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01 50. 던전 게이트 시대 =========================================================================
51. 제2차 난세의 시작
‘심각한가?’
강철이 베타 제로에게 물었다.
<예. NWB이 욕심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번 일로 NWB와 엘프 제국이 충돌할 것 같습니다.>
‘드디어 시작인가?’
베타 제로의 대답에 강철의 눈빛이 굳어졌다. 지금까지 던전 소유권을 두고 충돌이 있어 왔지만 세력끼리의 충돌은 없었다.
던전 게이트 시대가 열리고 1년이 지나자 유저들은 엄청나게 강해졌고, 유저들에게서 쏟아져 나오는 마정석과 몬스터와 마물들의 부산물로 인해 마도공학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이렇게 유저들이 비약적으로 성장하자 랭커로 불리는 마스터급을 초월한 유저들은 마물이나 몬스터가 아닌 유저들을 사냥하는 자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었다. 마물이나 몬스터 수천마리를 잡는 것보다 자신보다 강한 유저를 여러 명이 협공해서 잡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홀로 사냥하거나 소규모 파티로 사냥하던 유저들이 거대 길드를 만들면서 자구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혼자 다니는 유저들은 없었고, 세력끼리 갈등이 생겨나서 폭발직전이었다.
“왜 그래요?”
카르티나는 사태의 심각함을 느끼지 못하고 굳어진 강철에게 의하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NWB와 엘프 제국과 싸우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 우리가 출동하는 거잖아요.”
최근 1년 동안 옵트 왕국은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었다. 이는 신성제국이 지원을 거절한 카칸투 제국과 엘프 제국을 도와주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NWB와도 밀약을 맺어서 활발한 교류를 하면서 신성력이 필요하면 신성제국이 아닌 옵트 왕국에 지원 요청을 하였다. 때문에 같은 혈맹이 된 칸투 제국과 엘프 제국, 그리고 NWB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항상 옵트 왕국이 중재를 하였다. 이번에도 같은 역할이라 생각하는 카르티나다.
“잠깐만.”
강철은 마법 통신으로 통화를 하는 척 하였다.
‘충돌이 일어나면 병력을 더 데려가야 하나?’
<이번 목표는 던전이 아니라 마스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가 목표라고?’
‘놈들이? 같은 수법인가?’
NWB는 명분을 중요시한다. 때문에 비열한 짓을 저지를 때는 항상 비밀 하부 세력을 이용한다. 만약 그들이 임무에 실패하면 그들은 NWB의 이상을 저버리고 자신의 사욕을 위해 개인적으로 저지른 비리나 실수, 또는 배신으로 처리된다.
<예.>
‘그럼,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야 하겠군.’
강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빼앗기 위한 사냥이라면 그 결과물을 엘프 제국과 NWB이 나누기로 밀약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엘프와 NWB 모두의 협공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옵트 왕국의 전력을 모두 동원하면 그들이 임무를 포기하고 다음 기회를 노릴 것이다. 그렇다고 옵트 왕국이 수시로 전력을 동원하여 강철을 보호하려 하면 옵트 왕국은 지금의 기세를 살리지 못하고 세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 때문에 우리가 먼저 놈들을 쳐야 할 것 같습니다.>
‘숨겨 놓았던 마족들을 드러낼 생각인가?’
엘프 제국이나 NWB과의 밀월 관계를 깨고 옵트 왕국이 고립되면 좋아하는 것은 다른 세력들이다. 어쩌면 그들이 NWB을 이용해서 혈맹 관계가 되어 가고 있는 3개의 세력이 분열하도록 이번 음모를 꾸몄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옵트 왕국은 신흥 강자라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아서 9개의 거대 세력 중에서 가장 약하니 모두에게 물어뜯길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서로가 치고받는 난세를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이미 갈등이 폭발 지경에 와 있으니 그 심지에 불만 당기면 된다.
<예. 마스터!>
‘그러면 우리는 모른 척하면서 이번 임무를 수행하면 되겠군.’
