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철 마왕-131화 (131/142)

00131  65. 아르멘티오 Vs 강철  =========================================================================

“아르멘티오!”

강철은 언데드군단이 모두 들어오기를 기다리면서 일부러 시간을 끌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환영 속에 수많은 병력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예지력에 가까운 능력으로 직감하고 있었다. 신성력을 뿜어내거나 조화력으로 신성결계를 파괴하면 환영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철은 아직은 자신의 힘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상대가 정말 자신과 같은 초월자를 잡기 위해 만든 함정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상대도 시간을 끄는 것으로 보아 당황한 것이 분명했다. 아니면 준비가 부족해서 더 확실한 함정을 만들기 위해 병력을 모으는 중일 가능성도 높았다. 언제 올지 모르는 적을 위해 전 병력을 동원해 항상 대기 상태로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1층이 아닌 2층에 적의 진짜 함정이 준비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대가 강철인가? 마계에 있지 않고 소수로 천계를 노릴 정도라면 네가 대마왕급이라는 의미인가?”

아르멘티오의 환영은 강철의 신분을 짐작하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시간을 끄는 것이 확실하군. 공격!’

강철은 아직 언데드들이 모두 들어오지 않았지만 공격을 명령했다. 밖에 있는 언데드들은 천계 던전으로 들어오는 문을 밖에서 박살낼 것이다. 금방 만들겠지만 어느 정도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앞뒤로 포위되는 것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스르르르!

강철의 몸에서 회색빛 안개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회색빛 안개는 신성력이 가득한 천계 던전의 신성력을 밀어내면서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조화의 결계다.’

강철은 상대가 시간을 끌고 있다는 느낌을 받자 바로 전력을 다해 자신의 힘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물론 숨겨둔 강력한 패가 하나 있었다. 환마의 대지에서 흡수한 마나와 마기다. 이를 조화력으로 흡수할 수 없어서 봉인해 놓은 것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를 풀어놓아 환마의 결계를 만드는 방법이다. 나중에 다시 흡수하면 불가피하게 많은 양의 소모되어 있기에 되도록 사용하지 않겠지만 신성력을 사용하는 천족들이나 신관, 팔라딘들에게는 최강의 패가 될 것이다.

“무슨 짓이냐?”

퍽!

스르르!

아르멘티오가 소리쳤지만 언데드 군단은 환상의 결계를 박살내 버렸다. 그러자 초원에 숨겨져 있던 환상의 막이 사라지고 수천 대군이 집결하고 있는 모습이 드러났다. 그리고 2층에 있던 병력들이 아래층으로 빠르게 집결하고 있어서 1초에 수백 명씩 늘고 있었다.

“막아라!”

슈슈슈슈슉!

투두두두둑!

번쩍!

신성제국군은 아르멘티오의 명령에 따라 활, 마도 발칸포, 마력 광자포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광신도들과 달리 이들은 마도 공학으로 만든 무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이 무기로 언데드 군단을 밀어내서 진격을 주춤하게 만들어 시간을 벌려는 속셈이었다.

투두두둑!

하지만 총알과 화살, 광자포탄은 조화의 결계에 부딪치셔 모두 튕겨나갔다. 언데드 군단은 빠른 속도가 아닌 강철이 만드는 조화의 결계에 따라 진격하고 있었다. 회색빛 안개가 점점 영역을 넓히면서 신성제국군을 향해 다가갔다.

“후퇴!”

아르멘티오는 가장 먼저 후퇴를 하여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그리고 뒤에부터 철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앞에 있던 반수 이상의 병력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언데드 군단을 몸으로 막기 시작했다.

카가가가캉!

마도 공학으로 만든 무기가 통하지 않자 신성력을 이용한 신성 오러와 신성 오러 블레이드를 주력으로 하는 무기들과 방패들을 꺼내서 막기 시작했다. 먼저 방패병이 막고, 방패들 사이로 하얀 오러가 선명한 창들이 언데드들을 찔러왔다. 언데드들은 아다만티움 합금으로 만든 방패로 막으면서 힘으로 밀어붙였다.

