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32 66. 천계 정복 =========================================================================
66. 천계 정복
며칠 후
강철은 언데드 군단을 희생시키면서 98층까지 왔다. 각 층의 입구에 언데드들을 배치해서 던전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신수들의 공격을 막아야 했다. 또한 신수들이 리젠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이곳으로 천계의 병력이 진입할 수 있다는 뜻이기에 출입구를 지키는 병력은 필수였다. 덕분에 98층까지 왔을 때에 곁에 남아 있는 병력은 1천 마리 정도였다. 각 층에 적어도 100마리는 정도는 배치해야 입구를 지키고, 신수들의 공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라면 신수들은 자신들의 영역이 있기에 안전지대인 출입구로는 신수들이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쾅!
99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언데드 군단과 신성제국군과의 전투가 치열했다.
‘이상하지 않나?’
<천족들이 없고, 신수들의 가담도 없습니다. 또한 갈수록 적의 방어선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함정일 가능성도 있지만 신성제국군과 천족 연합이 깨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확인해 보면 알겠지.’
강철은 한 층을 올라갈 때마가 사냥한 신성제국군과 신수들, 그리고 천계 던전에서 흡수한 신성력을 이용해 조화력을 키우고 있었다. 때문에 99층에 올라왔을 때는 처음보다 조화력의 크기가 두 배는 커져 있었다. 하지만 무의식에 봉인한 마기와 음양의 마나는 100분의 1도 소화시키지 못한 상태였다.
스스스슥!
강철이 회색빛 안개를 뿜어내면서 안으로 올라가자 계단에서 전투를 벌이던 언데드들이 계단 양쪽으로 길을 비켜주었다. 던전마다 각 층을 연결하는 방법이 다르다. 어떤 던전은 보스 룸에 있는 보스를 잡으면 문이 열리거나 워프 시켜주는 방법도 있고, 열쇄를 이용해 워프 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이 천계 던전은 그냥 계단을 이용해서 위로 올라가고 구석구석에 숨겨진 신수들과 보물이 숨겨진 룸들이 있었다. 강철은 그런 신수들과 보물들을 무시하고 올라왔다. 물론 눈에 보이는 신수들은 모두 사냥하면서 올라왔다.
“막아라!”
“피해야 합니다.”
“으득! 아르멘티오에게 속은 것인가?”
“일단 천계로 올라갑시다.”
강철이 뿜어낸 안개가 영역을 넓혀가자 위에서 결사적으로 방어를 하던 지휘관들이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뒤에 있던 자들부터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계로 향하는 빛의 기둥으로 뛰어들었다. 99층은 새하얀 빛이 가득한 작은 광장이었다. 다른 층은 새로운 세계라고 할 정도로 드넓은 대지와 하늘이 있었지만 99층은 그냥 넓은 홀에 빛기둥이 하나 있는 구조였다. 그렇다고 해도 수백만 명이 들어갈 수 있는 홀로 여의도 두 배 크기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퍼버버벅!
“크아아악!”
선두에서 결사적으로 막던 팔라딘들이 강철에게서 뻗어나간 강선에 잡혀서 비명을 지르면서 먼지로 부셔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데드들이 강철의 주위를 지키면서 영역을 넓혀가면서 적을 밀어붙였다. 적은 수로 1만에 가까운 적을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강철의 몸에서 나온 수천 개의 강선 때문이었다. 99층 홀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수백에 불과하던 강선의 수를 열 배로 늘린 것이었다. 그만큼 조화력의 크기가 커졌고, 신수와 신성제국군을 잡으면서 흡수한 아다만티움으로 조화의 금속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퇴각!”
“퇴각하라!”
“후퇴!”
……!
지휘관들은 중구난방으로 떠들면서 빛의 기둥을 향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전열이 무너지면서 1만에 달하는 적들이 모두 등을 보이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돌격!”
강철의 명령에 언데드들이 전속력으로 돌진하면서 등을 보인 적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적들은 등에 마나를 이용해 방어막을 치고, 공격을 받으면 그 힘을 이용해서 더 빠르게 도망쳤다.
