유저들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유저들의 힘을 무시할 리는 없었다.
“좋다.”
드래곤 로드가 자신을 믿지 못한다면 유저들을 먼저 정리한 후에 최후의 전쟁을 하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그렇다면 던전에 들어가서 싸우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럼, 내일 아침까지 이곳에 던전을 만들겠다.”
“안으로는 몇 명이나 데려갈 수 있지?”
“백 명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던전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만들 때에 입구를 얼마나 크게 만드느냐에 따라서 한 번에 수천 명이 들어갈 수도 있고, 한두 명만 들어가게 만들 수도 있다. 백 명이면 던전에서 유저들이 몰려들지 않게 입구를 지킬 수 있고, 밖에 남아 있는 병력들이 유저군단에게 사냥 당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강철은 드래곤 로드와 상의를 하고는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와서 테바와 상의를 하였다. 그 결과 발록과 카르티나를 비롯한 상위 서열의 백 명을 데리고 던전으로 들어가기로 하였다.
* * *
다음날
드래곤 로드는 5층짜리 던전을 만들었다. 3층에서는 강철과 드래곤 로드 넬슨이 싸우고, 2층과 4층에서는 발록과 루시퍼를 비롯한 나머지 병력들이 싸우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1층과 5층에는 소수의 병력들이 입구를 지키게 하였다.
“와라.”
전투에 나선 넬슨의 모습이 황금의 타이탄처럼 변해 있었다. 강철도 10미터는 되는 회색빛 거인으로 변해 있었다.
“새로운 육체인가?”
넬슨의 말에 강철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것이 대천신의 모습이다. 그리고 너를 흡수하면 나는 주신으로 진화할 것이다.”
넬슨은 전투에 최적화된 육체를 설계하고 그 모습으로 육체를 개조했다. 변신이나 폴리모프가 아닌 육체 개조를 하루 만에 이루어 내었다. 마나를 기반으로 신성력과 마기를 조합한 후에 조화금속으로 육체를 만들고는 그 위에 마나의 속성을 가미했다. 그는 수백의 동료 드래곤들을 모습 흡수하고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한 10마리의 드래곤들만 남겨둔 상태였다. 때문에 마왕들과 상급 천사들을 흡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나가 넘칠 정도다.
“내가 위리놈에게 배운 것이 하나 있지.”
“무엇인가?”
강철의 질문에 넬슨이 여유 있는 표정으로 물었다.
“천신이건 마신이건 그냥 때려서 박살내면 된다는 것이지.”
위리놈은 다른 마왕들처럼 화려한 스킬이나 전투 기술, 검술, 마법 등등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것을 삼키는 위장과 단순한 창술 하나만 있었다. 모든 것을 삼키는 흡수 능력은 비슷했지만 단순할 창술은 강철의 화려한 스킬과 모든 권능을 박살냈다. 때문에 강철은 일 년 동안 단순한 위리놈의 창술을 수련했다.
후우우우웅!
강철이 회색빛 오러 블레이드를 뿜어내는 거대한 창을 들어올렸다.
“만류귀종인가?”
고오오오오!
넬슨은 황금빛 오러 블레이드가 선명한 대검을 꺼내들었다. 강철의 창에 서린 가공할 파워를 보자 넬슨은 자신이 얻은 대천사의 스킬이나 권능, 드래곤의 언령 마법과 수많은 검술이 모두 화려한 쓰레기처럼 보였다. 가장 단순한 동작에 모든 파워를 담아서 찌르기 때문에 자신의 힘을 분산시키면 단숨에 패배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한 것이었다. 검술이나 창술을 배울 때에 시작하는 가장 단순한 초식이 진화의 끝에 도달해 초월경을 넘어선 신의 경지에 이르자 처음 배운 초식으로 돌아간 셈이다.
캉!
회색빛 오러 블레이드와 황금빛 오러 블레이드가 마주쳤다. 단순한 오러 블레이드가 아니라 황금빛 오러에는 조화력, 대천사의 권능, 마왕들의 힘, 드래곤의 마나와 마법의 힘이 모두 응축되어 있었다. 하지만 강철의 창에는 조화력만이 담겨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철의 창은 드래곤 로드 넬슨의 대검을 밀어냈다.
“……!”
드래곤 로드의 눈이 커졌다. 스스로 대천신급으로 생각할 정도로 진화를 하여 더 이상 자신의 적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신의 모든 것을 응축한 검이 밀리면서 몸에 충격을 받자 정신도 같이 충격을 받았다.
