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7 49. 광휘의 성기사(聖騎士) =========================================================================
49. 광휘의 성기사(聖騎士)
일주일 후
마족들이 많은 곳에서 생겨났지만 신성제국과 타시온 제국, 그리고 엘프 제국 근처에서 생겨난 마족군단은 대부분 제압이 되었다. 서대륙은 엘프 제국이 아닌 옵트 왕국에서 마족군단을 섬멸했고, 신성제국과 타시온 제국은 두 제국이 지원군을 파견해서 마족군단을 막아냈다. 그 대가로 신성제국은 주변의 속국들 대부분을 병합해 버렸다. 동대륙 왕국들이 제국의 영지로 변한 것이다. 신성제국이 있는 동대륙의 왕들은 제거되거나 공작이 되어 왕성과 직할령만 다스리는 영주가 되었다는 뜻이다. 타시온 제국이 있는 남대륙은 제국에서 지원군을 파견하지 전에 황금의 도시로 진군하던 마족군단이 오크 대평원에서 몬스터 군단과 부딪친 후에 실종되어 버려서 남대륙의 왕국들은 그나마 왕국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북대륙에서 발호한 마족군단만은 승승장구하여 세력을 키우면서 칸투 제국을 제외한 속국들을 모두 점령한 후에 드디어 칸투 제국을 향해 진군을 시작했다.
“어서 오십시오. 에우제니오 공작입니다.”
칸투 제국의 황실 마탑에 있는 워프 게이트에서 강철과 카르티나를 비롯한 신성마법사들과 신관들이 나오자 에우제니오 공작이 직접 마중을 나왔다. 황실 마탑은 마법길드에 속한 마법사들이 아니라 제국 소속의 마법사들이 운영하는 마탑이다. 물론 마법길드에서 파견 나온 마법사들도 있지만 이들은 황실을 감시하고 마탑에서 운영되는 수익과 마법 관련 발명품들에 대한 지분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황실 마탑이라도 마법길드에서 완전히 독립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배타적인 엘프 제국과 달리 드래곤들의 하수인인 마법길드와 각종 계약으로 묶여 있는 칸투 제국이다. 신성제국은 칸투 제국의 황성 안에 대신전이 만들어 종교를 이용해서 칸투 제국에 간섭하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아이언이라고 합니다.”
강철은 특급용병 아이언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특급 용병에서 테바의 도움을 받아 지금은 광휘의 성기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옆에 카르티나가 있다는 것은 테바가 NWB와의 협상에 성공해서 NWB에게 강철이 가진 권능 중에 몇 가지를 넘겨주었고, 천족에 대한 비밀들을 물론 신성력을 이용하는 천족의 능력도 전달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재 카르티나의 신분은 NWB에서 완전히 지워지고 옵트 왕국의 특수 용병 신분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NWB는 밀고 당기는 지루한 협상 끝에 밀약을 맺었지만 카르티나의 신분을 완전히 감추어 드래곤의 눈 밖에 나는 것을 피하고자 했다. NWB는 슈퍼 타이탄에 대한 제조기술을 넘겨주는 것 자체도 마법사 길드, 드워프 길드와의 협약을 어기는 것이라 주저했지만 테바가 보여준 설계도를 보고는 두 말 없이 제조 비법을 넘겨주었다. 테바는 그것이 최신 제조 비법은 아니지만 NWB의 힘을 키워서 그들이 드래곤들과의 계약을 어기고 뉴월드에 대한 탐욕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기꺼이 속아주었다. 마족의 권능이라면 각종 능력으로 무장한 수십 명의 알파 전사들이 마스터가 되면 드래곤들도 잡아서 능력을 키우려 할 것임을 짐작하고 있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티나라고 합니다.”
카르티나는 NWB에서 특명을 받고 옵트 왕국으로 파견되었다. 이때 신분 세탁을 하면서 이름도 카르티나에서 티나로 바뀌었다.