<위험합니다. 함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철도 함께 돌격하자 베타 제로가 경고를 하였다. 적의 총 사령관이자 지낭인 아르멘티오가 없다면 그는 천계로 올라가서 그곳에서 천족들과 연합한 상태에서 강철을 잡기 위한 함정을 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상관없다.’
조화력이 커질수록 예지력에 가까운 직감이 더 선명해지고 있었다. 강철의 직감은 적들과 섞여서 천계로 난입하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스슥!
강철의 몸에서 나온 회색빛 안개가 사라졌다. 그리고 강철의 몸이 유령처럼 사라진 후에 신성력을 뿜어내는 팔라딘으로 변신해서 팔라딘들 사이에 동화되어 빛의 기둥으로 뛰어들었다.
번쩍!
빛과 함께 강철의 몸이 천계로 이동되었다. 천계의 모습은 천계 던전과 비슷했다. 천계 던전이 천계의 모습을 모방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다만 천계 던전보다 신성력이 더 강해서 모든 동식물과 물체에서 성스러운 빛이 뿜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빛 때문에 천계는 태양이 없는 행성임에도 불구하고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곳이다.
카가가가캉!
“크아악!”
“우리는 적이 아니다.”
“멈춰! 이 미친놈들아!”
“신이여 우리를 굽어보소서!”
……!
천계로 올라온 신성제국군들은 황당함과 절망, 분노, 배신 등등의 복잡한 감정을 맛보고 있었다. 천사들이 사는 행성인 천계를 신이 머무는 신계로 생각하고 있는 신성제국군들이다. 그런데 천계에 신의 사자로 생각하고 있던 천사들은 있었지만 신은 없었다. 그리고 신의 사자라는 천사들이 자신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분노에 차서 반격을 하자 천사들은 자신들도 똑 같은 생명체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마스터급에 오른 귀족들은 죽지 않기 위해 천사들의 모습을 한 천족들의 공격을 방어하고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어떤 자들은 신의 뜻이라면서 천사들의 공격에 반항하지 않고 죽는 자들도 많았다.
스륵!
푹!
강철은 초월의 경지에 오른 마스터 최상급 팔라딘의 모습을 흉내 냈다. 빛의 포박 스킬로 9등급 천사를 포박한 후에 심장에 오러 블레이드를 찔러 넣었다. 그런 후에 천사가 가진 오리콘하루와 신성력의 일부만 흡수했다.
“조심해!”
쾅!
그러면서 위험에 처한 팔라딘들을 구해주기 시작했다. 팔라딘들은 강철을 동료로 생각하고는 천사군단과 싸우기 시작했다.
“으으!”
후퇴하기 위해 뒤로 가려던 신성제국군들은 천계 던전 입구를 지키는 언데드들을 보고는 절망에 찬 신음 소리를 내었다. 언데드들은 신성력 때문인지 천계 입구에만 백 마리 정도 보이고 나머지는 보이지 않았다. 천계 던전 안에서 천계로 나오지 않고 있다는 의미였다.
번쩍!
번쩍!
천사들이 신성력을 뿜어내자 신성제국군들은 힘이 솟아나고 용기가 커졌다. 이에 맞추어 강철의 몸에서도 신성력이 폭발했다. 일종의 버프 스킬로 신성력과 마나를 폭발시키는 천사의 권능이었다.
“돌격!”
강철이 돌격을 외치고 선두에서 천사군단을 향해 돌격했다.
카가가가캉!
강철이 거대한 빛의 대검을 휘두르자 하급 천사들이 폭풍에 휘말린 것처럼 날아갔다.
와아아!
마스터급 유저들과 귀족들은 이판사판이라고 생각했다. 천계의 천족들이 생각보다 약하다면 이들의 포위망만 뚫으면 천계에서 신수들과 천사들을 사냥해서 더욱 강해지면 생존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쿠웅! 쿠웅!
