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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마왕-85화 (8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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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레드 드래곤

“살려주세요. 저는 마녀가 아닙니다.”

“흐흐흑! 살려주세요. 자는 악마의 추종자가 아닙니다.”

어둠의 숲 모처에 수백 명의 인간들이 결박을 당한 상태로 장작더미 위에 놓여 있었다. 이들은 신성제국의 악마 척살단에 의해 잡혀온 흑마법사의 추종자들이거나 그들에게 협조한 자들이었다.

“시작하라.”

쉐도우 대장의 명령에 쉐도우들이 장작더미에 횃불을 던졌다. 그러자 기름을 머금은 장작더미에 거대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화르르!

“아아아악!”

“처, 천벌을 받을 ……!”

수백 명의 사람들이 저주와 분노, 절망과 고통에 처절한 비명을 지르면서 순식간에 타올랐다.

스르르!

죽은 자들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흘러나와 쉐도우들의 몸으로 흘러들어갔다. 쉐도우들은 모두 흑마법을 배운 어쌔신들이자 흑마법사들이었다. 이들은 사령마법을 사용해서 사령과 악령을 흡수해서 순식간에 흑마법사로 변신했다. 암흑의 문을 열기 위한 계획이 시작된 것이었다.

스슥!

흑마법사가 된 자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악마척살단과 쉐도우들이 만들어 놓은 흑마법사 던전이 곳곳에 산재되어 있었다. 그리고 각 대륙에 있는 제국과 왕국들이 만들어 놓은 흑마법사 던전들 중에 알아낸 곳을 향해서 흩어졌다. 이들은 다음날 붉은 만월이 되는 순간에 동시에 암흑의 문을 열고 마계의 존재들을 소환할 것이다.

* * *

“부르셨습니까?”

조각상처럼 완벽한 미녀의 모습으로 나타난 레드 드래곤 카라가 드래곤 로드인 골드 드래곤 넬슨에게 인사를 하였다. 카라는 붉은 머리카락과 눈동자의 색, 그리고 표정이 없는 조각상 같은 표정 때문에 인간처럼 보이지 않았다. 드래곤 로드 넬슨은 인간이 아닌 엘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완벽한 엘프가 아니 황금으로 만든 동상처럼 머리카락부터 발끝까지, 그리고 옷도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마계의 문이 열렸다.”

“또 누가 장난을 친 것입니까?”

왕국이나 제국에서 자신의 정적이나 적성국을 처단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 흑마법사를 이용해서 마계의 문을 여는 것이다. 마계의 존재들은 소환되어 자신들이 이용당할 것임을 알기에 그 대가를 받기를 원한다. 그 대가에 맞게 자신의 힘을 부여해 주거나 희생되어도 괜찮은 부하들을 파견해 주는 것이 대부분이다. 마왕은 자신의 부하들 중에서 중간계에 거점을 만들어서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강림한다. 하지만 한 번도 진체가 강림한 적은 없고, 그림자인 분신을 보내 맛을 보는 정도였다. 때문에 드래곤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신성제국에서 파견한 신관들이 몇 명만 가세해도 쉽게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래. 그런데 이번에는 그 범인이 신성제국이다. 신성제국의 실세인 아르멘티오가 암흑을 문을 열었다.”

“곤란하군요.”

마계의 존재와 상극이 신성력을 발휘하는 신관들이다. 그런데 그런 신관들을 통제하는 신성제국에서 이번 사태를 야기했다면 그들이 적극적으로 사태를 해결하기는커녕 사태를 키워서 마왕이 강림할 상황을 만들 수도 있었다. 그러면 이를 빌미로 대천사와 천사들이 강림할 수도 있었다. 동시에 마계와 천계의 존재들이 강림하여 힘을 합치면 드래곤들이 불리해 진다.

“NWB를 이용하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화이트 드래곤은 빛 속성의 마나를 가지고 있었기에 천계의 힘을 흡수할 수 있고, 신성마법도 사용할 수 있다. 화이트 드래곤은 강철처럼 신성력을 흡수할 수 있다. 드래곤들은 마법길드를 통해서 NWB에 신성력을 발휘하는 성물을 하나 넘겨주었고, 이를 통해서 NWB는 신성력을 발휘하는 힐러들을 양산하고 있었다. 드래곤들은 힐러들을 통해서 신성제국의 힘을 견제하고, 필요시에는 마계를 이용하고 신성제국이 아닌 NWB를 이용해서 사태를 무마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호출하셨다는 것은 변수가 있다는 뜻입니까?”

