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철 마왕-81화 (81/142)

00081  41. 죽음의 군단 Vs 빛의 군단  =========================================================================

41. 죽음의 군단 Vs 빛의 군단

열흘 후

죽음의 군단은 보돈 평야를 돌아다니면서 마을에 있는 가축과 식량을 모두 약탈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모두 풀어주었다. 일부는 저항을 하다가 좀비로 변하기도 했지만 눈앞에서 인간이 좀비로 변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모두 투항을 하였고, 소문대로 죽음의 군주는 투항한 자들을 모두 풀어주었다. 그런 자들은 모두 루포 백작성으로 도망쳤다. 그리고 투항한 병사들을 화형에 처했다는 말을 들었기에 투항했다고 하지 않고 도망쳤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오나 공국의 국왕인 리카르도 공왕이 기사단, 마법병단, 신성마법사들과 신관들로 구성된 지원군을 이끌고 루포 백작령에 도착했다.

“투항한 후에 목숨을 건진 자들이 몇 명이나 된다고?”

리카르도 공왕이 루포 백작에게 물었다. 죽음의 군주가 보돈 평야의 끝에 있는 강을 따라 루포 백작령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 지원군들도 함께 워프 게이트로 도착한 공왕은 가장 먼저 보돈 평야에서 도망쳐 온 난민들의 숫자부터 물었다.

“모두 13457명입니다.”

1만 명이 넘는 자들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워서 난민 캠프를 만들고 외성 밖에 수용한 루포 백작이다. 이 와중에도 기사들의 가족들이나 돈 많은 상인들을 비롯한 지역 유지들은 암암리에 성내로 받아들여졌다.

“죽음의 군단은 어디쯤 있지?”

“걸어서 이틀거리입니다. 하지만 내일 오전이면 선발대인 오크 라이더들이 도착할 것입니다.”

정찰대이자 선발대인 오크 라이더들은 본대와 하루거리 내에서 움직인다.

“어떻게 할 생각인가?”

난민들을 성내로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치안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도 있지만 그들이 말은 도망쳤다고 하지만 죽음의 군주에게 투항해서 목숨을 구걸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일만 3천 명이 넘는 영지민들을 모두 화형에 처할 수도 없기에 그 처리에 고민한 백작이었다.

“무기를 주어 죽음의 군단과 싸워서 자신의 말을 증명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

백작이 생각해 낸 묘수는 성 밖에서 죽음의 군대와 싸워서 악마의 추종자가 아님을 증명하라고 하는 방법이었다. 어린아이와 여자, 노인이 대부분인 난민들을 악마의 주중이로 몰아넣겠다는 심보였다.

“그들이 모두 좀비로 변할 수 있습니다.”

한 신관이 반대를 하였다.

“좀비가 수백만이라도 신성마법이면 쉽게 해결이 됩니다.”

광역 신성마법이면 한 번에 천 마리 이상의 좀비를 시체로 만들 수 있다. 현재 모여 있는 신관들과 신성마법사들이라면 좀비가 수백만 마리라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전력이다.

“오크 라이더는 몇 마리인가?”

“모두 오백 마리입니다.”

“1만 3천대 천이라?”

오크 라이더는 코뿔소 몬스터와 정예 오크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천 마리의 몬스터인 셈이다.

“궁병으로 지원을 한다고 하면 용감하게 싸울 것입니다. 그리고 오크 라이더들을 막아내면 그들의 루의 영광을 위해 싸운 빛의 병사들로 인정해 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난민들은 어린이들과 여자들, 노약자들뿐입니다. 자비를 베푸시지요.”

신관 하나가 공왕에게 자비를 호소했다.

“흑마법사가 왜 난민들을 살려서 보냈는지가 중요합니다. 난민들 속에 독을 품은 첩자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루포 백작이 차가운 표정으로 반박했다.

“신성력으로 모두 정화시킬 수 있습니다.”

“신성력이 배신자들의 생각까지 바꾸지는 못합니다. 뒤에서 동료를 찌르거나 성문을 열고 불을 질러 후방을 교란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선량한 일반인입니다.”

“그러기에 자비를 베풀어 살려두는 것입니다.”

“하지만 ……!”

“그만!”

공왕의 명령에 두 사람의 논쟁이 끝났다.

“자비를 베풀어야 하나 현재 저들을 수용할만한 공간도 부족하고 시간도 없다. 그러니 루포 백작의 말대로 성스러운 성전에 참여하여 순교자가 될 수 있는 영광과 함께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할 기회를 준다. 궁병과 기사단, 마법병단과 신성마법사들은 대기하고 있다가 성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도록 하라.”

“예.”

공왕의 명령에 난민들의 참전이 결정되었다.

* * *

다음날

난민들은 아침에 일어나자 처음으로 따뜻한 고기 스프와 부드러운 빵을 배급 받았다. 난민들은 루포 백작의 자비에 감사하면서 배불리 아침을 먹었다. 하지만 그 후에 이들은 청천병력과 같은 소리를 들었다. 빛의 군대가 되어 죽음의 군단과 싸워 순교자가 될 기회를 주겠다고 하면서 나무창과 나무방패를 지급 받았다. 만약 전투에서 도망치는 자들은 죽음의 군주에게 복종하는 악마의 추종자이니 전투가 끝난 후에 가족들과 함께 모두 화형에 처할 것이라고 하였다.

