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철 마왕-124화 (124/142)

00124  62. 유저들의 습격  =========================================================================

62. 유저들의 습격

“백만 대군이 겨우 3만 명 정도만 남았다고?”

비서의 보고에 NWB 빌 브라이언트 회장의 눈이 탐욕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NWB는 보급로를 유지하면서 지하 1미터 깊이로 유선을 깔아서 통신망을 구축해서 중앙제국군과 마왕군의 전투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뉴월드로 전달하고 있었다. 마계에서 통신이나 마법이 불가능하지만 기계는 작동한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기계식 유선 전화를 설치한 것이었다.

“예. 그리고 수십만 병력을 무장시킬 수 있는 무기와 방어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고 합니다. 선로를 깔아서 기차를 운행하면 큰돈이 될 것입니다.”

“그런 푼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지. 강철을 잡으면 어떻게 될까?”

“위험합니다. 놈은 드래곤 하트와 드래곤의 권능, 천사의 권능과 마족의 권능까지 가진 초월급입니다.”

비서가 놀라서 반대를 하였다.

“알아. 그러니 드래곤들과 황제들이 놈을 잡겠다고 마계로 올라가고 있는 것이겠지.”

마계로 가는 마계 던전 수십 개가 정복이 되어 마계와 뉴월드가 연결되었다. 그리고 수천만 유저들이 마계로 올라가서 사냥을 시작했다. 그 이면에는 3대 제국들이 관여하고 있었고, 드래곤들과 황제들이 숨어서 마계로 올라갔다는 정보가 있었다. 하지만 NWB 빌 브라이언트 회장은 그들보다 먼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었다. 초월자들은 NWB을 이용할 생각만 할 뿐 경계는 하지 않고 있었다. NWB에는 초월자가 없으니 숫자만 많은 이용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황제나 드래곤과 손을 잡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아니. 놈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내 친위대를 내어줄 것이니 알파 전사들과 함께 대규모 부대를 파견해서 놈을 잡아라.”

“예.”

NWB 빌 브라이언트 회장은 지구에서 위험한 작전 명령을 내렸다.

* * *

‘강철을 잡으라고?’

뉴월드로 내려온 헤라는 NWB 본부에서 내려온 암호 명령서를 보고는 눈이 커졌다. 강철을 잡기 위해 30만 대군을 형성해서 마계로 가라는 명령이었다. 30만 대군은 레이드를 할 본대와 보급대, 그리고 지원대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레이드를 지휘할 책임자가 오현정이었다. 강철을 잘 알고 마계에서의 경험은 물론 그녀의 지휘능력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NWB 본부에서 보낸 특수부대는 오현정의 지휘권을 인정하지만 언제든지 그녀의 지휘권을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오현정이 NWB 소속이 아닌 자유용병이기 때문이었다. 일종의 계약 관계이기에 NWB 소속의 유저들은 직속상관의 명령이 우선인 것이다.

‘알려주어야 하나?’

헤라도 상위 랭커에 속하는 실력자이기에 당연히 강철 레이드 팀에 소속이 되어 마계로 가라는 명령을 받은 상태다. 그녀는 본부의 명령과 양심 사이에서 갈등을 했지만 일단 본대와 함께 마계로 가리로 결정했다.

* * *

“내가 강철을 유인하라고?”

헤라는 본대를 따라 마계로 왔다. 30만 명의 유저들로 구성된 부대가 마계로 오자 약 20만 명에 달하는 유저들이 이 부대를 따라붙었다. 그리고 그 숫자는 더 늘어나서 보급대 사령관이 되어 있는 오현정과 합류 했을 때는 60만 대군이 되어 있었다. 물론 30만 명에 달하는 유저들은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하이에나 같은 무리들이다.

“카르티나를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그를 유인할 수 있을 거야.”