“신성제국의 아르멘티오의 야심은 익히 알고 있다. 우리가 개입하면 실패한다는 것을 그가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오랫동안 은밀하게 숨겨서 키워온 암흑마법사들을 모두 동원했다는 것은 동서남북 대륙에서 변수 때문이다. 죽음의 군주, 마왕, 흑마법사, 테이밍 마법사 등으로 불리는 자들이 있다. 모두 우리의 이목에서 벗어난 존재라는 것이지.”

“NWB를 의심하십니까?”

“아르멘티오는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 자의 생각이 옳다면 NWB로 사태를 수습하려하면 오히려 불길을 더 키우는 셈이 되겠군요. 변수를 제거할까요?”

“그러면 NWB이 어떻게 변수를 만들었는지 모르게 된다.”

드래곤들은 수십억의 희생자들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어차피 백년도 못 사는 하루살이 같은 존재들이니 수천억이 죽는다고 해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는다.

“그 비밀을 찾아내는 것이 제 역할입니까?”

“맞다. 지금까지 드러난 자는 황금의 도시 영주인 강철이란 자이다. 그가 어떻게 오크 로드와 계약을 맺었는지 그 비밀을 밝히려 했지만 지금까지는 내성에 처박혀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서대륙에는 테바란 자가 가짜 마왕을 잡는다는 이유로 사막을 개발한 옵트 왕국을 집어 삼켰다. 그가 가짜 마왕의 비밀을 알아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북대륙의 푸폴로 왕국에 나타난 가짜 마왕은 몬스터들을 이끌고 약탈을 한 후에 사라져서 더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동대륙에 나타난 죽음의 군주는 몬스터들을 미끼로 던져주고 성물을 파괴한 후에 사라졌다.”

“변수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면 일단 지켜보아야 하겠군요. 그런데 아직은 힘이 제일 미약한 NWB의 단독 범행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타시온 제국의 세븐 시티, 테바, 아르멘티오 모두가 NWB와 밀약을 맺었거나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연관성은 물론 죽음의 군주라는 자가 어떤 능력으로 몬스터들 군단을 만들 수 있었는지 등등을 모두 확인해라. 제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되면 없애도 된다.”

드래곤 로드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수긍을 하였다.

“알겠습니다.”

드래곤 로드의 명령을 받은 레드 드래곤 카라가 변수의 비밀에 대해서 파헤치기 위해 직접 개입을 하였다.

‘로드께서 나에게 일을 맡기신 이유는 내가 만들고 있는 게임 프로그램 때문인 것 같군.’

레드 드래곤 카라는 NWB에서 만든 베타 전사는 물론 알파 전사들을 연구하여 가상현실 게임을 뉴월드에서 재현하는 게임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었다. 베타와 마도 컴퓨터 덕분에 뉴월드를 가상현실 게임 세계처럼 만드는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직전이다. 이를 위해 마법길드를 이용했다.

자신이 만든 헬멧을 쓰고 알약 하나를 먹으면 그는 유저가 되어 마법길드가 있는 도시는 시작도시가 되고, 마법주머니가 없어도 인벤토리를 아공간과 연결시켜 언제든지 꺼냈다가 넣을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몬스터나 야수, 인간을 사냥하면 경험치와 함께 능력이 증가하도록 게임처럼 만들었다. 돈과 아이템은 사냥한 사체를 팔면 돈과 아이템을 주도록 시작 마을 곳곳에 퀘스트 상점을 만들 예정이다.

여기에는 함정이 있는 데 인벤토리는 드래곤인 카라가 만들어 마법길드에서 관리하는 것이라 언제든지 마법길드가 인벤토리의 물건을 확인하고 가로챌 수 있다. 또한 알약과 헬멧을 쓰면 유저가 된 자들의 모든 정보를 마법길드에서 확인할 수 있고 위치는 물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 수 있다. 심지어 그가 얻은 능력과 스킬들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제품의 출시를 서둘러야 하겠군.’

