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11 56. 마왕 강림 =========================================================================
56. 마왕 강림
고오오오!
강철은 전투가 종료되자 대신전 안에 워프 게이트를 만들었다. 드래곤의 권능을 얻은 강철은 어렵지 않게 워프 게이트를 만들어 가동시킬 수 있었다. 그러자 안에서 중앙제국의 정규군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부분 오크 대전사들로 구성된 병력이고, 지휘관은 옵트 왕국의 사막전사 출신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보호를 받는 암흑신관들과 암흑 마법사들이 대거 튀어나왔다.
“충!”
이들의 총 사령관인 빅투스가 강철에게 군례를 올렸다.
“대신전을 요새로 만들어라.”
“예.”
빅투스는 강철이 황제임을 알고 있었지만 아이언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기에 호칭에 주의했다. 강철은 이번 작전의 총 책임자로 활동하는 중이다. 빅투스가 직접 온 이유는 대신전을 요새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현재의 병력이라면 이 도시도 점령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적진이기에 대규모 병력으로 반격을 받아 금방 빼앗길 것이다. 하지만 대신전을 요새로 만들어 결계를 만들면 대천사가 직접 강림하기 전에는 외부에서 파괴하기 불가능하다. 물론 그랜드 마스터나 상급 천사라면 결계를 뚫고 안으로 들어와서 내부에서 핵을 파괴해 결계를 파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마기와 드래곤의 권능이 가미되어 있는 적진에서 싸워야 하기에 함정에 스스로 걸어 들어간 꼴이 된다. 같은 그랜드 마스터가 버티고 있다면 사냥 당할 수 있기에 모험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병력을 보내 결계를 뚫고 안의 상황을 파악하려 하겠지만 방어병력들이 막을 것이기에 쉽지 않을 것이다.
“밖의 상황은 어떤가?”
빅투스가 대신전을 요새로 만들기 위해 이동하자 강철은 대신전 정문으로 이동해서 그곳을 지키는 지휘관에게 물었다. 정문을 지키던 용병들은 중앙 제국의 정규군들이 밖으로 진격을 시작하자 그들도 밖으로 나갔다. 귀족들의 집을 공략하여 보물들을 얻기 위해서였다.
전쟁이 1년 정도 지나자 전쟁 규칙이 만들어졌다. 점령이 되면 그곳에 있는 마탑이나 드워프 길드, NWB 사업체 등등은 백기를 내걸고 전쟁에 가담하지 않는 중립 세력임을 표시해야 한다. 나머지는 약탈을 할 수 있지만 항복을 하면 포로 대우를 해야 한다. 포로는 전쟁 가담 정도에 따라 대우가 틀려지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일반인들은 재산과 생명을 그대로 보존해 주는 대신에 각종 부역에 동원되거나 세금을 내야 한다. 항복을 한 귀족들은 전 재산을 압수하고 전쟁 가담 정도에 따라 감옥에 가두거나 추방해야 한다. 만약 반항을 하면 즉결 처분이다. 때문에 전투를 하여 적진을 점령하면 가장 먼저 귀족들의 집을 공략하는 것이 기본이다.
“신성제국의 귀족들과 대상인들은 이미 도시 밖으로 피신을 한 상태입니다. 중앙 제국군들은 외부로 정찰 병력을 보냈고, 용병들과 일부 세력들은 피신을 하지 못한 귀족들을 색출하거나 귀족들이 미처 챙기지 못한 재화를 챙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제국 감찰단이 일반 시민들을 약탈하거나 살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투입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도시의 영주와 같은 대신관이 제거되었기에 조직적인 저항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다른 도시로 피난을 간 상황이 분명했다.
‘신성제국의 지원군이 언제 쯤 도착할까?’
<대신전 밖은 통신이 가능했으니 벌써 중앙에서 정규군을 이웃 도시로 급파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황을 파악해야 하니 적어도 하루 정도는 시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두에게 전해라. 앞으로 20시간 후에 퇴각할 것이니 정찰병을 제외한 모든 병력들은 10시간 후에 대신전으로 모이라고. 용병들에게는 그때 던전을 공개할 것이라고 전해라.”