오현정은 헤라가 강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 그 감정까지 계산하고 있었다. 헤라는 강철을 마음에 품고 카르티나와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강철은 로봇처럼 인간 감정이 없어서 그것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카르티나와 헤라는 둘을 연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강철이 카르티나를 선택했다고 생각하자 헤라는 질투심과 분노의 감정이 무의식 깊이에 박혀 있는 상태였다. 이것이 헤라가 그녀가 조화의 힘을 얻지 못하게 만드는 방해 요소였다. 오현정도 한 때는 강철을 짝사랑했기에 강철의 무심함과 여자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었다.

“강철은 무심한 남자야. 유인이 통하지 않을 걸?”

“예전에는 로봇처럼 감정이 없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 그것이 신성력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지. 때문에 강철은 신성력을 보충해줄 배터리로 카르티나를 선택한 것이지. 너는 마나를 보충하는 역할이지만 네가 초월경에 이르지 못하자 방해만 된다고 생각했을 거야. 그러니 너는 몰라도 카르티나는 그에게 중요한 존재이지.”

“……!”

오현정이 헤라를 자극하자 헤라는 분노해 오현정을 노려보았다. 그녀가 분노했다는 것은 오현정의 말이 사실에 가깝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강철은 부모도 경쟁자로 보고 강철의 도시, 또는 황금의 도시로 불리는 도시의 권력이 부모에게 가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덕분에 강철의 부모는 황금의 도시에 부와 권력을 적당히 가진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그리고 가끔 지구까지 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한가한 명분뿐인 직책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강철의 부모는 인질로써 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 NWB에서도 강철의 부모를 이용하는 작전은 모두 폐기된 상태였다. 강철이 부모의 죽음을 이용할 정도로 냉철한 로봇 같은 철의 심장을 가진 악당으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 오현정은 카르티나의 미인계가 성공했다는 이야기였다. 자신과 오현정은 실패한 작전인 미인계가.

“네가 카르티나를 유인해 내면 120명으로 구성된 특수부대가 레이드를 시작할 거야. 나머지 병력들은 강철의 부하들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게 되겠지.”

“30만 병력으로 밀어붙이면 되지 않을까?”

“NWB 빌 브라이언트 회장이 착하는 것이 있어. 강철의 부대는 숫자는 줄었지만 전투력은 더 강해졌다는 것을 그는 몰라.”

“나도 알아. 그런데도 120명으로 그를 잡을 수 있다는 거야?”

“너와 일부 병력이 카르티나를 사로잡을 수 있다면 가능할거야.”

“강철이라면 카르티나가 눈앞에서 죽어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걸?”

“맞아. 하지만 그의 분노를 자극해서 실수하도록 만들 수 있을 거야. 그리고 NWB 빌 브라이언트 보낸 알파 전사들은 유저 시스템으로 얻을 수 있는 최강의 스킬들과 권능, 그리고 최강의 아티펙트와 무기들로 무장한 상태로 드래곤이나 강철과 같은 초월자들을 잡기 위한 작전을 가상현실에서 수도 없이 수행해낸 전문가들이야. 숫자가 많으면 오히려 레이드에 걸림돌이 되기에 30명이 최선의 레이드 팀이지.”

“그런데 왜 120명이나 되지?”

“나머지는 예비 팀이야. 30명은 결원이 되면 보충되는 후보들이지. 그리고 나머지 2팀은 변수에 대비한 팀으로 120명이면 4개의 팀이라 초월자 4명을 상대할 수 있어.”

오현정은 강철을 혼자 함정으로 유인할 수 있다면 충분히 그를 잡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좋아. 카르티나는 내가 잡지.”

헤라는 강철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카르티나보다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신성력을 가진 암흑신관은 일대일 전투보다는 뒤에서 부상자를 치유해 주는 힐러일 뿐이다. 하지만 원거리 딜러인 마법사는 일대일 전투에서 무적에 가깝다. 용언마법이 없다면 근접 딜러에게 상대가 되지 않지만 용언마법이 있다면 근접 딜러는 가지고 놀 수 있는 것이 바로 마법사이다.

