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철 마왕-96화 (96/142)

00096  48. 강철 Vs 히드라  =========================================================================

신성제국 황실

신성제국의 황궁의 중심에는 대신전이 자리 잡고 있었고, 이 대신전의 주인인 아르멘티오가 신성제국을 실질적으로 다스리는 실세였다. 그랜드 마스터인 황제는 신의 대리자이자 신의 아들로 추앙 받지만 그의 모습을 보기는 거의 불가능한 신비의 존재다. 대신전 지하에 있는 화려한 밀실에서 아르멘티오가 정보부인 화이트 쉐도우의 수장에게 보고를 받고 있었다.

“마계 4군단장인 히드라가 행방불명이라고?”

신성제국의 실세인 아르멘티오 대신관은 쉐도우 수장의 보고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족들을 소환해서 옵트 왕국으로 유인한 것은 신성제국의 비밀 정보조직인 쉐도우의 작품이었다. 천족들에게서 정보를 얻는 신성제국이기에 마족들에 대한 정보를 상세하게 알고 있었다.

“예. 옵트 왕국의 노이만이 근위기사단과 귀족들, 그리고 테바의 세력인 신성마법사들과 신관들이 마족군단을 섬멸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옵트 왕국에 마스터들이 양산됐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마스터 초급이다. 그리고 테바가 데려간 신성마법사들과 신관들의 수준으로는 상급 마족은 몰라도 마계 군단장을 막지는 못해.”

마계 군단장을 막기 위해서는 그랜드 마스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리고 마왕이 강림하면 그랜드 마스터와 대신관, 대마법사 등으로 구성된 용사 파티가 힘을 합쳐야 마왕을 상대할 수 있다는 전설이 거짓은 아니다. 마왕은 적어도 그랜드 마스터 급 5명이 힘을 합치거나 드래곤들이 가세해야 막을 수 있는 재앙이다. 그런데 그런 전설과 상식이 깨어진 것이다. 지금까지의 상식이라면 마계 군단장은 마스터들 수백 명이 힙을 합쳐도 막을 수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테바가 준비한 비밀 병기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칸투 제국에서 넘겨준 정보에 의하면 옵트 왕국의 마스터들이 단 한명도 죽지 않았다고 합니다.”

“칸투라면 레드 쉐도우로군. 레드 놈들을 믿을 수 있을까?”

4대 제국의 비밀 정보부 이름은 모두 쉐도우다. 신성제국은 신성력을 상징하는 화이트란 말을 붙여서 화이트 쉐도우란 이름을 쓴다. 하얀 그림자란 의미다. 하지만 신성제국 내에서 화이트 쉐도의 요원들 모두 흑마법사 출신들이기에 화이트란 말을 잘 사용하지 않고 쉐도우란 이름으로 활동한다. 타시온 제국은 로열 쉐도우란 명칭을 쓴다. 고귀한 존재의 그림자란 의미다. 칸투 제국은 레드 쉐도우란 이름을 사용한다. 칸투 제국의 정보부는 진혈의 뱀파이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칸투 제국의 황제가 진혈의 뱀파이어 수장과 마족의 혼혈아라는 소문이 있다. 칸투 제국의 정보부 요원들은 피를 마시는 뱀파이어들이기에 레드 쉐도우로 불린다. 엘프 제국인 아레사 제국의 정보부는 다크 쉐도우로 불린다. 정보부 요원들이 모두 다크 엘프로 불리는 자들이라 다크란 말을 사용한다.

“이번 일에 서로 협조하기로 했으니 거짓 정보를 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4대 쉐도우들 중에서 정보력이 가장 뒤쳐지는 것이 신성제국이다. 로열은 마법길드와 드워프 길드를 통해서 정보를 입수하고, 레드는 뱀파이어의 능력을 이용해서 정보를 입수한다. 그리고 다크는 정령을 이용해서 정보를 입수한다. 그에 비해 화이트는 신전을 통해서 정보를 입수하는 데 신전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고, 화이트인 흑마법사들이 활동하기에 뉴월드의 환경은 최악이다.

