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27 63. 환마군단(幻魔軍團) =========================================================================
‘불의 대지가 만든 환영은 환영이면서 환영이 아닌 실체가 분명하다.’
자신이 만든 분신과 다른 점은 분신은 자신의 모습만을 카피하고 갑옷이나 무기만 변형시킨다. 그에 비해서 환영은 본체와 다른 상상속의 모든 모습으로 분신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분신에 힘을 더하기 위해 불 요괴들과 불의 대지에서 올라오는 불의 힘을 담았다. 때문에 환마군단장의 환영은 환영이면서 실체가 있는 환영이 된 것이다.
‘환영은 아무리 공격해도 죽지 않는 그림자에 불과하다. 불의 대지가 가진 대자연의 힘을 한번에 밀어낼 정도가 아니면 환영은 사라지지도 않는다. 마기는 무한하지만 신성력은 마계라 빨리 소모되고 충전 속도도 늦는다. 장기전이 되면 조화력이 깨져서 내가 먼저 지칠 수밖에 없다.’
강철은 냉철하게 현 상황을 분석했다.
‘또한 시간은 내 편이 아니다. 유저들이 따라잡기 전에 불의 대지를 통과해서 마왕성을 공략해야 한다.’
강철은 어떻게 하면 환마군단장을 단숨에 잡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놈이 방심하게 하면 될까? 이미 한 번 사용한 수법이라 통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 놈이 사용하는 수법을 응용해 보자.’
강철은 상대를 잡을 작전을 생각해 냈다.
스르르!
강철의 몸에서 분신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체는 불의 기운과 동화되어 모습을 감추어 버렸다. 강철은 분신 중의 하나는 오리하루콘 합금을 이용해서 강력한 파워를 갖춘 본체처럼 만드고 강선을 이용해서 환마군단장과 싸우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그의 환영과의 싸움이었다. 분신과 환영의 싸움은 불의 대지에서 올라오는 힘을 이용하는 환영의 우세였다.
촤르르르!
화르르르!
신성력을 뿜어내는 강선과 마기를 연료로 하는 검은 불길이 서로를 잡아먹기 위해 싸우기 시작했다. 불길에 강철의 분신이 터져나갔고, 신성력을 뿜어내는 강선은 불길에 튕겨져 나갔다. 분신이 터지면 다시 생겨났고, 본체처럼 보이는 분신은 수백 개의 강선이 철저하게 몸을 보호하면서 브레스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있었다. 그러자 모든 공격이 분신이 아닌 본체처럼 보이는 분신에게 집중되었다. 수많은 강선들은 이를 막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인내심이 있는 놈이군.’
불길에 강선이 튕겨지면서 본체처럼 보이는 분신에 불길이 닿기 시작하고 있었다. 분신은 덕분에 줄어들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분체에서 밀려난 불길에 분신이 저절로 터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마군단장은 환영 속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불의 기운이 아무리 대단해도 본체를 뒤로 튕겨낼 수 있을 뿐 제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강철은 불의 대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마군단장은 환영을 이용한 불의 브레스로만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
‘내가 숨겨진 패를 하나 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강철은 자신이 아직도 마기를 사용하지 않고 신성력만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환마군단장의 생각을 짐작했다.
‘그렇다면 네 생각대로 반격을 가해 볼까?’
강철은 분신을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선을 하나로 만들어 오러 블레이드 폭풍을 만들고 그 푹풍에 조화력을 가미했다. 그러자 회전하는 폭풍의 오러 블레이드가 불길을 꿰뚫고 환영인 불 괴물의 몸을 뚫고 들어갔다. 환영이지만 수많은 불 요괴들이 합쳐진 실제이기도 했다.
‘음양합벽!’
강철은 마치 이것이 숨겨두었던 최후의 패인 것처럼 마기를 담은 불의 기운에 신성력이 담긴 얼음을 부딪쳐서 폭발하게 만들었다. 헤라와 오현정을 흡수해서 얻는 능력들을 조합하고 업그레이드 한 스킬이었다.