엘프 제국이 숨겨 놓은 세력을 마족군단이 쓸어버리면 강철을 잡으려는 함정은 자연히 무너지는 것이다.
“무슨 일이에요?”
강철이 통신을 끝내자 카르티나가 물었다.
“테바가 이번 출동은 심각하니 병력을 더 데려가라고 하네.”
마족들로 주요 함정을 박살낼 것이지만 혹시라도 강철이 약해 보이면 소수로도 강철을 암습하려 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전력을 최대한 보강하려는 것이었다. 기습이 문제가 아니라 엘프 제국이나 NWB이 배신을 하는 행위 자체다. 그로 인해서 3자 혈맹이 무너지면 겉으로 드러난 가장 약한 옵트 왕국이 맛있는 먹이가 되어 사방에서 맹수들과 하이에나들이 달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기다려야 하나요?”
“응. 10분이면 도착한다고 하니 차나 마시고 가자.”
“심각한 상황이면 빨리 가서 중재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우리가 약해 보이면 중재가 불가능할 지도 모르니 이번에는 강한 전력으로 충동을 방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테바의 연락이야.”
“그래요.”
테바의 천재적인 전략 전술, 그리고 뛰어난 판단력과 추리력을 아는 카르티나는 수긍을 하였다.
“그러니 차나 한 잔 하면서 기다리자.”
“네.”
NWB 소속의 일부 용병들이 투덜거렸지만 강철은 무시하고는 테바가 보낸 지원 병력이 올 때까지 차를 마시면서 기다려야 했다.
“와!”
“전쟁하러 가나?”
테바가 보낸 병력은 무시무시했다. 신성마법병단과 마법사, 마스터급으로 구성된 기사들까지 총 60명이 왔기 때문이었다. 60명 모두가 마스터급이니 이들만으로도 작은 왕국을 쓸어버릴 수 있는 전력이다.
“충!”
이들은 도착하자 강철을 향해 군례를 하였다.
“오느라 수고했습니다. 이제 가자.”
“네.”
강철 일행은 엘프 제국과 NWB 사이에 벌어진 충동을 막기 위해 워프 게이트를 타고 3857 지점으로 이동했다. 던전 게이트가 발견되면 그 근처에 요새를 만들고 가장 먼저 워프 게이트를 만든다. 이런 요새가 3857 지점에는 하나도 아니고 2개가 있었다. 하나는 엘프 제국에서 세운 것이고, 다른 하나는 3857 지점에서 만든 것이다. 이들은 NWB에서 만든 워프 게이트를 타고 이동했다.
스슥!
워프 게이트 안에 빛과 함께 1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충돌을 중재하기 위해 온 강철 일행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광휘의 천사님!”
광휘의 성기사 아이언은 이제 광휘의 천사로 소문이 났다. 그동안 수많은 갈등과 충돌을 중재해 왔기에 얻어진 이름이었다.
“그래 무슨 일이지?”
“이 요새부터 던전 입구까지의 거리가 엘프 제국에서 만든 요새부터 던전 입구까지의 거리와 비슷해서 문제입니다. 그리고 요새를 완성한 시기도 비슷합니다.”
던전의 소유권은 던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워프 게이트를 만든 세력에게 있다. 마물들이 나타나면 그 근처에 던전이 있다는 뜻이기에 마물이 발견되면 각 세력들은 그곳에 요새를 만들어 던전게이트를 만든 후에 유저들을 보내서 마물들을 사냥하면서 던전을 찾는다.
강철의 질문에 3857 지점 책임자가 공손하게 대답했다.
“일단 가보자.”
“예.”
일행은 요새에서 나와 마도슈트의 기능을 사용해 바람처럼 어둠의 숲을 달려서 던전 입구로 향했다.
펑! 펑!
이때 하늘에서 마법폭죽이 터지면서 하얀 연기를 뿜어냈다.
“엘프들의 비상 신호입니다.”
일행을 안내하던 책임자가 놀라서 속도를 더 높였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던전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입구에서 서로 충돌 직전까지 갔던 엘프 제국의 병력이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 것인가?”