“만찬이라도 베풀어야 하지만 지금 제국의 안위가 풍전등화와 같기에 바로 전장으로 이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괜찮겠습니까?”
“물론입니다.”
강철은 전신에서 은은한 신성력을 뿜어내면서 호기롭게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그런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일행은 에우제니오 공작의 안내에 따라 다시 황실 마탑의 워프 게이트를 통해 후작령으로 이동한 후에 말을 타고 백작령으로 달려갔다. 백작령에도 마탑이 있지만 마법 길드가 철수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마기를 사용하는 마족들의 기습을 하면 워프 게이트가 무용지물이 되거나 워프 하는 순간 산산조각이 나거나 엉뚱한 지역으로 이동된다.
* * *
둥둥둥!
강철은 백작령에서 총 사령관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칸투 제국은 전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희생양을 밀어 넣어 적들의 진군 속도를 늦추었다. 강력한 전투력을 지닌 기사나 마법사는 무조건 후퇴시켰고, 늙고 병든 자들만 남겨 놓았다. 마족군단은 이들을 무시하지 않고 악령으로 만들기 위해 고문을 하면서 세뇌를 하여 제국에 대한 증오를 키운 후에 죽였다. 하지만 테바와 계약을 맺고 광휘의 성기사와 신관들이 참여한다는 소식에 마스터들로 구성된 기사단과 수백만 명의 병력들이 백작령 밖에 있는 대평원에 집결해 있었다. 수백만 명의 병력들은 초토화 된 왕국들에서 몰려온 기사들과 병사들이 대부분이었다.
‘마스터들은 모두 몇 명이지?’
강철은 칸투 제국의 귀족들과 고위 기사들을 보면서 물었다.
<마스터급만 ,약 천 명입니다. 마스터 최상급인 후작이 총 사령관입니다. 공작들과 황제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에우제니오 공작은 제국을 통치해야 하기에 황실에 있어야 했다. 하지만 4대 공작들인 3명의 공작들과 그랜드 마스터인 황제는 보이지 않았다.
‘소문대로 어둠의 마나를 사용하는 뱀파이어 수장인 모양이군.’
천재 재상인 에우제니오 공작을 제외한 다른 3명의 공작과 황제는 모두 진혈의 뱀파이어란 소문이 있었다. 진짜라면 신성력과 상극이니 강철을 비롯한 신관들이 버프인 신성력이 오히려 이들의 전력을 약화시키니 끼어들지 않고 있을 것이다.
<칸투 제국의 숨겨진 힘을 드러내지 않기 위함일 가능성도 더 많습니다. 그랜드 마스터라면 신성력에 정도에 영향을 받지 않고 마족을 상대할 수 있는 능력자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레드 쉐도우들은 안 보이나?’
<제 감지 범위에는 없습니다. 멀리서 관찰을 하거나 이곳에 투입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이 없어도 이곳의 모든 병력이 제국의 핵심이니 숨어서 관찰할 필요 없이 직접 보고를 받으면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족군단의 진군으로 칸투 제국에 위기가 다가왔지만 최고의 전력들은 감추고 있다는 뜻이다.
‘마족군단의 전력은 어떻게 되지?’
<4마왕군 소속의 28군단장과 36군단장이 연합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북대륙의 왕국들을 초토화 시키면서 마스터급 언데드 기사단의 수가 이십 명이고, 오러급 언데드 기사단의 수가 이천 명 정도입니다. 그리고 마나를 사용하는 전사급 언데드들이 백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마족군단은 진군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령으로 만든 좀비들은 그냥 버려두고 빠르게 전진했다. 때문에 북부대륙에 퍼져 있는 좀비들의 숫자는 수천만 마리나 된다. 북대륙의 왕국들은 좀비 왕국으로 변해버린 것이었다. 좀비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어둠의 숲이나 몬스터들이 있는 산으로 들어가서 몬스터들의 먹이가 된 사람들의 숫자는 수억 명이 넘는다. 제국으로 피난 온 사람들은 운이 좋은 경우이고, 피난을 가다가 굶어죽거나 산에서 몬스터의 먹기가 된 자들이 좀비가 된 숫자보다 수십 배나 많았다. 이는 좀비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피난을 적극적으로 권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래도 왕들이나 고위귀족들은 모두 마탑의 워프 게이트를 이용해서 타시온 제국으로 망명했다. 기사들 대부분도 칸투 제국이나 다른 제국으로 망명한 상태였다.