콰아앙!
불과 얼음, 마기와 신성력이 만나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불 요괴들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거대한 환영이 사라지고 그 뒤에 숨어 있는 본체가 나타났다. 놈은 개구리 인간처럼 생겼다. 눈과 입은 개구리를 닮았지만 머리에는 황소의 뿔이 두 개 솟아난 마족이었다.
퍼퍽!
환마군단장은 두 개의 창을 들고 있었다. 그는 본체가 드러나자 강철의 분신을 향해 두 개의 창을 찔렀다. 거대한 폭발력으로 인해 강철의 몸이 뒤로 튕겨지는 순간이라 피할 수 없었고, 강철의 분신 머리와 심장에 창이 박혔다. 두 개의 창은 신성력이 뿜어지는 강선과 오리하루콘으로 만들어진 방어구를 뚫고 들어갔다. 아다만티움으로 만든 창에 불의 정화를 담아서 회전시킨 창은 폭발력을 모루로 삼아 간단하게 오리하루콘 방어막을 꿰뚫어버린 것이었다.
“……!”
환마군단장의 눈이 커졌다. 오리하루콘 방어막을 뚫고 들어간 순간 안이 비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퍽!
멀리 있던 분신 하나가 환마군단장의 뒤로 이동해서 회전하는 창으로 머리를 찔렀다. 조화력이 담긴 아다만티움과 오리하루콘이 결합된 합금으로 만든 창이었다. 조화력은 두 개의 금속을 하나로 만들고 조화력을 담는 순간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화르르르!
한마군단장의 몸이 불타기 시작했다.
‘놓치면 안 된다.’
강철은 흡수 능력으로 놈의 능력을 흡수하면서 불로 변해서 불의 대지로 숨어들려는 놈을 따라가면서 흡수했다. 군단장이지만 12명의 마족수하들이 없는 유일한 마계 군단장이 환마군단장이다. 불의 대지에서 버틸 수 있는 마족들이 없기 때문이다. 불의 대지는 마기를 흡수하여 태우기에 이곳에 있으면 마기를 빼앗기면서 타죽는 죽음의 대지다. 강철이 신성력으로 버틴 이유이기도 하다. 환마군단장의 힘은 마기가 아닌 불의 힘이었다.
환마군단장은 불의 대지와 하나 되어 있는 불의 정령과 같은 존재이다. 개구리를 닮은 형체도 불의 대지에 있는 힘을 표출하는 분출구 역할을 하기 위한 아다만티움으로 만들어진 환영인 셈이다. 강철의 분신술이나 환마군단장의 환영술은 결국 같은 것이었다.
화르르!
강철의 몸으로 불길이 스며들고 있었다. 그러자 살아남은 불 요괴들이 용암 속으로 도망쳤고, 불길이 사라지면서 용암이 굳기 시작했다. 잠시 후 불의 대지는 뜨거운 암석지대로 변하고 말았다. 그리고 불의 힘을 표출하는 출구가 사라지자 일어난 현상이었다.
‘마기를 태우는 불의 정화라. 강력하기는 하지만 사용하기 어려운 권능이로군. 하지만 환영술은 쓸 만하군. 분신술과 환영술을 동시에 사용하면 괜찮은 전투 스킬이 되겠군.’
마계에서 마기는 생명력이나 다름없는 힘이다. 그 힘을 태우면 스스로의 생명을 태워서 파워를 내는 것과 같다. 환마군단장이 불의 대지를 떠날 수 없었던 이유다.
‘몸 밖에 있는 마기를 태워서 불의 결계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겠군.’
상대의 마기를 흡수하자 않는 것은 손해다. 하지만 상대가 자신보다 강한 마기를 가지고 있어서 흡수하지 못하고 역으로 흡수당할 수밖에 없다면 그때는 상대의 마기를 태워버리는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철이 마계로 온 첫 번째 이유를 생각하면 그것은 목표를 포기하는 행위이다. 때문에 강철은 환마군단장에게 흡수한 불의 능력을 봉인해 버렸다. 오직 환영술만을 받아들였다.