“나리! 우리 아들딸은 살려주세요. 겨우 4살과 7살입니다.”

“으앙! 엄마! 울지 마!”

“시끄럽다. 싸우지 않는 자들은 모두 화형에 처할 것이다.”

퍽!

병사들은 난민촌에 있는 난민들을 천막 밖으로 몰아내서 성벽을 가로막는 인의 장막을 형성하도록 하였다. 오크 라이더들이 이들 속에 난입하면 기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때 성문을 열고 궁병과 마법사들이 오크 라이더들을 공격하고 도망치는 것들은 기사단이 처리한다는 전술이었다.

둥둥둥둥!

“너희는 빛의 군대들이다. 신관들과 신성마법사들이 뒤에서 너희들을 치료할 것이며 죽더라도 루를 위한 영광스러운 순교자가 될 기회이다. 살아남는다면 악마의 추종자가 아닌 당당한 빛의 군대에 합류한 병사로 인정받아 성안으로 당당하게 들어가서 살 수 있다.”

“으으! 난, 죽기 싫어!”

“저놈은 악마의 추종자다. 놈의 가족들과 함께 불태워 죽여라.”

“더러운 악마의 종자들!”

퍼퍼퍽!

“아악!”

“으앙!”

“이 더러운 놈들! 컥!”

하급 지휘관의 명령에 병사들이 다리를 저는 노인과 함께 그 가족들인 며느리와 손자를 두드려 패기 시작했다.

화르르!

“아아악!”

그리고 피투성이가 되어 의식을 잃자 장악 더미에 올려놓고 횃불을 던졌다.

"죽기 싫으면 빨리 빨리 움직여라!"

"으으!"

본보기로 몇 가족들을 태워죽이자 난민들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나무창이나 나무 방패를 들고 병사들이 시키는 대로 무질하게 도열하기 시작했다.

펑! 펑!

이때 하늘로 폭죽이 올라가서 폭발하기 시작했다.

“적이다. 방패를 들고 창을 내밀어라.”

병사들이 난민들의 뒤에서 소리치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잠시 후에 숲에서 평야로 코뿔소 몬스터에 탄 오크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오크 라이더들이었다.

“으으으!”

주르르!

무시무시한 오크 라이더의 모습에 선두에 선 난민들은 덜덜 떨면서 오줌을 지리기 시작했다. 흉포한 오크들의 살기와 거대한 몬스터인 코뿔소의 위용에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정예 병사들도 견디기 힘든 몬스터들의 살기와 기세를 일반 난민들이 버티기는 불가능했다.

두두두두둑!

오크 라이더들이 평원을 질주해 난민들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갔다.

“으아악!”

“살려줘!”

선두의 대열을 금방 무너졌다. 난민들은 공포와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거나 도망치려 했다. 그러자 뒤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엉켜서 오합지졸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오크 라이더들이 접근하기도 전에 선두에서 도망치려고 한 자들 때문에 넘어진 자들은 밟혀서 죽었다. 이런 이들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악령이 되거나 사령이 되어 숲에 은신해 있는 강철의 몸으로 흡수되었다. 강철은 본지에 있지 않고 오크 라이더들과 함께 온 것이었다.

두두두두!

퍼버버벅!

“크아아악!”

강철의 텔레파시에 의해 오크 라이더들은 쐐기 형태로 돌진해서 난민들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코뿔소의 발에 밟혀서 오징어처럼 몸이 터져나가거나 오크들이 휘두른 뼈창에 몸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난민들이 가지고 있는 나무창과 나무 방패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슈슈슈슉!

이때 성벽 위에 있던 궁병들이 일제히 화살을 쏘아댔다. 마법사들의 도움을 받은 화살은 바람의 힘을 타고 멀리 날아가 난민과 오크들을 가리지 않고 떨어져 내렸다.

퍼버버버벅!

“크아아악!”

화살은 오크들보다는 난민들을 학살했다. 코뿔소 몬스터는 화살이 박히지 않았고, 오크들은 뼈창을 휘둘러 화살을 쳐냈고, 몇 대의 화살에 맞아도 두터운 가죽에 조금 박히는 정도였다.

“화이어 블레스터!”

“윈드 스피어!”

“라이트닝 스피어!”

……!

궁병들과 함께 대기하고 있던 마법사들 중에서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자들이 일제히 마법을 시전하였다.

두두두두!

오크 라이더들은 성벽 위에서 날아오는 마법 공격을 피해 사방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콰콰쾅!

파지직!

화르르르!

“크아아악!”

마법 공격과 화살의 집중 공격에 오크 라이더들과 코뿔소 몬스터가 쓰러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크 라이더 하나가 죽을 때에 난민들은 수백 명이 죽어나갔다. 죽은 이들 중에 그 자리에서 기도하면서 순교자의 마음으로 죽는 자들은 극소수였다. 대부분은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오크 라이더가 아닌 같은 편들의 공격에 죽는다는 것 때문에 분노와 증오 속에서 죽어갔다. 그리고 이런 이들은 대부분 악령이 되어 강철의 사령마법에 의해 무의식에 봉인되기 시작했다.