“어, 어떻게?”
쿵!
콰아왕!
강철은 진각을 밟으면서 창을 회전시키면서 강하게 찔렀다. 단순한 찌르기에 봉인해 놓았던 무의식에 담긴 모든 힘을 본체에 결집시켰다. 네 개의 무의식이 하나의 의식에 합쳐지자 강철은 4배로 강해졌다. 의식을 4개의 의지와 생각으로 나눌 수 있지만 강철은 무의식의 영역까지 모두 의식의 영역과 결합하여 모든 힘을 하나로 응축시켰다. 단순한 초식이기에 모든 힘과 무의식의 영역까지 하나로 일치시킬 수 있었다. 이것을 위해 강철은 일 년 동안 찌르기만 계속해 왔다. 대마왕 위리놈의 후려치기도 때려치우고 찌르기 하나면 수련한 것이었다.
쿵!
콰아아왕!
“컥!”
강철은 다시 진각을 밟으면서 창을 찔렀다. 넬슨이 대검을 내리쳐서 창끝을 맞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넬슨은 입으로 피를 뿜으면서 뒤로 물러났다.
번쩍!
대천사의 치유 능력과 리커버리와 같은 드래곤의 마법적 치유 능력이 하나가 되어 넬슨의 부상을 금방 치유했다.
쿵!
콰아아왕!
하지만 강철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창을 내질렀다.
“커헉!”
드래곤 로드 넬슨은 이번에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모든 힘을 하나로 응축해도 모자르는 이때에 치유와 재생에 마나와 조화력이 소모되자 부상의 크기가 더 커진 것이었다.
쿵!
콰아아아아앙!
강철은 다시 진각을 밟으면서 창을 찔렀다. 날카롭게 회전하는 창이 천천히 찔러 들어오지만 피하거나 쳐서 흘리는 방어가 불가능했다. 회전하는 창에서 회오리치는 오러 블레이드의 파워는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그 흡입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같은 파워로 부딪쳐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드래곤 로드 넬슨은 모든 힘을 쉽게 다 담을 수 있는 내려치기라는 검술에 모든 파워를 다 담아야 했다. 그런데 몸이 저절로 치유를 하게 되면서 모든 파워를 다 담을 수 없었고, 갈수록 에너지가 축소되고 있었다. 마나 한 톨이 아까운 이때에 몸이 저절로 치유되면서 막대한 에너지가 흘러나가자 넬슨의 불행은 시작되었다. 이대로 가면 부상이 점점 커져서 치유되기 전에 한 방에 몸이 박살날 것이 분명했다.
“카악!”
넬슨은 검을 내리치면서 파워워드 킬과 드래곤 피어를 동시에 발출했다. 이대로 가면 일방적으로 방어만 하다가 공격 한 번 하지 못하고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발록이 대마왕급으로 진화했지만 루시퍼는 대마왕급에서 마왕급으로 한 단계 추락했기에 밖의 상황도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세력이 전멸할 가능성이 높았다. 때문에 자신이 먼저 강철을 제압하고 부하들을 도와주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부하들인 10마리의 드래곤들이 어느 정도 세력의 균형을 잡아줄 것이라 믿고 있었다. 즉, 자신이 밀리면 끝이기에 모험을 한 것이었다.
“합!”
쿵!
강철은 미래 예지에 가까운 전투 예지로 사자후와 같은 스킬을 사용하면서 창을 내질렀다.
퍽!
강철의 사자후에 드래곤 피어와 파워워드 킬이 박살났다. 그리고 날카롭게 회전하는 창이 회전하면서 넬슨의 대검을 박살내 버렸다. 그 덕분에 부상을 크게 입지 않은 넬슨이다.
쿵!
팍!
“컥!”
강철이 다시 진각을 밟으면서 창을 내질렀다. 대검이 박살난 넬슨은 주먹으로 창을 막았다. 조화금속과 마력금속으로 보호되는 드래곤의 육체는 금강석처럼 단단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전하는 창은 가볍게 넬슨의 주먹에 커다란 구멍을 내었다. 육체적인 상상보다 내부를 울리는 강력한 파워에 넬슨의 입에서 피분수가 뿜어졌다.
쿵!
팍!
“크악!”
이어지는 강철의 창 찌르기에 넬슨의 팔에 구멍이 숭숭 뚫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