강철 덕분에 신성제국군들이 쇄기형이 되어서 포위망을 뚫으려 하자 하급 천사들이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공룡처럼 거대한 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중급 천사들이 타고 있었다. 천사들은 날개가 달렸지만 모두 지상에서 전투를 하고 있었다. 천계는 중력이 뉴월드보다 강하고, 신성력이 위로 올라갈수록 향하기에 하늘로 올라갈수록 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신성력을 에너지로 삼기에 하늘보다 지상에서 움직이는 것이 더 빠르게 강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날개를 이용해서 비행을 해도 낮은 비행이다.
스슥!
강철은 하늘로 높이 날아올랐다. 강철의 등에서 빛의 마나로 된 빛이 날개가 뿜어져 나와서 마치 천사처럼 변한 것이었다.
스스슥!
그러자 수많은 상급 천사 한 마리와 중급 천사들 100여 마리가 하늘로 날아올라 강철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앞을 막아왔다. 강철은 계속해서 위로 올라갔다.
“어리석은 놈!”
3등급인 상급 천사가 더욱 빠른 속도로 강철을 따라잡았다. 하늘에서 공전전이 벌어지면 가지고 있는 신성력의 양으로 승부가 나기에 하늘을 나는 것은 강자의 권리이자 명예다. 하급천사도 아닌 빛의 스킬을 이용한 인간이 천계에서 하늘을 나는 것은 죽여 달라는 표현인 것이다. 또한 이는 도발이기에 중급 천사 이상이 아닌 하급 천사는 비행이 금지되어 있었다.
캉!
상급 천사가 빛나는 창을 던지자 강철이 돌아서서 오러 블레이드를 만든 대검을 휘둘러서 창을 막아냈다. 그러자 창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강철의 주위를 맴돌면서 거미처럼 투명한 은사를 뿜어내면서 강철을 칭칭 감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급 천사가 손을 잡아당기자 강철이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상급 천사는 또 다른 창을 꺼내서 떨어지는 강철을 향해 찔러들어 갔다. 그의 부하들인 중급 천사 100마리는 넓게 포위한 상태로 혹시라도 강철이 도망칠 수 있는 길을 차단하고 있었다.
푹!
천사의 창이 강철의 배를 뚫고 들어갔다.
“……!”
상급 천사의 눈이 커졌다. 갑옷을 뚫고 들어갔지만 인간의 생살을 뚫고 피와 마나가 가득한 생명체의 기운이 느껴지기 않았기 때문이었다.
“컥!”
창을 뽑아드는 순간 강철의 몸에서 나온 빛나는 강선들이 천사의 몸을 칭칭 감았다. 그리고 몇 개의 강선이 그의 머리와 심장을 파고들었다.
“허약한 놈!”
강철이 생각하기에 천족이나 마족들은 모두 물리적인 방어력이 뉴월드의 마스터들이나 몬스터들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마기나 신성력으로 생명체의 핵인 영혼에 직접 타격을 주기에 뉴월드에 사는 이종족이나 인간들은 마족이나 천족들을 대적불가의 절대적인 생명체로 생각한다. 하지만 영혼을 방어할 수 있는 정신력이나 영력이 있다면 천족이나 마족은 사냥하기 좋은 사냥감에 지나지 않았다. 뉴월드의 마스터급 유저들은 강철이라도 모루와 망치의 원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쉽게 잡기 어렵지만 마족이나 천족들은 단순한 속임수로도 이처럼 쉽게 흡수할 수 있었다.
스륵!
강철은 상급 천사를 제압한 순간 이미 본신은 유령처럼 사라지고 분신이 상급 천사를 흡수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퍼버버벅!
수백 개의 강선들이 사방으로 뿜어져 반월형으로 포위망을 구성하고 있던 중급 천사들을 꿰뚫기 시작했다.
“크악!”
“컥!”
중급천사들은 자신들의 상관이 하급 생명체인 인간에게 당하는 모습에 경악하는 순간 자신들의 몸을 꿰뚫은 강선에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푸스스!
