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3 47. 마계 군단장 강철 =========================================================================
47. 마계 군단장 강철
<업그레이드 1단계 완료.>
완전한 업그레이드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베타 제로는 업그레이드를 1단계에서 끝냈다.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멈춰라!”
마계 7 군단장 테르툴포의 기억과 지식까지 흡수한 강철이기에 테르툴포의 부하들인 마족들에게 지배의 권능을 사용해서 소리쳤다. 그러자 마족과 그들을 공격하던 타이탄들과 권속들이 모두 공격을 멈추고 뒤로 물러났다.
“마계의 율법에 따라 명예롭게 소멸되거나 나의 부하가 될 기회를 주겠다.”
강철은 자신이 마계의 율법에 따라 7군단장이 되었음을 선포한 것이었다.
“크크크! 더러운 천족의 능력을 가졌고, 도마뱀의 비열함과 벌레 같은 인간의 피가 흐르는 쓰레기의 부하가 되느니 소멸을 택하겠다.”
테르툴포의 부하들 중에 서열 1위인 상급마족은 강철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는 현뇌마(玄雷魔)로 불리는 자였다.
“와라! 명예로운 소멸의 기회를 주겠다.”
“너를 누르고 내가 군단장이 될 것이다.”
천족이나 드래곤들은 우세한 병력을 이용해서 떼거리고 덤비는 것이 특기다. 그리고 인간은 여기에 비열한 속임수까지 사용한다. 때문에 자신의 주군인 테르툴포는 방심을 한 대가로 자신의 능력을 1할도 발휘하지 못하고 어이없이 소멸되었다. 그래도 주군의 힘을 흡수한 상대가 마족의 명예를 지키려 하자 명예롭게 싸우다가 죽을 수 있는 기회를 준 그에게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하고는 마계의 율법에 따라 서열전을 선택하였다.
스슥!
강철은 성물을 지닌 신관들과 신성마법사들을 모두 뒤로 물렸다. 검은 안개는 만들어내지 않아 카오스 마나를 가진 강철이 유리하지만 신성결계는 없애주어서 마족에 대한 예의를 지킨 것이었다.
촤르르르!
강철은 베타 제로를 이용해서 사신의 낫과 쌍검, 그리고 테르툴포에게 얻은 대검과 방패를 모두 사용했다. 사신의 낫과 쌍검에는 악령들을 이용해서 조종을 하였다. 신성결계를 없앤 이유였다.
번쩍!
콰르르르!
마족의 무기인 검은 창에서 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서열 1위인 상급 마족의 권능은 검은 번개였다. 마기를 이용해서 만드는 번개는 천족이나 드래곤들과 싸울 때에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지금까지 검은 번개의 권능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검은 번개가 동료와 주군에게도 큰 피해를 주는 범위 공격으로 적아의 구분이 없기 때문이다. 즉, 주군인 테르툴포가 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검은 번개의 권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만약 그가 검은 번개의 권능을 사용했다면 마도 컴퓨터에 의해 움직이는 타이탄들이 모두 작동 불능이 되었을 것이다.
‘모두 멀리 물러나라.’
테르툴포의 기억을 통해서 부하들의 능력을 확인한 강철이 굳은 표정으로 권속들에게 명령했다. 그러자 부하들과 함께 마족들도 멀리 물러났다.
파지직!
베타 제로는 피뢰침의 원리를 이용해서 검은 번개의 힘을 땅으로 흘려보냈다.
번쩍!
쾅!
검은 번개의 창이 수천 개의 작은 번개를 뿜어내면서 강철을 강타했다. 강철은 방패로 막으면서 피뢰침의 원리로 그 힘을 땅으로 흘려보냈다. 하지만 완전히 그 힘을 흘려보내지 못해서 번개에 의해 나무가 부러지는 것처럼 엄청난 충격을 받은 강철의 몸이 뒤로 날아갔다.
촤르르르!
사사사삭!