지구인들인 알파 전사들은 게임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만든 베타로는 사냥만으로 능력치 성장이 불가능하다. 베타는 분석과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성장을 도와줄 수는 있지만 게임처럼 사냥 자체가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드래곤이 만든 유저 시스템은 뱀파이어 마법으로 사냥을 통해서 사냥감이 가지고 있는 마나나 생명을 흡수하고, 베타가 분석한 능력을 마법을 통해서 유저의 몸에 각인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즉, 사냥 자체가 능력의 성장으로 이루어지고 경험치와 레벨을 통해서 그것이 눈에 보이도록 만들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카라는 뱀파이어 수장을 가디언으로 삼고 있는 블랙 드래곤의 도움까지 받았다. 그리고 신성력을 가지고 있는 화이트 드래곤은 물론 각 속성을 가진 모든 드래곤들의 협조 속에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때문에 드래곤 로드도 유저 시스템을 알고 자신에게 이런 임무를 맡긴 것이다.

알파 전사들은 베타 때문에 뉴월드의 생활을 게임처럼 생각해서 파티를 하여 몬스터 레이드도 한다. 하지만 베타가 분석할 수 있는 스킬들이 한정되어 있고, 더 강력한 스킬들을 풀리자 않아 성장이 멈춘 상태다. 그런데 게임 시스템을 이용해서 귀족들이 독점하고 있는 스킬들을 조금씩 풀어준다면 자신이 만든 이 프로그램에 광분할 것이 틀림없었다. 그럼, 이 게임 시스템을 이용해서 NWB의 비밀을 모두 캐낼 수 있다.

번쩍!

레드 드래곤 카라는 자신의 레어로 워프를 하였다.

스슥!

“오셨습니까?”

그의 가디언들인 대마법사들이 카라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대부분의 드래곤들이 수면기에 들어갔기에 가장 활동적으로 일하는 레드 드래곤 카라가 이 시대의 마법길드를 책임지는 길드장이다. 수많은 고위급 마법사들이 그의 레어에서 연구를 하고 있었다. 마법 길드의 수장들은 카라의 가디언들이다.

“모두 모였지?”

“예.”

“로드께서 NWB의 비밀과 죽음의 군주와 황금도시의 영주, 각 대륙에 나타난 가짜 마왕의 정체를 알아내라는 명령을 내리셨다. 이를 위해 유저 시스템을 출시하여 이를 이용해서 로드의 명령을 수행할 생각이다.”

“유저 시스템이 가동되면 마법사 길드가 뉴월드를 쉽게 접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신성제국을 비롯한 4대 제국은 물론 NWB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드래곤은 마법길드를 통해서 뉴월드를 암중에서 통치해 왔다. 하지만 유저 시스템이 성공하면 제국이나 왕국, 영주들이 아닌 마법사들이 뉴월드의 실질적인 통치지가 될 것이다. 마법길드와 드워프 길드의 영향력이 제국이나 왕국보다 완벽한 통치는 불가능했다. 드래곤의 절대아성에 도전하는 신성제국을 비롯해서 초월자가 된 그랜드마스터인 엘프의 수장인 아레스 제국의 황제, 불사의 종족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마족의 피가 섞인 칸투 제국의 황제의 힘은 드래곤에 필적할 정도다. 이에 대응하고자 드래곤의 피를 이어받은 드래고니아인 타시온 제국의 황제는 드래곤들의 수호를 받지만 초월자가 된 황제는 은연중에 드래곤의 간섭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그 증거가 NWB와의 연합이었다.

제일 큰 문제는 천계와 연결된 신성제국이다. 신성제국은 이미 드래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세력 확장을 꿈꾸었었다. 이에 드래곤들은 대천사와 계약을 맺어 마왕이나 천사들이 강림하지 않으면 절대로 직접 현신하지 않기로 하였다. 이 계약 때문에 천계는 신성제국과 연결되어 천족의 힘을 투여할 수 있지만 직접 강림할 수 없었다.

드래곤들은 타시온 제국의 황제에게 마법을 주어 9서클 대마법사로 만들어 버렸다. 천계의 축복의 받은 대신관이 마법길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초월자의 반열인 9서클 신성마법사가 되자 그는 드래곤들의 의도대로 천계에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타시온 제국의 황제처럼 은연중에 독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 결과 신성제국의 실세는 천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대신관들과 팔라딘들이 아니라 황제의 신임을 받는 아르멘티오다. 덕분에 신성제국도 천계의 꼭두각시에서 벗어나 황제파, 천족파, 중립파가 생겨났다. 이런 세력 다툼에서 밀려난 테바는 중립파이다.