“레드의 수장인 칸투 제국의 황제의 몸에는 마족의 피가 섞여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는 마족의 피보다는 불사의 능력을 주는 뱀파이어에 가까운 자가 아닙니까?”

마족의 피가 흐른다는 소문은 있지만 정보부 수장인 쉐도우 수장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그는 타시온 제국과 우리 제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면서 제국을 건설한 영웅이자 교활한 여우이다. 신탁에 의하면 그는 하급 천사와 하급 마족을 사로잡아 그들의 피를 흡수해 불사의 생명을 얻었다고 한다. 놈은 피의 권능을 이용해 마족의 피와 천족의 피를 모두 흡수해서 뉴월드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절대자가 되려는 야망이 있는 자이다. 어쩌면 놈이 테바아 손을 잡고 히드라를 제거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

“우리의 실력으로는 레드 놈들을 상대하기 어렵습니다.”

대신관을 사령관으로 하고 신성마법사들과 팔라딘으로 구성된 신성제국의 정규 병력을 4대 제국 중에서 최강의 전력이다. 하지만 신성력을 주 무기로 사용하는 특성상 어둠의 세계에서 활동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흑마법사들을 이용해 화이트 쉐도우를 만들었지만 4대 쉐도우 중에 가장 역량이 떨어진다.

“다크를 끌어들여야 하겠다.”

엘프 제국의 다크 쉐도우들은 정보력은 물론 전투력과 침투력, 암살 능력 등에서 세계 최고인 집단이다. 다만 배타적인 성향이라 활동을 최대한 배제하고 어둠 속에서만 은밀하게 지켜보는 존재들이다.

“가능 하겠습니까?”

“드래곤들이 엘프 제국이라고 그냥 둘까?”

가장 폐쇄적인 제국이지만 드래곤이나 천족들이 가장 꺼려하는 존재들이 엘프들이다. 엘프 제국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지만 드래곤급인 정령왕을 불러내는 대장로들과 그랜드 마스터급인 하이엘프들이 득실거린다는 소문이 있다. 때문에 천족이나 드래곤도 엘프 제국을 쉽게 건드리지 못한다. 그들이 어느 한쪽으로 붙으면 힘의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칸투 제국과 아레사 제국이 모두 중립이지만 칸투는 양쪽과 모두 교류하면서 양쪽의 비위를 모두 맞추는 여우이고, 아레사 제국은 양쪽 모두 배척하는 곳이다.

“그래도 우리가 엘프를 끌어들이면 드래곤들이 우리를 적으로 돌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 전에 로열 쉐도우를 만나야지. 그들도 테바의 힘이 커지는 것을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

마족들이 우후죽순으로 강림하여 뉴월드가 난세로 변한 것은 드래곤과 천족의 무언의 합의를 하였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신성제국과 타시온 제국이 서로 밀약을 맺고 흑마법사들을 이용해서 마족들을 소환한 주범들인 것이다. 그러자 기회를 보던 칸투 제국은 물론 은밀하게 흑마법사들을 키우던 왕국들도 마족들을 소환해서 적대 세력을 분세하고 자신들의 세력을 키우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상태다. 모두가 난세에 휘말려 있는데 엘프 제국이 움직이지 않으니 중립인 칸투 제국과 아레사 제국을 충돌시킬 속셈이다. 충돌하지 않아도 한번 움직이면 난세의 풍랑을 피핼 갈 수 없는 법이다.