* * *

<유저들로 구성된 대규모 부대가 빠르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보급부대인가?’

강철은 그동안 보급부대가 자신들의 뒤를 따라오면서 하이에나처럼 전투의 부산물들을 챙겨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보급부대는 통신망과 철로를 만들면서 강철부대가 처리한 마수들이 사체나 마족군단의 사체들과 부산물들을 뉴월드로 가져다 나르고 있었다. 오현정의 기갑부대는 마족군단과의 전투 이후 합류를 거부하고 뒤에서 따라만 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뉴월드에서 대규모 유저군단이 합류를 시작해 더욱 빠르게 보급로를 만들고 있었다.

<기갑부대가 빠진 전투부대로 규모가 10만 명에 달합니다.>

보급부대가 강철의 군대와 합류를 거부한 이상 다시 합류를 하려면 소수의 전령을 보내서 강철에게 허락을 구해야 한다. 그런데 이처럼 대규모 부대를 허락도 없이 보냈다면 이는 저들의 의도가 불순하다는 의미였다. 또한 저들이 합류하려는 시점이 교묘했다. 여기서 하루만 더 가면 4마왕성의 영역이다. 여기서 유저들과 전투가 벌어지면 그 소속이 마왕성에 전달될 것이고, 강철의 부대는 앞뒤에서 공격을 받는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

‘드디어 발톱을 드러낸 것인가?’

강철은 유저들 속에 초월자들이 숨어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빠르군.’

강철은 황제나 드래곤, 천사들이라면 서로 눈치를 보면서 기회가 오기를 기다릴 것이라 생각하고 무리해서 빠르게 진군하고 있었다. 마계는 마법통신이 불가능하기에 빠르게 진군하면 그들이 정보를 듣고 나서도 이미 자신이 마왕성을 점령한 후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누군가가 용감하게 자신을 먼저 치려고 나선 것이다.

<초월자가 아닐 가능성도 있습니다.>

초월자들은 강철을 경쟁 대상이 아닌 먹이나 미끼로 보고 있었다. 강철을 이용해서 마계를 초토화 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드래곤들이다. 그리고 그의 의도대로 수많은 유저들이 마계로 올라오고 있었다. 이 유저들 틈에 숨어서 초월자들이 올라왔을 것이지만 먼저 모습을 드러내면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기에 전면전이 벌어질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마계에서 마왕들이 유리하기에 모든 초월자들이 마왕들을 먼저 견제하고 있지만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지 서로를 공격할 수 있는 자들이다. 때문에 초월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유저들이 마왕들의 공격을 받을 때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전투 준비!”

강철의 명령에 3만 명에 달하는 강철의 부대가 진군을 멈추고 돌아서서 진형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30개의 천인대부대가 강철을 중심으로 삼각형의 진형을 만들었다. 방어를 위한 원형이 아닌 돌격을 위한 형태다.

<유저들이 진격을 멈추고 소수가 달려오고 있습니다.>

지평선 끝에 유저들은 무질서하게 멈추더니 십여 명이 빠르게 달려왔다.

‘벌서 마기를 이용하는 마도 슈트를 개발한 것인가?’

강철은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계에서는 비행이 힘들다. 마기를 이용하지 않으면 마기 자체가 비행과 공간이동을 방해하는 수압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마계에서는 가속을 이용한 빠른 이동도 불가능하다. 다만 마기를 이용하는 마족들이나 마수들은 마기를 이용해서 빠른 이동과 비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유저들이 착용한 마도슈트가 마나가 아닌 마기를 이용해서 빠르게 날아아고 있었다. 보급부대가 보급로를 건설하면서도 빠르게 자신들을 따라올 수 있었던 이유가 설명이 되었다.

휘이익!

스슥!

잠시 후에 오현정이 자신의 팀원들과 함께 강철의 앞에 내려섰다.