스스슥!

퍼퍼퍼벅!

수많은 강선들이 팔라딘들의 몸을 감싸고는 신성력으로 만든 수호의 방어막과 천사의 방어막, 갑옷 등등을 두부처럼 파괴하고 그들의 뇌와 심장을 찔렀다.

“크아아악!”

강선들은 팔라딘들의 마나와 신성력을 쭉쭉 흡수해 버렸다. 팔라딘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먼지가 되어 흩어졌다. 조화의 결계가 신성제국군을 모두 감싸자 강철은 이를 마력 결계로 바꾸어 버렸다. 마기와 어둠의 마나가 결합된 마력 결계는 신성력과 빛의 마나를 사용하는 팔라딘들의 힘을 봉인하고 언데드들의 힘을 두 배 이상으로 증폭시켰다.

퍼퍼퍼벅!

언데드들은 둘이서 하나들 합공했다. 가위치기 스킬과 비슷한 효과를 내도록 동시에 양쪽에서 적을 공격해서 그 힘을 흘리거나 튕겨서 도망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면 절대영역을 사용하는 마스터라도 충격을 받았고, 신관들의 힘이 마력결계 때문에 전해지지 못하자 바로 회복이 불가능했다. 그런 상태에서 연속으로 때리자 정신이 멍해지고 절대공간이나 신성 오러 블레이드로 방어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면 바로 박살이 났다.

스슥!

강철은 선두에서 2층으로 올라갔다.

콰과과과쾅!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 2층에서 좁은 계단으로 올라오는 강철을 향해 집중 포격을 퍼부었다. 강철은 엄청난 화력에 뒤로 밀리면서도 수백 개의 강선으로 뻗었다. 놀란 적들이 오러 블레이드로 강선을 막기 시작했다. 팔라딘들이 아닌 마스터급 유저들을 앞세워 막고 있었다. 대부분 신성제국의 기사들이나 기사단장으로 있다가 유저가 되어 능력이 급상승한 자들이었다. 유저이면서 신성제국의 귀족들인 정예병력들이었다.

스스스슥!

강선에서 회색빛 안개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자 마스터급 유저들은 회색빛 안개를 절대영역으로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힘에서 밀리자 그들은 뒤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고, 그 뒤에서 포격을 퍼붓던 타이탄과 마도 장갑차들도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저벅! 저벅!

회색빛 안개의 보호를 받으면서 1층에 있던 언데드 군단이 밀고 올라왔다. 1만에 달하던 언데드 군단은 9천으로 줄어 있었다. 대신전에서 희생시킨 숫자와 1층에서 싸우다 전사한 숫자가 벌써 1천이나 되었다. 하지만 신성제국군은 벌써 4천이 넘는 희생자를 내고 있었다.

“퇴각!”

타이탄과 마도 장갑차를 탄 오러급 유저들을 희생양으로 두고 마스터급 유저 수백 명이 번개처럼 도망을 쳐서 3층으로 퇴각을 하였다.

“속보로 전진!”

아르멘티오가 보이지 않고, 마스터급 유저들과 팔라딘들이 보이지 않자 강철은 빠른 속도로 위로 올라갔다. 언데드들이 희생이 있었지만 적의 병력이 모여서 함정을 만들기 전에 천계까지 도달할 생각인 강철이었다.

* * *

며칠 후

강철은 쾌속으로 진군하여 96층까지 진격을 하였다. 그동안 후방에서 던전 입구를 만들고 적들이 공격을 했지만 강철은 언데드 군단을 나누어서 적들의 진격을 방해하면서 무조건 진격을 하였다. 덕분에 96층까지 빠르게 진격을 했지만 남아 있는 언데드 군단의 숫자는 3천 마리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르멘티오도 병력을 집중시키지 못한 상태로 99층까지 밀려났다.