드래곤들은 자신이 나설 일이 있으면 흑마법사들을 이용해서 마족을 강림시키는 수법으로 중간계를 수호자란 명성과 함께 뉴월드를 암중에서 지배하는 실세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유저 시스템을 이용해서 제국들을 완벽하게 장악하여 초월자들인 황제들을 굴복시켜 가디언으로 만들거나 제거해 버릴 속셈이었다. 신성제국을 점령하면 천족들이 강림할 수 있는 연결 통로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게 되어 흑마법사들을 통해서 마족들을 소환하여 이용하는 것처럼 천족들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유저 시스템이 드래곤들과 마법길드의 작품이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문제점을 초월자들과 천족이라면 쉽게 알아차릴 것이다. 그러니 유저 시스템이 가동되면 그들의 반대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아르멘티오란 놈이 재미있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그의 계획대로 되면 세상은 곧 거대한 전쟁의 혼란 속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그러면 유저 시스템이 가진 문제를 파악해도 이를 막아낼 방법이 없을 것이다. 여기 로드께서 파악한 정보다.”

마법길드의 현 수장이 드래곤 카라라고 하지만 마법길드는 수많은 학파들의 연합체이다. 각 학파의 수장들은 드래곤들의 가디언들이다. 때문에 레드 드래곤 카라의 가디언들은 화염마법을 사용하는 불의 학파 수장들이다. 골드 드래곤인 로드는 마법길드 소속의 학파뿐 아니라 드워프 길드의 실질적인 주인이다. 드래곤 로드는 마법길드와 드워프 길드를 통해서 세상의 돈과 정보를 지배하고 있었다.

“암흑의 문을 열고 마족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소환해서 세상을 혼란으로 물들이려 하는 군요.”

마법사들은 보고서를 보고 사태의 핵심을 파악했다.

“우리가 방관하면 어떻게 될까?”

레드 드래곤 카라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신성제국이 일을 꾸미고 마법 길드에서 방조하면 각 제국들은 이 기회에 우리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들이 양성해서 숨기고 있는 흑마법사 조직을 이용해 마족들을 소환해서 그들의 힘을 이용해 세력 확장을 도모할 것입니다.”

“방관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지. 우리도 한 손 거들면 어떻게 될까?”

“마족들이 강림한 것을 1년 안에 우리가 해결하지 못하면 계약에 따라 천족들이 강림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천족이 강림하면 마왕들까지 내려올 것입니다.”

전투의 종족인 마족들은 세상에 알려진 것과 많이 다르다. 인간의 영혼을 먹는 악마가 아니라 전투를 좋아하는 투쟁의 종족이다. 마족들이 이용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흑마법사들의 소환에 응하는 것은 이 세상에서 신나게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왕들이 내려오지 않는 것은 마왕이 강림하면 드래곤들이 일대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개떼처럼 달려들어 원거리 마법으로 폭격을 해서 녹여 버리기 때문이다. 강림해도 시원하게 싸우지 못하고 망신만 당하기 때문에 분신만 보내서 맛만 보는 것이다. 그런데 뉴월드에 마족들이 판을 치는 혼란스러운 세상이 되어 비슷한 힘을 가진 천족들인 대천사까지 강림하면 이곳보다 더 좋은 전장은 없다.

“유저 시스템을 이용하면 마왕과 대천사의 능력까지 복제하여 흡수할 수 있다. 중간계인 뉴월드뿐 아니라 천계와 마계까지 정복할 수 있다는 뜻이지.”

유저 시스템의 핵심은 분석과 복제가 가능한 베타란 기생체가 핵심이다. 여기에 드래곤의 마법과 뱀파이어의 권능들을 합쳐서 사냥을 하면 게임처럼 저절로 경험치와 능력이 상승하도록 만들었다.

“유저들이 위대하신 분들에게 불경할까 두렵습니다.”

유저 시스템은 강한 자를 사냥하면 그의 능력을 흡수하도록 되어 있었다. 물론 그릇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한계치는 존재했지만 능력이 되는 자들은 마왕이나 대천사뿐 아니라 드래곤도 사냥하려 할 것이 분명했다. 게임의 최대 이벤트가 드래곤 레이드이기 때문이다.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카라가 차갑게 웃었다. 형태는 여자이지만 행동이나 말투는 로봇처럼 보였다. 유저 시스템의 주관자가 드래곤이다. 이는 상대의 패를 모두 확인할 수 있고 그들이 가진 정보를 언제든지 열람해서 분석할 수 있는 치트키를 가지고 게임을 하는 것과 같았다. 그러니 그 정도 위험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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