3857 지점 책임자가 한 용병단장에게 물었다. 강철도 알고 있는 첩십자 용병단 소속의 조장이었다.
“마법폭죽이 터지자 엘프들이 병력을 철수했습니다.”
“그럼, 문제가 해결 된거죠?”
듣고 있던 카르티나가 끼어들었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강철의 말에 내심 긴장하고 있었던 카르티나다.
“아! 예.”
“그럼, 저희는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강철이 재빨리 나서서 말했다.
“혹시 모르는 남아서 엘프들과 다시 던전 소유권 문제를 놓고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결해 주시고 가시면 고맙겠습니다.”
강철을 무조건 엘프 제국과 충돌시키라는 밀명을 받은 철십자 용병단의 조장이 급히 강철을 붙잡았다.
“그러지.”
강철은 속으로 빙긋이 웃었다. 유저 시스템을 이용한 마물 사냥으로 전사들의 레벨이 높아졌지만 상급 마족들은 초월자가 아니면 상대하기 까다로운 적이다. 영력인 마기를 사용하기에 물리적인 전투력이 아무리 높아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때와 달리 지금은 유저 시스템을 이용해서 신성력을 사용하는 힐러들이 많아졌기에 그때와는 다르지만 강철의 부하가 된 마족들도 이곳에서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강철에게 수많은 권능을 받고 몬스터 사냥과 수련을 통해서 마계에 있을 때와 달리 물리적인 파괴력도 커졌다. 때문에 마기가 아니어도 뉴월드에서 마음껏 움직일 수 있었다. 즉, 검은 안개를 사용해 마기를 이용한 결계를 만들지 않아도 전투력을 80%이상 끌어낼 수 있게 되었다. 전에는 약 30%에 불과했었다.
스륵!
잠시 후에 다크 엘프가 유령처럼 모습을 드러내었다.
“다크 쉐도우!”
엘프 제국을 음지에서 수호하는 다크 쉐도우로 불리는 다크 엘프가 나타나자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광휘의 성기사 아이언님께 인사드립니다. 여기 지워 요청서입니다.”
유령처럼 나타난 다크 쉐도우가 인사를 하였다. 동화 은신술을 사용하는 마족들이 나타나 근처에 매복해 있던 엘프 군단을 암살하기 시작했다. 마족들은 검은 안개를 이용해서 정면으로 치고 들어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전술이었다. 그런데 마족들이 유령처럼 움직이면서 엘프들을 죽이고, 그들을 좀비로 만들자 혼란이 일어났다. 힐러들이 신성력을 사용해도 죽지 않는 괴물 좀비들이었다.
놀란 엘프들이 상급 정령을 소환했지만 마족의 기운이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정령의 약점은 기운으로 파악을 하기에 모든 기운을 파악해서 은신술이나 동화술이 통하지 않았지만 교란술은 쉽게 파악이 불가능했다. 어쩔 수 없이 동화 은신술의 최고수들인 다크 엘프들인 다크 쉐도우가 동원되었다. 강철을 기습하기 위해 동원되어 있었기에 다행이었다. 하지만 다크 엘프들이 마족들을 추격했는데 그것이 함정이었다. 마족군단은 몬스터 군단을 함정을 사용했고, 함정에 빠진 다크 엘프들은 마족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전사했다.
일대일 대결을 명예롭게 생각하던 마족들의 전투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에 엘프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이는 강철이 명예로운 전투는 명예를 아는 자들과의 전투 방식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즉, 마족과 마족의 전투가 아닌 다른 종족과는 그들이 마족의 명예를 존중해 줄때에 지키는 전투라는 것이다.
강철을 잡기 위해 출병한 엘프 군단은 마족군단의 기습에 속수무책이었다. 치고 빠지는 유격 전술과 몬스터 군단을 통한 인해전술, 함정 등등으로 엘프 군단은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소수의 마족들과 몬스터 군단에 이어서 죽은 엘프들이 좀비군단이 되어서 진군하자 그제야 광휘의 성기사나 신성제국의 신관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은 것이다. 아이언을 제거하고 그가 가진 능력을 엘프들이 얻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는 모험이었다.