“알겠습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대신관 아르멘티오는 테바가 숨겨 놓은 중앙제국의 힘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이 정도의 힘을 단시일 내에 키우기 위해서는 칸투 제국과 손을 잡았다고 추측하고 있었다. 단시일 내에 몬스터 군단을 만들어서 수작을 부릴 수 있는 능력은 피의 권능을 가진 진혈의 뱀파이어들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강철이 얻은 피의 권능은 빅투스가 주입한 뱀파이어의 피에서 얻은 것이다. 빅투스는 칸투 제국의 황실에서 키우던 흑마법사였다. 레드의 관리를 받은 던전 실험실 흑마법사였던 빅투스는 신성제국에서 파견한 악마척살단이 던전을 공격할 때에 실험실에 있던 뱀파이어의 피와 마법서적 등을 가지고 던전을 탈출할 수 있었다. 레드 쉐도우들과 함께 싸우지 않고 도망친 것은 레드 쉐도우를 배반한 행위라 레드 쉐도우와 신성제국의 추격을 동시에 받아야 했다.

카스토는 억울했지만 살기 위해 어둠의 숲으로 도망쳤고, 살아남기 위해 가져온 흑마법서를 수련했다. 연구실에서 가져온 흑마법서는 피를 연구하고 적용하는 키메라 제조술에 관한 책들이었다. 빅투스는 키메라 제조술로 8서클 대마법사 되어 살아남을 수 있었고 그 후에는 실험실에 있던 뱀파이어의 피를 연구하기 위해 실험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농노인 카스토의 육체에 들어온 강철이 영혼이체술로 인해서 영력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카스토의 몸에서 뱀파이어의 피에 있던 피의 권능이 깨어난 것이었다.

* * *

칸투 제국 황성

칸투 제국을 실질적으로 다스리는 자는 제국의 재상인 에우제니오 공작이다. 제국의 황제는 신비에 싸인 인물처럼 공작과 같은 고위 귀족이 아니면 그를 대면할 수조차 없다. 때문에 재국의 재상 집무실에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그런 재상실의 회의실에 재상인 에우제니오 공작과 정보부 수장인 소르 후작이 앉아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푸폴로 왕국이 무너졌습니다.”

칸투 제국의 블랙 기사단 단장이 소르 후작이 에우제니오 공작에게 보고를 하였다. 블랙 기사단은 칸투 제국의 공식적인 정보부이다. 음지에서 활동하는 레드 쉐도우는 황제의 직속 비밀 기관으로 제국의 귀족들을 감시하고 암살하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

“가짜 마왕이 아니라 진짜 마왕이라도 나타난 것인가?”

에우제니오 공작은 이번 사태가 타시온 제국과 신성제국인 헬리오스 제국에서 일으킨 것임을 짐작하고 있었다. 악마 척살대를 운용하면서 흑마법사를 악마나 마녀, 또는 악마의 추종자로 지칭하면서 척살하는 놈들이 은밀하게 흑마법사를 양산하고 악마로 지칭하는 마족들을 소환시키는 놈들이 바로 신성제국이다. 그리고 유일하게 마족들을 쉽게 처단할 수 있는 중간계의 수호자이자 조율자로 자처하는 드래곤들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타시온 제국에서 이를 방관하는 것도 모자라서 같이 불을 지르며 구경하고 있었다. 그 결과 인구 3백만 명이 넘는 푸폴로 왕국이 멸망했다. 이로 인해 피난민들 수십만 명이 칸투 제국으로 밀려든 상태이다.

“정보가 부족합니다. 레드 쉐도우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블랙 기사단은 칸투 제국과 북대륙에서는 주점, 상단, 도둑 길드 등등을 이용해서 완벽한 정보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대륙에는 신전, 드워프 길드나 마법 길드의 정보망을 이용한다. 이는 신성제국과 타시온 제국에서 얼마든지 정보를 왜곡할 수 있다는 뜻이다.

스륵!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검은 그림자가 솟아오르더니 사람의 모습으로 변했다.

“이미 와 있네.”

에우제니오 공작은 놀라지 않았지만 소르 후작은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절대공간을 만들면서 대검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마스터 상급인 소르 후작의 감각을 속이고 가까이 접근한 레드 쉐도우 요원의 은신술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증거였다.

스륵!

레드 쉐도두 요원은 탁자에 편지 하나를 남겨 놓고는 다시 유령처럼 사라졌다.