“폐하! 오랜만입니다.”

“그래. 무슨 일이지?”

“뉴월드에서 수십만 유저들이 보급부대에 합류했습니다. 이들이 폐하의 원정에 동참하겠다고 합니다.”

<거절하십시오.>

베타 제로가 충고를 하였다.

“허락한다. 그러면 지휘권을 나에게 넘겨야 하는 것은 알고 있겠지?”

허락을 하지 않으면 작전 지역까지 넘어올 수 없는 것이 불문율이다. 작전 반경은 지휘권을 가진 총사령관이 정하는 것이기에 일주일 거리로 물러나라고 하면 물러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이 용병들과 맺은 계약이다.

“감사합니다. 그럼, 유저들을 합류시킬까요?”

“우선은 지휘관들만 합류시키고 나머지는 두 시간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라.”

“예. 그럼, 지휘관들과 함께 합류하도록 하겠습니다.”

오현정은 강철에게 인사를 하고는 되돌아갔다.

<불순한 의도가 의심됩니다. 내일 마왕의 부대와 싸울 때에 배신을 할 가능성이 99%입니다.>

‘알아.’

베타 제로가 걱정을 했지만 강철은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기대되는 군.’

강철은 조화의 영역에 들어서면 감지 능력이 예지의 영역으로 늘어났다. 때문에 오현정을 보는 순간 이번 작전이 초월자들이 개입한 것이 아니라 NWB 단독 작전이라는 것을 감지했다. 저들이 발톱을 숨기고 있어도 상관없었다. 저들은 자신들의 진격 속도를 잘못 계산하고 있었다. 언데드 병력들을 떼어놓으면 지금보다 열 배는 빠르게 진군할 수 있다. 자신들을 추격하는 유저들을 매달고 마왕성까지 바로 돌격하는 수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전에 저들이 무엇인가 수작을 부릴 것이라 예감하고 있는 강철이다.

얼마 후에 300명 정도의 유저 지휘관들이 강철에게 와서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신호 체계와 진군 위치에 대한 것들을 상의하고는 일선 지휘관들은 유저들에게 돌아갔다. 회의 결과 유저들은 지원부대처럼 2시간 거리에서 따라오기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유저들의 핵심 지휘관들은 지휘부에 합류해서 원활한 합동 작전을 펼치기로 하였다.

* * *

이틀 후

유저부대가 합류한 후에 강철은 바로 진군을 하였다. 강철의 부대가 마왕의 영역에 들어서자 마왕성에서 전령이 와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고, 강철이 마왕의 자리에 도전한다고 하자 그 다음날부터 적의 특수부대가 기습을 시작했다. 그 결과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본진이 아닌 후방인 유저들이었다.

펑! 펑!

<후방과 정면, 그리고 좌우에서 특수부대가 기습을 하고 있습니다.>

전령이 도착하기도 전에 베타 제로가 강철에게 보고를 하였다. 어제는 후방의 유저부대를 기습하더니 오늘은 본진까지 기습을 하는 마왕의 특수부대였다.

“폐하! 저들은 우리가 처리하겠습니다.”

마왕의 특수부대는 약 일백여 명이었다. 그런 소수의 부대가 전후좌우에서 기습을 공격을 하고 있었다. 약 400에 불과하지만 모두 상급 마족들이고 이들의 지휘관은 군단장들이었다. 더구나 속도와 은신에 능한 자들이라 어제 유저들은 약 천오백여명이 전사했다. 이에 유저들은 독이 잔뜩 올라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하라.”

오현정의 말에 강철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 팀에는 신관들이 부족합니다. 카르티나를 지원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인질 작전인가?’

강철은 속으로 조소를 하였다. 헤라를 돌려보낼 때는 이미 배터리 역할을 하는 헤라와 카르티나의 보조가 필요 없을 정도로 강철이 조화력을 높인 상태였다. 하지만 오현정은 중앙제국군에서 카르티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