* * *
“쳐라!”
“와와!”
유저들이 마수들을 사냥하고 있었다. 강철이 올라온 마계 던전이 아닌 타시온 제국의 드래곤 산맥에 있는 마계 던전을 통해서 올라온 유저들이었다.
“강철이 불의 대지를 통과해 마왕성 공략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마법사 길드의 총수인 로바른이 레드 드래곤인 카라에게 보고했다. 로바른과 카라는 모두 유저로 변장을 한 상태로 마법사 유저들로 구성된 팀들에 섞여서 마계로 올라온 상태였다. 그리고 NWB에 있는 유저 시스템을 이용해서 그들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듣고 있었다. 하지만 마계로 올라온 이상은 유선망을 갖추거나 봉화와 같은 신호 전달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사냥감들이 그쪽으로 몰리겠군.”
“예. 많은 유저들이 4마왕성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좋아. 그러면 우리는 1마왕성을 친다.”
카라는 유저들과 강철을 이용해서 마계의 모든 이목을 4마왕성으로 돌려놓는 후에 1마왕성은 타시온 제국이, 2마왕성은 신성제국이, 3마왕성은 칸투 제국과 엘프 제국이 연합해서 공략하리고 밀약을 맺은 상태였다. 카라는 드래곤 로드를 제치고 자신이 드래곤들의 수장은 물론 전 차원을 관리하는 신이 될 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카라는 1마왕을 흡수한 후에는 뉴월드로 퇴각할 생각이었다. 지금은 모든 이목이 4마왕성으로 몰렸기에 대마왕의 눈길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마왕을 빼고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1마왕을 사냥한 후에 뉴월드로 가서 천사를 사냥해서 두 사냥물을 흡수해서 조화력을 얻을 생각이었다. 조화력을 얻게 되면 뉴월드뿐 아니라 천계나 마계에서도 놈들을 척살 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 * *
“카라를 믿을 수 있겠습니까?”
로열 쉐도우 수장인 테르난 대공을 향해 로열 쉐도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물었다. 테르난은 레드 드래곤 카라와 연합한 후에 마법사 길드의 유저들과 함께 마계에 와 있었다. 마법사 길드는 로열 쉐도우뿐 아니라 NWB와도 밀약을 맺은 상태다.
“믿을 수 없지만 용언으로 한 약속은 믿을 수 있다.”
“하지만 애매한 조항들이 많습니다.”
“알고 있다. 하지만 화이트 드래곤도 가세했으니 우리는 그 틈을 노려야 한다.”
“폐하께서는 안 오십니까?”
“다른 마계 던전을 이용해 이미 와 계실 것이다.”
“……!”
테르난 대공의 대답에 로열 쉐도우는 처음으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분은 이번 기회에 드래곤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 하고 계신다.”
“카라를 믿을 수 없다는 뜻입니까?”
“나는 그분의 숨겨진 칼이다. 카라가 마왕성을 점령하는 순간 우리는 카라를 사냥한다.”
“그것이 폐하의 뜻입니까?”
“내가 실패하면 그분의 드래곤들의 칼이 되어 움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성공하면 그분은 드래곤들을 넘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지.”
황제가 직접 나서지 않은 이유는 실패 했을 때를 생각한 것이었다. 타시온 제국은 드래곤들의 힘을 근간으로 탄생한 제국이다. 황제가 드래곤을 배신한 순간 제국도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제국을 위해 황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대공께선 폐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실 생각이십니까?”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
테르난 대공의 제일 심복인 로열 쉐도우 1호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황제에게 충성하도록 세뇌되었다.
“내가 그분을 넘어선다고 해도 나는 그분께 충성할 것이다.”