“천계로 후퇴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천계 입구를 지킬 만한 병력이 부족하다. 여기를 뚫리면 천계 입구도 뚫리게 된다. 넓은 곳에 맹수를 풀어놓으면 잡을 수 없다. 반드시 이곳에서 잡아야 한다.”

마왕급인 강철은 신성력과 마기를 모두 사용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천계에서 중앙제국과 연결되는 차원 게이트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차원 게이트는 양쪽에서 모두 동시에 하나의 좌표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중앙제국군에 신호를 보내면 바로 응답해서 차원 게이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던전은 다르다. 던전 안에서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워프 게이트를 만들 수 있지만 밖으로 나가는 것은 이미 만들어진 입구만 이용할 수 있다. 즉, 강철은 현재 던전이라는 차원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던전이라는 함정에 가두어 둔 상태인데 빠져나오려고 하고 있었다. 문제든 들어가서 잡을 만한 병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천계에 있는 2등급 천사는 콘다르뿐입니다. 그리고 그는 루시퍼의 명령 때문에 던전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천족들도 마족들과 비슷한 계급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대마왕급인 대천사 루시퍼가 천계의 수장이고, 그 아래로 9등급 계급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천족에 대한 정보 누설을 막기 위해 이 계급체계에 대한 천사들의 정보는 상당부분 왜곡되어 있었다. 권천사, 주천사, 능천사 등등의 이름은 천족들인 아닌 뉴월드에서나 사용되는 구분법이었다. 1등급은 대천사인 루시퍼이고, 2등급은 마왕급으로 4명이 있었다. 이중에 3명은 대천사인 루시퍼를 따라서 마계로 원정나간 상태이다. 그리고 두 명은 마계 던전과 마계 입구에 대기한 상태이고, 루시퍼는 천사군단을 이끌고 마왕과 드래곤 사냥을 하고 있었다.

“멍청한 놈!”

마왕급인 놈이 사냥 당할 것이 두려워서 던전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이는 그가 아르멘티오를 비롯한 신성제국의 황제와 같은 초월자들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신성제국의 황제는 화이트 쉐도우를 비롯한 초강자들을 거느리고 마계에서 초월자 사냥을 하고 있었다. 아르멘티오는 초월자가 마계 던전으로 들어가면 마계 던전 상층부에 있는 2등급 천사와 자신이 연합해서 초월자 사냥을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강철이란 놈이 마계 던전이 아닌 천계 던전으로 들어와서 곤란하게 되었다. 콘다르가 연합하면 된다. 그가 99층으로 내려오면 자신은 워프 게이트를 이용해 적의 후방으로 가서 앞뒤에서 공격하면 간단하게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콘다르는 이것을 함정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놈이 나를 믿지 못하다면 올라가면 놈에게 내가 사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르멘티오는 수하들에게 강철을 잡기 위해 올라가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고 있었지만 사실은 그도 콘다르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올라가면 그는 완벽하게 준비한 함정을 이용해서 자신을 먼저 사냥할 것이다. 병력의 대부분은 천계 던전 안에 있기에 올라가는 족족 사냥 당할 가능성이 99%다.

“어떻게 할까요?”

“이렇게 된 이상 우리끼리 잡는다. 워프 게이트를 이용해서 우리는 아래층으로 워프 게이트를 이용해 병력을 합류한 후에 양쪽에서 놈을 공격한다.”

현재 99층의 워프 게이트에서는 계속해서 병력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대신전 밖에 있던 병력들이 던전 입구를 재건하고 워프 게이트를 만들어서 병력을 이쪽으로 보내는 중이다.

“하지만 아군들이 아직 70층까지만 진격한 상태입니다. 70층에 워프 게이트를 건설해도 그곳에서 99층까지 진격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 전에 이곳이 먼저 점령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병력들 중에 마스터급 전력은 거의 없다. 숫자의 우위로는 언데드 군단을 박살낼 수는 있지만 강철을 잡을 수는 없다.”