사신의 낫과 쌍검이 낮게 날아가 마족을 공격했다. 변형갑옷이 나누어져 꼬리처럼 선을 땅에 대고 있었다. 검은 번개에 직격당해 악령이 소멸되지 않도록 그 힘을 흘리기 위한 용도였다. 검은 번개라면 악령이 소멸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악령 하나를 소멸시키는 대가로 강철의 공격을 받을 수 있기에 검은 번개의 주공은 항상 강철을 향해 있었다.
스슥!
마족은 공중으로 뛰어올라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강철을 향해 검은 번개를 쏘아 보냈다. 다른 권능들도 있지만 테르툴포의 권능을 흡수한 강철에게는 통하지 않는 것이었다.
번쩍!
쾅!
강철은 계속해서 검은 번개에 적중당해 뒤로 밀려났지만 베타 제로를 이용해서 검은 번개의 힘을 분석하고 동조하여 일부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크크크!”
마족은 승부를 내기 위해서는 가까이 접근해서 끝장을 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상대의 주군이었던 테르툴포가 가진 심장의 권능과 마기의 권능을 조합해서 흡수의 권능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주군의 능력보다 더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다. 가까이 접근하면 쌍검과 사신의 낫이 자신의 몸을 박살낼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동귀어진을 각오하고 마지막 일격을 준비했다.
번쩍!
사사사사삭!
허공에 떠 있던 마족이 강철을 향해 떨어져 내리자 사신의 낫과 쌍검이 그의 몸을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마족은 방어를 포기하고 번개처럼 내리 박히면서 검은 창을 내밀었다. 검은 창에서 검은 번개가 뿜어져 나왔다.
‘방어!’
강철의 몸에서 수십 개의 줄이 뿜어져 나왔다. 변형갑옷을 이용한 줄로 방패와 자신의 몸을 파고드는 전류를 땅으로 흘려보내는 용도였다.
퍼벅!
검은 번개의 창이 일직선이 아닌 좌우로 갈라졌다. 그리고 검은 창도 두 개로 갈라지면서 휘어져서 방패를 피해서 강철의 양쪽 어깨를 파고들어갔다. 그리고 강철의 대검도 마족의 심장을 꿰뚫고 들어갔다.
파지지직!
“크으윽!”
“크크크!”
전신에서 번개가 피어오르는 강철은 비명을 질렀고, 마족은 괴소를 터뜨리었다. 하지만 이내 마족의 웃음과 생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푸스스!
잠시 후에 마족은 모든 능력을 강철에게 흡수당하고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변형갑옷을 이용해서 만든 두 개의 창만이 강철의 양쪽 어깨에 박혀 있었다. 그리고 창은 재생의 권능에 밀려나서 저절로 뽑혀져서 강철의 몸을 감싸는 변형갑옷과 합쳐졌다.
“또 내 권위에 도전할 자 있는 가?”
강철이 검은 번개의 권능을 모두 흡수한 후에 소리쳤다.
“나는 소멸을 당할 지라도 더러운 인간을 내 주군으로 모실 수 없다.”이번에는 서열 2위의 마족이 앞으로 나섰다. 그는 환상의 권능을 가진 정신계열의 마족이었다. 환상마로 불리는 그는 앞의 전투를 지켜보고는 자신이 이길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상대의 전투력과 파워는 엄청나지만 이를 응용하는 힘인 정신력이 약하다는 것을 파악했다. 권능 대 권능, 힘 대 힘, 무력 대 무력이 아닌 정신력 싸움으로 간다면 자신에게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와라.”
강철은 마계 7 군단장 테르툴포의 기억을 통해서 서열 2위인 환상마가 정신계열의 권능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환상에 빠진 자신의 의식을 봉인하고 무의식을 의식으로 전환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있었다. 환상에 빠졌다는 것을 자신은 인지하지 못해도 기생체인 베타 제로는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파전사라면 베타가 알려주어도 환상에서 빠져나올 정신력이 부족하거나 다른 방법이 없지만 강철은 봉인이라는 방법이 있기에 그의 도전을 쿨하게 받아주었다.
“흐흐흐!”
환상마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에 웃음을 터뜨리었다.
“……!”