강철은 순식간에 백여 마리의 천사들을 흡수해서 조화력을 더욱 키웠다. 천계에 넘치는 풍부한 신성력과 천사들의 신성력, 그리고 그들의 무기인 오리하루콘을 흡수하여 조화의 금속을 만들기 시작했다. 강선의 길이와 숫자가 불어난다는 의미였다.
스륵!
“너는 누구냐?”
중급 천사 100마리와 상급 천사 하나를 순식간에 처리하는 강철을 보고 2등급 천사인 콘다르가 올라왔다.
“중앙제국의 황제인 강철이다.”
“아르멘티오가 배신을 한 것인가?”
“후후!”
강철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래로 내려가려 했지만 콘다르가 길목을 차단하고 있었다. 날개를 움직여서 하늘을 나는 것이 아니라 신성력을 흡수하고 내뿜으면서 로켓의 원리로 하늘을 나는 콘다르다. 또한 신성력과 동조하여 제 자리에 서 있거나 신성력을 땅처럼 밟고 다닐수도 있고, 물처럼 수영도 할 수 있는 것이 콘다르다. 때문에 신성력이 조금이라도 풍부한 아래에 있는 것이 더 유리하다. 이런 이유로 콘다르는 위에 있는 강철을 올려다 보면서 내려오지 못하게 견제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군.”
강철이 시간을 끈 것은 방급 흡수한 천사들의 신성력과 오리하루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네 놈을 흡수하면 루시퍼를 능가할 수 있겠군.”
콘다르는 2미터 크기에 불과하지만 그의 몸에서 쏟아져 나오는 빛은 그의 몸에 얼마나 많은 신성력이 농축되어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었다. 콘다르는 강철의 몸에 있는 강력한 마나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드래곤급을 능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천계다. 드래곤 로드가 와도 사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에 강철에게 다가온 것이었다. 콘다르는 이미 수많은 신성제국의 팔라딘들과 귀족들을 사냥하여 그들의 능력을 흡수했기에 더욱 강해져 있었다.
“후후!”
강철은 가소롭다는 듯이 웃었다.
<놈이 바보군요.>
베타 제로도 콘다르의 수작을 보면서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콘다르는 물리적인 대결을 하면 자신이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 힘 대결을 시도하고 있었다. 강력한 빛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나오고 있었는데 이는 빛인 동시에 물리적인 힘을 동반한 천사의 결계였다. 한 마디로 신성력으로 강철과 자신의 주변을 봉인하는 스킬이었다. 강력한 힘이 나약한 힘을 흡수하는 양육강식의 원리는 신성력도 마찬가지였다. 즉, 콘다르는 신성결계 안에서 상대의 힘을 흡수하려는 꽁수를 쓴 것이었다. 그리고 강철은 그것을 모르는 척 당해주었다.
“크하하하! 어리석은 놈!”
신성결계를 완성한 콘다르는 통쾌한 웃음을 터드렸다. 자신이 만든 신성결계는 상대의 몸에 있는 모든 힘을 흡수하는 위장이나 다름없었다. 이제 놈은 그 안에서 발버둥을 치겠지만 신성결계 안에서 모든 물리적인 힘은 반감이 될 것이고, 거미줄에 걸린 먹이처럼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신성력의 늪 안에 빠져서 모든 힘을 흡수당하고 먼지가 될 운명인 것이다.
“……!”
콘다르의 눈이 커졌다. 빨려들어 와야 할 마나와 신성력이 요지부동이었다.
“어! 어!”
오히려 자신의 생명력이나 마찬가지인 신성력이 줄줄 새고 있었다. 강철은 자신을 결박하고 있는 빛의 결계와 같은 신성결계를 맛있는 영약처럼 쭉쭉 흡수하고 있었다. 콘다르는 그 신성결계를 유지하기 위해 신성력을 뿜어내야만 했다.
촤르르르!
강철의 몸에서 회색빛 강선들이 뿜어져 나와 신성결계 밖으로 뚫고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