“아! 이 죄인을 용서하소서!”

많은 신관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를 하였고, 외성의 성벽에 있던 많은 병사들이 구토를 허거나 눈물을 흘리면서 분노했다. 대부분 자신의 가족들이 난민에 섞여 있는 자들이었다. 이들은 분노 했지만 악마의 추종자로 몰려서 불에 태워질까 두려워서 항의하지 못했다. 저런 죽음이 순교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돌격!”

두두두두두!

성문이 열리고 기사들로 구성된 기사단이 돌격했다. 이들의 뒤로는 신성마법사들이 말을 타고 뒤따랐다.

번쩍!

난민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신성마법사들은 신성력을 사용해서 부상당한 난민들을 치유하기 시작했다. 신성력은 원거리 마법처럼 먼 곳까지 범위가 미치지 못한다. 대신관이라도 자신의 몸에서 100미터 안에 있는 자들을 치유할 수 있을 정도이고 하급 신관들은 병자들의 몸에 직접 손을 대야 치유가 가능하다. 신성마법사들은 마법의 힘을 빌려서 한 사람에게는 멀리 떨어진 사람에게까지 신성력인 빛을 집중적으로 뿜어내어 원거리 치유를 가능하게 한다. 다만 너무 멀면 마나와 정신력의 소모가 크기에 되도록 가까이 접근해서 치유를 한다.

서걱!

카가가캉!

히이이힝!

기사들과 오크 라이더들이 부딪쳤다. 오러가 서린 기사들이 기마창이 몬스터 뼈로 만든 오크들의 뼈창을 자르고 그들의 목을 베었다. 하지만 코뿔소 몬스터의 힘에 전마인 기사들의 말이 뿔에 박혀서 쓰러지기도 했다. 그러면 기사들은 허공으로 뛰어올라 코뿔소 몬스터의 등에 타고 창을 계속해서 찔러서 두터운 장갑과 같은 가죽이 뚫리면 창으로 목을 깊게 찔러서 목의 기도를 막아서 죽였다. 마나를 이용해 오러를 만드는 오크 전사들은 기사들의 창을 막았지만 다른 기사들의 합공에 금방 쓰러지고 말았다.

퍼퍼퍼벅!

“크아악!”

그 와중에서 죽어나가는 것은 난민들이었다. 난민들은 화살과 마법공격이 떨어지지 않자 살기 위해 이리저리 피하거나 오크 라이더를 향해 조잡한 나무창을 휘두르기도 했다. 숫자가 많기에 이들의 공격은 큰 의미가 없었지만 오크 라이더들의 발목을 잡는 역할은 충분히 하였다. 기사들은 20명씩 뭉쳐서 하나씩 흩어진 오크 라이더들을 추격하면서 척살하고 있었다.

두두두둑!

“크아아악!”

기사들과 오크 라이더들의 싸움으로 인해 죽어가는 난민들은 마치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었다. 오크 라이더들은 한 마리도 도망치지 않고 기사들과 싸워 전멸했다.

“와아!”

살아 남은 난민들과 기사들, 그리고 성벽에 있던 병사들이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하지만 살아남은 난민들은 반도 되지 않았다. 약 7천명에 가까운 난민들이 이 전투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 오크들의 창에 찔러 죽은 자들은 수백에 불과했고, 수백 명이 넘어져서 깔려죽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아군의 화살과 마법공격, 그리고 코뿔소와 전마의 발에 밟혀서 죽었다.

‘후후!’

강철을 악령을 흡수하면서 높아지는 영력에 그의 얼굴에 만족한 미소가 어렸다.

숲에 은신해 있는 강철은 악령이 아닌 사령들은 멀쩡한 시체로 보내서 좀비로 만들었다. 악령은 약 1200마리 정도였다. 순교자가 될 수 있다면 말에 억울함과 분노, 증오보다는 절망과 포기를 한 난민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악령이 된 자들은 대부분 어린아이를 가진 여자들이었다.

콰직!

“컥! 좀, 좀비다!”

누워 있던 시체가 살아나서 만세를 부르던 난민의 발을 물었다. 수천에 달하는 시체들이 일어나서 살아 있는 인간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성스런 정화!”

번쩍!

털썩!

놀란 신성마법사들이 신성력을 뿜어내서 주변을 정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사들을 따라온 신성마법사들은 적었고, 좀비들은 많았다.

“살려줘!”

만세를 부르던 난민들이 열려 있는 성문을 향해 일제히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런 인의 장막 때문에 기사들과 신성마법사들이 휩쓸려서 움직이기 어려웠다.

“쳐라!”

두두두둑!

퍽!

기사들은 다시 전마를 움직여서 난민들 사이에 섞여 있는 좀비들의 머리를 터트리기 시작했다. 기사들의 기마창이 휘둘러질 때마다 좀비의 머리가 잘라졌다. 그런데 좀비에 물려죽는 숫자보다 전마에 의해 밟혀 죽는 자들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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