“예.”
강철은 20시간 안에 대신전을 요새로 만들기 위해서 빅투스와 함께 대마력 결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대마력 결계는 마력을 중심으로 마기와 신성력이 결합되어 있는 결계로 강철만이 만들 수 있는 결계였다. 신성력을 가진 존재들이 결계를 파괴하려 하면 신성력을 흡수하여 결계를 더 강하게 만든다. 이때는 마기를 더 주입해야 하기에 마족이 항상 결계 안에서 대기해야 한다. 반대로 마기로 파괴하려 하면 그 반대가 되기에 신성력을 가진 암흑 신관도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마기와 마력만 소모하면 되겠군.’
강철은 자신이 만든 설계도에 따라 빅투스가 수천 명에 마법사들과 인부들이 대신전을 개조하면 그곳에 마력과 마기를 주입해서 대마력 결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대신전은 신성력이 깃들어 있는 건축물이라 신성력을 주입하지 않아도 되었다.
* * *
3개월 후
중앙제국의 기습에 의해 후방에 있는 한 도시의 대신전을 빼앗긴 신성제국은 분노해서 수만 대군을 보내 탈환을 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요새화된 대신전은 수천발의 광자포와 9서클 마법에도 끄떡도 하지 않았다. 신성결계보다 3배는 강하다는 결론을 내리자 신성제국의 황제를 비롯한 그랜드 마스터들이 탈환작전에 동원되었다. 이에 강철을 비롯한 마족부하들 전부와 암흑신관들과 마스터들을 비롯한 최정예 가디언들이 동원되어 요새를 방어했다. 결국 3개월에 걸친 요새 공방전은 중앙제국의 승리로 끝나고 신성제국은 대신전 주변에 성을 쌓아 신성결계를 만들어서 적들이 요새에서 나오는 것을 방어하는 선에서 공략을 멈추었다.
쾅!
신성제국의 황제가 분노하자 그 앞에 엎드린 아르멘티오가 움찔했다. 신성제국의 황제인 헬리오스 3세는 9서클에 오른 황제는 마검사로 그랜드 마스터가 된 지 오래이다. 신성력은 마나를 마법과 검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원천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드래곤의 영향력과 천계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모습을 감추고 명상을 하면서 초월경 초입에 오른 강자였다. 하지만 신성력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기에 감정의 기복이 심했다. 때문에 분노한 그에게 맞아 죽을 수 있기에 아르멘티오는 떨지 않을 수 없었다.
“일어나라.”
“예. 폐하!”
아르멘티오가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경지가 더 높아진 것인지 금방 분노에서 벗어난 헬리오스 3세다.
“반격할 방법은 있는가?”
“중앙제국은 아직 어둠의 숲에 숨어 있습니다. 드러난 위치는 함정에 불과하고 놈들의 근거지를 공략해도 머리를 잡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오크들과 같은 쓰레기들입니다.”
“머리를 쳐야 한다는 것이군. 머리가 누구인가? 설마 테바라고 말하진 않겠지?”
“탈환에 실패한 이유는 결계에 드래곤의 권능이 가미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파악됩니다.”
“중앙제국의 머리가 드래곤이라는 의미냐?”
“그럴 확률이 90%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아르멘티오는 오판을 하고 있었다.
“10%의 확률은 무엇이지?”
“엘프 제국과 중앙제국이 손을 잡고 어린 드래곤 하나를 잡았습니다. 그때 드래곤의 권능을 손에 넣은 자가 중앙제국의 머리일 가능성입니다.”
“……!”
헬리오스 3세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린 드래곤이라도 드래곤들이 방관하지 않았다면 잡히지 않았겠지?”
뉴월드는 전체가 드래곤의 영역이나 마찬가지인 곳이다. 신성제국이란 천계의 발판의 마련했어도 대천사가 넘어오지 못하는 이유다.
“예. 때문에 중앙제국의 머리가 누구이던 배후에는 드래곤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보복은 드래곤에게 해야 하겠군.”
“하지만 그것이 드래곤들이 노리는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놈들의 의도대로 움직여 주어라.”