테르난 대공은 카라와 마왕이 서로 공멸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원하는 최상의 결과가 도출된다면 자신은 마왕과 드래곤의 힘을 모두 흡수하여 황제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하들인 로열 쉐도우 따위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지금은 자신이 부족하기에 절댖거으로 필요한 부하들이만 드래곤과 마왕의 능력을 흡수하면 이미 대마왕급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르난 대공은 그런 자신의 속마음을 내색하지 않았다. 자신이 황제를 굽어볼 정도가 되면 황제가 스스로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자신은 드래곤들을 대신해서 타시온 제국과 제국의 황제를 뒤에서 조종하는 조율자가 될 것이다.
* * *
“이미 늦은 것 같습니다.”
“그런가?”
화이트 쉐도우 수장의 보고에 아르멘티오는 무심한 표정으로 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르멘티오는 중앙제국군을 추격하기 위해 마계로 왔다. 하지만 이들은 적대국인 중앙제국군이 장악한 마계던전을 이용할 수 없었기에 다른 마계던전을 이용해야 했다. 이 와중에서 마법길드의 제안을 받아드려 신성제국군은 2마왕의 영역으로 올라왔다. 아르멘티오는 이곳에서 2마왕성이 아닌 4마왕성으로 향하고 있는 강철을 추격하려 했다. 강철의 중앙제국군도 2마왕의 영역에 있다는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강철은 무척 빠른 속도로 진군하여 거리가 점점 벌어졌고, 그들은 이미 4마왕성의 영역까지 들어갔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폐하께서는 2마왕성으로 향하라는 명령이십니다.”
신성제국은 3개의 군대로 나누어졌다. 천사들이 이끄는 천계군단, 신성제국 황제인 헬리오스 3세가 이끄는 황제군단, 그리고 아르멘티오가 이끄는 신성제국군들이다. 이들은 모두 유저들을 용병들로 고용했지만 독립된 지휘권을 인정하지 않아서 소수의 유저들만 함께하고 있었다. 즉, 신성제국민 출신인 용병 유저들만 참가하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나?”
천계군단은 1명의 권천사가 3명의 주천사를 비롯한 3만 대군을 이끌고 참가했다. 신수를 탄 3만 명의 천계군단의 천사들은 타이탄을 사들여 탑승했고, 신수들은 궤도 장갑차를 탄 상태였다. 마계의 마기가 신성령을 태우기에 이를 막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해서 권천사는 대량의 오리하루콘은 물론 신성력이 가득 담긴 성물을 마법길드와 NWB에 제공해야 했다. 신성제국의 황제군단은 선두에서 천계군단을 호위하면서 2마왕성을 향해 진군하고 있었다.
“예.”
뉴월드라면 마법통신이나 분신을 이용해서 황제가 직접 아르멘티오에게 명령을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마계이기 때문에 이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전령을 통해서 명령을 전달하고 있었다.
“알았다.”
강철의 중앙제국군을 추격하던 아르멘티오는 방향을 바꾸어 2마왕성으로 향했다. 4마왕성으로 전력을 다해 진군해도 강철과 마왕과의 싸움이 끝난 후일 것이다. 둘이 양패구상을 하면 그것을 집어삼키기 위한 하이에나들이 너무 많아서 가 보았자 득보다 실이 많다. 때문에 지금은 황제와 힘을 합쳐서 천사들과 마왕의 싸움이 끝나면 그 둘을 모두 집어 삼키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 * *
“좋군.”
피의 군주인 레드 쉐도우의 수장이 마계의 공기를 마시면서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뉴월드보다 그에게는 마계의 칙칙한 공기가 더 숨쉬기 편했다. 이미 마기를 이용할 수 있는 초월의 경지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스륵!
“오랜만이군.”
3마왕의 수족인 마계 군단장인이 검은 안개 속에서 유령처럼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피의 군주인 카프를 보면서 가볍게 인사를 하였다. 카프는 3마왕인 바알과 계약을 맺고 뱀파이어의권능을 업그레이드 했다. 즉, 악마왕, 또는 흡혈마왕으로 불리는 바알의 수하가 피의 군주인 카프다.