‘여기가 마지노선이라고 했지?’
<예. 더 이상 피난민들을 받아드릴 지역이 없습니다. 그리고 후작령에 모여든 수천만 명의 피난민들 속도로는 며칠 안에 마족군단에 따라잡힐 것입니다.>
칸투 제국이 엄청난 식량을 소모하면서 수천만 명의 피난민들을 돌보는 것은 이들이 마족군단에 따라잡히면 모두 좀비로 변하기 때문이었다.
‘신성력만으로 놈들을 잡을 수 있을까?’
<마족 하나 당 수백 명씩 연합해서 합공하는 훈련을 수백 번 했다고 합니다. 마도슈트와 광자포를 비롯한 엄청난 양의 무기들을 집중 시켰으니 승산은 99%입니다.>
‘불리하다는 것을 알면 마족들이 도망칠 수도 있겠군.’
강철은 마족들을 흡수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신성력을 사용하면 흡수의 권능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족들이 도망친다는 것은 본신을 포기하고 영혼만 마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즉, 카오스 마나처럼 뉴월드에서 얻은 힘들은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카오스 마나를 얻기 위해 마족들은 이번에 분신이 아니라 대부분 본신으로 중간계인 뉴월드에 왔다. 마족들은 영혼이체술에 있어서 본신이나 분신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자신이 만든 분신이 본체와 비슷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즉, 마족들은 뉴월드에서 소멸되지 않고 죽으면 영혼이 마계로 돌아가서 본신이나 분신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마왕은 분신과 본신의 차이가 많이 난다.
<모두 마스터보다 한 단계 아래에 있는 군단장들입니다. 그들을 흡수해도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특수한 권능이 있다면 몰라도 비슷한 권능이라면 흡수해도 마기만 조금 더 늘어나지 큰 의미가 없다. 어느 정도 성장하면 마기나 마나의 양보다는 그것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정신력이 더 중요해진다. 즉, 군단장이 같은 급의 군단장 하나를 흡수 했다면 그 아래의 나머지 군단장을 모두 흡수해도 큰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서열 3위 이상의 군단장이 아니라면 욕심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알았다. 오늘은 힐러의 역할만 하도록 하지.’
강철은 수긍을 하고는 오늘은 신성력을 극대화 시키는 것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펑! 펑!
‘시작하는 모양이군.’
마법 폭죽이 하늘로 올라가서 신호를 하였다.
“부탁합니다.”
칸투 제국의 전령들과 지휘관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이들은 칸투 제국의 지휘 방법과 신호 체계를 잘 알고 있었기에 잘 모르는 병력들에게 전달해 주었다. 대부분이 북대륙 왕국들에서 온 병력들이기 때문이었다.
“알았다.”
강철은 대답을 하고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길게 들어서 있던 신성마법사들, 신관들이 성물에 신성력을 주입했다.
번쩍! 번쩍!
곳곳에서 신성력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강철은 전신으로 신성력을 뿜어내었다. 일부 신성마법사들은 병사들의 화살에 신성력을 주입했다. 강철도 의지를 이용해 신성력이 화살촉에 집중되어 일정시간동안 머물 수 있게 만들었다. 신성력이 담긴 화살촉들은 새하얀 광채를 뿜어내고 있었다.
“쏴라!”
투투투투투퉁!
제일 먼저 날아간 것은 공성전을 할 때에 사용하는 발리스타라는 화살이었다. 이 무기는 마도공학의 발전으로 인해서 미사일 발사대를 십여 개 합쳐놓은 패트리어트 미사일 발사대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발사관에서 일제히 불을 뿜어내면서 검은 안개를 향해서 날아갔다.