웃음소리라 들리는 순간 강철은 어린아이가 되었다. 그리고 바위절벽 위에 서 있었다.
풍덩!
어린 강철은 바위절벽 위에서 뛰어내렸고, 계곡 물 아래에 있는 바위에 머리를 박았다. 그리고 식물인간이 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의식은 있지만 몸이 움직이는 않는 상태에서 거대한 호랑이가 이빨을 드러내고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강철은 소리치려고 했지만 식물인간 상태라 몸은 물론 소리도 낼 수 없었다.
<봉인하십시오.>
이때 베타 제로가 강철에게 충고를 하였다. 강철은 미리 준비하고 있었기에 거의 본능적으로 의식의 일부를 무의식으로 봉인하였다. 그러자 환상마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번쩍!
파츠즈즈!
“크아아악!”
강철은 서열 1위인 현뇌마에게 얻은 검은 번개를 몸으로 뿜어내었다. 검은 창이 아니더라도 마기의 권능을 합쳐진 검은 번개는 가공할 파괴력을 발휘했다. 현뇌마는 검은 번개에 배에 구멍이 뚫리고 검은 번개가 스파크가 되어 그의 전신을 태우고 있었다.
촤르르르!
퍽!
사신의 낫이 강철의 몸에서 흘러나와 정신을 못 차리는 환상마의 머리에 낫을 박아버렸다. 그리고는 흡수의 권능을 사용해서 환상마의 권능과 마기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푸스스스!
잠시 후에 환상마의 몸이 먼지가 되어 흩날렸다. 그리고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변형 갑옷과 대검이 땅에 떨어졌다.
“또 없느냐?”
강철이 소리쳤다.
“마계 군단장님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8명의 마족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충성을 맹세했다. 정신력이 강한 환상마가 일격에 무너지는 것을 보자 이대로 소멸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마족들은 잔인하고 폭력적인 존재들이지만 냉철한 절대이성을 가진 종족들이다. 그렇기에 싸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바로 굴복하여 강해져서 도전할 기회를 노리는 것이 순리이자 명예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촤르르르!
“너희의 충성을 받겠다.”
강철은 마족들에게 사신의 낫을 뿜어내어 한명씩 그들의 힘을 모두 흡수한 후에 자신의 권능을 나누어 주었다. 마왕이나 마계 군단장, 상급마족들이 부하들의 충성을 받을 때에 치루어 지는 일종의 예식이자 전통이다. 이때 부하의 충성이 거짓이라고 판단되면 그의 능력을 흡수하고 소멸시켜도 된다.
“충!”
강철에게 받은 권능들로 8명의 마족들은 더 강해졌다. 그리고 이 권능과 함께 받은 기억과 정보들을 통해서 주군의 이름과 의지도 알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베타 제로에 의해 각색된 정보들이었다. 이들은 간악한 드래곤들과 천족들이 자신들을 불러들여 힘을 약화시킨 후에 마계까지 정복할 악독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주군인 강철은 드래곤들을 물론 천족들까지 박살내어 유일무이한 절대 마신에 도전할 것임을 믿게 되었다. 마신이라면 마계뿐 아니라 천계와 중간계까지 점령한 마계의 절대지존을 가리키는 전설적인 호칭이다.
“이제부터 너는 철뇌마(鐵雷魔)이다.”
강철은 방패마(防牌魔)로 불리던 서열 3위의 마족에게 새 이름을 주었다. 그는 방어 능력이 뛰어난 마족이었다. 인간들이라면 탱커 역할을 하였겠지만 일대일 대결을 선호하는 마족들의 서열전 때문에 서열 3위가 된 강자였다. 강철은 그에게 방어의 권능뿐 아니라 가장 강력한 공격 능력인 검은 번개의 권능을 부여해 주었다. 이제부터 그는 자신을 대신해서 마족군단을 거느리고 마족들은 물론 중앙 제국의 확장을 방해하는 무리들을 섬멸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충!”