“대천사가 승낙하시겠습니까?”
아르멘티오는 천계의 영향에서 벗어나려는 황제파다. 테바는 중립파이지만 이미 밀려난 처지이고 광신도들인 천족파가 신성제국의 힘을 양분하고 있었다.
“놈에게 머리를 숙이면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황제가 모습을 감춘 것은 수련을 위한 것도 있지만 천족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지금 천족에게 머리를 숙이면 영원히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때문에 헬리오스 3세는 광신도들을 피해서 몰래 아르멘티오와 만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럼, 마왕을 끌어들여야 하겠군요.”
마족들로는 드래곤들과 대천사를 끌어내기 불가능하다. 물론 이것이 드래곤들이 원하는 목표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드래곤들과 대천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방법이 있겠느냐?”
“광신도들인 블러드 화이트를 이용하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블러드 화이트 기사단은 흑마법사들을 정화의 시련으로 팔라딘으로 만들었는데 정말로 참회하고 신을 믿는 광신도로 변한 자들의 모임이다. 신을 위한 순교를 최고의 영광으로 아는 광신도들 중의 광신도로 신을 위해 죽으면 붉은 피가 아닌 백색의 피가 된다고 믿는 자들이다. 신을 위해 악마 중의 악마인 마왕과 싸우다가 죽으면 백색의 피를 흘릴 수 있다고 믿는다. 신성력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피를 흘리면 피에서도 순백의 빛이 뿜어져서 백색의 피처럼 보인다. 즉, 신성력을 극한으로 뿜어내면서 싸울 수 있는 상대와 싸우다가 죽는 자들을 순교자로 추대하는 집단이다.
“블러드 화이트로 마왕을 불러낼 수 있을까?”
“칸투 제국 근처에 있는 마계 던전을 점령한 후에 그곳에 오리하루콘으로 만든 무기를 가진 블러드 화이트를 투입하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리하루콘을?”
오리하루콘은 천계의 금속으로 신성제국에서도 소수만이 가지고 있는 보물 중의 보물이다.
“그 정도가 되어야 마왕을 끌어들일 미끼가 되지 않겠습니까?”
마계 던전 안이라면 마왕이 영역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드래곤들이 떼거리로 들어와도 던전의 최상층으로 올라 올 때에 마계로 피신해도 되고, 마계의 전력을 모아서 전쟁을 해도 유리한 전장이 되는 곳이다.
“가져가라.”
헬레오스 3세는 마법주머니 하나를 던져 주었다. 그 안에는 그가 어렵게 모은 오리하루콘으로 만든 아티펙트들이 들어 있었다. 천사를 잡고 얻은 물건들이다.
“감사합니다.”
마법주머니를 받아든 아르멘티오의 눈에서 불길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 * *
“으! 춥다.”
칸투 제국 베라크 후작령에는 금광 하나가 있었다. 이 금광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지키는 병사가 마법 화로에 피어오른 불 근처에서 발동을 동동 굴렀다. 얼굴 쪽은 따뜻하지만 발과 등은 동상이 걸릴 정도로 추운 곳이 북부에 있는 베라크 후작령이다.
“으! 교대는 아직 멀었나?”
“아직 30분은 기다려야 할 걸.”
2인 1조로 근무를 서고 있었다. 금광이라고 하지만 너무 깊이 들어가서 채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광산이다. 때문에 지키는 병사들은 유저나 용병도 되지 못한 평범한 병사들이다. 유저 용병이 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 부자가 될 수도 있지만 마도공학으로 만들어진 각종 방어구와 무기들이 너무 비싸서 모두 할부로 사야 하는데 그것을 다 갚으려면 몇 년이 걸린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신제품이 나오거나 더 좋은 무기를 사야하기에 평생 빚에 시달리는 인생이 유저용병들이다. 때문에 실력도 떨어지고 용기도 없는 평범한 삶을 좋아하는 자들은 일반 병사로 살아간다. 병사들은 실력만 되면 유저가 되어서 영주가 주는 마도공학으로 생산된 무기와 방어구들을 공짜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퍼벅!
“……!”
두 경비병의 목에 화살이 박혔다.