“폐하의 밀명이군.”

에우제니오 공작은 편지를 읽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칸투 제국의 재상인 에우제니오 공작이 제국을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었다. 황제는 레드 쉐도우를 이용해서 암중에서 제국을 지배하는 있는 셈이다.

“타시온 제국, 헬리오스 제국, NWB 그리고 마법사 길드와 테바에게 밀사를 보내라.”

칸투 제국의 황제는 타시온 제국의 황제가 드래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타시온 제국뿐 아니라 드래곤의 수족인 마법 길드에도 지원요청을 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천족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신성제국뿐 아니라 천족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테바에게도 지원요청을 한 것이었다. 테바가 옵트 왕국으로 몰려온 마족군단을 섬멸했다는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아레사 제국으로는 밀사를 보내지 않아도 됩니까?”

“아직 천족과 드래곤과 적대시할 필요는 없지.”

칸투 제국은 배타적인 엘프 제국과 달리  천족과 드래곤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는 중립 외교를 고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엘프 제국과 연합하면 양쪽 모두의 집중 견제를 받게 될 것이다. 타시온 제국의 황제와 NWB, 그리고 테바 역시 비슷한 노선을 가지고 있었다. 즉, 영향력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적대시 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아무도 지원군을 보내지 않으면 그때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마족군단을 신성력을 사용하는 신관이나 신성마법사의 도움 없이 처리하는 것은 칸투 제국이라도 막심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그때는 엘프들과 손을 잡는 수밖에.”

엘프들의 정령술 중에는 신성력과 비슷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도 있었다. 빛의 정령과 불의 정령이 마기와 상극이기 때문이다. 에우제니오 공작은 드래곤이나 천족 모두 칸투 제국을 적으로 돌리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만약 엘프들도 지원을 거절하면 마족들과 연합하는 수밖에 없다.

“알겠습니다.”

레드 쉐도우 수장은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 엘프들도 자신들을 거부하면 그때는 마족과의 연합뿐이 남는 패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는 최악의 선택이다. 드래곤과 천족은 이미 뉴월드에서 자리를 잡았고, 이들은 마족들을 이용하지만 마왕이라도 강림하면 힘을 합치기 때문이다. 천족과 마족, 그리고 그들이 세운 신성제국과 타시온 제국, 마법길드와 드워프 길드가 연합하고 NWB까지 가세하면 마족들은 고립무원의 처지가 된다. 이를 잘 알기에 마왕들도 분신들을 보내 힘을 얻고 분탕칠을 치지만 본신으로 강림하지 않는 것이다. 즉, 칸투 제국이 마족들과 연합해도 승산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 * *

중앙제국

강철은 마계 4군단장이 되었지만 2마왕군이나 3마왕군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두 마왕이 군단장에게 준 권능을 모두 흡수했기 때문이다. 즉, 강철은 마계에 올라가서 두 마왕 중의 하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면 마왕의 부하가 되거나 마왕에게 흡수될 것이다. 마왕이 충성을 받지 않고 흡수를 선택하면 마지막으로 마왕에 도전할 자격이 주어진다. 그리고 패배하면 흡수당하는 것이다. 때문에 강철은 마왕의 능가하는 전력이나 마왕을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한 마계로 갈 생각이 없었다. 때문에 강철은 마족인 12 부하들에게 뉴월드에 마왕이 강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이유로 중앙 제국의 팽창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이들은 테바를 부탁(실질적으로는 명령)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칸투 제국에서 지원요청이 들어왔다고?”

“예.”

강철은 중앙 제국 황궁의 중심부에 있는 황제의 거처에 있는 옥좌에 앉아서 테바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옥좌에는 마법집적진이 설치되어 있어서 앉아 있으면 피로가 풀리고 마나가 빠르게 축적되는 침대 크기의 거대한 의자다. 앉을 수도 있었고, 소파처럼 기댈 수도 있고, 침대처럼 누울 수도 있는 거대한 황금 의자에는 수많은 기하학적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이 수많은 마법진이 가동되고 있어서 은은한 빛을 발휘하고 있었다.