마족들과 싸울 때는 일대일 대결이지만 인간, 천족, 드래곤들과 싸울 때는 탱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과 파티로 싸울 때의 전투 방식에 대해서 베타 제로가 기억을 전이시켜 주었다. 마왕이라면 몰라도 상급마족들은 천족들이나 드래곤들과 싸워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런 전투 방식에 문외한들이었다. 또한 마족들은 강하기 때문에 특별한 전술이나 전략이 소용없다고 믿는 종족들이기도 하다.
“이제부터 너는 천마(天魔)이다.”
강철은 가장 화려한 전투기술을 가지고 있는 서열 4위인 마족에게 천마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원래라면 투마(鬪魔)로 불려야 하지만 투마왕이라는 마왕이 있기에 견마(犬魔)라는 개마왕으로 불렸던 마족이다. 이는 그가 케르베로스라는 마계의 견족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이름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때문에 그의 충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강철의 지식 중에서 가장 뛰어난 무인을 가리키는 천마라는 이름을 부여해 주었다.
“충!”
감정이 없는 절대이성을 가진 마족이지만 열등의식이 무의식에 뿌리박혀 있었기에 천마라는 명예로운 이름에 그는 이성적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부터 너는 검마이다.”
“충!”
강철은 부하가 된 마왕들에게 철뇌마, 천마, 검마, 패마, 창마, 도마, 장마, 비마라는 새 이름을 부여해 주었다. 그들의 권능과 전혀 상관없는 무협소설에 나오는 이름들을 도용한 것이었다.
* * *
로열 쉐도우
타시온 제국의 황성 안에 있는 지하 은밀한 곳에 타시온 제국의 비밀 정보부가 자리하고 있었다. 타시온 제국의 황제는 그랜드 마스터이자 드래고니아인 플라비우스다. 플라비우스 황제는 가드 정치를 한다. 로열 가드들은 드래곤의 가디언처럼 황제의 분신으로 그들이 황제의 자리를 대신한다. 황제는 신비한 인물로 황제를 대면할 수 있는 자는 공작들이다. 이들도 일 년에 한번만 황제가 모습을 드러내는 공식적인 행사를 제외하고도 일 년에 한번 황제를 독대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공작들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황제를 수시로 접견할 수 있는 자가 로열 쉐도우를 이끄는 테르난 대공이라는 자이다.
“연락이 끊어졌다고?”
로열 쉐도우의 수장은 로열 가드가 아닌 인물 중에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간 황제의 수족이다. 정확히는 드래고니아로 황제를 견제하기 위해 드래곤들이 심어 놓은 황제의 대항마이다. 드래곤들의 수호를 받는다고 알려진 플라이비우스 황제가 드래곤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을 벌이자 드래곤들을 황제를 압박하여 새로운 드래곤니아인 테르난을 제국의 비밀 정보부인 로열 쉐도우의 수장으로 만들었다. 대공이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제국민들은 테르난 대공이라는 대귀족이 있다는 것조차 모른다.
“예.”
테르난 대공의 물음에 로열 쉐도우 1호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지하실에는 작은 촛불만이 일렁이고 있었다. 로열 쉐도우는 형체가 없는 그림자이지만 지금은 테르난 대공 앞에서 실체를 드러내고 있었다. 어쌔신처럼 검은 갑옷에 검은 투구를 쓰고 있어서 얼굴이 보이지 않는 그는 신체가 흔들리는 촛불에 따라 유령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그래.”
로열 쉐도우의 수장인 테르난 대공은 평범한 20대 남자로 보였다. 검은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의 미남인 젊은이로 보이지만 눈에서는 범접하기 어려운 기운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랜드 마스터는 되지 못했지만 마스터 최상급이며 특수한 권능과 각종 마법 아티팩트를 가지고 있어서 그랜드 마스터인 플라비우스 황제와 비슷한 무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다. 이는 그가 블랙드래곤의 흑마법을 익힌 9서클 대마법사이자 검술로 마스터 최상급에 도달한 마검사이기 때문이다. 그의 부하들인 로열 쉐도우들은 그의 흑마법으로 인해 모두 마법 생명체인 키메라로 개존 된 지 오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