“설마?”

그제야 아르멘티오의 생각을 눈치 챈 부관이었다. 승산이 없다고 보고 도망치려 하고 있는 것이다.

“99층을 내어주면 놈은 내가 아니라 천계로 올라가서 콘다르와 싸우게 될 것이다. 적당한 시간이 치고 올라가면 콘다르와 강철 모두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놈은 나를 흡수하고 더 강해진 힘으로 천계로 올라가서 콘다르까지 집어 삼킬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희생이 너무 큽니다.”

현재 99층에는 약 3만 명의 대군이 모여 있었다. 이 중에 2만 대군은 아래층에서 워프 게이트를 재건한 후에 올라온 병력들이다. 즉, 실질적인 정예는 1만 대군이고, 이들 중에 약 1천 명이 마스터급들이다. 중앙제국군이 마스터가 되는 비법을 공개해서 마스터급을 양산하자 다른 제국들도 마스터급이 되는 비기를 공개해서 마스터들을 양산했다. 이것이 유저 시스템에 모두 등록되자 마스터급 유저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었다. 다만 그 병력들의 대부분은 마계로 가서 아르멘티오가 이끄는 마스터급 유저들은 1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중에 반 이상이 이번 작전으로 다 죽을 수밖에 없다.

“다 죽는 것보다는 낫다.”

“천계로 올라가면 되지 않습니까?”

욕심을 버리고 콘다르에게 먹이를 양보하자는 이야기였다.

“올라가면 나부터 사냥당할 것이다.”

“설마?”

“콘다르는 나를 의심하고 있다. 올라가는 즉시 우리는 모두 사냥 당할 것이다.”

“……!”

아르멘티오의 대답에 부관은 잠시 고민을 하였다. 마스터급이 되었기에 이제는 아르멘티오라고 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자들이 많아졌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다른 파의 귀족들이 이번 작전을 수긍하겠습니까?”

“욕심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한다. 콘다르가 아닌 우리가 강철을 제압해서 그 능력을 흡수할 것이라고 하면 모두 이번 작전을 찬성할 것이다. 그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것은 지원자에 한한다.”

자신의 병력이라도 희생시킬 생각이라는 뜻이다. 이번 작전의 본질이나 위험성을 알아본 자들은 지원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는 자들은 욕심에 눈이 멀어서 99층에 남아 있을 것이다. 위험하면 천계로 대피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과 상의할 수 없습니까?”

“그럴 시간도 없고, 그렇게 하면 이번 작전은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크다.”

아르멘티오가 부관을 설득하는 이유는 그가 전령이 되어 천계로 가서 직접 콘다르에게 지원요청을 했기 때문이었다.

“뜻대로 하십시오.”

부관은 자신의 부하들이 욕심 부리지 말고 눈치껏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임무에 지원해 주기를 바랬다.

“지휘관들을 불러라.”

“예.”

아르멘티오는 지휘관 회의에서 콘다르가 천족군단을 거느리고 천계 입구에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왜 그가 내려오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르멘티오는 우리끼리 충분히 강철을 잡을 수 있는 작전이 있다고 말했다. 그 작전은 아래 위에서 합공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99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간 병력들이 올라올 때까지 버티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버티지 못하면 천계로 후퇴하거나 전령을 보내서 콘다르에게 지원 요청을 하라고 하였다.

지휘관들은 99층에 있는 것이 위험하지만 최후에는 콘다르와 함께 강철을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 아르멘티오의 작전이 성공하면 푸짐한 먹이를 같이 나누는 것이고, 실패하면 99층에 있던 병력들만 콘다르와 함께 찌꺼기를 얻어먹는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아래층으로 내려간 자들은 작전이 실패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때문에 많은 지휘관들은 99층에 남는 것을 선택했고, 아르멘티오와 부관을 비롯한 일부 지휘관들만 작전의 성공을 위해 아르멘티오의 호소를 받아들여 아래로 내려가는 임무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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