“무슨 속셈이지?”

“칸투 제국은 지금 사면초가의 상태입니다. 칸투 제국은 신성제국과 타시온 제국 양쪽 모두의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천족과 드래곤이 마족들을 이용해서 칸투 제국의 약화시켜 왕국 수준으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를 칸투 제국이 알기에 천족이나 드래곤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저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입니다.”

“수락하면 어떻게 되지?”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신성 마법사들과 신관들입니다. 그러면 천족들은 자신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저의 세력을 청소하면서 칸투 제국의 힘도 약화시킬 수 있기에 모른척할 것입니다.”

“칸투 제국도 그 정도는 알 텐데?”

“옵트 왕국에서 마족군단을 전멸시킨 것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입니다.”

“우리 패를 보여줄 수는 없겠지?”

“폐하께서 광휘의 성기사 역할을 해 보시면 어떻겠습니까?”

“광휘의 성기사?”

“천족 중에서 대천사급의 신성력을 얻은 팔라딘을 광휘의 성기사라고 합니다. 신성력은 대신관급을 넘어서고, 검술은 마스터 상급에 속하는 자가 광휘의 성기사입니다.”

“분신을 하나 더 만들라는 것인가?”

“예. 그리고 타시온 제국의 개척도시인 세븐 시티에 있는 힐러 카르티나를 데려와야 합니다.”

“카르티나를?”

강철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폐하의 빠른 성취와 NWB를 끌어들이기 위해서입니다.”

강철은 마족들의 능력을 흡수해서 어둠의 속성인 마나와 마기로 인해서 카오스 마나는 물론 영력도 어둠에 물들어 있었다. 한쪽으로 치우쳐졌다는 것보다는 조화를 이루어 정신력을 수련하는 것이 더 빠르게 진화하여 강해지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하기에 이제는 신성력을 높이는 수련을 시작해야 한다. 영력인 마기나 신성력을 고갈될 정도로 쓰면 쓸수록 신성력이 강해진다. 샘의 물을 퍼낼수록 샘이 맑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고갈된 신성력을 빠르게 채울 수 있도록 수원이 되어줄 힐러인 카르티나가 필요한 것이다.

“NWB를? 그들은 이미 드래곤들과 연합한 동맹인데 우리와 손을 잡을까?”

“그들이라면 신성제국은 물론 칸투 제국과도 한 다리를 걸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NWB의 지부가 북대륙과 동대륙에는 진출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번에 옵트 왕국의 마족군단을 섬멸한 신흥 강자인 저와도 은밀하게 밀약을 맺을 가능성이 큽니다.”

“NWB에 줄 것은 무엇이고, 얻을 것은 무엇이지?”

“줄 것은 천족의 비밀 일부와 마족들의 권능들이고, 받을 것은 힐러인 카타리나와 타이탄 제조기술입니다.”

“타이탄 제조기술은 우리가 더 나은 것 아닌가?”

“NWB라면 숨기고 있는 히든카드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들이 히든 카드를 줄리는 없지만 상관없습니다. 비슷한 것을 주면 우리가 만든 슈퍼 타이탄과 비교할 수 있고, 그것을 명분으로 나중에 우리가 만든 타이탄을 양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너무 손해 아닌가?”

“NWB는 뉴월드에서 약자입니다. 하지만 잠재능력은 가장 높다고 보아야 합니다. 알파 전사들과 베타 전들이 마족의 권능과 천족의 능력 일부를 분석해서 업그레이드 한다면 난세를 뒤집을 수 있는 히든카드가 될 것입니다. 중앙제국, NWB, 칸투 제국, 엘프 제국이 연합하면 드래곤 세력과 천족 세력을 각개 격파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난세가 시작되겠군.”

NWB가 갑자기 강해지면 드래곤들과 천족들이 구상하는 구도가 깨어질 것이고, 그러면 마왕들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뉴월드로 강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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