화르르!
이 화살에서 성스런 불길이 치솟아 오르더니 두 병사의 몸을 재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화살은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허공을 날아서 하야 빛을 뿜어내는 화살통으로 속으로 들어갔다. 천궁으로 불리는 오리하루콘으로 만든 천계의 무기였다.
“이곳인가?”
화이트 블러디 단장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런 하찮은 병사들이 지키는 광산 지하에 마족군단이 있다는 정보 때문에 임무에 파견된 그다.
“예. 위장 전술입니다. 이곳은 칸투 제국이 마족들과 내통하여 만든 곳으로 뱀파이어 일족들이 사는 지하도시입니다. 이곳에서 뱀파이어들이 마족의 피를 흡수하여 태양에도 견딜 수 있는 돌연변이 마족으로 변신합니다. 그들을 피의 마족으로 불리는데 이들은 더 강해지 위해서 마왕을 불러낼 수 있는 피의 마법진을 이곳에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피의 마법진으로 인해서 마계 던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계의 마기만을 흡수할 수 있다고 합니다.”
화이트 쉐도우가 대답했다.
“우리의 목표가 피의 마족이라는 뜻인가?”
“예. 피의 마족들을 척살하고 돌연변이 마족들을 양산하는 피의 마법진을 파괴하는 것이 이번 임무입니다.”
“그토록 중요한 시설에 방어시설과 병력이 없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군.”
“피의 마법진이 있는 이 지하도시에서 피의 마족들은 무적이라는 오만한 생각을 품고 있다고 합니다.”
실력에 자신이 있으니 몰래 잠입한 자들을 피의 마법진에 바치는 희생양이 되기에 들어오는 자들을 막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천계의 무기와 방어구를 우리에게 준 것인가?”
“예.”
“알았다.”
스슥!
블러디 화이트들은 빛을 뿜어내는 신성마법을 사용하여 땅 위를 미끄러지듯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땅 위에 서서 이동을 하기에 지하 동굴에 설치된 함정이나 수직 갱도, 지하의 어둠이 아무런 장애도 되지 않았다.
퍼퍼퍽!
화르르!
지하 막장으로 가자 금광석을 깨는 광부들과 그것을 나르는 광부들이 있었다. 블러디 화이트들을 그런 자들을 모두 정화의 불로 태워버렸다.
“부셔라.”
“예.”
블러디 화이트 단장은 어둠 속에 숨어 있는 공간이동 마법진을 발견했다. 동굴의 벽 건너편에 있는 천연 지하 동굴로 이동하는 텔레포트 마법진이 분명했다.
푸푸푸푹!
화르르르!
새하얀 불길이 이글거리는 화살과 검이 벽을 파들었다. 그러자 벽이 불길에 녹아서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약 200미터 정도를 지하로 이동하자 거대한 지저호수가 있는 지하공동이 나타났다.
“호수 아래에 있는 수중동굴로 이동해야 한다고 합니다.”
화이트 쉐도우의 안내에 따라 약 20여 명의 블러디 화이트들이 지저호수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20미터 깊이의 호수 아래에 있는 수중동굴로 약 12Km 정도를 이동했다.
스슥!
“마기로군.”
천연동굴의 끝에는 인공동굴이 나타났고, 굴의 크기가 점점 커지면서 마기가 짙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후에 거대한 지하도시가 나타났다. 완벽한 어둠에 잠긴 어둠의 도시이자 피의 마족들이 살아가는 암흑도시였다.
화르르!
신성력을 뿜어애는 화이트 블러디들이 나타나자 마기와 신성력이 부딪쳐서 어둠을 환하게 밝히면서 마기가 신성력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블러디 나이트들의 신성력이 마기보다 훨씬 더 농노가 강했기 때문이었다. 마치 어둠 속에서 어둠을 빨아들여 불빛을 더 밝게 만드는 것 같은 블러디 화이트들이다.
“악마들의 추종자들과 악마의 하수인을 만드는 사악한 장치들이다. 모두 파괴하라.”
“예.”
단장의 명령에 블러디 화이트들이 마나와 신성력을 모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