아이언이 천사의 심장이라는 성물을 얻어서 광휘의 성기사가 되었지만 그 전에는 아무도 천사의 심장을 가지고 있어도 아이언처럼 강력한 신성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 정도면 아이언이 있는 옵트 왕국이나 신성제국의 도움이 없어도 마족군단과 충분히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한 오만이 무너진 것이었다. 때문에 아이언을 제거하고 그가 가진 능력과 천사의 심장이라는 아이템을 얻으려는 계획을 중단하고 바로 다크 쉐도우가 달려온 것이었다. 마기 공간을 왜곡하고 마법 통신을 불가능하게 만들기에 어쩔 수 없이 가장 빠른 다크 쉐도우가 달려온 것이었다.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강철은 지원요청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조건을 달았다.
“무엇입니까?”
“NWB에서 이곳 던전 소유권에 대한 문제를 중개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와서 여기 온 것입니다.”
“저희가 던전에 대해서 양보하지요. NWB에서 40%이고, 옵트 왕국과 엘프 제국의 지분은 각각 30%로 하겠습니다.”
던전의 관리를 NWB에게 위임하지만 엘프 제국과 옵트 왕국이 연합하면 언제든지 NWB를 밀어낼 수 있는 지분 구조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강철이 이번에는 NWB의 책임자에게 질문을 하였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마족군단이 이쪽으로는 마법 통신을 방해하지 않고 있기에 금방 NWB 본부와 연락이 되었다. 책임자는 마법통신을 하면서 이곳의 상황을 보고했다.
“좋습니다.”
마법통신을 종료한 책임자는 강철의 중재안을 받아드렸다.
“그럼, 갑시다.”
“감사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족들의 수작에 의해 엘프의 숲이 파괴되면서 몬스터 군단과 좀비군단이 엘프 제국으로 진군하고 있었기에 마음이 급한 다크 엘프다. 마기가 공간이동을 방해하면서 통신도 불가능하게 만들었기에 이곳의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기도 힘들었다. 때문에 방어선을 갖추고 반격을 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피해가 발생할지 상상하기도 힘든 다크 엘프였다.
휙!
스슥!
강철을 비롯한 100여 명의 병력들은 다크 쉐도우를 따라서 전장으로 이동했다.
“키키키!”
돌연변이인 마물 몬스터들과 좀비들이 강철의 앞을 막았다.
번쩍!
강철과 신성마법사들이 힘을 합쳐서 광범위한 지역을 뒤덮은 빛을 뿜어내었다. 신성력이 태양이 폭발하는 것처럼 새하얀 빛에 다크 쉐도우는 눈을 감아야 했다.
“……!”
다크 쉐도우의 눈이 커졌다. 머리를 파괴하면 악령이 깃든 괴물 좀비도 일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숫자가 너무 많아서 체력과 마나가 고갈되기 쉽다. 지친 상태에서 마족이나 상급 몬스터의 기습을 받으면 다크 쉐도우도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괴물들이 단 한순간에 쓰러지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광휘의 성기사 능력을 탐낼 수밖에 없는 그런 천사의 권능이었다.
“갑시다.”
“예.”
강철은 다크 쉐도우의 안내를 받아 전장을 돌아다니면서 좀비군단과 몬스터군단을 쓸어버렸다. 몬스터 군단도 신성력이 번쩍이면 마족들의 종속 상태에서 벗어나 어리둥절하다가 몬스터들끼리 싸우거나 도망쳤다. 덤비는 놈들도 있었지만 엘프 화살에 금방 고슴도치가 되어 쓰러졌다. 마족의 권능이 사라진 몬스터들은 어렵지 않는 사냥감이었다. 아이언이 데려온 병력들은 마치 마족군단을 상대하기 위해 몰려온 것처럼 보였다. 덕분에 마족군단은 놀라서 좀비군단과 몬스터 군단을 포기하고 도망쳐 버렸다. 죽을 때가지 싸우던 마족들이 불리하다고 도망친 것도 엘프들에게는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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