슈슈슈슈슉!
퍼버버버벅!
신성력이 마기와 안개로 만들어진 검은 안개를 뚫고 들어가 그 안에 있던 언데드 군단에 박혀들었다. 신성력이 담긴 거대한 화살에 맞은 언데드들은 하얀 불꽃을 피우면서 재가 되었다. 스친 언데드들도 사령이나 악령이 정화되어 좀비들이 픽픽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번쩍! 번쩍!
콰과과과쾅!
곧 이어서 신성력이 담긴 광자가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신성력이 담긴 광자포에 검은 안개에 뻥뻥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돌격!”
칸투 제국에서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여 마도 공학의 무기를 사 왔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확보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때문에 양쪽으로 끝없이 늘어선 전선에서 일제히 사격을 가하자 순식간에 화살과 포탄, 무기의 에너지가 고갈되었다. 다음에는 궁병들이 신성력을 담아 일제히 사격을 가했고, 화살이 떨어지자 모두가 방어구와 무기에 신성력의 가호를 받고는 돌진했다.
“와아!”
두두두두둑!
마갑과 플레이트 메일, 기마창과 대검과 같은 무기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왔다. 신성력의 가호를 받은 기사들이 마갑을 걸친 전투마를 타고는 검은 안개를 향해 돌진했다. 이들의 중심부에는 마스터들로 구성된 정예 기사단이 있었다. 그 뒤를 이어서 모든 병력들이 검은 안개를 향해 돌진했다.
퍼퍼퍼퍼벅!
강철은 비롯한 신성마법사들과 신관들은 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돌진하는 병력들을 따라갔다. 거리가 멀면 신성력을 병사들의 무기와 방어구에 주입해 주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좀비군단과 기사단이 부딪쳤다. 북대륙 왕국들 정예병사였던 언데드들과 그들의 기사단이 부딪쳤다. 자신들의 부하였던 자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이제 죽은 자와 산 자로 나누어져 적으로 만났다.
“크아악!”
검은 안개 안에서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좀비들이었다. 또한 좀비 나이트들까지 가세하자 수많은 병력들이 마족군단의 검에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죽은 자들은 바로 좀비가 되어 일어났다. 검은 안개 때문에 신성력이 무기와 방어구만 비추는 정도라 죽은 자를 언데드로 되살아나는 것을 막기 불가능했다.
번쩍!
“와아!”
하지만 중앙은 달랐다. 강철이 광휘의 성자라는 별명답게 무지막지하게 신성력을 뿜어내어 강철이 있는 곳은 마치 태양이 뜬 것처럼 사방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때문에 그 안에 있던 좀비들은 하양 연기를 뿜어내면서 무너져 내렸다.
“크크크! 천족의 허수아비가 왔구나.”
4마왕군 소속의 28군단장이 상급 마족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강철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오면서 소리쳤다. 강철만 제거하면 마기로 약한 신성력 정도는 힘으로 눌러버릴 수 있기 때문에 강철부터 제거하라는 것이었다.
“막아라!”
신성제국에서 파견한 고위급 귀족들과 로열 근위기사단 소속의 마스터들인 기사들이 마족들을 막기 위해 강철의 앞에 방어막을 구성했다.
퍼퍼퍽!
“크아악!”
28군단장은 거인화와 광폭화 권능 가지고 있는 마계 군단장이었다. 거인화를 이루자 마족의 몸이 5미터 정도로 커져서 쌍으로 된 거대한 철퇴를 휘두르자 기사들이 폭풍에 휘말린 낙엽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카르티나가 신성력을 주입해서 바로 바로 치유를 해 주었다.
후우우웅!
“광휘의 검!”
검은 마기를 뿜어내는 거대한 철퇴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자 강철은 피하지 않고 대검에 신성력을 극한으로 주입한 후에 일부러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대검에 오러 블레이드와 함께 새하얀 신성력이 태양의 빛처럼 눈부시게 뿜어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