“바쁠 텐데?”
현재 칸투 제국의 황제인 발락이 이끄는 제국군과 엘프 제국이 이끄는 엘프군단이 3마왕성을 향해 진군하고 있었다. 또한 이들을 따라가는 유저군단도 있어서 4마왕 중에서 가장 위급해 보이는 마왕이 3마왕인 바알이다.
“그래서 자네가 해 주어야 할 일이 있다.”
마계 군단장인 토랄이 대답했다. 그는 파리 얼굴에 염소와 같은 뿔이 나 있고, 팔이 4개이다. 몸통은 팔이 2개 달린 몸이지만 허리 아래는 말처럼 생겨서 4개의 다리가 나 있었고, 말의 몸통에 날개로 변신할 수 있는 기형적인 팔이 달려 있는 자가 마계 군단장 서열 11위인 토랄이었다. 마계의 하늘을 날 수 있지만 말처럼 달리는 것이 더 빠른 자로 악마왕인 바알의 전령 노릇을 하고 있는 자였다.
“무엇인가?”
“엘프 제국의 황제와 연합하고 싶다.”
“연합?”
“현재 마계로 수많은 드래곤들이 와 있다. 대부분 1마왕 영역에 유저로 변신한 상태다. 길목을 노려서 드래곤을 사냥하고 싶다는 대마왕님의 전언이다.”
“바알이 아닌 루시퍼 대마왕의 전언이라고?”
피의 군주 카프가 속으로 뜨끔했다. 사실 그는 마계 군단장인 토랄을 제거하여 그의 능력을 흡수한 생각이었다. 이곳은 마계이지만 그의 수하들인 레드 쉐도우들이 포진해 있는 자신의 영역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길목인 마계 던전에서 드나드는 드래곤들과 유저들을 사냥하실 계획을 완성하셨다.”
마계 던전이라면 드래곤들도 쉽게 대마왕의 강림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칸투 제국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동맹의 희생 제물로 딱 맞지 않겠는가?”
“나더러 형제를 배반하라는 것인가?”
칸투 제국의 황제인 발락은 피의 군주인 카프의 형이다. 그는 전대 황제인 아버지에 의해 어둠 속에서 형을 위해 평생을 살아야 했다. 형과 아버지가 가한 금제는 초월의 경지에 이르고도 벗을 수 없는 강력한 것이었다. 하지만 악마왕인 바알의 권능을 받으면서 그 금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칸투 제국에서 형인 발락 황제의 권력은 절대적이라 반란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는 황제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크크!”
태연하게 형을 죽이고 칸투 제국의 황제가 되라고 말하는 토랄이다.
“엘프와는 이미 밀약이 되어 있겠군.”
“마왕보다 드래곤들에게 대한 원한이 더 깊더군.”
마계의 마족이나 천계의 천족은 뉴월드에 큰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다. 천족이나 마족이 영향력으르 미치는 것은 모두 드래곤들의 음모 때문이다. 정령을 통해서 그런 사실을 잘 아는 엘프들은 마족보다 드래곤들을 더 증오하고 있었다.
“크크! 좋다.”
엘프들은 센티넬 군단을 거느리고 왔지만 마왕 사냥에는 뜻이 없었다. 정령을 사용할 수 없는 마계에서 엘프들은 가장 약한 군단이었다. 그렇지만 원거리 집중 공격을 할 수 있는 화살 공격은 마계에서도 통하기에 칸투 제국은 엘프 제국과 동맹을 맺고 마왕성 공략을 시작한 것이었다. 마계에서 약한 엘프들이니 이용만 한 후에 마왕을 흡수하면 엘프 군단도 흡수해버릴 속셈이었다. 하지만 엘프들은 그런 칸투 제국의 속셈을 알고도 마족들에게 분노를 표시하면서 뒤로는 마왕과 손을 잡는 것이었다. 그것도 그냥 마왕이 아닌 대마왕과 손을 잡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